가맹점 집단소송, 불공정 거래관행 손해배상 청구 전략 | 소비자/공정거래 | 로톡
가맹점 집단소송, 불공정 거래관행 손해배상 청구 전략
법률가이드
소비자/공정거래

가맹점 집단소송, 불공정 거래관행 손해배상 청구 전략 

김상훈 변호사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다 보면 본사의 부당한 요구를 견디다 못해 문제를 제기해도 "계약서에 다 나와 있다"는 말만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입강제로 원가보다 비싼 물품을 강매당하거나, 정보공개서에 없던 비용을 뒤늦게 떠안거나, 영업지역을 침해당해 매출이 반토막 나는 일을 겪어도 가맹점주 한 명이 목소리를 내면 본사는 쉽게 무시합니다. 그런데 같은 피해를 본 가맹점이 여러 곳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러 가맹점사업자가 힘을 모아 공동으로 대응하면 협상력 자체가 달라지고, 법적으로도 손해배상 청구의 근거를 훨씬 두텁게 쌓을 수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여러 가맹점이 겪은 같은 피해, 공동대응이 갖는 의미

가맹사업에서 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는 한 가맹점만 겪는 경우가 드뭅니다. 표준계약서와 정보공개서를 동일하게 적용받는 구조상, 구입강제·부당한 영업지역 침해·허위과장 정보제공 같은 문제는 대개 여러 가맹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때 가맹점 한 곳이 개별적으로 항의하면 본사는 "계약대로 한 것"이라며 넘어가려 하지만, 같은 피해를 입은 가맹점사업자들이 함께 자료를 모아 대응하면 위반행위의 반복성·구조성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도, 민사소송에서도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다만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은 흔히 쓰는 "집단소송"이라는 표현이 실제 법적 절차와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우리 법에서 '집단소송'이라는 명칭이 붙은 제도는 증권관련집단소송법에 따라 증권 분야에 한정되어 있고, 가맹점 분쟁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맹점사업자들이 함께 소송하는 실제 방식은 여러 명이 원고로 나란히 참여하는 공동소송이거나, 그중 대표자를 뽑아 소송을 수행하게 하는 선정당사자 제도(민사소송법 제53조)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가맹사업법 불공정거래행위와 3배 배상의 성립요건

가맹점사업자와 가맹본부의 관계를 규율하는 기본법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입니다. 이 법 제12조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불공정거래행위 유형을 정하고 있는데,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되는 것이 구입강제(원부재료·설비를 시가보다 비싸게 강제로 사게 하는 행위),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 영업시간·영업방식에 대한 부당한 구속, 판매목표 강제, 그리고 부당한 계약해지입니다.

여기에 더해 가맹사업법 제9조 제1항은 가맹본부가 가맹계약을 체결·유지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정보를 부풀리거나(허위·과장) 계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숨기는 행위(기만적 정보제공)를 금지합니다. 창업 당시 예상 매출액을 부풀려 제시했거나, 실제로는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정보공개서에서 누락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가맹사업법 제37조의2는 가맹본부가 제9조 제1항(허위·과장 및 기만적 정보제공), 제12조 제1항 제1호(구입강제), 제12조의5(보복조치 금지)를 위반해 가맹점사업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발생한 손해의 최대 3배까지 배상책임을 지도록 정한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입니다. 다만 이 3배 배상은 위 세 가지 위반 유형에만 적용되고, 그 밖의 불공정거래행위(영업지역 침해, 부당한 계약해지 등)는 민법상 일반 손해배상으로 청구합니다 — 위반행위가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부터 특정해야 청구할 수 있는 배상 범위가 정확해집니다.

3배 배상 여부를 법원이 판단할 때는 본사의 고의·과실의 정도,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규모, 피해 가맹점의 수와 피해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같은 위반행위로 피해를 입은 가맹점이 여러 곳이라는 사실 자체가 본사의 위반행위가 일회적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반복적이었다는 증거가 되어, 배상액 산정에서 3배에 가까운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도 챙겨야 합니다. 가맹사업법에 별도 규정이 없는 손해배상청구는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위반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계약 체결 초기의 허위·과장 정보제공처럼 시간이 꽤 지난 사안일수록 이 기간 계산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숫자로 보면 체감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동일 브랜드 가맹점 10곳이 본사의 구입강제로 각각 연간 500만 원씩 과다 지출을 강요당했다면, 개별 손해액은 500만 원이지만 10곳을 합친 총 피해 규모는 5,000만 원에 이릅니다. 여기에 제37조의2에 따른 3배 배상이 인정되면 가맹점 1곳당 배상액은 최대 1,500만 원, 10곳 전체로는 1억 5천만 원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피해 규모가 클수록 법원이 3배에 가까운 배율을 인정할 유인도 커집니다.

허위·과장 정보제공 유형에서는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다300791 판결이 참고가 됩니다. 이 판결은 가맹본부가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작성하면서 매출이 낮은 일부 가맹점을 임의로 빼고 산정 범위의 하한을 부풀려 제시한 사안에서, 이를 가맹사업법 제9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허위·과장의 정보제공에 해당한다고 보고, 그로 인한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손실을 통상손해의 범위로 인정했습니다. 여러 가맹점의 실제 매출 자료를 비교해 본사가 제시한 예상매출액과의 괴리를 함께 입증하면, 이 판례가 정한 기준에 그대로 들어맞는 사안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서 자체에도 확인할 지점이 있습니다. 가맹본부는 정보공개서를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시·도지사에 등록해야 하고(제6조의2), 가맹희망자에게 정보공개서를 제공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나기 전에는 가맹계약을 체결하거나 가맹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제7조). 등록된 정보공개서와 실제 계약 체결 경위, 제공 시점을 대조해 두면 허위·과장 정보제공 여부를 다툴 때 중요한 보조 자료가 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공동소송 구성부터 3배 배상 청구까지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피해 가맹점 취합과 위반유형 특정 — 등록된 정보공개서·가맹계약서·거래명세서·매출자료를 가맹점별로 대조해 구입강제인지, 허위·과장 정보제공인지, 영업지역 침해인지부터 조항 단위로 특정합니다. 어느 조항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3배 배상 대상 여부와 소멸시효 기산점이 모두 달라지므로 이 단계가 전체 전략을 좌우합니다.

  • 선정당사자 방식의 공동소송 구성 — 피해 가맹점사업자 전원이 원고로 이름을 올리는 대신, 민사소송법 제53조에 따라 대표 당사자(선정당사자)를 뽑아 소송을 진행하면 절차가 간소화되고 소송비용 부담도 줄어듭니다. 나머지 가맹점사업자는 선정자로서 판결의 효력을 그대로 적용받으므로, 개별적으로 소송을 따로 낼 필요가 없습니다.

  •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분쟁조정 병행 — 민사소송과 별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시정조치·과징금 처분을 끌어내거나,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조정이 성립되면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지며, 피해 가맹점이 여럿으로 유사하면 협의회의 집단분쟁조정 절차도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 3배 배상 입증자료 확보 — 본사의 고의성을 뒷받침할 내부 문서(구입강제 지시 공문, 예상매출액 산정 근거 등)와, 실제 발생한 손해액을 뒷받침할 매입내역·매출자료·회계자료를 가맹점별로 정리해 둡니다. 여러 가맹점의 자료를 함께 모으면 위반행위의 반복성을 입증하는 근거로도 쓸 수 있습니다.

  • 보전처분 검토 — 본사가 소송 중 재산을 은닉하거나 정리할 우려가 있다면 판결 확정을 기다리지 말고 가압류부터 신청해 배상금 회수 가능성을 미리 확보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소멸시효와 증거는 지금부터 지켜야

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는 한 가맹점만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같은 피해를 입은 다른 가맹점사업자를 확인하는 것부터가 대응의 시작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소멸시효와 증거 확보 모두 불리해집니다.

가맹점 운영 중 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로 손해를 입고 있다면, 다른 피해 가맹점이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고 공동대응과 3배 배상 청구까지 염두에 둔 대응 순서를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5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