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해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체포 이후 짧게는 며칠 사이에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 초기 대응이 이후 재판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사고는 났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니 곧 풀려날 것이다”, “피해자와 합의만 하면 구속은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루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런데 막상 구속 전 피의자심문, 이른바 영장실질심사에 들어서면 이런 낙관이 완전히 빗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법원은 위험운전치사상 사건에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만으로 기계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사고 경위와 운전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심리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동시에 구속 여부를 가리는 기준 역시 혐의의 중대성만이 아니라 소명 정도와 피의자의 초기 태도까지 함께 살핍니다.
아래에서는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성립하는 구체적 요건과 형량, 체포 이후 구속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실제로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그리고 절차 단계별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위험운전치사상은 단순 음주운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됩니다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을 넘었다고 자동으로 위험운전치사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11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도로교통법상 단순 음주운전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자체를 기준으로 삼는 것과 달리, 이 조항은 그 수치를 넘어 실제로 운전이 곤란할 정도의 상태였는지를 별도 요건으로 요구합니다.
형량도 그만큼 무겁습니다.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이 죄목에는 형사처벌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사고 현장에서 음주 측정 수치가 높게 나오거나 측정을 거부하면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포된 순간부터 사건의 무게가 단순 교통사고와는 완전히 달라지고, 이후 며칠의 대응이 구속 여부를 가릅니다.
위험운전치사상은 단순 음주운전이 아니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중범죄로, 체포 이후 대응 방향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2.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는 혈중알코올농도만으로 단정되지 않습니다
수치가 기준을 넘겼어도, 실제로 운전이 곤란했는지는 별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위험운전치사상죄의 핵심 쟁점은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라는 요건입니다. 이는 도로교통법의 음주운전 처벌 기준과는 별개의 구성요건으로, 단순히 혈중알코올농도가 일정 수치를 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이 요건을 판단할 때 사고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핍니다. 다음과 같은 기준이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위험운전치사상죄에서 음주로 인하여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 있었는지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주취 정도와 알코올 냄새, 말할 때 혀가 꼬부라졌는지 여부, 똑바로 걸을 수 있는지 여부와 같은 운전자의 상태 및 사고 발생 경위, 교통상황에 대한 주의력·반응속도·운동능력이 저하된 정도, 자동차 운전장치의 조작을 제대로 조절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7도15519 판결).
실제로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사고 당시 피고인이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심의 유죄 판단을 파기했습니다. 수치만 앞세운 수사·기소 판단이 재판 단계에서 뒤집힐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고 직후 곧바로 측정하지 못해 시간이 지난 뒤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이른바 위드마크 공식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대법원은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평균적인 감소치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단(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929 판결)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넘었다는 사실만으로 위험운전치사상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운전 당시 정황을 종합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3. 체포된 순간부터 구속 여부의 갈림길이 시작됩니다
구속은 혐의의 무게만이 아니라 소명 정도와 초기 태도로 갈립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되면 48시간 이내에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결정합니다.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에 따라 피의자를 직접 심문하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며, 체포된 피의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장이 청구된 날의 다음날까지 심문을 받게 됩니다.
구속 여부는 형사소송법 제70조가 정한 사유, 즉 주거가 일정하지 않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이를 심사할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까지 함께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망이나 중한 상해 결과가 있고 실형 가능성이 높은 사건일수록 법원은 도망할 염려를 무겁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초범인지, 주거와 직장이 안정적인지,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솔직하게 진술했는지,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실무에서 구속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인 변수로 작용합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더라도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에 따른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해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다시 다툴 수 있고, 기소된 이후에는 보석을 통한 석방도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4. 사망이냐 상해냐, 도주 여부에 따라 처벌 구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결과의 경중과 도주 여부가 형량 구간을 가르는 핵심 변수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위험운전치사상은 상해의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망의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넓은 형량 구간을 두고 있습니다. 이 구간 안에서 실제 선고형은 사고 경위, 피해 정도, 합의 여부, 전과 유무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여기에 사고 후 현장을 벗어나면 상황이 더욱 무거워집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은 사고 후 도주한 운전자를 위험운전치사상과 별도로 가중처벌하는데, 피해자가 사망하고 도주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상해에 그친 채 도주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사고 장소에서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이보다 한층 더 무거운 형이 적용됩니다.
이처럼 형량 구간이 넓고 도주 여부에 따라 별도의 가중 규정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사실은,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재범의 위험성이나 도망할 염려를 판단하는 데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칩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지키고 구호조치를 했는지, 이후 조사에 성실히 응했는지가 형량 구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5. 체포부터 재판까지, 이렇게 절차가 진행됩니다
체포 이후 첫 며칠의 대응이 구속 여부와 이후 재판 전체를 좌우합니다.
위험운전치사상 사건은 통상 ①사고 현장에서의 음주 측정과 현행범 체포(수원 지역 사고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서) → ②48시간 내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 및 청구 시 구속영장실질심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공판 절차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망 사건이거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형량 구간이 무거운 사건일수록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체포 직후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주 측정 경위와 수치, 채혈 또는 호흡측정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측정 시점과 사고 시점 사이의 시차를 확인합니다.
사고 경위를 뒷받침할 블랙박스·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빨리 확보합니다.
피해자의 상해 정도와 치료 경과를 파악하고, 형사합의·공탁 등 피해 회복을 위한 절차를 준비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속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낮다는 점을 소명하고, 구속영장이 이미 발부됐다면 구속적부심사를 통해 다시 다퉈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체포되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이 짧은 며칠 사이에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 자체에 대한 충격과 두려움 때문에 정리되지 않은 진술을 하고, 그 진술이 이후 구속 여부 판단과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사고로 다치거나 가족을 잃은 피해자 쪽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조속히 구속되고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합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운전자 쪽 입장에서도, 음주 정도나 사고 경위에 다툴 여지가 있다면 이를 충분히 소명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어느 한쪽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증거와 정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위험운전치사상을 비롯한 교통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측과 피의자·피고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고라도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고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구속 여부와 최종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체포 이후 구속 여부가 갈리는 그 며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지금 상황이 급박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치를 넘으면 무조건 위험운전치사상이 되나요?
A. 아닙니다. 위험운전치사상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수치 기준과 별도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를 운전자의 상태와 사고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수치만으로 자동 성립하지 않습니다.
Q. 사고 직후 음주 측정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측정 거부 자체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별도 처벌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이후 채혈 등을 통한 강제 측정과 주변 정황으로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Q. 체포되면 무조건 구속되나요?
A. 아닙니다. 체포와 구속은 별개 절차이며,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주거 안정성, 도주·증거인멸 우려,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 뒤 구속 여부가 결정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구속을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는 구속 여부와 이후 양형 모두에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되지만, 그 자체로 구속을 자동으로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사고 결과의 중대성과 도주·증거인멸 우려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Q.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더 이상 다툴 방법이 없나요?
A. 아닙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에도 형사소송법상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해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다시 다툴 수 있고, 기소 이후에는 보석을 통한 석방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사고 후 현장을 벗어나면 어떻게 되나요?
A. 위험운전치사상과 별개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운전자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되어 형량이 크게 무거워질 수 있으므로, 현장을 벗어나지 않고 구호조치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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