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사기·횡령 등 형사사건에서 최초 혐의 조사가 끝나갈 무렵, 수사기관으로부터 별도의 여죄가 확인됐다는 통보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어차피 같은 사건이니 이번에도 비슷하게 넘어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별다른 준비 없이 추가 출석 요구에 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실에 들어가면 원래 혐의와는 전혀 다른 시기·피해자·금액이 특정되어 있고, 그 자리에서 한 진술이 고스란히 별개 사건의 핵심 증거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다른 혐의, 즉 여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 단순한 동종·유사 범행이라는 이유만으로는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진술거부권을 다시 고지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여죄 관련 진술은 임의로 한 것이라도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여죄수사 통보를 받았을 때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그리고 추가 혐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여죄가 확인되면 원래 혐의와 별도로 입건되어 진행됩니다
여죄 통보는 기존 조사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운 수사 절차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96조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최초 혐의를 조사하던 중 계좌내역, 통화기록, 압수된 휴대폰 등에서 다른 시기 또는 다른 피해자에 대한 범행 정황이 발견되면, 수사기관은 이를 여죄로 분류해 별도로 입건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합니다.
실무에서 여죄 통보는 보통 추가 출석요구서를 보내거나, 조사 도중 “확인할 부분이 하나 더 있다”는 식으로 구두로 이뤄집니다. 이 시점에서 상당수 피의자는 이미 한 차례 조사를 받아본 경험 때문에 긴장을 풀고 준비 없이 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여죄는 사실관계, 적용 법조, 필요한 증거가 원래 혐의와 다를 수 있습니다. 원래 혐의가 단순 사기였다면 여죄는 상습성이 문제 되는 유형이거나 피해 금액이 합산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유형일 수 있고, 이 경우 방어 전략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여죄 통보는 기존 사건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운 혐의사실에 대한 별개의 수사 절차 개시를 의미합니다.
2. 여죄에 대한 진술도 다시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아야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혐의사실에 대한 신문은 별개 절차로 취급되어,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참여권이 다시 보장돼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점 등을 알리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초 혐의뿐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여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원래 혐의를 조사하던 흐름 그대로 “그런데 이 부분도 확인해볼까요” 하며 여죄에 관한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시점에 진술거부권을 다시 고지하지 않았다면, 그 부분에 대한 진술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얻은 피의자 진술은 그 진술이 임의로 이뤄진 것이라 하더라도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는 입장을 확립해 왔습니다.
피의자에게 미리 진술거부권이 있음을 알려주지 아니한 채 얻은 피의자의 진술은 그 진술의 임의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682 판결).
즉 여죄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도, 그 신문이 사실상 새로운 혐의사실에 대한 조사로 전환되는 지점에서는 별도의 고지가 이뤄졌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고지 없이 진행된 신문이 있었다면, 조서 열람 단계에서 그 경위를 구체적으로 남겨두는 것이 이후 다툼의 출발점이 됩니다.
여죄에 대한 신문도 최초 혐의와 마찬가지로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참여권이 다시 보장돼야 하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3. 압수된 자료도 원래 혐의와 관련 없으면 여죄의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이미 확보된 자료라도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없으면 별건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여죄수사 통보를 받으면 “어차피 압수된 휴대폰이나 회계장부에서 나온 내용이니 증거로 쓰이는 건 당연하다”고 체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압수수색은 애초에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을 전제로 허용된 것이고, 그 범위를 벗어난 자료를 다른 혐의의 증거로 쓰려면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는 압수수색을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9도14341 판결).
같은 취지에서 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도, 원래 영장이 정한 범위를 벗어나 저장매체를 재복제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별건 정보로 새로 영장을 받아 압수한 사안에 대해 절차 위반을 이유로 위법하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여죄 통보 단계에서 “이 자료가 애초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따져보는 것은 그 자체로 유효한 방어 지점이 됩니다.
압수된 자료라도 원래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없다면, 여죄의 유죄 증거로 그대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4. 여죄가 병합되면 경합범 가중처벌 구간으로 형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러 혐의가 하나의 재판에서 함께 처벌되면 처단형의 상한 자체가 올라갑니다.
형법 제37조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수개의 죄를 경합범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원래 혐의와 여죄가 함께 기소되어 하나의 재판에서 심리되면 경합범으로 처리되고,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다만 각 죄에 정한 형의 장기를 합산한 형기를 넘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원래 혐의가 사기죄(형법 제347조, 10년 이하 징역)였는데 같은 유형의 여죄가 추가로 병합되면, 처단형의 상한이 15년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여죄가 여러 건이고 피해액이 합산되어 5억원 이상에 이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량 구간 자체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여죄 부분이 증거 부족 등으로 불기소되거나 약식명령으로 경미하게 처리된다면 형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기소되지 않은 여죄를 양형의 이유로 지나치게 반영하는 것은 죄형균형의 원칙이나 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어, 판결서에 그런 사정이 어떻게 기재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여죄수사 통보를 받으면 이 순서로 대응 준비를 해야 합니다
출석 전에 확보해야 할 자료와 확인 절차를 미리 파악해야 방어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여죄수사는 통상 ①원래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추가 출석요구 또는 조사 중 구두 통보 → ②변호인 참여 하에 여죄 부분에 대한 진술거부권 재고지 여부를 확인하며 진행하는 신문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시 원래 혐의와 병합할지, 별건으로 분리할지에 대한 결정 → ④병합 기소된 경우 법원(수원지방법원)에서 경합범으로 함께 심리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여죄 규모가 크면 그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재청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여죄수사 통보를 받았다면, 당황해서 서둘러 출석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죄로 지목된 사실관계가 정확히 어떤 시기·피해자·금액을 가리키는지 조사관에게 구체적으로 특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서면으로 남깁니다.
여죄의 근거로 제시되는 자료가 애초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구체적으로 어떤 관련이 있는지 검토합니다.
여죄 부분에 대해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참여권이 별도로 고지됐는지 확인하고, 고지 없이 진행된 신문이 있었다면 그 경위를 조서에 남깁니다.
이러한 자료를 미리 정리해두면, 여죄 병합에 따른 경합범 가중처벌 위험과 위법수집증거 배제 주장을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여죄수사 통보는 이미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연장선처럼 느껴져,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죄를 통보받은 피의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위축되기보다, 통보된 혐의사실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그리고 그 근거 자료가 원래 혐의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부터 냉정하게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추가 피해를 주장하는 쪽 입장에서도, 여죄로 인지된 사실관계를 구체적인 시기·금액으로 정리해 수사기관에 전달할수록 병합 수사와 원만한 피해 회복 모두에 유리해집니다.
저는 형사사건에서 여죄수사 통보를 받은 피의자 쪽과, 추가 피해사실을 주장하는 피해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통보 초기 대응이 이후 병합 여부와 형량까지 좌우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여죄수사 통보를 받았다면, 그 시점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대응 방향이 갈리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여죄수사 통보를 받으면 무조건 추가로 기소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여죄로 지목된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불기소로 종결될 수 있고, 증거가 인정되더라도 원래 사건과 병합될지 별건으로 처리될지는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Q. 여죄 조사에서도 진술을 거부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따라 여죄에 대해서도 별도로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아야 하고, 이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Q. 여죄 부분은 변호인을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여죄 통보를 받은 시점, 즉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병합 여부와 형량 구간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Q. 이미 압수된 휴대폰 내용이 여죄의 증거로 자동으로 쓰이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없는 자료는 원칙적으로 다른 혐의의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여죄가 인정되면 형량이 얼마나 늘어나나요?
A. 경합범으로 병합되면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피해액이 합산돼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여부도 검토해야 합니다.
Q. 여죄수사 중 자백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자백도 진술거부권 고지 여부, 임의성 등에 따라 증거능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백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통보된 혐의사실과 근거 자료부터 변호인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