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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 횡령수사, 제보자 진술 신빙성부터 증거능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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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 횡령수사, 제보자 진술 신빙성부터 증거능력까지 

김상훈 변호사

어느 날 회사 감사팀이나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서, 내부고발로 인해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무슨 일이 문제 되는지조차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누군가 회사 내부에 자신에 대해 신고를 했다는 사실만 전해 듣게 되는 것입니다. 조사가 진행되다 보면 결국 그 출발점에 특정 직원이나 동료의 진술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문제는 그 사람이 평소 인사평가나 업무 배정, 승진 등을 두고 갈등이 있던 사이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회계장부나 계좌내역 같은 물증이 뚜렷하면 그것대로 다투면 되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누가 이렇게 진술했다"는 것 외에 별다른 자료가 없는 채로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당사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어떤 순서로 다퉈야 하는지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내부고발이 횡령 수사로 이어지는 구조와 방어의 두 축

내부고발형 횡령 사건은 대개 비슷한 경로를 밟습니다. 직원이나 동료가 회사 내부 감사팀 또는 준법감시 라인에 문제를 제기하고, 회사가 자체 감사를 거쳐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하면서 형사 절차로 넘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최초 신고자, 즉 제보자는 수사기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을 하게 되고, 이 진술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계좌추적·관련자 조사 등 이후 수사 전개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방어의 축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진술 내용 자체의 신빙성입니다 — 제보자가 실제로 경험하거나 확인한 사실을 진술하고 있는지, 아니면 추측·전언이거나 특정 의도를 가지고 각색된 내용은 아닌지를 따지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 진술이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 즉 증거능력의 문제입니다. 진술 내용이 아무리 의심스러워도 그것이 어떤 서류의 형태로, 어떤 절차를 거쳐 법정에 제출되는지에 따라 아예 증거로 채택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물증 없이 목격자 진술만 있는 사건과 이 지점에서 결이 다릅니다 — 내부고발 사건에서는 제보자가 피의자와 이해관계로 얽힌 당사자인 경우가 많아, 진술의 동기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 되는 비중이 훨씬 큽니다.

결국 이 두 축, 즉 "이 사람 말을 믿을 수 있는가"와 "이 말을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가"를 나누어 대응하는 것이 내부고발형 횡령 수사에서 방어의 기본 틀이 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자유심증주의의 한계와 참고인 진술조서의 증거능력 요건

먼저 횡령죄의 성립요건부터 짚어야 합니다. 횡령죄(형법 제355조)와 그 가중형태인 업무상횡령죄(형법 제356조)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어야 하고, 위탁관계에 반하여 그 재물을 자기 것처럼 처분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회사 소유자의 이익을 위해 처분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제보자의 진술이 사실이라 해도, 문제된 처분이 회사 업무의 정상적인 범위 내였는지, 결재라인의 승인을 거친 것이었는지를 함께 다퉈야 합니다.

진술 증거는 형사소송법 제308조의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법관이 자유롭게 그 증명력을 판단합니다. 다만 자유롭다는 것이 아무 기준 없이 판단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원은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전후 일관성, 경험칙에 비추어 모순되는 부분이 없는지, 진술자와 피고인 사이의 이해관계 유무, 허위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습니다. 내부고발 사건에서 이 법리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제보자가 피의자와 완전히 무관한 제3자가 아니라 인사평가·전보·징계·급여나 성과급 배분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온 당사자인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사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거나, 징계나 전보 통보를 받은 직후 신고가 이루어졌다거나, 신고 이후 본인의 지위나 처우에 유리한 변화가 있었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이는 진술 신빙성을 흔드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다음은 증거능력의 문제입니다. 제보자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은 참고인 진술조서로 남는데, 이는 법정 밖에서 이루어진 진술을 기재한 전문증거에 해당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따라 이런 진술조서가 증거로 쓰이려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원진술자인 제보자가 직접 출석해 그 진정성립을 인정해야 하고, 나아가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반대신문의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161조의2). 이 반대신문권은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진술의 증명력을 실제로 탄핵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여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만약 제보자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그 진술조서는 증거로 쓸 수 없고,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등 진술할 수 없는 사유가 있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는 점까지 증명되어야 비로소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예외로 증거능력이 인정됩니다. 실무에서는 이 요건 중 하나만 빠져도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점이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덧붙여, 제보 내용이 객관적 자료와 배치되고 그 경위에 비추어 허위임이 밝혀진다면 제보자는 무고죄(형법 제156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이 가능성 자체가 수사·재판 과정에서 제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데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진술 신빙성과 증거능력을 함께 겨냥한 다섯 단계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을 준비합니다.

  • 제보 경위·시점부터 확보 — 최초 신고서, 내부 감사 착수 시점, 참고인 진술조서의 작성 일시를 정리해 제보 시점과 인사상 사건(평가·징계·전보·성과급 결정 등)의 선후 관계를 대조합니다. 신고 직전이나 직후에 제보자에게 불리한 인사조치가 있었는지, 반대로 유리한 변화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 제보자와의 관계 이력을 자료로 구성 — 인사평가 자료, 업무 관련 이메일·메신저 기록, 징계나 전보 관련 문서 등을 통해 갈등관계나 이해관계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합니다. 구두로 "사이가 안 좋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문서로 시점·경위를 증명하는 것은 신빙성 탄핵의 무게가 다릅니다.

  • 진술 내용과 객관적 자료를 하나하나 대조 — 회계장부, 전표, 계좌내역, 결재라인 기록과 제보자 진술의 세부 사항(일시·금액·방법)이 실제로 부합하는지 확인합니다. 진술이 구체적일수록 오히려 사소한 불일치가 전체 신빙성을 흔드는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 참고인·피의자 조사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대응 — 수사기관에 반박 자료를 제출하고, 필요하면 대질신문을 요청해 제보자 진술의 모순점을 조사 초기에 드러냅니다. 이 단계에서 정리된 논리는 이후 기소 여부 판단과 공판 대응 전략의 뼈대가 됩니다.

  • 공판 단계에서는 반대신문과 증거 부동의로 대응 — 제보자가 증인으로 나오면 반대신문을 통해 이해관계와 진술 경위의 모순을 구체적으로 짚고, 진술조서에 대해서는 증거 부동의 의견을 밝혀 형사소송법 제312조·제314조의 요건이 갖추어졌는지부터 다툽니다. 아울러 제보 내용이 객관적으로 허위임이 드러나는 경우 무고 고소 여부도 함께 검토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놓치는 것들

내부고발로 시작된 수사는 참고인 진술만으로도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등 다음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보자와의 갈등관계를 뒷받침할 인사 자료나 메신저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조사 초기에 반박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면 그대로 기소의견으로 송치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내부고발로 횡령 수사가 시작됐다면, 제보자와의 관계와 진술 경위부터 먼저 정리하시고, 신빙성과 증거능력을 함께 다투는 대응을 서둘러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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