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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합의서, 학교장 자체해결과 처분 감경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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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합의서, 학교장 자체해결과 처분 감경의 갈림길 

김상훈 변호사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게 되면, 보호자들이 가장 먼저 알아보는 것 중 하나가 "합의서를 쓰면 처분이 가벼워지는지"입니다.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는 피해학생 측에 사과하고 합의서 한 장만 받아두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보호자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조치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교육적 조치이고, 합의서 한 장이 자동으로 조치를 낮춰주는 것도 아닙니다. 언제, 어떤 내용으로, 어느 단계에서 합의서를 작성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합의서 한 장이 아니라 시점과 절차가 감경을 좌우하는 이유

학교폭력 사안은 학교 전담기구의 사실확인 조사를 거쳐 두 갈래로 나뉩니다. 경미한 사안이면 학교장 자체해결로 끝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로 넘어가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결정됩니다. 합의서가 실제로 힘을 발휘하는 지점은 이 두 갈래 중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릅니다.

자체해결 단계에서는 합의(와 피해학생 측의 서면 확인)가 심의위 개최 자체를 막아 조치가 아예 부과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심의위로 넘어간 사안이라면, 합의는 조치 수위를 결정하는 여러 고려요소 중 하나인 "화해의 정도"에 반영되어 감경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에 더해 가해학생이 만 14세 이상이라면 소년보호절차나 형사절차가 학폭위와 별개로 진행될 수 있는데, 그 절차에서도 합의는 또 한 번 별도의 참작사유가 됩니다.

문제는 보호자들이 이 구조를 모른 채, 시점을 놓치고 나서야 합의서를 준비하거나, 형식만 갖춘 합의서를 내밀었다가 오히려 "성의 없는 무마 시도"로 비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언제 접촉해야 자체해결 요건에 들어갈 수 있는지, 이미 심의위로 넘어갔다면 합의서에 무엇을 담아야 화해의 정도에서 유리하게 평가받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자체해결 4요건과 화해 정도 점수가 만드는 두 갈래 감경 경로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제1항은 심의위가 가해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조치를 서면사과(1호)ㆍ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2호)ㆍ교내봉사(3호)ㆍ사회봉사(4호)ㆍ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5호)ㆍ출석정지(6호)ㆍ학급교체(7호)ㆍ전학(8호)ㆍ퇴학(9호)의 9단계로 규정합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무거운 조치이고, 실제 사건에서는 이 중 하나가 단독으로 나오기보다 여러 호가 병과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중 가장 강력한 감경은 조치 자체를 받지 않는 것, 즉 학교장 자체해결(같은 법 제13조의2)입니다. 자체해결이 가능하려면 다음 네 가지 객관적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가 발급되지 않았을 것

  •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되었을 것

  •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았을 것

  • 신고·진술·자료제공 등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닐 것

이 네 요건을 전담기구가 서면으로 확인하는 것과 별개로,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심의위 개최를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 확인이 반드시 있어야 자체해결로 종결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합의서가 결정적입니다 — 요건이 갖춰진 사안이라도 피해 측이 심의위 개최를 원하면 자체해결로 갈 수 없고, 반대로 진정성 있는 합의와 사과가 이뤄져 피해 측이 그 서면 확인에 동의해야 비로소 조치 없이 사안이 마무리됩니다. 다만 학교 측이 사안을 축소·은폐할 목적으로, 또는 사실관계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성급하게 화해를 종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금지되어 있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 서둘러 받아낸 합의는 오히려 절차 위반 시비를 낳을 수 있습니다.

자체해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심의위로 넘어간 사안이라면, 합의는 조치 수위를 낮추는 두 번째 경로로 작동합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는 심의위가 조치를 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해당 조치로 인한 선도 가능성, 가해학생·보호자와 피해학생·보호자 간의 화해의 정도, 피해학생의 장애 여부를 규정합니다. 이 중 화해의 정도는 실무상 점수로 환산되는데, 양측이 원만히 화해했다면 가장 낮은 점수(0점)를, 가해 측이 화해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가장 높은 점수(4점)를 부여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쓰입니다. 각 고려요소의 점수를 합산해 조치의 경중을 정하는 구조이므로, 화해 점수가 낮을수록 — 즉 실질적 화해가 인정될수록 — 전체 합산 점수가 내려가 더 가벼운 호수의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가해 측이 진지하고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피해 측이 합리적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한 경우에는 중간 점수대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합의서 작성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가해 측이 실제로 어떤 노력을 했고 그 노력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가 평가의 실질을 이룹니다. 형식적인 서류 한 장보다, 사과의 경위와 피해 회복을 위한 구체적 조치가 함께 제출될 때 화해의 정도가 온전히 인정받습니다.

마지막으로, 가해학생이 만 14세 이상이라면 형법과 소년법의 적용대상이 되어 학폭위 조치와는 별도로 수사·소년보호절차 또는 형사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 절차들은 학폭위 조치와 완전히 별개 트랙이므로, 심의위에 제출한 합의서와는 별도로 수사기관·법원에도 합의 사실을 제출해야 그 절차에서도 참작사유로 반영됩니다. 학폭위에서 화해가 인정됐다고 해서 형사·소년보호 절차에서 자동으로 감경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합의 시점별 전략과 합의서에 반드시 담아야 할 내용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사안 접수 초기, 자체해결 요건부터 점검 — 진단서 발급 여부, 재산상 피해 규모와 복구 여부, 지속성·보복성 여부를 먼저 확인해 네 가지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합니다. 해당 가능성이 있다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피해 측과의 접촉을 서둘러, 전담기구의 서면 확인과 피해 측의 심의위 불개최 확인을 함께 받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이미 심의위로 회부됐다면 화해의 정도 확보에 집중 — 자체해결 요건을 넘긴 사안이라도 심의위 개최 전까지 합의가 이뤄지면 화해 정도 평가에 반영됩니다. 심의위 일정을 확인해 그 전에 합의서와 사과문을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 합의서에는 인정·사과·재발방지·피해회복을 구체적으로 — 가해 사실에 대한 인정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 치료비·상담비 등 실질적 피해회복 조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합니다. 보호자 명의만이 아니라 피해학생 본인의 서명 또는 확인을 함께 받아야 진정성 있는 합의로 평가받기 쉽습니다.

  • 진정성 확보 — 강요·대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 합의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접촉하거나, 정형화된 문구를 그대로 베낀 합의서는 오히려 성의 없는 무마 시도로 비칠 수 있습니다. 접촉 경위와 사과의 과정을 별도로 기록해 두고, 전담기구·심의위에는 정식 절차를 통해 제출합니다.

  • 형사·소년보호 절차가 별도로 있다면 그쪽에도 합의서 제출 — 수사 중이거나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된 경우, 학폭위에 낸 합의서와 별도로 수사기관·법원에도 합의 사실과 자료를 제출해 그 절차의 감경사유로 반영되도록 챙깁니다.

  • 조치가 나온 뒤에도 과중하다고 판단되면 불복 검토 — 합의에도 불구하고 조치 수위가 과하다고 판단되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행정소송으로 갈 경우 다른 재판보다 우선해 신속히 진행되며, 1심 판결은 소 제기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합의는 이를수록, 절차를 알고 움직일수록 유리합니다

합의서는 만능 열쇠가 아니지만, 시점과 절차를 제대로 짚으면 조치 자체를 피하거나 수위를 낮추는 가장 확실한 지렛대가 됩니다. 반대로 시점을 놓치거나 형식만 갖춘 합의서를 내밀면, 노력한 만큼의 감경 효과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조사받고 있다면, 지금이 자체해결 요건에 해당하는 초기 단계인지 이미 심의위로 넘어간 단계인지부터 점검하시고, 그 단계에 맞는 합의 전략을 상담을 통해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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