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 권유했다가 폭락했다면 — 사기 고소 방어의 핵심
사건 개요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본 경험이 있던 사람이, 가까운 지인 여러 명에게 "같이 하면 좋겠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인들은 믿고 돈을 맡기고, 권유한 사람은 그 돈을 모아 본인 명의 거래소 계좌나 지갑으로 코인을 사들입니다. 처음 얼마간은 시세가 올라 수익을 나눠주기도 하지만, 문제는 시장이 꺾이는 순간부터입니다. 3억 원 가까이 모인 돈이 시세 폭락과 함께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정작 돌려줄 원금조차 남지 않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돈을 맡겼던 지인들은 하나둘 "속았다"고 느끼기 시작하고, 급기야 여럿이 함께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에 나섭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별로 고소장을 내더라도 경찰·검찰 입장에서는 같은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건이라 통상 하나로 묶어 수사하게 되고, 피고소인 입장에서는 "여러 명이 동시에 고소했다"는 사실 자체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돈을 잃었다는 결과와 처음부터 속일 의도로 돈을 받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코인을 매수해 보유하다 시세가 무너져 손실을 본 것이라면, 그 결과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관건은 지금부터 무엇을, 어떤 형태로 남겨 두었는지에 있습니다.
핵심 쟁점
사기죄(형법 제347조)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 그로 인한 상대방의 착오, 착오에 기한 재산 처분행위, 재산상 손해,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편취의 고의가 필요합니다. 투자를 권유해 돈을 모은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것은 대개 이 마지막 요소, 즉 돈을 받을 당시 애초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지 하나로 좁혀집니다.
대법원은 투자금 편취형 사기 사건에서, 투자를 받는 사람과 투자자의 관계, 거래가 이루어진 상황, 투자자의 경험·지식·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투자자가 원금이나 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을 전적으로 믿고 돈을 건넨 경우라면 기망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편취의 고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은 어디까지나 투자를 받던 당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3631 판결). 즉 나중에 시세가 무너져 돈을 잃었다는 사후적 결과가 아니라, 돈을 받던 그 시점에 갚을 생각과 능력이 있었는지가 심리의 중심입니다.
이 고의는 본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정황을 통해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실무상 주로 보는 요소는 투자 전후의 재력, 모은 돈의 실제 사용처, 손실이 드러난 뒤의 태도, 거래의 이행 과정, 원금 손실 가능성을 미리 알렸는지 등입니다. 확정적 고의가 아니라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인 여러 명이 한꺼번에 고소했다는 사정 자체가 수사기관에 "계획적으로 여러 사람을 끌어들였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이 유형의 사건에서 실제로 방어가 어려워지는 지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거래내역으로 '실제 투자'였음을 증명해 편취 고의를 부정하기
이 유형의 사건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는 말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돈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 실제로 투자했다가 잃은 것"이라는 사실을 객관적 자료로 세워야 편취의 고의를 부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자료를 정리합니다.
1) 거래소 매매체결내역과 입출금내역으로 자금의 실제 사용처를 증명합니다.
지인들에게 받은 돈이 언제, 어떤 계좌·지갑을 거쳐 실제 코인 매수에 쓰였는지를 거래소 발급 거래내역서와 계좌 입출금 내역으로 맞춥니다. 받은 돈의 액수와 시기가 매수 체결 내역의 액수·시기와 대체로 일치한다면, 이는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지 않고 말한 대로 투자에 사용했다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이 대사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 차액이 어디로 갔는지부터 먼저 소명해 두어야 합니다.
2) 온체인 지갑 기록으로 자금 흐름을 끝까지 추적합니다.
가상자산은 블록체인상에 거래 기록이 남기 때문에, 거래소 내부 내역만이 아니라 지갑 주소 간 전송 기록(온체인 트랜잭션)까지 함께 확보해 두면 자금이 실제로 매수·보유·매도 과정을 거쳤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운 형태로 남길 수 있습니다. 특히 시세가 급락한 시점과 실제 보유 물량의 평가액 하락 시점이 맞아떨어진다면, 손실이 인위적으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었음을 뒷받침합니다.
3) 투자자 본인도 같은 비율로 손실을 보았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편취형 사기와 실패한 공동투자를 가르는 강력한 지표 중 하나는, 권유한 사람 자신도 같은 비율로 손해를 보았는가입니다. 본인 자금도 지인들 자금과 함께 같은 지갑에서 매수·운용되어 동일한 손실률을 겪었다면, 애초에 자신만 이익을 챙기고 지인들에게 손해를 떠넘길 의도가 없었다는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투자자 명부와 각자의 투자 비율, 손실 후 잔액을 대사한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이 지점에서 핵심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집단 고소·병합 수사에 대응하는 절차를 세우기
거래내역으로 실제 투자 사실을 세웠다면, 다음은 여러 명이 동시에 고소한 상황 자체에 대응하는 절차입니다. 사기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지인들 각자가 개별적으로 고소할 수 있고, 수사기관은 같은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건을 통상 하나로 병합해 수사합니다. 이 국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준비합니다.
1) 투자 권유 당시의 위험 고지 정황을 확보합니다.
권유 당시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 대화에 "원금을 보장한다"거나 "무조건 수익이 난다"는 확정적 표현이 없었는지, 오히려 시세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언급한 기록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위험을 고지한 정황이 남아 있다면, 이는 애초에 상대방을 속여 안심시킨 것이 아니라 투자의 본질적 위험을 공유했다는 사정으로 작용해 편취 고의를 다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2) 고소인별 진술을 대조해 사실관계의 결을 정리합니다.
같은 사안이라도 고소인마다 투자 시점, 권유받은 경위, 전달받은 설명의 내용이 조금씩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각 고소인의 진술을 시점별로 정리해 대조하면, 애초부터 짜인 기망의 각본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제로 변화한 공동투자의 경과였음이 드러나는 지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대조 작업은 수사 단계 진술 조서 작성에서 방어의 방향을 잡는 기초가 됩니다.
3) 형사조정·부분 변제로 실질적 피해 회복 절차를 병행합니다.
투자금과 같이 개인 간 금전거래에서 비롯된 사기 고소 사건은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에 따라 검사가 당사자 신청이나 직권으로 형사조정에 회부할 수 있습니다. 남은 자산을 청산해 일부라도 먼저 변제하거나 형사조정 절차를 통해 상환 계획을 구체화해 두면, 편취 고의 자체를 다투는 논리와 별개로 피해 회복 의지가 분명한 정상 참작 자료로 작용해 사건 전체의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습니다.
결론
지인들과 함께한 코인 투자가 폭락으로 끝나 집단 고소를 당했다면, 억울함을 호소하는 말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돈이 실제로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거래소 매매내역과 온체인 지갑 기록, 손익 비율의 일치 여부가 애초부터 속일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함께 위험을 감수한 투자였는지를 가르는 사실상의 증거가 됩니다.
고소장이 접수되고 수사가 시작된 뒤에는 자료를 새로 만들어 내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지금 여러 명의 지인으로부터 고소를 당했거나 그런 조짐이 보인다면, 어떤 기록을 먼저 확보하고 어떤 순서로 대응할지 그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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