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노래방에서 어깨동무·손목 잡고 강제추행 신고당했다면
사건 개요
회사 회식이 무르익어 2차로 노래방에 들어가면, 술기운과 흥이 겹쳐 평소보다 몸짓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신나는 노래에 맞춰 옆자리 동료의 어깨를 감싸 안거나, 노래를 청하며 손목을 잡아끄는 정도의 접촉은 회식 자리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문제는 그 다음날 벌어집니다. 별일 아니라 여기고 잠들었던 그 자리가, 상대방에게는 불쾌하고 당혹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다음날 강제추행으로 신고되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신고를 접한 당사자는 대개 크게 당황합니다. "그저 흥에 겨워 어깨동무를 한 것뿐인데", "노래를 같이 부르자고 손목을 잡아끈 것뿐인데 그게 왜 성범죄가 되느냐"는 억울함이 앞섭니다. 하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그 억울함이 아니라, 그 신체접촉의 부위·방법·경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의미를 갖는 행위였는지, 그리고 행위자에게 그런 의미에 대한 인식과 의사(고의)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식 자리의 신체접촉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무죄가 되지도, 자동으로 강제추행이 되지도 않습니다. 같은 어깨동무·손목 잡기라도 그 강도와 방식, 주변 정황, 그 순간의 반응이 무엇으로 남아 있는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갈립니다. 그래서 신고를 통보받은 바로 그 시점부터, 무엇을 확보하고 무엇을 정리해야 하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이 벌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폭행 요건입니다.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는 원래 폭행 또는 협박 뒤에 추행이 따라오는 구조를 전제하지만, 판례는 별도의 폭행·협박 없이 접촉 행위 자체가 곧 추행이자 폭행으로 인정되는 '기습추행'을 인정해 왔고, 이 경우의 폭행은 상대방 의사를 억압할 정도일 필요 없이 그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대법원 1983. 6. 28. 선고 83도399 판결, 대법원 2018도13877 판결). 즉 "살짝 어깨를 감쌌을 뿐 억압한 적 없다"는 항변만으로는 이 요건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둘째, 그래서 진짜 승부처가 되는 것은 추행 해당성입니다. 대법원은 접촉의 부위·방법·강도, 행위 당시의 경위와 상황,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등을 종합해 그것이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인지 판단합니다. 실제로 회식자리에서 여성 직원의 머리를 팔로 감싼 이른바 '헤드락'은 강제추행으로 인정된 반면, 목을 팔로 감싸고 뺨을 맞대며 술을 마신 이른바 '러브샷'은 추행으로 인정되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같은 '팔로 감싸는' 동작이라도 방식과 맥락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갈린 것입니다.
셋째, 추행의 고의입니다. 강제추행죄는 고의범이므로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성립하지 않고, 행위자가 그 접촉을 성적 의미를 갖는 행위로 인식하고 의욕했는지가 별도로 다투어집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실제로 무엇으로 채우느냐는 결국 다음날 신고까지의 시간차 속에서 진술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동석자들이 그 장면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CCTV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접촉의 부위·방법·경위를 CCTV와 동석자 진술로 재구성하기
기습추행 법리상 폭행 요건은 이미 낮게 열려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 정도는 폭행이 아니다"라는 항변에만 매달리면 방어의 축이 어긋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방어의 무게중심을 처음부터 추행 해당성과 고의로 옮겨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CCTV로 접촉의 부위·강도·지속시간·직후 반응을 확정합니다.
노래방 룸 내부에 CCTV가 없더라도 복도·카운터·엘리베이터 CCTV에 입·퇴장 동선과 표정, 걸음걸이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접촉이 순간적이고 일회적이었는지 아니면 반복·지속되었는지, 접촉 직후 피해자가 웃으며 자리를 계속했는지, 아니면 즉시 손을 뿌리치거나 자리를 옮겼는지는 추행 해당성과 고의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입니다. 헤드락 사건과 러브샷 사건이 정반대 결론으로 갈린 것도 결국 접촉의 부위와 강도, 지속성이 달랐기 때문이므로, 이 지점을 시각 자료로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2) 동석자 진술로 술자리 전체의 맥락을 채웁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두 사람의 말만 남으면 사건은 '말 대 말'로 좁혀지고, 그 좁혀진 구도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동료들의 진술을 통해 당시 분위기, 비슷한 신체접촉이 다른 참석자들 사이에도 있었는지, 평소 두 사람의 관계, 피해자가 그 순간 어떤 표정과 말을 했는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다만 이 진술은 신고 이후 뒤늦게, 그것도 가해자 쪽의 설득이나 압박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주면 오히려 신빙성이 깎이므로, 시점과 임의성이 드러나도록 자필 진술서 형태로 조기에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통상성'과 '고립성'을 구분해 제시합니다.
법원이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가 행위 당시의 상황입니다. 여러 동료가 함께 있는 개방된 자리에서 순간적으로 있었던 접촉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과 떨어진 자리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진 접촉인지는 성적 의도를 추단하는 데 중요한 차이를 만듭니다. 노래방 룸의 좌석 배치, 그 순간 누가 옆에 있었는지, 조명과 소음 속에서도 다른 사람이 그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은밀성을 전제로 한 성적 의도 추단에 반박 자료를 준비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진술의 형성 과정과 수사 대응을 관리하기
추행 해당성과 고의를 다툴 자료를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그 자료가 수사·재판 과정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가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관리합니다.
1) '다음날 신고'라는 시간차를 정확한 지점에서 다룹니다.
성범죄 피해자가 곧바로 신고하지 못하고 하루가 지난 뒤에야 신고하는 것 자체는, 당혹감이나 불쾌감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통상적인 반응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 그 시간차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이 자동으로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지연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그 하루 사이에 단체 대화방이나 동료 간 대화에서 진술의 내용이 어떻게 형성·보강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최초 발화 시점의 표현과 이후 정식 진술의 표현이 일치하는지를 대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 조사 단계에서 무리한 사과나 인정 표시를 자제합니다.
당혹감에 "죄송하다", "취해서 실수했다"는 취지의 말을 조사 초기에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칫 추행의 고의 자체를 인정하는 진술로 기록될 위험이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미리 정리한 메모를 바탕으로, 접촉의 경위와 의도를 명확한 표현으로 진술하고, 필요하면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행사해 준비되지 않은 답변이 조서에 그대로 남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3) 상급자·하급자 관계라면 별도 법리 적용 가능성도 함께 점검합니다.
만약 신고인이 직급상 아래에 있는 직원이라면, 단순 강제추행이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의 적용 여부도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이 조항은 위력이 있었는지를 별도로 따지므로, 방어 전략을 세울 때 처음부터 이 가능성까지 포함해 준비해야 뒤늦게 공소사실이 변경되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결론
회식 자리의 어깨동무나 손목 잡기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지만, 다음날 신고로 이어지는 순간 더 이상 '흔한 일'로 취급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강제추행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헤드락과 러브샷이 정반대 결론을 받은 것처럼, 결과를 가르는 것은 접촉의 부위와 방식, 그 순간의 정황,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CCTV와 동석자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남아 있는가입니다.
신고를 통보받았다면, 억울함을 호소하기에 앞서 그 장면을 담고 있는 CCTV와 그 자리에 있던 동료들의 기억부터 시간을 다투어 확보해야 합니다. 지금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진술해야 할지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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