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싱 미끼문자 가담, 조직성 부인이 승패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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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싱 미끼문자 가담, 조직성 부인이 승패를 가른다 

김강희 변호사


스미싱 미끼문자 가담, 조직성 부인이 승패를 가른다


사건 개요


텔레그램이나 구인 사이트에서 "문자 전송 알바, 건당 수당 지급"이라는 공고를 보고 연락해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정된 프로그램에 발신번호와 문구, 수신자 명단을 넣고 정해진 시간에 전송 버튼만 누르면 되는 단순한 일처럼 소개받습니다. 문구는 대개 "택배가 반송되었습니다", "정부지원금 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류의 미끼문자이고, 그 안의 링크를 누르면 악성 앱이 깔리거나 개인정보·금융정보를 빼가는 스미싱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얼마 뒤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오고, 자신이 보낸 문자가 대규모 보이스피싱·스미싱 조직이 운영하는 사기 범행의 한 단계였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수사기관은 이 가담을 단순 사기 방조로만 보지 않고, 범죄단체 또는 범죄집단에 가입해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의율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적용 법조와 형량 자체가 달라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담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 어려운 사안에서도 '조직성'과 '가담 정도'는 얼마든지 다툴 수 있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문자를 보낸 사실은 인정하더라도, 그 조직이 법이 말하는 범죄단체·집단에 해당하는지, 의뢰인의 가담이 그 조직의 '활동'으로 평가될 만큼 조직성을 인식한 것이었는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증명 문제이고, 여기서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의 축이 되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의 조직이 형법 제114조가 말하는 범죄단체 또는 범죄집단의 요건—계속적 결합체, 최소한의 통솔체계 또는 역할분담에 따른 반복적 실행 구조—을 실제로 갖췄는지입니다. 둘째, 의뢰인의 가담이 그 조직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평가될 만큼 조직의 위계·역할분담을 인식하고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사기 혐의 자체는 남더라도 그 가담 형태가 공동정범인지 방조범인지입니다. 넷째, 책임의 범위를 가담 시점 이후로 한정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습니다. 첫 단계에서 조직성 자체가 부정되면 형법 제114조는 처음부터 적용될 수 없고, 남는 것은 사기(방조) 혐의뿐입니다. 그래서 승패는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을 다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의 성격과 의뢰인이 인식한 범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조직성(단체성) 요건을 정면으로 흔들기


대법원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해 "총책을 중심으로 간부급 조직원들과 상담원들, 현금인출책 등으로 구성되어 내부의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조직원의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는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춘" 경우 형법상 범죄단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도8600 판결). 2013년 개정으로 신설된 '범죄집단'은 이보다 완화되어, 통솔체계까지는 없어도 역할분담에 따라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체계면 충분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기준을 이 사건 가담 형태와 정면으로 대조하는 데서 방어를 시작합니다.

1) 가담의 경위와 기간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수사기관은 흔히 조직 전체의 규모와 피해액을 근거로 가담자 전원을 같은 '조직원'으로 뭉뚱그립니다. 이를 깨려면 의뢰인이 언제, 어떤 경로(구인 공고, 대화방 링크)로 접촉했고, 실제 활동한 기간이 며칠에서 길어야 몇 주에 그쳤는지를 메신저 로그·통화 내역·입금 내역으로 특정합니다. 계속적 결합체에 편입된 것이 아니라 단기간의 개별적 노무 제공에 가까웠다는 사실관계를 촘촘히 세우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2) 통솔체계에 대한 인식이 없었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합니다.

범죄단체·집단으로 의율되려면 의뢰인이 최소한 그 조직에 위계나 역할분담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인식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익명의 대화명 한 사람과만 연락했고, 그 위에 몇 단계의 지휘 라인이 있는지, 함께 움직이는 인원이 몇 명인지 전혀 알 수 없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 내용에 남은 지시 방식과 정보 차단의 정황(익명 대화명, 매번 바뀌는 연락 채널, 상선의 신원을 알려주지 않는 운영 방식)을 그대로 확보해, 조직성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3) 역할의 성격을 '범행수단의 단발적 제공'으로 좁혀 갑니다.

법원은 같은 보이스피싱 범행이라도 하부 조직의 성격에 따라 판단을 달리해 왔습니다. 대포통장·대포유심을 공급·유통·관리하는 조직에는 범죄단체를 인정하면서도, 중계기를 공급·운용·관리하는 조직에 대해서는 이를 부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문자 발송 역할 역시 조직의 지휘·수익 배분 구조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도구적·주변적 역할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면, 조직성이 부정된 하부 조직 유형과 같은 선상에서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정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책임 범위를 가담 이후로 한정하기


조직성 다툼과 별개로, 설령 사기 혐의 자체는 남더라도 정범(공동정범)인지 방조범인지, 그리고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지는 또 다른 승부처입니다. 방조범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2조에 따라 형이 필요적으로 감경되므로, 이 단계의 다툼이 실제 형량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1) 범행 전체의 기획·실행 관여 여부를 시간순으로 소명합니다.

공동정범이 인정되려면 상호 의사를 이용해 범죄를 함께 실행에 옮겼다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반면 이미 만들어진 발신번호·문구·수신자 명단을 그대로 전달받아 전송 버튼만 눌렀을 뿐, 문구를 직접 작성하거나 명단을 확보하는 등 범행의 설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관계를 업무 지시 캡처·대화 내용으로 특정하면, 수동적으로 도구를 사용한 역할이었다는 점이 드러나 방조범 판단에 무게가 실립니다.

2) 인식한 범위를 '문자 발송' 그 자체로 한정합니다.

사기죄의 핵심은 피해자를 기망해 스스로 재산을 처분하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실제로 전화를 걸어 신뢰를 얻고 송금·계좌 정보 입력을 유도하는 상담·인출 단계에는 전혀 관여한 바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사기죄의 핵심 실행행위와 거리가 먼 역할일수록, 그 관여를 범죄 실행 자체가 아니라 이를 용이하게 한 조력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3) 책임 범위를 가담 시점 이후로 한정해 다툽니다.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범행 도중에 가담한 사람은, 가담할 때 이미 이루어진 종전의 범행을 알았다 하더라도 가담 이후의 범행에 대해서만 공동정범으로 책임을 진다는 법리가 있습니다. 조직이 오래전부터 대규모로 운영돼 왔더라도, 의뢰인이 실제 활동한 기간과 발송 건수·수신자 범위를 특정해 조직 전체의 피해액이 아니라 그 몫만큼만 책임지도록 다투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결론


미끼문자를 보낸 사실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조직이 법이 말하는 범죄단체·집단에 해당하는지, 의뢰인이 그 조직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정범인지 방조범인지,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별개의 쟁점들입니다. 조직성 다툼이 받아들여지면 형법 제114조의 무거운 법정형 자체가 빠지고, 방조범이 인정되면 여기에 필요적 감경까지 더해집니다.

이 다툼은 수사 초기 진술 단계에서 사실상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의 위계를 알지 못했다는 사실과 가담 기간·역할의 한정성을 처음부터 일관되게, 그리고 증거로 남는 형태로 밝혀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스미싱·미끼문자 발송 가담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조직성과 가담 정도를 어떻게 다툴 수 있을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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