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폭력이나 폭행·갈취 등으로 피해를 입어 상대방을 형사고소하려는데,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성년자는 처벌을 안 받는다"는 말만 듣고 고소 자체를 포기하는 피해자도 있고, 반대로 형사고소만 하면 가해 학생이 성인과 똑같이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라 기대했다가 사건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넘어갔다는 통보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실제로는 가해자의 나이에 따라 애초에 형사입건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넘어가는 경우, 성인과 같은 형사재판 절차를 밟는 경우가 모두 다르게 갈립니다. 형사고소를 준비하기 전에 이 차이부터 정확히 알아야, 어떤 절차를 밟게 될지와 손해배상은 어떻게 받아야 할지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가해자 나이에 따라 갈리는 형사입건과 절차
소년법은 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소년으로 정의하고, 그 안에서 다시 나이에 따라 취급을 세 갈래로 나눕니다. 형사고소장을 접수한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바로 가해자의 정확한 나이입니다 — 이 나이에 따라 이후 절차 전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만 10세 미만인 가해자는 형법상 형사미성년자에도, 소년법상 촉법소년에도 해당하지 않는 범법소년으로 분류됩니다. 이 경우 형사입건 자체가 불가능하고, 소년법상 보호처분 대상도 되지 않습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소년부의 보호처분 대상이 됩니다.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은 범죄소년으로, 원칙적으로 형사책임을 지며 사안에 따라 형사재판을 받거나 보호처분으로 갈릴 수 있습니다.
형사고소는 세 구간 모두에서 접수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고소 이후 진행되는 절차와 종착점이 완전히 다르므로, 형사고소를 "가해자가 처벌받는 절차"로만 이해하고 있으면 촉법소년 사건에서 특히 혼란을 겪기 쉽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촉법소년·범죄소년 구분과 검사선의주의, 소년부 역송
형법 제9조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만 14세 미만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조절할 능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보아, 형벌 대신 교육적 조치로 다루는 것입니다. 이 조항이 촉법소년에게 형사처벌이 애초에 불가능한 이유의 근거입니다.
소년법 제4조는 소년부 보호사건의 대상을 세 가지로 규정합니다.
범죄소년 — 14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죄를 범한 소년
촉법소년 —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소년
우범소년 — 10세 이상으로 성격이나 환경에 비추어 장래 죄를 범하거나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는 소년
촉법소년·우범소년 사건은 형사입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경찰서장이 직접 관할 소년부에 송치합니다(소년법 제4조 제2항). 피해자가 고소장을 제출해도 가해자가 만 14세 미만으로 확인되면 곧바로 이 경로를 타게 되며, 검찰 수사나 기소 단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 14세 이상 범죄소년은 원칙적으로 형사책임을 지지만, 모든 사건이 형사재판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는 수사 결과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사건을 소년부에 송치해야 합니다(소년법 제49조 제1항) — 실무에서 이를 검사선의주의라 부릅니다. 반대로 소년부가 조사·심리한 결과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사실이 있고 그 동기와 죄질이 형사처분을 필요로 한다고 인정하면 사건을 다시 검찰로 돌려보낼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실무상 역송). 즉 범죄소년 사건은 검사와 소년부 판사 양쪽의 판단을 거치며 형사재판행과 보호처분행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보호처분의 가장 큰 실질적 차이는 기록에 남는지 여부입니다. 소년법 제32조 제6항은 "보호처분의 결정은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아니한다"고 못박고 있어, 보호처분은 벌금형이나 징역형과 달리 전과로 남지 않습니다. 반면 범죄소년이 기소돼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면 성인과 마찬가지로 전과가 남되, 소년법은 다시 완화 장치를 둡니다 — 범행 당시 만 18세 미만이면 사형·무기형 대신 15년의 유기징역으로 낮추고(제59조), 장기 2년 이상의 유기형에 해당하는 죄라도 장기 10년, 단기 5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부정기형을 선고합니다(제60조).
예를 들어 15세 학생이 또래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검사가 죄질과 반성 정도 등을 고려해 소년부 송치를 택하면 소년부는 단기 보호관찰(4호, 1년) 또는 장기 보호관찰(5호, 최장 2년)에 처할 수 있고, 이 경우 전과는 남지 않습니다. 반대로 같은 사건이라도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해 기소되고 벌금형이 확정되면 전과가 남습니다. 소년원 송치 처분 중에서도 단기(9호)는 6개월 이내, 장기(10호)는 2년 이내로 기간이 정해져 있어, 형사처벌의 자유형과는 성격이 다른 별도의 처분 체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나이 확인부터 배상 청구까지 다섯 단계
실제 사건에서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가해자 나이부터 정확히 특정 — 고소장에 가해자의 생년월일을 최대한 명시하고, 정확한 나이가 불확실하면 학교나 보호자를 통해 확인을 요청합니다. 촉법소년(만 14세 미만)과 범죄소년(만 14세 이상)의 경계에 걸친 사안일수록 정확한 나이 확인이 이후 절차 전체를 좌우합니다.
촉법소년이면 소년부 절차를 전제로 준비 — 형사입건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소년부에 피해 사실과 피해 정도를 구체적으로 담은 피해자 의견서를 제출해 보호처분 결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합니다.
범죄소년이면 검찰 단계에서 의견 개진 — 검사가 소년부 송치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에서 피해자 진술조서, 합의 여부, 처벌불원 여부 등이 함께 고려되므로, 이 단계에서 피해 경위와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혀 두어야 합니다.
손해배상은 형사·보호절차와 별도로 청구 — 가해 소년이 책임을 변식할 능력이 없는 책임무능력자라면 소년 본인이 아니라 감독의무를 게을리한 보호자가 민법 제755조에 따라 배상책임을 집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배상명령 제도를 활용하면 별도 민사소송 없이도 절차에 부대해 배상을 신속히 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이면 별도 트랙을 함께 챙기기 — 학교 내 사안이라면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절차는 형사고소·소년보호절차와 독립적으로 진행되므로, 어느 한쪽만 진행하고 다른 쪽을 놓치지 않도록 함께 준비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나이 확인이 늦어질수록 커지는 공백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어차피 처벌 못 받는다"며 고소 자체를 미루면, 그 사이 증거와 진술이 흐려지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나 소년부 심리에 유리하게 반영될 자료를 놓치기 쉽습니다. 나이 구간에 따라 절차와 대응 방법이 완전히 달라지는 만큼,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으면 이후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형사고소를 고려하고 있다면 가해자의 정확한 나이부터 확인하시고, 촉법소년인지 범죄소년인지에 따른 절차와 손해배상 청구 방법을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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