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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창업자 지분 정리, 베스팅 조항 없을 때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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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창업자 지분 정리, 베스팅 조항 없을 때 대응법 

김상훈 변호사

같이 창업했던 동료가 반년 만에, 혹은 1년도 채 안 돼 회사를 떠나겠다고 하면 그제야 지분 문제를 처음으로 마주하는 창업자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어차피 우리끼리인데"라는 생각으로 지분을 딱 반으로, 혹은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조금 더 갖는 식으로 편하게 나눠 정관에 반영해 버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발행된 주식에는 "일정 기간 회사에 남아 있어야 온전히 내 것이 된다"는 베스팅 조항이 없다는 점입니다. 떠나는 쪽은 지분을 그대로 들고 나가려 하고, 남은 창업자들은 회사에 더는 기여하지 않을 사람이 지분의 상당 부분을 계속 쥐고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베스팅 없는 창업자 주식, 왜 분쟁으로 번지나

베스팅(vesting)은 창업자가 지분을 받은 뒤 일정 기간 동안 실제로 회사에 기여해야 그 지분이 온전히 자기 것으로 확정되도록 설계하는 장치입니다. 통상 4년에 걸쳐 매월 조금씩 지분이 확정되고, 1년을 채우기 전에는 확정분이 전혀 없는 1년 클리프를 두는 구조가 널리 쓰입니다. 이런 조항이 정관이나 주주간계약, 별도의 주식양수도계약에 담겨 있다면 조기 퇴사자의 미확정 지분을 회사나 남은 창업자가 정해진 가격에 회수할 근거가 생깁니다.

그런데 법인 설립 초기에는 이런 장치 없이 발기인 각자에게 지분율대로 보통주를 그냥 발행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상태에서 한쪽이 일찍 떠나면, 남은 창업자 입장에서는 "기여에 비해 과도한 지분을 넘겨준 셈"이라는 억울함이 생기고, 떠나는 쪽은 "내 명의로 정식 발행된 내 재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면으로 부딪히게 됩니다. 베스팅 조항이 없다는 사실은 대개 분쟁이 터진 뒤에야, 즉 이미 늦은 시점에 확인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발행된 주식은 원칙적으로 회수할 수 없다는 전제

상법상 주식은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고(상법 제335조), 일단 적법하게 발행되어 주주명부에 오른 주식은 그 자체로 완결된 재산권입니다. 베스팅 조항처럼 "일정 기간 근무해야 지분이 확정된다"는 제한은 법률이 당연히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정관·주주간계약·주식양수도계약 등 별도의 합의로 명시해 두어야만 효력을 갖습니다. 즉 공동창업 당시 이런 합의를 남겨두지 않았다면, 조기 퇴사자의 지분은 법적으로는 그대로 확정된 것으로 취급되고, 회사나 남은 창업자가 일방적으로 회수하거나 강제로 낮은 가격에 사올 근거가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흥미로운 대비점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입니다. 상법 제340조의4 제1항은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은 사람이 부여 결의일로부터 2년 이상 재임 또는 재직해야만 이를 행사할 수 있도록 법률로 강제하고 있고, 이 요건은 정관이나 주주총회 특별결의로도 완화할 수 없습니다. 만약 공동창업자에게 지분을 스톡옵션 형태로 부여했다면 이 2년 요건이 사실상의 법정 베스팅 역할을 해 조기 퇴사자를 자동으로 걸러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반면 설립 당시 곧바로 보통주(창업자주식)로 발행해 버린 경우에는 이런 법정 안전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습니다 — 베스팅 조항의 부재가 특히 뼈아픈 지점입니다.

그렇다면 회사가 나서서 그 지분을 사들이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여기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상법 제341조에 따라 회사가 자기 명의와 계산으로 자기 주식을 취득하려면 배당가능이익의 한도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적자를 내거나 이익잉여금이 쌓이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 대부분은 배당가능이익 자체가 없거나 미미해, 회사가 자기주식 취득 방식으로 퇴사자 지분을 사들이는 길이 사실상 막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아직 법인을 설립하기 전, 동업 약정 단계에서 결별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때는 민법상 조합 규정이 적용되는데, 조합원이 탈퇴하면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지분을 계산해 정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민법 제719조). 노무만 출자하고 자본은 거의 대지 않은 조합원이라면 지분 계산 단계에서부터 기여도가 반영될 여지가 있어, 이미 법인화되어 주식이 발행된 경우보다 정산의 유연성이 더 큽니다.

완전한 무방비는 아닙니다. 상법 제335조 제1항 단서는 정관에 규정을 두면 주식 양도에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설립 당시 이 조항을 넣어두었다면 조기 퇴사자가 지분을 임의로 제3자에게 팔아넘기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3자에게의 양도'를 통제하는 장치일 뿐, 회사나 남은 창업자가 그 지분을 강제로 사들일 권리까지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신주를 발행해 지분율을 희석시키는 방법도 이론적으로는 거론되지만, 기존 주주는 원칙적으로 지분 비율에 따른 신주인수권을 갖고(상법 제418조), 퇴사자를 배제할 목적만으로 특정 주주에게 유리하게 신주를 몰아 발행하면 현저히 불공정한 발행으로 평가돼 신주발행무효의 소나 손해배상 분쟁으로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지분 정리는 결국 소송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협상을 통한 자발적 주식양수도로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미리 알아두어야 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증거 확보부터 협상, 경영권 분리까지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사실관계·증거부터 정리 — 초기 자본금 납입 내역, 각자의 실제 업무 기여, 지분 배분 당시 오간 카카오톡·이메일·회의록 등을 모아 애초에 어떤 전제로 지분을 나눴는지 재구성합니다. 훗날 불공정한 법률행위나 착오를 주장하려 해도 이 초기 합의의 실체가 근거가 됩니다.

  • 정관·주주명부·주식발행 경위 확인 — 법인등기부와 정관, 주주총회 의사록을 통해 지분이 보통주로 확정 발행된 것인지, 아니면 스톡옵션이나 조건부 약정 형태로 남아 있는지부터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합니다.

  • 협상을 통한 자발적 정산 우선 — 강제로 지분을 뺏을 법적 근거가 약한 만큼, 잔여 재직기간·기여도를 반영한 조건부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을 먼저 제안합니다. 분할지급·조건부 위약벌 등을 넣어 실질적인 베스팅 효과를 사후적으로라도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 경영권 분리부터 — 지분 회수가 당장 어렵다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등(상법 제385조) 경영 참여만이라도 먼저 차단해 회사 운영에 대한 영향력을 줄입니다.

  •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손해배상·형사 절차 병행 — 퇴사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유용하거나 영업비밀·고객정보를 빼돌린 정황이 있다면 횡령·배임 등 형사고소와 손해배상청구를 지분 정산 협상의 지렛대로 함께 검토합니다.

  • 세금 문제까지 함께 점검 — 정산 과정에서 지분을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사오거나 무상으로 반환받으면 그 차액이 증여로 취급돼 과세될 수 있습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 저가양수·고가양도에 따른 이익의 증여). 비상장주식은 거래소 가격이 없어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시가를 따로 산정해야 하므로, 정산가액을 정할 때 이 부분까지 함께 검토해야 나중에 세무 리스크로 번지지 않습니다.

  • 재발 방지 조치 — 정산이 끝나면 남은 창업자들 사이에서라도 주주간계약서를 새로 체결해 베스팅·전매제한·의결권 구속 조항을 갖추어 다음 이탈에 대비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협상 테이블이 닫히기 전에 움직여야 하는 이유

베스팅 조항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나면, 이미 상대방은 "내 지분은 확정된 것"이라는 입장을 굳히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기 합의의 증거는 흐려지고, 회사는 투자 유치나 정관 정비 같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 채 발이 묶입니다.

공동창업자 사이의 지분 정리는 감정적으로도 예민한 문제인 만큼, 지분의 법적 성격과 협상 가능한 범위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뒤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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