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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채팅방 괴롭힘, 학교폭력 인정 기준과 대응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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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채팅방 괴롭힘, 학교폭력 인정 기준과 대응 절차 

김상훈 변호사

자녀가 반 친구들이 만든 단체채팅방에서 이유 없이 강퇴와 재초대를 반복당하거나, 여러 명이 한꺼번에 욕설을 퍼붓는 대화방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부모님이 적지 않습니다. 학교에 이야기를 꺼내면 "그건 학교 밖 SNS 문제라 학교가 다 볼 수는 없다"거나 "애들끼리 있었던 일이라 그 정도는 흔한 장난 아니냐"는 반응이 먼저 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화면 안에서, 교실 밖에서 벌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그 괴롭힘이 학교폭력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어떤 채팅방 행위가 실제로 학교폭력으로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는지 그 경계가 부모님과 학생 모두에게 분명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단체채팅방 괴롭힘의 유형과 학교폭력 인정이 갈리는 지점

단체채팅방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은 형태가 다양합니다. 여러 명이 한 명을 채팅방으로 불러들여 동시에 욕설을 퍼붓는 떼카, 나가면 곧바로 다시 초대해 괴롭힘을 이어가는 카톡 감옥(방폭), 특정 학생의 메시지에만 아무도 답하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하는 카톡 유령, 대화 캡처나 사진을 다른 방에 퍼뜨리는 행위까지 형태는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교실이 아니라 화면 안에서 벌어졌다는 이유로 "그건 학교 소관이 아니다"라거나 "애들끼리 있었던 일이라 파악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학교나 상대 학부모 쪽에서 먼저 나온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학교폭력예방법은 애초에 "학교 내외"에서 벌어진 행위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장소가 교실 밖이라는 사정만으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갈리는 지점은 장소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그 채팅방 대화를 피해 학생이 실제로 인식할 수 있었는지, 특정 학생을 겨냥한 행위인지 아니면 막연한 뒷담화인지, 한 번뿐이었는지 여러 차례 반복됐는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캡처 등 증거가 남아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갈래가 이후 학교의 사안조사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 심의에서 그대로 쟁점이 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사이버폭력의 법적 정의와 2024년 개정, 인정·불인정의 갈림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단체채팅방 괴롭힘은 대부분 이 중 사이버폭력, 또는 모욕·따돌림 항목에 걸립니다.

같은 조 제1호의3은 사이버폭력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따돌림과 그 밖에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규정합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중요한 변화는 2024년 3월 시행된 개정법에서 일어났습니다. 개정 전 "사이버따돌림"은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심리적 공격을 가하는 행위로 좁게 정의돼 있어, 단 한 번 캡처를 퍼뜨리거나 한 번의 단체 대화방에서 벌어진 일회성 사건은 학교폭력으로 포섭되는지 애매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정법은 이 반복성 요건을 없애고 사이버폭력의 범위를 넓혀, 한 번뿐인 채팅방 내 모욕이나 사진 유포도 사이버폭력으로 인정될 여지를 크게 넓혔습니다.

그렇다고 채팅방에서 일어난 일이 전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 학생이 속하지 않은 별도의 채팅방에서 험담과 욕설이 오갔지만, 피해 학생이 그 대화를 인식할 수 없는 상태였던 사안에서는 법원이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반대로 전주지방법원 2024구합2719 판결은 학생들이 온라인 채팅방을 통해 다른 학생을 협박·갈취한 사안에서, 교육지원청이 내린 사회봉사 5시간, 접촉금지, 특별교육 6시간 조치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취소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채팅방이라는 공간 자체가 아니라, 특정성·인식가능성·실질적 피해라는 세 요소가 인정 여부를 가른다는 뜻입니다.

이 세 요소가 갖춰졌다고 판단되면 학교의 전담기구가 사안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심의위가 학교폭력 해당 여부와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결정합니다. 조치는 제17조에 따라 서면사과(1호)부터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2호), 학교봉사(3호), 사회봉사(4호), 특별교육·심리치료(5호),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전학(8호), 퇴학(9호)까지 단계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캡처 확보부터 심의위 출석까지 다섯 단계

쟁점이 정리됐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 대화 내용부터 즉시 캡처·백업 — 상대가 대화방을 나가거나 메시지를 삭제하면 원본을 되찾기 어렵습니다. 발신자, 시간, 대화 앞뒤 맥락이 함께 보이도록 캡처하고, 대화 내보내기 기능으로 텍스트 파일을 별도 저장해 두어야 합니다. 강퇴와 재초대가 반복됐다면 그 횟수와 시각도 함께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학교 전담기구 또는 117에 신고 — 담임교사나 학교 학교폭력 전담기구에 알리거나, 학교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117 학교폭력신고센터에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 신고 시점부터 학교는 사안조사에 착수할 의무를 집니다.

  • 진술서에는 특정성·인식가능성·반복성을 명확히 — 조사 과정에서 진술서를 쓸 때는 누구를 겨냥한 발언이었는지, 그 대화를 실제로 언제 어떻게 확인했는지, 몇 차례에 걸쳐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앞서 본 인정 여부의 핵심 쟁점이기 때문입니다.

  • 심의위 출석과 의견 진술 준비 — 심의위 심의는 대면 심의가 원칙이며, 피해·가해 학생과 보호자가 직접 출석해 진술합니다. 캡처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한 자료를 미리 준비해 제출하면 심의에서 사실관계를 다투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 결정에 이견이 있으면 행정심판·행정소송 — 심의위 조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앞서 본 전주지방법원 판결처럼,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 정도를 기준으로 조치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캡처가 사라지기 전에 지금 확보해야 하는 이유

단체채팅방 대화는 상대가 나가거나 대화방 자체를 삭제해 버리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냥 넘어가자"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이 가장 중요한 증거인 캡처와 대화 기록부터 없어지고, 정작 심의위 앞에서는 "그런 일 없었다"는 상대측 주장에 맞설 근거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단체채팅방에서 자녀가 겪은 일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대화 내용을 먼저 확보해 두고 특정성·인식가능성·반복성을 기준으로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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