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공인중개사 형사책임 — 사기방조 성립 기준
전세사기 공인중개사 형사책임 — 사기방조 성립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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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고소/소송절차

전세사기 공인중개사 형사책임 — 사기방조 성립 기준 

강대현 변호사

전세사기 사건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임대인뿐 아니라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에게도 책임을 묻고 싶어 합니다. 매물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중개사가 몰랐을 리 없다는 의심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에게 사기죄의 공범이나 방조범 책임을 묻는 것은 확인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형사책임은 훨씬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고, 최근 대법원 판결도 그 기준을 좁게 그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인중개사의 사기방조가 실제로 어떤 요건에서 성립하는지, 어디까지가 민사·행정 책임에 그치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사기죄와 방조범 — 형법이 보는 두 가지 책임

임대인의 전세사기는 대개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로 의율됩니다.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조문으로, 보증금을 반환할 자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다수의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아낸 임대인의 행위가 전형적으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성립을 위해서는 기망행위, 그로 인한 피해자의 착오, 착오에 기한 처분행위(보증금 지급), 그리고 편취의 고의라는 네 요소가 순서대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공인중개사를 사기죄의 정범이 아니라 형법 제32조의 종범, 즉 방조범으로 구성하려는 시도가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이유는 중개사가 계약 성사에 관여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방조란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뜻하며,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정범의 범행 결의를 강화하는 정신적 지원도 포함됩니다. 다만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는 것이 형법 제32조 제2항의 원칙이어서, 방조가 인정되더라도 임대인 본인보다는 형량이 낮게 산정됩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다투어지는 부분이 방조의 고의입니다. 정범의 범행 내용을 세세히 다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행위로 정범의 범행이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도 고의는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법리입니다. 문제는 이 미필적 인식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입니다. 중개사가 "설마 임대인이 보증금을 못 돌려줄 줄은 몰랐다"고 다툴 경우, 등기부상 드러난 선순위 채무 규모나 동일 임대인 매물의 반복 거래 이력처럼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했던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가 인식 여부를 가르는 실마리가 됩니다.

방조는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그 실행을 '용이하게' 한 행위여야 하고, 이 두 요소가 함께 증명되어야 형사책임이 성립한다.

공인중개사가 지는 책임 세 갈래 — 손해배상·행정형벌·사기방조

피해자들이 흔히 혼동하는 지점은, 공인중개사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이 사실 세 가지로 나뉜다는 점입니다. 첫째는 공인중개사법 제25조가 정한 확인·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입니다.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선순위 근저당이나 임차보증금 현황 등을 성실하고 정확하게 확인·설명하지 않아 임차인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면,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는 고의가 없더라도 과실만으로 성립하는 민사책임이라는 점에서 형사책임과 문턱이 전혀 다릅니다.

둘째는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4호가 금지하는, 거래상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된 언행이나 그 밖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입니다.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49조 제1항 제10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데, 이 역시 사기죄와는 구성요건이 다른 별개의 행정형벌입니다. 셋째가 바로 사기방조로, 형법 제347조와 제32조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세 가지는 인정되는 요건과 형량이 모두 달라,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기방조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이 세 가지 책임이 동시에 문제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혼동을 키웁니다. 가령 중개사가 선순위 임차보증금을 확인하지 못해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한 것과 별개로, 계약 과정에서 임대인의 재무 상태에 관해 사실과 다른 말로 임차인을 안심시켰다면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4호의 금지행위까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기방조까지 인정받으려면, 단순한 부실 설명이나 거짓 언행을 넘어 임대인의 편취 범행 자체를 인식하면서 그 실현을 도왔다는 사실이 별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세 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으면 형사 고소 단계에서 오히려 혐의 자체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그은 선 — 방조 인정 기준을 좁게 본 판결

이 구별이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4도15455 판결에서 잘 드러납니다. 이른바 '건축왕' 전세사기로 불린 인천 미추홀구 사건은 2,700명이 넘는 임차인이 피해를 본 대규모 사건으로,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할 자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다수의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을 편취한 행위에 대해서는 사기죄가 그대로 유죄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들에 대해서는 항소심과 대법원 모두, 사기 공모에 직접 가담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이 판결이 보여주는 기준은 분명합니다. 중개사가 임대인의 무자력이나 반환 능력 부족을 어느 정도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인식이 계약 성사를 적극적으로 돕는 구체적 가공행위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별도로 증명되지 않으면 방조범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확인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정과,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이를 돕는다는 방조의 고의를 구분해서 보았습니다. 이는 확인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과 형사상 방조책임을 뒤섞어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4도15455 판결은, 임대인의 사기죄는 유죄로 확정하면서도 중개에 관여한 공인중개사에 대해서는 직접적 공모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방조 고의가 인정되는 정황 — 무엇을 알았고 무엇을 했는가

그렇다고 공인중개사가 전세사기에서 형사책임을 지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방조가 인정되려면 위험을 인식했다는 사실에 더해, 그 인식을 바탕으로 계약 성사를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구체적 가공행위가 함께 확인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중개사가 같은 임대인의 신축 빌라 수십 채를 전담해 중개하면서, 이미 임차인이 있는 물건인데도 등기부상 나타나지 않은 선순위 보증금을 "문제없다"고 안내하고, 계약이 성사될 때마다 임대인으로부터 정상 중개보수 외에 별도의 사례금을 받아 왔다면, 위험 인식과 적극적 가공행위가 함께 드러나는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합니다. 다음과 같은 정황이 겹칠수록 방조의 고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 무자본 갭투자 구조 인식 — 임대인이 새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기존 채무를 돌려막는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계약을 성사시킨 경우.

  • 정상 수수료를 초과한 대가 수수 — 통상적인 중개보수 외에 임대인으로부터 별도의 금품이나 리베이트를 받고 계약 체결을 독려한 경우.

  • 서류·시세 조작 관여 — 선순위 근저당이나 임차보증금 액수를 실제와 다르게 안내하거나, 확정일자·전입신고 관련 서류 작성에 관여한 경우.

  • 임대인과의 특수관계 — 임대인과 친인척이거나 동업 관계에 있으면서 중개행위를 가장해 실질적으로 임대인 측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한 경우.

  • 단기간 다수 계약 반복 — 동일 유형의 위험한 매물을 짧은 기간에 여러 임차인에게 반복해서 중개하며 매번 위험 요소를 숨긴 경우.

반대로 형사책임이 부정되는 경우

반대로 다음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사기방조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임대인의 말만 믿고 중개했다가 나중에 사기로 밝혀진 경우, 중개사에게 과실은 인정될 수 있어도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도왔다는 고의까지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확인·설명서를 작성했지만 그 내용이 부실했던 경우도, 그 자체로는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문제이지 사기방조의 문제는 아닙니다.

여러 건의 계약 중 일부만 사후에 문제가 된 경우 나머지 계약까지 소급해서 방조로 의율하기도 어렵습니다. 계약은 건별로 체결 경위와 인식 정도가 다를 수 있어, 법원은 계약마다 개별적으로 인식과 가공행위를 따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위험 신호를 뒤늦게 알아차리고도 계약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과, 애초부터 위험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계약 성사를 도운 것은 평가가 전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신규로 등록된 임대인의 물건을 처음 소개받은 중개사가 등기부와 임대차계약 현황을 확인한 뒤 통상적인 절차대로 계약을 진행했는데, 그 이후에 임대인이 다른 물건들에서 추가로 이중계약이나 무자본 갭투자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면, 해당 중개사가 그 사실까지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중개사에게 사기방조를 묻기보다, 애초에 확인·설명이 충분했는지를 기준으로 손해배상책임 여부를 따지는 것이 실무의 통상적인 접근입니다.

피해자가 형사고소 전에 확보해야 할 증거

공인중개사를 사기방조로 고소하려면 단순한 의심을 넘어 구체적 증거를 갖춰야 검찰 단계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다음 자료를 우선 확보하는 것이 실무상 도움이 됩니다.

  • 계약 체결 경위 — 누가 먼저 접촉했는지, 중개사가 계약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권유했는지 보여주는 문자·통화 기록.

  • 중개사와 임대인 간 대화 내역 — 위험 인식 여부, 리베이트나 별도 대가 약속을 시사하는 정황.

  • 동일 중개사를 통한 다른 피해 사례 — 같은 중개사가 유사한 구조의 계약을 다수 처리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피해자 간 정보 공유.

  • 등기부등본상 위험 요소 은폐 정황 — 선순위 근저당·다수의 임차권 설정 등을 알고도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

  • 계약서·확인설명서 원본 및 작성 경위 — 실제 권리관계와 다르게 기재된 부분이 있는지, 그 기재를 누가 요청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사기방조 고소는 위험을 '알았다'는 정황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계약 성사를 '도왔다'는 구체적 행위까지 함께 증명해야 한다.

형사책임과 별개로 챙겨야 할 민사상 손해배상

형사상 무죄나 불기소가 나오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까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고의가 아닌 과실만으로도 성립하는 데다, 형사책임과 판단 기준·입증 정도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18조에 따라 개업공인중개사는 개인은 2억원 이상, 법인은 4억원 이상(분사무소를 두는 경우 분사무소마다 2억원씩 추가)의 업무보증을 협회 공제나 보증보험 형태로 미리 설정해 두어야 하므로, 손해배상이 인정되면 그 한도 내에서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이 열립니다.

임대인에게서 보증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인 전세사기 사건의 특성상, 공인중개사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와 공제금 청구를 형사고소와 함께 병행하는 것이 피해 회복에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 절차의 결과를 마냥 기다리기보다, 민사상 소멸시효를 별도로 관리하면서 손해배상청구를 함께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인중개사가 위험한 매물인 걸 알고도 중개했다면 무조건 사기방조인가요?

A. 위험을 인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계약 성사를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가공행위가 함께 인정되어야 방조가 성립합니다. 단순히 위험을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중개 절차만 진행한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방조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최근 대법원 판결의 취지입니다.

Q.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한 공인중개사도 형사처벌을 받나요?

A. 확인설명의무 위반 자체는 주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되고,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4호가 정한 거짓된 언행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면 별도로 형사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기방조죄와는 구성요건과 형량이 전혀 다른 범죄입니다.

Q. 중개사가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방조가 인정되나요?

A. 리베이트 수수는 방조 고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될 수 있지만, 그 대가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의 대가였는지가 함께 증명되어야 방조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대가 수수 사실만 있고 그로 인한 가공행위가 특정되지 않으면 방조 성립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여러 피해자가 같은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했다면 유리한가요?

A. 동일 중개사가 짧은 기간에 유사한 구조의 계약을 다수 처리한 정황은 무자본 갭투자 구조에 대한 인식을 추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피해자들이 진술과 자료를 공유하면 개별 고소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형사고소가 기각되면 손해배상도 못 받나요?

A. 형사와 민사는 판단 기준과 입증 정도가 달라, 형사상 불기소나 무죄가 확정되더라도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별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제금 청구 절차도 형사 결과와 무관하게 별도로 진행됩니다.

Q. 임대인이 이미 구속되었다면 공인중개사에 대한 책임 추궁은 의미가 없나요?

A. 임대인의 형사처벌과 별개로 보증금을 실제로 회수할 방법을 찾는 것이 피해자에게는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공인중개사의 형사·민사 책임을 함께 검토하면 임대인에게서 받지 못한 보증금 손해를 다른 경로로 일부라도 회수할 가능성이 열립니다.

맺음말

전세사기 사건에서 공인중개사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은 확인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금지행위 위반에 따른 행정형벌, 그리고 사기방조라는 세 층위로 나뉘고, 각각 요건과 형량이 다릅니다. 대법원 2024도15455 판결은 위험을 인식했을 가능성만으로 방조를 인정하지 않고, 계약 성사를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구체적 가공행위까지 함께 요구하며 그 기준을 좁게 그었습니다. 그렇다고 공인중개사가 늘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며, 무자본 갭투자 구조에 대한 인식과 리베이트, 서류 조작 관여 같은 정황이 함께 드러나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위험을 '알았는지'가 아니라, 그 앎을 바탕으로 무엇을 '했는지'입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도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라면 임대인에 대한 형사고소와 별개로 중개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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