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기각과 재산 분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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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기각과 재산 분할 전략 

오상원 변호사

남편이 법원에서 아직 아내를 사랑한다,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청구기각을 구하는 경우가 있다. 겉으로 보면 혼인을 회복하려는 주장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전혀 다른 목적이 숨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혼 판결이 확정되면 재산분할을 해야 하니 시간을 끌거나,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부동산을 처분하고 예금을 옮기려는 식이다.

이때 핵심은 남편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지 자체가 아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혼인의 실체가 남아 있는지다. 장기간 별거가 이어졌는지, 생활비 지급이 끊겼는지, 부부 사이 연락이 사실상 단절되었는지, 시집살이나 폭언, 경제적 방임 등으로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본다.

따라서 남편이 항소심에서 갑자기 가정을 지키겠다고 말해도, 이미 혼인이 파탄되었다는 객관자료가 있다면 이혼청구기각 대응은 충분히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말이 아니라 그동안의 생활이다.

위장된 혼인 계속 의사는 객관적 정황으로 반박해야 한다

이혼소송에서 상대방이 혼인 계속 의사를 주장하면, 단순히 거짓말이라고만 반박해서는 부족하다. 법원은 감정싸움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혼인관계가 실제로 회복 가능한지 판단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과 실제 행동이 얼마나 다른지를 자료로 보여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남편이 법정에서는 가정을 지키겠다고 하면서도 별거 기간 동안 연락을 거의 하지 않았고, 자녀 양육이나 생활비 부담을 외면했으며, 부부 공동생활 회복을 위한 구체적 노력도 없었다면 이는 중요한 반박자료가 된다. 문자, 카카오톡, 통화내역, 계좌이체 내역, 별거 시작 시점, 주소 이전 내역, 생활비 미지급 자료가 모두 필요하다.

시집살이, 모욕, 통제, 경제적 방임이 있었다면 그 내용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단순히 시댁 때문에 힘들었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제, 누가, 어떤 말을 했고, 남편은 어떤 태도를 보였으며, 그 결과 부부 공동생활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한다. 혼인파탄 책임 입증은 감정의 기록이 아니라 생활의 기록이다.

이혼을 막는 말과 재산을 빼는 행동은 함께 봐야 한다

상대방이 항소심에서 이혼을 막으면서 동시에 재산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사안은 더 심각하다. 법원 앞에서는 부부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부동산 매매를 준비하거나, 예금을 인출하거나, 가족 명의로 재산을 옮기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이혼 여부만 다툴 것이 아니라 재산분할 보전까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재산분할은 이혼이 확정된 뒤에야 현실적으로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해 버리면, 나중에 재산분할 판결을 받아도 실제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1심 판결 직후 또는 항소심 진행 중이라도 상대방 명의 부동산, 예금, 임대차보증금, 퇴직금, 주식 등을 확인해 가압류 신청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은 등기부를 통해 소유관계와 근저당 설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상대방이 갑자기 매물로 내놓았거나, 가족에게 증여하거나, 담보대출을 늘리는 정황이 있다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혼소송에서 재산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감정은 남아 있어도 계좌 잔액은 사라질 수 있다.

재산분할 가압류는 타이밍과 소명이 핵심

재산분할 가압류 신청은 단순히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릴 것 같다는 불안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에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야 한다. 쉽게 말해 내가 재산분할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지금 막지 않으면 나중에 재산분할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혼인 기간, 부부 재산 형성 경위, 상대방 명의 재산, 본인의 기여도, 1심 판결 내용, 항소 제기 경위, 상대방의 재산 처분 정황을 정리해야 한다. 이미 1심에서 재산분할 판단이 나왔다면 그 판결은 중요한 자료가 된다. 아직 항소심 중이라 판결이 확정되지는 않았더라도,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소명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가압류 대상도 신중히 골라야 한다. 상대방의 유일한 부동산인지, 담보가 많이 설정되어 실익이 없는지, 예금채권이 있는지, 월급이나 퇴직금 채권을 잡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무턱대고 가압류를 신청했다가 실익은 없고 갈등만 커지는 경우도 있다. 가압류는 세게 거는 것보다 정확히 거는 것이 중요하다.

항소심에서는 혼인파탄과 재산은 별도로 정리해야 한다

항소심에서 이혼청구기각 대응을 할 때는 두 개의 축을 나누어야 한다. 하나는 혼인파탄이다. 상대방이 아무리 가정을 지키겠다고 말하더라도 실제로는 부부공동생활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장기 별거, 연락 단절, 생활비 미지급, 자녀 양육 외면, 폭언이나 부당한 대우, 부부상담 거부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재산분할이다.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는 이유가 실제 혼인 회복이 아니라 재산분할 지연에 있다는 정황이 있다면, 이를 재산처분 움직임과 연결해야 한다. 항소 직후 부동산을 처분하려 했는지, 계좌 잔액이 급격히 줄었는지, 가족 명의로 자금이 이동했는지, 사업자금을 이유로 현금을 빼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두 축을 섞어버리면 글도 소송도 흐려진다. 혼인파탄은 이혼을 위한 주장이고, 가압류는 재산분할을 위한 조치다. 남편이 가정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것이 왜 진정성이 없는지, 그리고 그 사이 재산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각각 선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가짜 가정보호 전략에 끌려가면 재산분할이 늦어진다

남편이 이혼을 안 해준다고 항소했는데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가능하다. 다만 상대방의 항소가 시간을 끄는 전략이라면, 이혼소송과 재산보전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법원에는 이미 혼인이 파탄되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재산분할을 위해서는 가압류로 상대방의 재산 처분을 막아야 한다.

이혼소송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은 상대가 말로 버티니 나도 판결만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재산을 정리하는 속도는 재판보다 빠를 수 있다. 특히 1심에서 이혼과 재산분할이 어느 정도 인정된 뒤 항소가 제기된 사건이라면, 그 직후가 재산보전의 중요한 시점이다.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말이 진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간의 별거, 생활비 미지급, 연락 두절, 재산 처분 정황이 함께 있다면 법원은 말보다 행동을 본다. 이혼청구기각 대응의 핵심은 상대방의 감정 표현을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혼인의 실체가 이미 사라졌다는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산분할 가압류 신청의 핵심은 나중에 받을 권리를 지금 지키는 것이다. 이혼소송은 끝까지 가는 싸움이지만, 재산은 초반에 묶어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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