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벌금형을 받았다고 해서 그 이후에 남는 결과까지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같은 벌금형이라도 어떤 죄명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에서 빠지고, 어떤 죄명은 그대로 등록됩니다. 특히 카메라등이용촬영, 이른바 불법촬영은 벌금형이나 약식명령에 그쳐도 신상정보가 등록되는 반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는 벌금형이면 등록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왜 같은 성범죄 벌금형인데 한쪽만 등록되는지, 그 기준이 어디에 정해져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폭력처벌법이 정한 등록대상의 구조를 따라가며, 카메라등이용촬영이 통매음과 달리 신상정보 등록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같은 벌금형인데 왜 등록이 갈리나 — 카메라등이용촬영과 통매음
두 죄명은 모두 성폭력처벌법이 정한 성범죄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같은 법 제14조가 정한 범죄로,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계장치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촬영하거나, 그렇게 만들어진 촬영물을 반포·판매·제공·전시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반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제13조가 정한 범죄로, 전화·문자·인터넷 등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이나 글, 영상 등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중요한 것은, 등록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형이 얼마나 무거운가'가 아니라 '어떤 조문을 위반했는가'라는 점입니다. 두 사람이 똑같이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더라도, 한 사람은 카메라등이용촬영이고 다른 사람은 통매음이라면 신상정보 등록이라는 결과에서 정반대로 갈립니다. 이 차이는 재판부의 감정이나 재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처벌법 조문 자체에 정해져 있습니다. 어느 조문에서 갈라지는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등록 여부를 가르는 것은 형의 무게가 아니라 죄명이다. 같은 벌금형이라도 카메라등이용촬영이냐 통매음이냐에 따라 결과가 정반대로 갈린다.
신상정보 등록의 근거 — 성폭력처벌법 제42조가 정한 대상
신상정보 등록 제도의 출발점은 성폭력처벌법 제42조입니다. 이 조문은 같은 법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 등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정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제14조)도, 통매음(제13조)도 모두 이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위 안에 들어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두 죄명 모두 유죄가 확정되는 순간 등록대상이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제42조 제1항에는 본문 뒤에 단서 하나가 붙어 있습니다. 바로 이 단서가 두 죄명의 운명을 갈라놓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나는 벌금형인데 왜 등록이 되느냐, 저 사람은 왜 안 되느냐'는 물음의 답은 대부분 이 단서를 읽어야 풀립니다. 다음 항목에서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제14조도 제13조도 모두 제42조 본문의 등록대상 범위에 들어간다. 두 죄명이 갈리는 지점은 본문이 아니라 그 뒤에 붙은 단서에 있다.
제42조 단서 — 통매음·다중이용장소 침입은 벌금형이면 빠진다
제42조 제1항 단서는 일정한 죄명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등록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합니다. 그 예외에 들어가는 성폭력처벌법상 범죄가 바로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와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입니다. 즉 통매음으로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그 형이 벌금형에 그친다면, 이 단서 덕분에 신상정보 등록대상에서 빠지는 것입니다. 통매음 벌금형이 등록되지 않는다는 설명은 바로 여기에서 나옵니다.
다만 이 예외는 '벌금형에 한정된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같은 통매음이라도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그것이 집행유예가 붙은 징역형이라 하더라도 단서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 등록대상이 됩니다. 결국 통매음의 등록 여부는 죄명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죄명에 벌금형이라는 형이 결합되었을 때 비로소 예외가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제13조 통신매체이용음란죄 — 벌금형이면 등록대상에서 제외.
제12조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 벌금형이면 등록대상에서 제외.
두 죄명이라도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이면 예외가 아니어서 등록대상.
예외 목록은 조문에 열거된 죄명에 한정되며, 그 밖의 죄명에는 확장되지 않음.
카메라등이용촬영이 단서에서 빠진 이유 — 제14조는 예외가 없다
여기서 핵심은 단서에 열거된 조문이 제12조와 제13조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을 규정한 제14조는 이 예외 목록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예외에 없다는 것은 곧 제42조 본문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카메라등이용촬영은 그 형이 벌금형이든, 정식재판을 거치지 않은 약식명령이든 관계없이, 유죄가 확정되는 순간 신상정보 등록대상이 됩니다. 통매음에는 있는 '벌금형 예외'가 제14조에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 촬영죄만 예외에서 뺐는지는 촬영물이라는 이 범죄의 특성으로 설명되곤 합니다. 통매음이 대체로 메시지가 전달된 그 순간에 그치는 것과 달리, 불법촬영은 촬영물 자체가 파일로 남아 이후 유포·재유포로 반복해서 확산될 위험이 크다는 점이 무겁게 고려된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래서 벌금형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형사절차가 끝나더라도, 재범 방지와 피해 확산 억제라는 목적에서 등록 자체는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셈입니다.
제42조 단서에 열거된 것은 제12조·제13조뿐이고 제14조는 없다. 예외에서 빠졌다는 것은 곧 벌금형·약식명령이어도 본문대로 등록된다는 의미다.
약식명령·벌금형이어도 등록되는 이유 — 등록은 별도 선고가 아니다
많은 분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판사가 '신상정보를 등록하라'고 따로 선고하는 절차가 있어야 등록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제42조는 등록대상을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자'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등록은 법원이 판결로 별도로 명하는 처분이 아니라, 대상 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법률에 의해 당연히 뒤따르는 효과입니다. 정식 재판 없이 검사의 청구로 벌금이 정해지는 약식명령이라도, 그것이 확정되면 등록대상이라는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법정에서 등록에 관한 언급이 없었으니 나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벌금 약식명령을 받고 사건이 끝난 줄 알았는데, 얼마 뒤 경찰관서로부터 기본신상정보를 제출하라는 통지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가 이런 구조에서 생깁니다. 등록을 다투고 싶다면 등록 단계가 아니라, 그 앞의 유죄 성립 여부나 형의 종류를 정하는 단계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등록은 판사가 따로 선고하는 처분이 아니라 유죄 확정에 법률상 당연히 따라오는 효과다. 약식명령 벌금이라도 확정되면 등록을 피할 수 없다.
등록되면 실제로 무엇이 남나 — 제출 의무와 10년의 등록기간
등록대상자가 되면 형사처벌과는 별개의 의무가 새로 생깁니다.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성명·주소·직업·연락처와 사진 등 기본신상정보를 관할 경찰관서에 제출해야 하고, 이후 주소나 직업 등 등록사항이 바뀌면 그때마다 변경 내용을 다시 신고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사진 촬영을 위해 경찰관서에 출석하는 의무도 따릅니다. 벌금형으로 형사절차 자체는 가볍게 끝났더라도, 등록에 따른 이 관리 의무는 상당 기간 이어집니다.
등록기간은 선고받은 형에 따라 성폭력처벌법 제45조가 정해 둔 대로 달라집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으로 벌금형을 받은 경우라면 등록기간은 10년입니다.
벌금형 — 10년.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 — 15년.
3년 초과 10년 이하의 징역·금고형 — 20년.
사형·무기형 또는 10년을 초과하는 징역·금고형 — 30년.
카메라등이용촬영 벌금형의 등록기간은 10년이다. 형사처벌은 벌금으로 끝나도, 제출·변경신고 의무는 그 기간 동안 이어진다.
등록과 공개·고지는 다르다 — 벌금형에서 특히 구분해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신상정보 '등록'은 '공개'나 '고지'와 전혀 다른 절차라는 점입니다. 등록은 법무부가 내부적으로 관리하는 자료로, 등록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신상이 일반에 공개되거나 이웃에게 알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공개명령(이른바 성범죄자 알림e 등을 통한 신상공개)과 고지명령(거주지 인근 세대·기관에 대한 우편 통지)은 법원이 판결로 선고해야 비로소 효력이 생기는 별도의 처분입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이 벌금형이나 약식명령에 그친 사안에서는, 등록은 되더라도 공개·고지명령까지 함께 부과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또한 등록이 영구적인 것도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5조의2 등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등록기간이 끝나기 전이라도 법원에 등록 면제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을 두고 있습니다. 예컨대 선고유예를 받아 일정 기간이 지나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처럼, 형의 종류와 이후 사정에 따라 등록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사건 초기에 형의 종류를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가 등록과 그 이후까지 좌우하게 됩니다.
등록은 법무부가 관리하는 자료이고, 공개·고지는 법원이 판결로 선고하는 별개의 처분이다. 벌금형에 그친 촬영 사건은 등록은 되어도 공개·고지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주 묻는 질문
Q. 카메라등이용촬영으로 벌금형만 받아도 신상정보가 등록되나요?
A. 네. 성폭력처벌법 제42조는 제14조 위반으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등록대상으로 정하고, 통매음·다중이용장소 침입과 달리 벌금형을 예외로 빼 주는 단서가 없습니다. 따라서 벌금형이나 약식명령이어도 등록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Q. 통매음은 벌금형이면 등록되지 않는다는데 사실인가요?
A. 성폭력처벌법 제42조 단서가 제13조(통매음)와 제12조(다중이용장소 침입)를 벌금형에 한해 등록대상에서 제외합니다. 다만 같은 죄라도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받으면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 등록대상이 되므로, 어디까지나 벌금형일 때만의 예외입니다.
Q.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나왔고 재판에서 등록 얘기가 없었는데 등록되나요?
A. 등록은 법원이 판결로 따로 선고하는 처분이 아니라, 유죄가 확정되면 법률상 당연히 따라오는 효과입니다.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이후 경찰관서로부터 기본신상정보 제출 통지를 받게 되므로, 법정에서 언급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등록을 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Q. 등록되면 이웃이나 직장에 제 신상이 알려지나요?
A. 신상정보 등록 자체는 법무부가 관리하는 자료로 일반에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웃 통지나 인터넷 신상공개는 공개명령·고지명령이라는 별도의 법원 처분이 있어야 이루어지며, 카메라등이용촬영이 벌금형에 그친 사안에서는 통상 그러한 명령까지 부과되지 않습니다.
Q. 카메라등이용촬영 벌금형이면 등록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45조에 따라 벌금형은 10년입니다. 징역형은 형량에 따라 15년·20년·30년으로 늘어납니다. 다만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면 기간이 끝나기 전에 등록 면제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Q.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도 했는데 그래도 등록되나요?
A. 초범이라는 사정이나 피해자와의 합의는 형을 정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그 결과가 카메라등이용촬영 유죄(벌금형 포함)로 확정되는 이상 등록 자체를 없애 주지는 못합니다. 등록의 부담을 줄이려면 유죄 성립 여부나 형의 종류(벌금 대신 선고유예 등)를 다투는 단계에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맺음말
카메라등이용촬영이 벌금형이나 약식명령에 그쳐도 신상정보가 등록되는 이유는, 재판부의 재량이나 우연이 아니라 성폭력처벌법 제42조 단서에서 이 죄명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통매음이나 다중이용장소 침입은 벌금형이면 등록에서 제외되지만, 제14조에는 그 예외가 처음부터 없어 유죄 확정만으로 등록이 따라옵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다툼은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앞 단계인 유죄 성립 여부와 형의 종류를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에 있습니다.
불법촬영 사건은 촬영물의 존재와 고의, 촬영 대상 부위의 성적 의미 등 다투어 볼 지점이 사건마다 다르고, 형의 종류에 따라 등록과 그 기간, 면제 가능성까지 달라집니다. 수원·경기남부에서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으로 조사나 재판을 앞두고 계시다면, 벌금이냐 아니냐를 넘어 이후의 등록까지 내다보며 초기부터 방향을 잡아 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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