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지급보증 청구 — 발주자 부도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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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 지급보증 청구 — 발주자 부도 대응법 

강대현 변호사

공사를 마쳐 놓고도 발주자가 부도를 내면 시공사는 기성금과 준공금을 받을 길이 막막해집니다. 발주자가 회생이나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공사대금 채권은 다른 채권자들과 함께 배당 대상이 되어 실제로는 일부만 회수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 계약 단계에서 발주자가 미리 세워 둔 공사대금 지급보증이 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부도난 발주자가 아니라 보증기관을 상대로 미지급 대금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공사대금 지급보증이 무엇이고, 발주자 부도라는 보증사고가 생겼을 때 어떤 요건과 절차로 보증기관에 청구해 대금을 회수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공사대금 지급보증이란 — 이행보증과 방향이 정반대인 담보장치

공사대금 지급보증은 발주자가 시공사에게 지급해야 할 공사대금을 보증기관이 대신 담보해 주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담보의 방향입니다. 흔히 접하는 공사이행보증은 시공사가 공사를 제대로 완성할 의무를 담보하는 것이어서, 보증을 신청하는 보증계약자는 시공사이고 그 보증금을 받는 보증채권자는 발주자입니다. 반대로 공사대금 지급보증은 발주자가 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담보하는 것이므로, 보증계약자는 발주자이고 보증채권자는 시공사가 됩니다. 부도 위험을 떠안는 주체가 반대라서, 정작 보증기관에 청구하는 사람의 위치도 정반대로 뒤집힙니다.

실무적으로 보면, 발주자가 건설공제조합·전문건설공제조합·서울보증보험 같은 보증기관에 자신의 지급의무를 보증받아 지급보증서를 발급받고 이를 시공사에게 교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후 발주자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시공사는 그 지급보증서를 근거로 보증기관에 미지급 대금을 청구하게 됩니다. 결국 이 제도의 본질은 언제 흔들릴지 모르는 발주자 개인·법인의 신용을, 보증기관이라는 안정적인 신용으로 바꿔 끼워 두는 안전장치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계약 상대방이 자금 사정이 불투명한 민간 발주자일수록 지급보증의 실익이 커집니다.

공사이행보증은 시공사의 완공의무를, 공사대금 지급보증은 발주자의 지급의무를 담보한다 — 담보 대상과 청구 주체가 서로 반대라는 점을 먼저 구분해야 한다.

발주자에게 지급보증 의무가 생기는 근거 —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의2

공사대금 지급보증은 단순한 관행이 아니라 법이 정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의2는 국가·지방자치단체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이 아닌 자, 즉 민간 발주자가 발주한 공사를 수급인이 도급받은 경우로서 수급인이 발주자에게 계약의 이행을 보증하는 때에는, 발주자도 수급인에게 공사대금의 지급을 보증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시공사가 이행보증을 서면 발주자도 그에 상응해 지급보증을 서라는 상호주의가 이 조항의 뼈대입니다. 국가·지자체·공공기관 발주공사가 제외되는 이유는, 발주자인 국가 등의 지급능력을 굳이 별도로 보증받을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발주자가 이 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은 하나로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지급보증서를 발급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것이 곤란한 경우에는 수급인이 그에 상응하는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이행보증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보험료 또는 공제료를 지급하는 방법도 허용됩니다. 다만 모든 공사에 이 의무가 붙는 것은 아니고,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이 정한 소규모공사(공사기간이 짧은 단기공사 등)는 계약이행보증과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모두 생략할 수 있습니다.

  • 지급보증서 발급 — 보증기관을 통해 발주자의 지급의무를 보증받아 시공사에게 교부.

  • 담보 제공 — 부동산 등 담보를 시공사에게 제공하는 방법.

  • 보험료·공제료 대납 — 보증·담보가 곤란하면 시공사의 보험·공제 가입 보험료를 이행보증일부터 30일 내 지급.

  • 소규모공사 예외 — 시행령이 정한 단기·소액 공사는 이행보증과 지급보증을 생략 가능.

민간공사에서 시공사가 이행보증을 섰다면, 발주자도 공사대금 지급보증·담보·보험료 중 하나로 지급을 담보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의2의 상호주의다.

발주자가 지급보증을 서주지 않을 때 — 시공 중지와 계약 해지 카드

제22조의2는 발주자가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시공사가 쓸 수 있는 방어권도 함께 규정합니다. 발주자가 공사대금의 지급보증, 담보의 제공 또는 보험료 등의 지급을 하지 않으면, 수급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발주자에게 그 이행을 최고하고 공사의 시공을 중지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발주자가 최고한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수급인은 도급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발주자가 실제로 부도에 이르기 전에 위험을 미리 차단하도록 설계된 장치입니다. 대금을 떼일 조짐이 보이는데도 계속 자재와 노무를 투입하다 손해를 키우는 상황을 막아 주는 셈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현실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법이 의무를 정해 두었어도, 실제 민간공사 현장에서는 지급보증서 발급 없이 공사가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데 지급보증서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면, 발주자가 부도난 뒤에는 청구할 보증기관 자체가 없어 이 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방어는 부도 이후가 아니라 계약 시점에 있습니다. 계약을 맺을 때 발주자가 지급보증서를 실제로 교부했는지 확인하고, 서주지 않으면 위 최고·시공중지·해지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두어야 합니다.

가장 확실한 대비는 부도가 난 뒤가 아니라 계약 시점에 지급보증서를 실제로 받아 두는 것이다 — 보증서가 없으면 청구할 상대 자체가 없다.

언제 청구할 수 있나 — '보증사고'로서의 발주자 부도

지급보증서가 있다고 해서 아무 때나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청구의 문을 여는 열쇠는 보증사고의 발생입니다. 보증사고란 보증계약자인 발주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 대상 의무, 즉 공사대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발주자의 부도, 회생·파산 절차 개시, 지속적인 자금난으로 인한 기성금·준공금 미지급 등이 전형적인 보증사고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발주자가 지급을 준비하며 잠시 늦어진 단순 지연이나, 기성 정산에 관한 정당한 이견으로 지급을 보류한 경우는 곧바로 보증사고로 보기 어려울 수 있어, 사고 성립 여부부터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보증사고가 발생하면 시공사에게는 통지의무가 따라옵니다. 보증채권자는 보증사고가 생긴 사실을 알게 되면 이를 지체 없이 보증기관에 알려야 하고, 통지가 늦어져 손해가 확대된 부분에 대해서는 보증기관과 다툼의 소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보증은 무기한이 아니라 보증서에 기재된 보증기간 안에 발생한 사고를 대상으로 하며, 청구도 정해진 기한 안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발주자의 부도 정황이 포착되면 곧바로 보증서의 보증기간과 청구기한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보증금 청구 절차 — 통지에서 지급까지 무엇을 준비하나

실제 청구는 보증사고 통지, 서류를 갖춘 보증금 청구, 보증기관의 심사, 보증금 지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청구가 접수되면 보증기관은 보증사고 관련 서류를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심사를 거쳐 적정한 지급액을 산정한 뒤 보증채권자에게 지급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가 실제로 얼마만큼 시공했고 그중 얼마가 미지급 상태인지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곧 청구의 승패를 가릅니다. 그래서 준비 서류를 빠짐없이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지급보증서 사본 — 보증기관·보증금액·보증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원본 보증서.

  • 도급계약서와 산출내역서 — 계약 대금과 지급 조건, 기성 지급 방식을 증명.

  • 기성고 확인 자료 — 기성검사조서, 감리·감독의 기성 확인 자료 등 실제 시공 분량을 입증.

  • 미지급 대금 내역 — 세금계산서, 기성청구서, 입금내역 대비 미수령액 정리.

  • 발주자 부도 소명자료 — 부도 사실, 회생·파산 개시결정문 등 보증사고를 증명하는 자료.

심사 단계에서 보증기관은 시공사가 주장하는 기성고와 미지급액이 객관적으로 맞는지를 따집니다. 발주자와 시공사 사이에 기성 정산, 하자, 지체상금 같은 다툼이 남아 있으면 그만큼 지급액이 조정될 수 있고, 다툼이 확정되지 않은 부분은 뒤로 미뤄지기도 합니다. 결국 평소에 기성검사와 정산 서류를 꼼꼼히 갖춰 두었는지가 청구 금액을 좌우합니다. 부도 조짐이 보일 때 기성 확인 서류를 서둘러 정리해 두는 것이 실무에서 가장 실효성 있는 대비입니다.

보증금은 '주장한 만큼'이 아니라 '증명된 기성고와 미지급액만큼' 지급된다 — 기성검사조서와 정산 자료의 정리가 곧 회수 금액을 결정한다.

얼마를 받을 수 있나 — 보증금액 한도와 기성고, 그리고 구상권

보증금은 손해 전액을 무제한으로 메워 주는 것이 아니라 상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실제 지급액은 미지급 공사대금의 범위 안에서, 보증서에 적힌 보증금액을 한도로 산정됩니다. 보증금액은 통상 도급금액의 일정 비율로 정해지므로, 만약 미지급액이 보증금액을 넘어선다면 그 초과분은 보증기관이 아니라 여전히 발주자, 즉 파산재단이나 회생채무자를 상대로 회수해야 할 채권으로 남습니다. 따라서 보증금액이 실제 위험을 충분히 덮는 수준인지도 계약 단계에서 함께 살펴야 합니다.

지연손해금이나 부수적으로 발생한 손해가 어디까지 보증 범위에 들어가는지는 개별 보증약관에 따라 달라지므로, 원금 외의 항목은 약관 문언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한편 보증기관이 시공사에게 보증금을 지급하고 나면, 보증기관은 그 지급액만큼 발주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해 회생·파산 절차에서 회수를 시도하게 됩니다. 그 결과 시공사는 같은 미지급 대금을 두고 보증기관과 발주자 양쪽에서 이중으로 받을 수는 없으며, 보증기관에서 받은 만큼 발주자에 대한 채권은 그만큼 줄어드는 관계가 됩니다.

하수급인이라면 — 원도급자 부도와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제34조)

지금까지는 원도급 시공사가 발주자에게 청구하는 구도를 살펴봤지만, 자신에게 일을 준 상대방인 원도급자가 부도난 하수급인의 상황도 구조가 비슷합니다. 이 경우에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4조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이 작동합니다. 제34조는 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 지급을 보증하는 지급보증서를 주고, 하수급인은 그 상대방인 수급인에게 계약이행보증을 서는 상호 교환 구조를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도급자가 부도나면 하수급인은 이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근거로 보증기관에 미지급 하도급대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하수급인은 원도급자의 부도 등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라고 청구하는 직접지급청구 제도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보증기관에 대한 지급보증 청구와 발주자에 대한 직접지급청구는 근거와 상대방이 다른 별개의 수단이므로, 사안에 따라 더 확실히 회수할 수 있는 쪽을 택하거나 두 절차를 함께 진행하는 전략을 고려하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기성고와 미지급액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갖춰져 있어야 실제 회수로 이어진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원도급자가 부도나면 하수급인은 제34조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청구와 발주자에 대한 직접지급청구를 나란히 두고, 회수 가능성이 높은 쪽을 택하거나 병행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발주자가 국가나 공공기관이어도 공사대금 지급보증을 받을 수 있나요?

A.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의2의 지급보증 의무는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발주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공공발주 공사는 발주자의 지급능력이 안정적이라고 보아 이 의무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공공공사에는 대가 지급 시기나 지연이자에 관한 별도의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 그 틀 안에서 보호받게 됩니다.

Q. 계약할 때 지급보증서를 못 받았는데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나요?

A. 발주자가 이미 부도에 이른 뒤에는 새로 지급보증서를 발급받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래서 계약 초기에 부여된 최고·시공중지·계약해지 권리를 제때 행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급보증서가 없는 상태에서 발주자가 부도났다면, 회생·파산 절차에서 공사대금 채권을 신고해 배당을 받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Q. 발주자가 부도났는데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이미 시공을 마친 기성고 범위에서 미지급된 대금을 산정해 청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남은 공사는 계약을 해지하고 그 시점까지의 기성을 정산한 뒤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때 부도 시점의 기성고를 명확히 확정해 두어야 청구 범위를 둘러싼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보증금 청구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보증서에 기재된 보증기간과 청구기한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보증사고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보증기관에 통지하고, 필요한 서류를 갖춰 정해진 기한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통지나 청구가 늦어져 손해가 커진 부분에 대해서는 보증기관과 책임 범위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신속한 대응이 유리합니다.

Q. 발주자와 기성금 액수를 두고 다투던 중이었는데도 청구가 되나요?

A. 보증기관은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기성고를 기준으로 심사하므로, 다툼이 없는 확정된 부분 위주로 먼저 지급되고 나머지는 소송이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기성검사조서, 감리 확인 자료, 세금계산서 등 미지급액을 입증할 자료가 준비돼 있을수록 인정 범위가 넓어집니다. 다툼의 소지가 큰 사안일수록 자료 정리가 청구 결과를 좌우합니다.

Q. 보증기관이 지급을 거절하면 어떻게 하나요?

A. 먼저 거절 사유가 보증사고 불성립인지, 서류 미비인지, 기성고 다툼인지를 확인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을 채우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래도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증기관을 상대로 보증채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보증사고의 성립과 미지급 대금의 규모를 증명하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맺음말

공사대금 지급보증은 언제 흔들릴지 모르는 발주자의 신용을 보증기관의 신용으로 바꿔 두는 안전장치입니다. 발주자 부도라는 보증사고가 발생하면 부도난 발주자가 아니라 보증기관을 상대로 미지급 대금을 청구할 수 있고, 그 성패는 계약 시점에 지급보증서를 실제로 확보해 두었는지, 그리고 평소 기성고와 정산 자료를 얼마나 꼼꼼히 관리해 두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하수급인이라면 하도급대금 지급보증과 발주자에 대한 직접지급청구까지 함께 저울질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처럼 민간 건설공사가 활발한 곳에서는 발주자의 자금난이나 부도로 대금 회수가 막히는 사례가 꾸준히 생깁니다. 발주자의 부도 정황이 감지되면 지급보증서를 받아 두었는지, 미지급 대금과 기성고를 뒷받침할 자료가 정리돼 있는지부터 점검하고, 보증기간과 청구기한을 넘기기 전에 대응 방향을 정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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