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본주택과 다른 시공, 분양계약 해제·손해배상 되나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 분양계약 해제·손해배상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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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일반/매매손해배상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 분양계약 해제·손해배상 되나 

강대현 변호사

모델하우스에서 본 원목마루와 넓어 보이던 발코니를 믿고 계약했는데, 막상 입주해 보니 마감재가 다르고 구조도 미묘하게 달라 당황하는 수분양자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견본주택과 실제 시공이 다르다고 해서 늘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분양계약이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 견본주택에서 본 내용이 언제 계약 내용이 되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이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나누고, 해제와 손해배상을 각각 어떤 요건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분양계약, 원칙은 준공도면이 기준이다

아파트 분양계약서 자체는 목적물의 외형이나 재질까지 구체적으로 적어두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판례는 분양계약이 그 자체로 완결된 것이 아니라, 목적물의 외형·재질 등이 견본주택과 각종 인쇄물에 의해 구체화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봅니다. 다만 이때 "구체화"의 기준이 항상 견본주택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4다22772 판결은 사업주체가 분양안내서나 견본주택 등을 통해 사업승인도면에 기재된 특정 시공 내용을 별도로 표시하여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편입하였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했는지는 원칙적으로 준공도면(사용승인도면)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 이유도 판결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사업승인도면은 사업주체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기 위해 제출하는 기본설계도서에 불과해 대외적으로 공시되지 않고, 실제 건축 과정에서는 설계변경이 잦으며, 변경된 내용이 반영된 최종설계도서로 사용검사를 받은 뒤에는 그 준공도면을 기준으로 하자보수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분양 당시 보여준 도면과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채무불이행이 되지 않고, 준공도면과 실제 시공이 일치하는지가 우선 확인 대상이 됩니다.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을 문제 삼으려면 이 원칙적 기준을 먼저 넘어서야 한다는 뜻입니다.

견본주택·분양광고가 계약 내용이 되는 경우

그렇다면 견본주택에서 본 사양이 계약 내용으로 인정되는 예외는 언제일까요.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이 그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판결은 분양광고의 내용 중 구체적인 거래조건, 즉 아파트의 외형·재질·구조 등에 관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수분양자가 분양자에게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이는 사항은 분양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법원은 온천 광고, 바닥재(원목마루) 광고, 유실수단지 광고, 테마공원 광고는 아파트의 외형·재질 등에 관한 것이어서 계약 내용이 된다고 인정했습니다.

반대로 같은 판결은 도로확장이나 서울대 이전, 전철복선화 같은 개발 호재성 광고는 아파트의 외형·재질과 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사회통념상 수분양자 입장에서 분양자가 그 내용을 직접 이행한다고 기대할 수 없는 것이어서 계약 내용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을 다툴 때 이 구분이 핵심입니다. 마감재 종류, 바닥재, 붙박이 가구 사양, 창호나 새시의 재질처럼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구체적 사양은 계약 내용으로 편입될 여지가 크지만, 조망이나 향후 개발 전망처럼 분양자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요소는 편입되기 어렵습니다.

  • 계약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큰 것 — 바닥재·마감재 종류, 붙박이 가구, 새시 재질, 세대 구조·평면.

  • 계약 내용이 되기 어려운 것 — 인근 개발 호재, 교통망 확충 계획, 조망·일조에 대한 막연한 기대.

  • 편입 여부를 가르는 기준 — 사회통념상 수분양자가 분양자에게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구체적 거래조건인지.

견본주택의 사양은 원칙이 아니라 예외로 계약 내용이 된다 — 외형·재질처럼 구체적이고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사항일 때만 편입된다.

시공이 다르다면 — 채무불이행의 성립

견본주택이나 분양광고의 내용이 위 기준에 따라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는데도 실제 시공이 그와 다르다면, 이는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은 것이어서 민법 제390조가 정한 채무불이행, 그중에서도 불완전이행에 해당합니다. 분양자가 계약 내용대로 시공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때 분양자가 시공사에 책임을 미루거나 설계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사정을 수분양자에게 미리 고지하고 동의를 받지 않은 이상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분양계약을 매매계약으로 보는 실무 관점에서는 민법 제580조, 제575조가 정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두 책임은 요건과 효과가 조금 다릅니다. 채무불이행책임은 분양자의 귀책사유(고의·과실)를 전제로 하지만, 하자담보책임은 무과실책임에 가까워 분양자의 과실을 별도로 증명할 필요가 적습니다. 대신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해제는 뒤에서 보듯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로 제한되고, 권리행사 기간도 짧게 설정되어 있어 어느 책임을 구성해 주장하느냐에 따라 실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경우와 손해배상만 가능한 경우

견본주택과 다르게 시공됐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계약 해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하자의 정도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하자가 실질적으로 보수 가능하고 그 비용이 과다하지 않은 수준이라면, 법원은 계약 해제보다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우선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감재 색상이 다르거나 붙박이 가구의 브랜드가 바뀐 정도라면 대체로 이 범주에 들어가,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하자가 구조적인 원인에서 비롯되어 특정 부분을 고쳐도 다른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재발하고, 그로 인해 건물을 본래 목적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정도라면 계약 해제 요건을 충족할 여지가 커집니다.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이 세대 구조 자체를 바꿔 버렸거나, 안전이나 방수처럼 근본적인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면 단순한 손해배상을 넘어 해제까지 주장할 근거가 됩니다. 결국 "얼마나 다른가"가 아니라 "그 차이가 계약의 목적 달성에 지장을 주는가"가 해제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견본주택에서는 에어컨 배관을 벽체 매립형으로 시공한다고 안내했는데 실제로는 노출형 배관으로 시공됐다면, 이는 외형에 관한 구체적 사양이라 계약 내용 편입 가능성이 크지만 재시공이나 마감 보완으로 해결할 여지가 있어 손해배상 선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발코니 확장 구조나 세대 내 벽체 배치 자체가 견본주택과 다르게 시공돼 실사용 동선과 면적 활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면, 이는 부분 보수로 되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해제까지 주장할 근거가 한층 뚜렷해집니다. 이처럼 같은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이라도 그 대상이 마감·설비인지, 구조·안전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는 점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해제 절차 — 최고가 필요한 경우와 필요 없는 경우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하려면 절차도 챙겨야 합니다. 시공을 바로잡는 것이 여전히 가능한 상태라면 민법 제544조에 따라 상당한 기간을 정해 시정을 최고한 뒤에도 이행하지 않을 때 비로소 해제할 수 있습니다. 최고 없이 곧바로 해제 통보부터 하면 오히려 그 해제 자체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위험이 있으므로, 먼저 서면으로 시정을 요구하고 상당한 기간을 부여하는 절차를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반면 이미 준공되어 입주까지 마친 아파트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세대 구조나 이미 매립된 배관·마감처럼 재시공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부분은 민법 제546조가 정한 이행불능에 해당할 수 있어, 이 경우에는 최고 없이 곧바로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준공 이후 시점에는 재시공보다 금전배상으로 해결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구조 자체를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그 차액을 금전으로 배상받는 것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해제보다 손해배상을 통한 해결을 우선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손해배상의 범위는 어떻게 산정하나

계약을 해제하지 않고 손해배상만 청구하는 경우든, 해제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든 배상 범위를 정하는 원칙은 같습니다. 판례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채권자가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때 지출비용의 배상 범위는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었을 때 얻었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범위를 넘지 못합니다.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 사안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흔히 문제 되는 것은 시공 차이로 인한 목적물의 시가 하락분과, 계약대로 시공했다면 들었을 비용과 실제 들어간 비용의 차액입니다. 예를 들어 원목마루로 광고했는데 합성마루가 시공됐다면 그 자재 차액과 시공비 차액이 기본적인 배상 범위가 되고, 세대 구조가 달라져 전용면적이나 활용도에 실질적 차이가 생겼다면 그로 인한 시가 하락분까지 배상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감정평가나 시공 견적을 통해 차액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환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배상액 산정은 세대별로 감정을 거쳐 구체화됩니다. 가령 감정 결과 원목마루와 합성마루의 자재비·시공비 차액이 세대당 수백만 원 수준으로 나온다면 그 금액이 기본 배상액이 되고, 여기에 구조 변경으로 재산정된 시가 하락분이 별도로 인정되면 배상액은 그만큼 늘어납니다. 다만 이미 지급한 옵션비나 발코니 확장비처럼 계약과 별도로 지출한 비용은 시공 차이와 직접 관련이 없는 한 이 배상 범위에 당연히 포함되지는 않으므로, 어떤 지출이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별도로 정리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것 — 증거와 청구 근거의 병행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을 다투는 소송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그 사양이 계약 내용이었다"는 사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증명하느냐입니다. 분양 당시 배포된 카탈로그와 안내책자, 견본주택 내부 사진이나 영상, 분양 상담 시 받은 확인서나 옵션 계약서 등을 계약 체결 시점부터 챙겨두어야 합니다. 입주 이후에 발견한 차이라면 준공도면과 실제 시공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사진과 전문가 감정 자료를 함께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청구 근거도 하나로 한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사업자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같은 법 제10조는 이를 위반해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친 사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웁니다. 채무불이행책임과 이 표시광고법상 책임을 함께 주장할 수 있는 사안도 있어, 어느 하나의 청구가 배척되더라도 다른 근거로 구제받을 여지가 남습니다. 다만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권리행사 기간과 채무불이행에 따른 일반 소멸시효 기간이 서로 다르므로, 어떤 책임구성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한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미리 확인해두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견본주택과 실제 아파트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무조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판례상 하자 판단은 원칙적으로 준공도면을 기준으로 하고, 견본주택 사양이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려면 외형·재질처럼 구체적이고 사회통념상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사항이어야 합니다. 개발 호재 광고처럼 분양자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내용은 계약 내용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 마감재가 다른 정도로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나요?

A. 하자가 보수 가능하고 비용이 과다하지 않은 수준이라면 해제보다 손해배상이나 보수청구가 우선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조적 결함처럼 계약의 목적 달성 자체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면 해제까지 나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Q. 이미 입주해서 살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문제 삼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권리행사 기간과 채무불이행에 따른 소멸시효 기간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어, 시간이 많이 지날수록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입주 이후 발견했더라도 가급적 빨리 증거를 확보하고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분양자가 시공사에 책임을 미루면 어떻게 되나요?

A. 수분양자와 계약 관계에 있는 것은 분양자이므로, 시공을 실제로 누가 했는지와 무관하게 계약 내용대로 이행할 책임은 분양자에게 있습니다. 분양자가 시공사와의 내부 관계를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습니다.

Q. 소송 외에 다른 해결 방법은 없나요?

A. 분양자와 협의해 하자보수나 차액 정산으로 조기에 합의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합의 과정에서도 계약 내용 편입 여부와 차액 산정 근거를 명확히 정리해두어야 추후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아직 준공 전인데 견본주택과 다르게 시공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준공 전이라면 서면으로 시정을 요구하고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정 요구를 무시하고 그대로 준공되면 이후 재시공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해제보다 손해배상으로만 다투게 될 가능성이 커지므로, 문제를 인지한 시점에 바로 서면 통지를 남겨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맺음말

견본주택과 다른 시공은 흔히 벌어지는 분쟁이지만, 결과는 그 차이가 계약 내용으로 편입될 수 있는 구체적 사항인지, 그리고 계약의 목적 달성에 지장을 줄 정도로 중대한지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준공도면 기준의 원칙과 견본주택 편입의 예외를 먼저 구분하고, 그 위에서 해제와 손해배상 중 무엇을 주장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분양 당시 자료와 실제 시공 상태를 비교할 증거를 갖추고 있는지에 따라 주장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달라지므로, 문제를 인식한 시점에 관련 자료부터 정리해두는 것이 실질적인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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