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비는 지하철 강제추행 혐의, CCTV로 되짚는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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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붐비는 지하철 강제추행 혐의, CCTV로 되짚는 대응법 

김강희 변호사


붐비는 지하철 강제추행 혐의, CCTV로 되짚는 대응법


사건 개요


출근길 만원 지하철이나 붐비는 버스 안, 몸을 가누기도 어려운 혼잡 속에서 갑자기 낯선 사람이 "이 사람이 몸을 만졌다"고 소리치고, 그대로 역무원과 경찰 앞에 서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누군가를 만진 기억이 없거나, 열차가 흔들리며 떠밀린 것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느새 강제추행 피의자가 되어 진술을 요구받습니다. 붐비는 공간에서는 누구의 몸이 어디에 닿았는지조차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기에, 억울함은 큰데 이를 설명할 말이 궁해집니다.

실제로 대중교통에서 추행 혐의로 지목된 분들이 "나는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을 뿐"이라며 상담을 청해 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억울하다는 감정만으로는 혐의가 벗겨지지 않습니다. 법은 이 문제를 피의자의 억울함이 아니라, 문제된 신체접촉이 추행의 고의로 이루어진 것인지, 그리고 지목된 사람이 실제 그 행위를 한 사람이 맞는지라는 틀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중교통 추행 사건은 순간의 정황과 목격·피해 진술만으로 유죄가 쉽게 굳어질 위험이 큰 반면, 바로 그 현장이 CCTV로 촘촘히 기록되는 공간이라는 점이 방어의 열쇠가 됩니다. 결과가 갈리는 지점은 말솜씨가 아니라, 그 객관 기록을 얼마나 빨리 확보해 접촉의 성격과 행위자를 다시 짚어 내는가에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판단의 갈림길이 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된 신체접촉이 강제추행죄의 '추행'과 '고의'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혼잡에 따른 우발적 접촉인지입니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 성립하는데, 판례는 상대의 의사에 반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추행행위 그 자체를 폭행으로 봅니다(이른바 기습추행). 특히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2018도13877)로 종래의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라는 엄격한 기준을 폐기하고, 폭행죄·협박죄에서 말하는 폭행·협박과 같은 정도이면 충분하다고 정리했습니다. 즉 폭행·협박의 세기를 다투는 방어는 갈수록 힘을 잃고, 다툼의 중심은 추행의 고의와 접촉의 성격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둘째, 지목된 사람이 실제 행위자가 맞는지(동일인 특정)입니다. 셋째, 죄명의 분류입니다. 성적 고의도 추행도 없다면 애초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고, 반대로 혼잡을 이용한 추행이 문제 되는 국면이라면 성폭력처벌법 제11조 공중밀집장소추행(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성격이 갈리기도 합니다. 이 쟁점들은 하나같이 '그 순간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라는 사실인정에 달려 있고, 그 사실을 가장 객관적으로 붙들어 주는 증거가 바로 CCTV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CCTV로 '추행의 고의'와 접촉의 성격을 재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뜨려야 하는 것은 "고의로 만졌다"는 전제입니다. 붐비는 대중교통에서는 접촉 자체가 불가피하기에,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이 곧 추행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영상을 해체해 읽습니다.

1) 접촉 순간의 물리적 정황을 장면 단위로 분리합니다.

영상을 통상 속도로 한 번 보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접촉이 발생한 구간을 초·프레임 단위로 끊어, 그 직전에 열차의 급정거나 곡선 구간 진입, 정차역에서의 승객 쏠림처럼 몸을 떠밀 만한 외력이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피고인의 손과 몸이 이러한 외력의 방향과 일치해 움직였는지, 접촉이 한순간에 그쳤는지 아니면 유지·반복되었는지를 짚습니다. 우발적 접촉은 외력의 방향을 따라 짧게 스치고, 의도적 추행은 외력과 무관하게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는 점에서 갈리기 때문입니다.

2) 시선·자세·동선으로 '성적 의도'의 부재를 드러냅니다.

강제추행이 성립하려면 추행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응시하거나, 일부러 접근하거나, 위치를 따라 이동했는지를 영상에서 검증합니다. 반대로 손잡이를 잡은 채 반대편을 보고 있었거나, 휴대전화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거나, 승객에 밀려 자세가 무너진 정황이 확인되면, 접근을 통한 고의를 뒷받침할 근거가 사라집니다. 기습추행 법리로 접촉 자체가 폭행으로 평가된다 하더라도, 이처럼 성적 의도를 향한 행동이 관찰되지 않으면 고의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3) 2023년 판례 변경에 맞추어 방어의 축을 재설정합니다.

앞서 본 전원합의체 판결로 '폭행·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였는가'를 다투는 방어는 실익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김강희 변호사는 힘의 세기가 아니라 접촉의 우발성과 고의의 부재로 무게중심을 옮깁니다. CCTV에서 확인되는 물리적 정황과 시선·자세를 근거로, '추행 행위 자체가 없었거나 성적 고의가 없었다'는 서사를 수사 초기 진술 단계에서부터 일관되게 세워 두어야, 이후 조사와 재판에서 진술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동일인 특정을 검증하고 영상을 지워지기 전에 확보하기


접촉의 성격을 다투기에 앞서, '지목된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이 맞는가'부터 확인해야 하는 사건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검증은 영상이 남아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승하차 시각·위치·인상착의로 동일인 여부를 대조합니다.

만원 전동차에서는 지목이 어긋나기 쉽습니다. 피해자가 뒤늦게 몸을 돌려 근처에 있던 사람을 가리키는 일이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승강장과 차량 내 CCTV로 피고인의 승하차 시각, 이동 동선, 옷차림을 대조해, 피해자가 지목한 시점에 피고인이 실제로 그 위치에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지목된 시각과 피고인의 실제 위치가 어긋나면, 동일인 특정 자체가 무너집니다.

2) 피해·목격 진술과 객관 정황의 정합성을 검증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유죄의 핵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입니다. 그래서 진술에 담긴 시각·위치·행동의 세부를 CCTV가 보여 주는 객관 정황과 하나씩 맞춰 봅니다. 이는 피해자를 인신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진술이 실제 기록과 정합적으로 맞아떨어지는지를 검증하는 작업입니다. "왼쪽에서 만졌다"는 진술과 달리 영상 속 피고인이 오른쪽에 있었다는 식의 구체적 불일치가 드러나면, 진술만으로 유죄를 굳히기는 어려워집니다.

3) 영상이 삭제되기 전에 증거보전으로 붙듭니다.

가장 결정적인 실무 포인트입니다. 대중교통과 역사의 CCTV는 보존기간이 길지 않아, 시간을 흘려보내면 정작 필요한 영상이 이미 지워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혐의를 받은 초기 단계에서 곧바로 사실조회와 증거보전 신청을 통해 삭제 전에 원본 영상을 확보합니다. 나아가 수사기관이 임의제출·압수한 영상에 대해서도 원본과의 동일성, 구간 누락이나 편집 여부를 함께 점검해, 유리한 장면이 빠진 채 불리한 부분만 증거로 쓰이는 일을 막습니다.


결론


대중교통 강제추행 사건은 '지목당한 순간' 이미 불리한 구도가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현장이 CCTV로 기록되는 공간이라는 점이, 억울함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낼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영상은 며칠 사이에도 지워질 수 있어, 확보가 늦어지면 되짚을 기록 자체가 사라집니다.

접촉이 우발적이었다는 사실과 지목이 어긋났다는 정황을 객관 기록으로 얼마나 빨리 붙드는가가 결과를 가르며, 그 준비는 혐의를 인지한 바로 그 시점부터 시작할수록 유리합니다. 지금 대중교통에서 추행 혐의로 지목되어 억울한 상황이라면, 무엇을 먼저 확보하고 어떤 순서로 다투어야 할지 대응의 방향과 시점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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