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과 유언] 치매 환자가 작성한 유언공정증서, 무효일까?
- 유언능력 판단 기준과 유언 무효를 전제로 한 소송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치매나 인지저하 진단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유언공정증서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유언이 언제나 유효한 것도 아닙니다.
유언의 효력을 판단할 때 핵심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유언자가 유언장을 작성할 당시, 자신의 재산, 재산을 받을 사람과 유언의 결과를 이해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둘째, 공정증서 유언에 필요한 구수·낭독·승인·서명 또는 기명날인 절차가 실제로 지켜졌는지입니다.
▶ 치매 진단과 유언능력의 부재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유언이 유효하려면 유언자에게 자신의 행위가 가지는 의미와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일반적으로 ‘유언능력’ 또는 ‘의사능력’이라고 합니다.
유언능력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는 유언자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이해할 수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자신이 보유한 재산이 무엇인지
재산을 누구에게 남기려는 것인지
어느 재산을 어느 정도로 유증하려는 것인지
유언으로 상속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유언자의 기억력이 일부 저하되었거나 치매 관련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유언의 구체적인 내용과 결과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유언능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상적인 인사나 간단한 대화가 가능했다는 사정만으로 유언능력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유언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수증자, 유증 비율 및 법률적 결과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유언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병명이 아니라, 유언자가 해당 유언의 의미와 결과를 실제로 이해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 법원이 판단하는 기준 시점은 ‘유언을 작성한 당시’입니다
유언능력 분쟁에서 법원이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시점은 과거의 검사일이나 사망 직전의 상태가 아닙니다.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한 바로 그 당시가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유언자가 유언 작성 수년 전에 인지기능 저하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진단만으로 수년 뒤 작성된 유언의 효력이 곧바로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유언을 작성한 후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거나 중증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사정 역시 유언 당시 상태를 추정하는 자료는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과거의 의사능력 부재를 확정하는 자료는 아닙니다.
따라서 유언무효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치매 병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넘어, 그 병력이 유언 당시 유언자의 판단능력에 실제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밝혀야 합니다.
유언의 유효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도 단순히 “평소 대화가 가능했다”는 주장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유언일을 전후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 공정증서 유언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나요?
민법 제1068조에 따르면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다음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증인 2인이 참여할 것
유언자가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할 것
공증인이 유언자의 구수를 필기하고 낭독할 것
유언자와 증인이 그 내용이 정확하다는 것을 승인할 것
유언자와 증인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할 것
공정증서 유언은 공증인과 증인이 참여하고 법률이 정한 엄격한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유언자의 의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그러나 공정증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유언능력과 법정 절차의 준수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증인 2인의 참여, 유언 취지의 구수, 공증인의 필기·낭독, 유언자와 증인의 승인 및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갖추어져야 공정증서 유언이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지켜지지 않은 공정증서 유언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 유언자가 모든 내용을 직접 말해야 할까요?
공정증서 유언에서 말하는 ‘구수’란 유언자가 말로 유언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언자가 공정증서에 기재된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유언자의 의사를 미리 확인하여 공정증서 초안을 작성한 후,
공증인이 유언자에게 재산과 수증자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유언자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절차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대법원은 미리 작성된 서면에 따라 질문하고 유언자가 짧게 답변한 경우에는 구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공증인의 구체적인 질문과 유언자의 답변을 통해 유증 대상과 수증자에 관한 의사가 명확하게 확인되고, 유언자의 의사능력과 전체 경위에 비추어 진정한 의사에 따른 유언으로 인정된다면 구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답변이 짧았다는 이유만으로 유언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유언자의 답변을 통해 다음 사항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었는지입니다.
누구에게 재산을 주려는지
어떤 재산을 주려는지
어느 정도의 지분이나 금액을 주려는지
그 내용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인지
▶ 단순히 고개만 끄덕였다면 유효할까요?
유언자가 질문을 듣고 단순히 고개만 끄덕였다는 사정만으로 유효 여부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유언자가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타인이 준비한 유언 내용을 듣고 고개만 끄덕였다면 유언능력과 구수 요건이 모두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유언자가 반혼수상태에서 공정증서의 내용을 듣고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인 사안에서, 유언자에게 의사능력이 없었고 유언 취지의 구수도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법원이 확인하는 것은 단순히 “네”라고 답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는지가 아닙니다.
유언자의 말과 행동을 통해 유언 내용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에 따라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 유언능력과 유언 방식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유언의 무효를 전제로 한 소송에서는 다음 두 가지 쟁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① 유언능력의 문제
유언자가 유언 당시 자신의 행위가 가지는 의미와 결과를 이해할 수 있었는지의 문제입니다.
② 유언방식의 문제
유언자가 공증인 앞에서 유언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낭독한 후 유언자와 증인이 정확함을 승인하고 서명 또는 기명날인했는지의 문제입니다.
유언자가 충분한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법률이 정한 방식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유언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정증서가 형식적으로 작성되어 있더라도 유언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다면 유언의 효력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유언무효소송에서는 의료기록만 검토해서도 안 되고, 공정증서의 존재만 확인해서도 안 됩니다. 유언능력과 작성 절차를 각각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 유언무효소송에서 중요하게 검토되는 증거

유언능력을 둘러싼 소송에서는 특정 진단서나 인지기능 검사 점수 하나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법원은 유언일을 중심으로 의료자료, 공증 과정, 유언자의 일상생활과 유언 내용의 형성 경위를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유언일 전후의 진료기록
유언일과 가까운 시기의 의무기록, 진단서, 투약 내용과 인지기능 검사 결과가 우선적으로 검토됩니다.
다만 인지기능 검사 점수만으로 유언능력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 시점, 검사 목적, 신체 상태 및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공증인과 증인의 진술
공증인이 유언자에게 어떤 질문을 하였고, 유언자가 어떤 방식으로 답변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공증인과 증인들이 유언자의 재산 인식, 수증자에 관한 이해와 의사표현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유언일 전후의 생활자료
유언 전후의 통화와 문자메시지, 금융거래, 병원 방문, 외출, 계약 체결과 가족 간 대화도 판단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유언자가 자신의 재산을 직접 관리하거나 구체적인 의사를 표현한 자료가 있다면 유언능력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유언 내용의 형성 과정
유언자가 생전부터 특정 가족에게 해당 재산을 주겠다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표현하였다면, 유언 내용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형성된 의사에 따른 것임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종전의 의사와 전혀 다른 내용의 유언이 갑자기 작성되었고, 수증자가 공증 절차와 유언 내용의 결정을 모두 주도하였다면 유언의 진정성을 둘러싼 다툼이 커질 수 있습니다.
▶ 유언무효와 유류분 보전청구는 다른 문제입니다
유언 관련 상속분쟁에서는 유언무효 주장과 유류분 청구가 함께 제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언무효 주장
유언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거나 법률이 정한 유언 방식이 지켜지지 않아 유언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입니다.
유언이 무효가 되면 그 유언을 원인으로 이루어진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도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유류분 보전청구
유언이나 증여가 유효하더라도, 일정한 상속인에게 보장된 최소한의 상속이익이 부족해진 경우 그 부족분의 보전을 구하는 청구입니다.
현행 민법 제1112조에 따른 유류분권리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및 직계존속입니다. 형제자매는 유류분권리자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한 2026. 3. 17. 시행된 민법 제1115조는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경우 원칙적으로 부족한 한도에서 재산의 가액 지급을 청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가액 지급을 청구한 날부터는 이자도 가산됩니다.
두 청구는 요건과 결과가 다르므로, 유언이 유효로 판단되더라도 유류분 문제는 별도로 남을 수 있고, 유류분 청구가 일부 인정되었다고 해서 유언이나 그에 따른 등기가 당연히 효력을 잃는 것도 아닙니다.
▶ 유류분 금액은 어떻게 다투게 될까요?
유류분은 상대방이 청구한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실제 소송에서는 다음과 같은 계산의 전제를 하나씩 검토해야 합니다.
상속 개시 당시 피상속인이 보유한 재산
유류분 산정에 포함되는 생전 증여와 유증
부동산의 객관적인 시가
피상속인의 금융채무와 조세채무
각 상속인이 생전에 받은 증여와 특별수익
공동상속인별 법정상속분과 유류분 비율
유류분권리자의 기여분 및 유류분 상실 사유 등 개정법상 쟁점
유언무효 주장과 유류분 보전청구가 함께 제기되었다면, 유언능력에 관한 방어와 별도로 재산목록 및 금융자료를 정리해야 합니다.
▶ 유언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할 때 분쟁을 줄이는 방법

고령이거나 인지저하 병력이 있는 사람이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할 때는 유언서의 문구만큼 작성 과정이 중요합니다.
유언자가 자신의 말로 의사를 설명하게 해야 합니다
유언자가 자신의 재산, 수증자와 유증 이유를 직접 설명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증인의 질문에도 단순히 “네”라고만 답하기보다, 어떤 재산을 누구에게 주려는지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유언일과 가까운 의료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유언일과 가까운 시기에 진료를 받고, 의사소통과 판단능력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진단서 한 장만으로 유언능력이 완전히 증명되는 것은 아니므로, 공증 과정과 생활자료도 함께 준비해
야 합니다.
유언이 형성된 경위를 남겨야 합니다
유언자가 오래전부터 같은 의사를 표시해 왔다면 관련 문자, 편지, 대화 내용과 재산관리 자료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수증자가 모든 절차를 주도하는 모습은 피해야 합니다
수증자가 유언 내용과 공증인, 증인, 이동 과정까지 모두 결정한 것으로 보이면 사후 분쟁에서 불필요한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유언자의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의사표현이 드러나도록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 그 외 자주 묻는 질문
Q1. 치매 진단서가 있으면 유언공정증서는 무효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치매 진단은 중요한 판단자료이지만, 유언 당시 유언의 의미와 결과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유언능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진단 시점과 유언일 사이의 간격, 유언 당시의 의사소통,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공증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Q2. 공증인이 작성한 유언도 무효가 될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공정증서 유언이라도 유언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거나, 증인 참여·구수·낭독·승인·서명 또는 기명날인 등 민법이 정한 방식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Q3. 유언자가 “네”라고만 답했다면 무효인가요?
짧게 답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증인의 질문이 구체적이었는지, 답변을 통해 재산과 수증자에 관한 의사가 명확하게 확인되었는지, 유언자가 내용을 이해할 능력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Q4. 유언이 유효하면 다른 상속인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나요?
유언이 유효하더라도 직계비속,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의 유류분이 침해되었다면 유류분 보전청구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치매 병력이 있다는 사실과 유언 당시 유언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은 구별되어야 합니다.
유언공정증서의 효력은 진단서 한 장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유언이 이루어진 시점을 중심으로 의료기록, 공증인의 질문과 유언자의 답변, 증인의 진술, 서명 과정, 일상생활 자료와 유언 내용이 형성된 경위를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이미 유언 무효를 전제한 소송이 제기되었거나 분쟁 가능성이 예상된다면, 우선 유언일 전후의 자료가 소실되지 않도록 확보해야 합니다.
아울러 상대방이 다투는 쟁점을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유언 당시 의사능력의 부재를 문제 삼는 것인지, 공정증서 작성 과정에서의 방식상 하자를 주장하는 것인지, 또는 유언의 효력은 인정하면서 유류분 침해만을 다투는 것인지에 따라 필요한 증거와 대응 전략은 달라집니다.
법률사무소 국보는 다수의 상속 관련 사건을 수행하며, 언론에도 보도된 무안공항 참사로 일가족이 사망한 사건의 상속 절차를 담당한 바 있습니다.
여러 상속인의 이해관계가 동시에 얽히고, 상속인의 범위와 상속재산의 확정 자체가 복잡했던 사건을 처리하면서 유언능력과 유언 방식에 관한 증거를 어떠한 순서와 방법으로 수집·정리해야 실제 소송에서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실무적으로 축적해 왔습니다.
상속 분쟁은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느 시점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속과 유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법률사무소 국보가 당신 곁에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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