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스캠 투자 사기 — 신고부터 피해금 회수까지
사건 개요
온라인에서 우연히 알게 된 상대와 매일 안부를 나누고 마음을 열어가던 어느 날, '나만 아는 좋은 투자처'를 소개받습니다. 처음에는 소액을 넣어 보니 정말로 수익이 찍히고 출금도 문제없이 됩니다. 신뢰가 쌓이자 금액이 커지고, 어느 순간 목돈을 넣은 뒤에야 출금이 막힙니다. "세금을 먼저 내야 한다", "인증 수수료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그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이런 피해를 입은 분들이 "이게 사기인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며 뒤늦게 상담을 청해 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상대에 대한 배신감과 자책이 앞서지만, 감정만으로는 한 푼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법은 이 문제를 상대의 행위가 '기망'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빠져나간 돈을 어디까지 되돌릴 수 있는지라는 틀로 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얼마나 빨리, 무엇을 확보하며 움직였는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판단의 갈림길이 되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상대의 행위가 사기죄(형법 제347조)의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즉 처음부터 돌려줄 의사나 능력 없이 투자를 가장했는지입니다. 둘째, 피해금이 계좌이체로 갔는지, 가상자산으로 이전됐는지입니다. 회수의 경로와 속도가 여기서 갈립니다. 셋째, 돈을 받은 계좌명의인이 누구이고 어떤 책임을 지는지입니다. 넷째, 시간—자금이 인출·분산되기 전에 움직였는가가 회수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초기 대응이 늦으면 뒤의 회수 단계는 손을 쓸 자산 자체가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로맨스스캠은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기 전에, 돈의 흐름을 얼마나 빨리 붙잡고, 그 돈을 받은 사람에게 어떤 책임을 구성하느냐가 사실상 승패를 정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사기 성립을 구성하고, 자금 흐름을 즉시 차단하기
가해자는 해외에 있거나 신원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두 가지를 동시에 열어야 합니다. 하나는 '이것이 사기였다'는 구성을 갖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남아 있는 돈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1) 편취의 '고의'를 정황 증거로 구성합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의 핵심은 상대가 처음부터 돌려줄 의사나 능력 없이 기망했다는 편취의 고의입니다. 로맨스스캠은 가해자의 자백이 없으므로 이 고의를 정황으로 세웁니다. 조작된 투자 플랫폼과 수익 화면, 소액은 출금을 허용하다가 목돈이 들어오자 출금을 막고 '세금·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반복 유도한 패턴, 동일 수법의 다수 피해 정황을 시간 순서대로 엮습니다. 이 흐름이 정리되면 '투자 실패'가 아니라 '처음부터 편취를 위한 설계'였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2) 남은 자금의 이동을 즉시 차단합니다.
로맨스스캠은 '용역 제공을 가장한 사기'로 분류되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계좌 지급정지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2026년 제도 개선으로, 금융당국이 관련 법을 적극 해석해 로맨스스캠·투자사기 등 신종 사기도 금융회사와 수사기관의 협업을 통해 최대 72시간까지 계좌 임시정지가 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계좌이체 피해는 은행과 경찰(112)에 즉시 신고해 이 임시정지를 활용하고, 가상자산으로 이전된 경우에는 거래소에 해당 지갑·계정의 이전 정지·보전을 요청합니다. 자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출·분산되므로, 이 조치는 무엇보다 빠를수록 좋습니다.
3) 자금이 흘러간 계좌의 명의인을 특정합니다.
실제 가해자는 잡기 어려워도, 피해금이 거쳐 간 국내 계좌의 명의인·인출책·환전책은 특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대포통장·명의대여로 범행을 도운 것이어서, 형사상 방조는 물론 뒤이을 민사 회수의 핵심 상대가 됩니다. 고소와 함께 수사기관이 확보하는 계좌 거래내역을 통해 자금이 어느 계좌를 거쳐 어디로 빠져나갔는지를 단계별로 추적하고, 자금이 여러 계좌로 분산된 경우에는 각 단계의 명의인을 함께 특정합니다. 나아가 그가 단순히 통장을 빌려준 것인지, 인출·송금에 적극 가담한 것인지 역할을 구분해 두면, 뒤이을 민사에서 각자의 책임 정도를 다르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계좌명의인의 책임을 물어 피해금을 되돌려 받기
형사 처벌과 피해금 회수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가해자가 처벌받아도 그에게 남은 재산이 없으면 돈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로맨스스캠의 회수는 대개 돈을 받은 계좌명의인에게 어떤 책임을 구성하느냐에서 현실이 됩니다.
1) 계좌명의인에게 부당이득과 과실 방조 책임을 함께 묻습니다.
피해금을 받은 계좌명의인에게는 두 축으로 접근합니다. 하나는 법률상 원인 없이 돈을 받아 보유했다는 부당이득반환(민법 제741조)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통장을 양도·대여한 데 대한 과실에 의한 방조 손해배상(민법 제750조)입니다. 명의인이 "나도 속았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 통장을 넘기게 된 경위와 대가,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려운 정황을 짚어 예견가능성을 입증합니다. 부당이득은 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방조 책임은 그의 관여 정도를 기준으로 구성해 두 축을 함께 세웁니다.
2) 과실상계를 전제로 '회수 가능한 범위'를 설계합니다.
계좌명의인의 방조 책임이 인정되어도, 피해자가 상대적으로 쉽게 속은 사정과 명의인의 기여 정도에 따라 과실상계로 배상 범위가 조정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전액이냐 아니냐"로 접근하지 않고, 명의인의 관여 정도와 예견가능성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세워 회수 비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청구를 설계합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 배상 일부라도 회수하느냐 마느냐는, 이 과실상계 공방을 얼마나 준비했는가에서 갈립니다.
3) 가압류로 재산을 먼저 묶어 둡니다.
판결을 받아도 상대에게 남은 재산이 없으면 회수는 공허해집니다. 그래서 상대가 재산을 은닉·처분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재산을 묶어 두어야 합니다. 예금·부동산은 물론 급여채권·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까지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피해 사실과 채권의 존재를 소명할 자료를 갖춰 가압류를 신속히 신청해 재산을 동결한 뒤 본안을 진행합니다. 이렇게 재산을 먼저 확보해 두는 것이 실제로 돈을 돌려받는 확률을 높이는 핵심입니다. 가상자산으로 흩어진 자금 역시 거래소를 거치며 실명 계정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으므로, 그 계정·자산을 확인해 보전 대상으로 삼습니다.
결론
로맨스스캠은 마음을 판돈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다른 사기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그러나 회수의 관점에서 보면, 이 사건의 승패는 감정이 아니라 시간과 자금 흐름, 그리고 계좌명의인의 책임 구성에서 결정됩니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송금을 멈추고 대화·이체 내역을 보전하며 자금 차단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미 큰 금액이 빠져나갔더라도 늦었다고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자금이 완전히 흩어지기 전이라면 되돌릴 여지가 있으므로, 무엇을 남기고 어디부터 막아야 할지 대응의 방향과 순서를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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