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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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김강희 변호사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사건 개요


이혼을 결심한 분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물음이 "협의이혼으로 끝낼 수 있을까, 아니면 소송까지 가야 할까"입니다. 많은 분이 협의이혼은 무조건 빠르고 간편한 길, 재판상 이혼은 최후의 수단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단 협의로 밀어붙였다가 조건 합의가 틀어져 되돌아오거나, 반대로 겁을 먹고 재판부터 알아보다가 정작 필요 없는 다툼에 시간을 쏟기도 합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의 사정은 제각각입니다. 배우자가 이혼에는 동의하는데 재산분할이나 양육 문제에서 팽팽히 맞서는 경우, 배우자가 이혼 자체를 거부하며 버티는 경우, 상대의 외도나 폭언에서 벗어나고 싶은 경우가 모두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혼"이라도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는 이 사정에 따라 갈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은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요건과 목적이 다른 별개의 제도입니다. 선택의 기준은 단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배우자와 이혼 및 그 조건에 합의가 되는가, 그리고 법이 정한 이혼 사유가 있는가입니다. 이 두 축을 먼저 짚어야 헛걸음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어느 길이 맞는지를 가르는 갈림길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배우자가 이혼 자체에 동의하는지입니다. 둘째, 재산분할·위자료·친권·양육 같은 조건에 합의가 되는지입니다. 셋째, 상대에게 민법 제840조가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가 있는지입니다. 넷째, 소송에 따르는 시간·감정·증거의 부담을 감당할 상황인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습니다. 배우자가 이혼과 조건 모두에 합의한다면 협의이혼이 가장 빠르고 가볍습니다. 반대로 상대가 이혼을 거부하거나 조건에서 끝내 물러서지 않는다면, 합의가 없더라도 이혼할 길인 재판상 이혼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자신의 사정이 이 네 지점의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일이 선택의 출발점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협의이혼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경우와 놓치기 쉬운 함정


배우자가 이혼과 그 조건 모두에 합의한다면, 협의이혼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가장 유리합니다. 다만 "합의했으니 끝났다"고 안심하다 이혼 뒤에 다시 다투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협의이혼을 안전하게 마무리하려면 다음을 챙깁니다.

1) 이혼숙려기간과 신고 기한을 미리 계산합니다.

협의이혼은 부부가 함께 가정법원에 이혼의사확인을 신청하고, 이혼 안내를 받은 날부터 숙려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민법 제836조의2 제2항에 따라 양육할 자녀(임신 중인 자를 포함)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며, 폭력 등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이 기간이 단축·면제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특히 확인을 받은 뒤에도 3개월 안에 행정관청에 이혼신고를 하지 않으면 그 확인은 효력을 잃어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므로, 일정을 역산해 관리해야 합니다.

2)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양육·친권 협의서를 반드시 갖춥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의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서(또는 가정법원의 심판 정본)를 이혼의사확인 신청 시 제출해야 합니다(민법 제836조의2 제4항). 양육비 부담, 면접교섭 방법, 친권자·양육자 지정이 정해지지 않으면 숙려기간이 지나도 이혼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양육비의 액수와 지급 시기·방법, 면접교섭의 횟수와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적어 두어야 나중에 이행을 둘러싼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재산분할·위자료는 반드시 별도 합의서로 남깁니다.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입니다. 협의이혼 절차에서 법원이 확인하는 것은 이혼 의사와, 자녀가 있는 경우의 양육사항뿐이며,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는 확인 대상이 아닙니다. 말로만 "재산은 반씩" 하고 이혼하면 뒷날 다툼이 되살아납니다. 따라서 재산분할과 위자료의 금액, 부동산 명의이전·예금 정리·채무 분담의 이행 방법과 시점까지 서면 합의서로 남겨야 합니다. 재산분할을 미룬 경우라도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으므로(민법 제839조의2 제3항), 그 안에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재판상 이혼으로 가야 하는 경우와 그 준비


배우자가 이혼 자체를 거부하거나, 조건에서 끝내 합의가 되지 않거나, 상대의 유책행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 재판상 이혼으로 갑니다. 합의가 안 된다고 이혼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협의이혼과 달리 준비가 필요합니다.

1) 민법 제840조의 이혼사유에 사실관계를 맞춥니다.

재판상 이혼은 합의가 아니라 법이 정한 사유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민법 제840조는 여섯 가지를 정합니다.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 악의의 유기,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심히 부당한 대우,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받은 심히 부당한 대우, 3년 이상의 생사불명, 그리고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입니다. 자신의 사정이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 특정하고, 외도 정황·폭언·생활비 미지급 등을 카드 내역, 문자, 진단서, 녹취 같은 남는 형태로 시점별로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2) 소송에 앞서 조정을 먼저 거치는 절차를 이해합니다.

이혼소송은 곧바로 판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조정을 먼저 거칩니다(조정전치주의, 가사소송법 제50조). 조정을 신청하지 않고 소를 제기하더라도 법원은 그 사건을 조정에 회부합니다. 조정에서 이혼과 재산분할·양육이 합의되면 조정조서로 마무리되어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송 절차로 넘어갑니다. 조정 단계에서 정리되면 재판보다 빠르고 감정 소모도 적으므로, 협의가 완전히 깨진 것이 아니라면 조정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3) 재산분할·친권·양육·위자료를 한 번에 정리합니다.

재판상 이혼의 장점은 다투는 부수 문제를 법원이 한꺼번에 판단해 준다는 점입니다. 이혼 청구와 함께 재산분할, 위자료,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 양육비를 병합해 청구하면 하나의 판결로 확정됩니다. 상대가 재산을 빼돌릴 우려가 있으면 가압류·가처분으로 미리 잡아 둡니다. 한편 이혼에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나, 상대방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 오기나 보복으로 이혼에 불응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유책인지, 상대의 진짜 의사가 무엇인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결론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은 어느 쪽이 우월한지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내 상황에 무엇이 맞는지의 문제입니다. 배우자와 이혼 및 조건에 합의가 된다면 협의이혼이 가장 빠르고, 합의가 되지 않거나 상대가 이혼을 거부한다면 합의 없이도 이혼할 수 있는 재판상 이혼으로 가면 됩니다.

어느 길을 택하든 결과를 가르는 것은 재산분할·양육·위자료를 어떻게 정리하고 증거를 어떻게 남기느냐입니다. 협의처럼 보여도 조건을 서면으로 남기지 않으면 다시 다투게 되고, 재판이라도 사유와 증거의 준비가 없으면 길어집니다. 지금 배우자와의 합의 가능성, 그리고 이혼 사유와 증거의 상태를 놓고 어느 길이 맞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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