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처 탄원서, 양식대로 쓰면 감형될까요? 어떻게 쓰면 되나요?
선처 탄원서, 양식대로 쓰면 감형될까요? 어떻게 쓰면 되나요?
법률가이드
고소/소송절차형사일반/기타범죄

선처 탄원서, 양식대로 쓰면 감형될까요? 어떻게 쓰면 되나요? 

윤상현 변호사


들어가며

가족이나 지인이 형사재판을 받게 되면 가장 먼저 검색하는 것이 '선처 탄원서 양식'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떠도는 양식을 그대로 채워 제출한 탄원서는 판사에게 거의 인상을 남기지 못합니다. 탄원서는 법원이 형을 정할 때 '참고'하는 자료일 뿐, 내면 감형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담아야 의미가 있는지, 반대로 어떤 표현이 오히려 손해인지 결론부터 정리했습니다.


Q. 탄원서를 내면 정말 형이 줄어드나요?

내는 것만으로 줄지는 않습니다. '양형의 조건'에 해당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야 의미가 생깁니다. 법원은 형을 정할 때 범인의 성행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게 되어 있습니다(형법 제51조). 탄원서는 이 사정들을 판사에게 전달하는 통로입니다. 즉 탄원서 자체에 감형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제51조가 정한 참작 사항을 얼마나 구체적인 사실로 보여 주느냐가 관건입니다. 여기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인정되면 법원은 형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제53조 정상참작감경). '할 수 있다'는 표현 그대로, 감경은 어디까지나 법원의 재량입니다.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Q. 그럼 무엇을 써야 하나요?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아니라,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사실을 씁니다. 같은 내용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설득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관계 — "가족입니다"가 아니라 "형으로서 20년간 함께 살며 지켜봤습니다"처럼, 그 사람을 판단할 자격이 있음을 보여 주기

  • 반성 — "진심으로 반성 중입니다"가 아니라 사과 시도, 치료비 부담, 상담·치료 이수처럼 실제 한 행동으로

  • 피해 회복 — 합의했다면 그 사실을 객관적으로, 아직이면 합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 사회적 역할 —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점을 구체적 정황으로

특히 피해자와의 관계는 제51조가 명시한 참작 사항입니다. 대법원 양형기준 실무에서도 피해 회복과 처벌불원 의사는 비중 있게 다뤄집니다. 탄원서 열 장보다 합의서 한 장이 앞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형법 제53조(정상참작감경) — 범죄의 정상(情狀)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

Q. 오히려 손해가 되는 표현이 있다던데요?

세 가지는 피하셔야 합니다. 첫째, 감정만 앞세운 진술입니다. "착한 사람입니다" 같은 막연한 칭찬은 아무 정보도 주지 못합니다. 둘째, 사실관계 왜곡입니다. 사건을 축소하거나 미화하면 재판부가 이미 아는 기록과 어긋나 탄원서 전체의 신뢰를 잃습니다. 셋째, 법적 판단을 요구하는 표현입니다. "무죄에 해당합니다", "징역형은 부당합니다" 같은 문장은 반성이 없다는 인상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립니다"처럼 정중하게 호소하는 편이 낫습니다.

Q. 여러 명 것을 한꺼번에 대신 써 줘도 되나요?

본인 동의 없이 남의 이름으로 작성하는 것은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수십 장을 모으려다 지인들 이름과 서명을 임의로 채워 넣는 경우가 있는데, 타인 명의의 문서를 함부로 만들면 사문서위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감형을 받으려다 새로운 사건을 만드는 셈입니다. 장수를 늘리는 것보다, 실제로 그 사람을 아는 사람이 직접 쓴 몇 장이 훨씬 낫습니다.

형법 제231조(사문서등의 위조·변조) —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Q.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나요?

정해진 기한은 없지만, 판결 선고 전에 재판부가 읽을 수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재판이 끝나 가는 시점에 몰아서 내면 검토될 시간이 없습니다. 함께 챙길 것이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인데, 여기에는 명확한 기한이 있습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해야 하고, 한 번 철회하면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습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뒤늦게 합의해도 효력이 달라집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고소의 취소) — ①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②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할 수 없다. ③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에도 제1항과 제2항을 준용한다.

꼭 기억하세요

선처 탄원서에서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입니다. 법원이 형을 정할 때 참작하는 사항(형법 제51조)에 맞춰 관계·반성·피해 회복·사회적 역할을 구체적 사실로 보여 줄 때, 비로소 정상참작감경(제53조)의 근거가 됩니다. 감정에 기댄 칭찬, 사실 왜곡, 법적 판단 요구는 모두 역효과이고, 남의 이름을 빌린 탄원서는 그 자체로 위험합니다. 무엇보다 탄원서는 합의·피해 회복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순서를 바꾸지 마십시오.

이런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 선고가 임박해 탄원서·합의 진행 순서와 시점을 정리해야 하는 분

  • 피해자와의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어떻게 받아야 할지 막막한 분

  • 사실관계가 복잡해 탄원서에 어디까지 써도 되는지 판단이 어려운 분


※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윤상현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8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