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집행자 지정방법과 해임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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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집행자 지정방법과 해임사유 

김춘희 변호사

유언자가 사망한 후에는 유언의 내용을 실행할 사람이 필요하고, 이를 유언집행자라고 부릅니다. 유언집행자는 유언자가 유언으로 지정할 수 있고, 만일 유언자가 유언으로 유언집행자를 지정하지 않았다면 상속인이 유언집행자가 됩니다.

 

유언자가 유언집행자를 지정할 때는 반드시 유언으로 해야 하며, 유언집행자로 지정된 자는 당연히 유언집행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유언집행자로 지정된 자가 이를 승낙한 후 자신이 승낙한 사실을 상속인에게 통지해야만 유언집행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유언집행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 등 제한능력자와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은 유언집행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만일 유언집행자가 사망하거나, 갑자기 치매에 걸려 피성년후견인이 되어 유언집행자의 자격을 상실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상속인이 유언집행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해관계인이 가정법원에 유언집행자를 선임해 달라는 청구를 해야 합니다.

 

유언집행자는 취임 후 지체없이 상속재산목록을 작성하여 상속인에게 교부해야 하며, 상속재산목록에는 망인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채무)의 종류와 수량, 상황을 정확하게 기재하고, 작성일자까지 기재한 후 유언집행자가 서명해야 합니다.

 

한편, 유언집행자는 사퇴할 수도 있는데요. 사퇴사유로 인정되는 것으로는 질병, 공무, 외국여행, 원거리에 있는 곳으로의 이전 등으로 인해 유언집행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며, 유언집행자는 상속개시지의 가정법원에 유언집행자사퇴허가청구를 해야 합니다.

 

유언집행자가 그 임무를 해태하거나 유언집행자로서 적당하지 않다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상속인, 상속채권자, 수증자, 수증자의 채권자 등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가정법원에 유언집행자의 해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유언집행자가 그 임무를 해태한 경우란 유언집행자가 상속재산 부동산의 차임지급을 임차인에게 최고하는 의무가 있는데 이를 해태한 경우, 또는 상속재산에 관하여 상속인과 수증자 사이에 분쟁이 생겼는데 그 분쟁에 유언집행자가 개입하여 오히려 분쟁을 격화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 일부 상속인에게만 유리하게 편파적인 집행을 하여 공정한 유언의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언집행자가 유언에 해석에 관하여 상속인과 해석을 달리한다거나 유언을 충실하게 집행하는 과정에서 상속인과 갈등이 발생한 경우 등은 해임사유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한 사례가 있어서 소개해 드리면, 망인이 유언공증을 하면서 유언집행자로 친구 A를 지정하고 사망하였습니다. 이후 A는 망인의 유언대로 집행하기 위하여 우선 재산목록을 작성하면서 망인의 재산을 조회해 보았다가 망인의 은행예금 중 일부가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에 의해 이미 인출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A는 망인의 부인과 자녀들에게 인출한 은행예금을 반환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아직 인출되지 않고 남아있던 망인의 예금 12,300만원을 인출하여 자신의 예금계좌에 보관하였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을 횡령혐의로 고소하면서,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을 상대로 가압류신청을 하고, 예금반환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A씨의 예금계좌에 들어있는 12,300만원을 배분해달라는 망인의 상속인들의 청구를 거절하였는데요. 그러자,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법원에 유언집행자해임청구를 제기하였습니다. 1심 법원은 “A씨가 상속인들 전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고, 자신의 예금계좌에 보관하고 있는 금원의 분배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유언집행자의 지위에서 해임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망인의 유언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배되어야 할 금융자산 중 일부가 인출되어 상속인들이 보관중이라면 유언집행자인 A씨로서는 유언의 충실한 집행을 위해 자신이 소송당사자가 되어 직접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고 가압류를 취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 나아가 이미 인출된 예금채권의 규모와 상속인들 각자가 보관중인 금원의 내역 등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서는 유언의 취지대로 각 수증자들에게 분배할 수 없는 점에서도 A씨가 상속인들의 분배요구를 거절한 것은 임무해태 내지 불공정한 직무수행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유언집행자인 A씨가 유언의 집행에 방해되는 상태를 야기하고 있는 상속인들을 상대로 가압류와 본안소송을 제기하고, 상속인들과의 사이에 갈등이 초래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유언집행자를 해임하기에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라고 하여,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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