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예물·예단, 누가 돌려받나 — 약혼 부당파기 책임과 반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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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 예물·예단, 누가 돌려받나 — 약혼 부당파기 책임과 반환 범위 

강대현 변호사

결혼을 약속하고 예물과 예단까지 주고받았는데 파혼에 이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현실적인 고민이 "주고받은 예물·예단을 돌려받을 수 있는가"입니다. 감정적으로는 억울해도, 법은 예물의 반환 여부를 <누구의 잘못으로 파혼했는가>와 <혼인이 얼마나 진행됐는가>라는 두 축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파혼에 책임이 있는 쪽은 자기가 준 예물조차 돌려달라고 할 수 없고, 반대로 혼인이 상당 기간 유지된 뒤에는 원칙적으로 반환이 어렵다는 점은 많은 분들이 놓치는 대목입니다. 이 글에서는 약혼과 파혼의 법적 성질, 예물·예단 반환의 기준, 그리고 파혼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파혼은 법률용어로 '약혼 해제' — 강제할 수 없어도 책임은 남는다

약혼은 장차 혼인하기로 하는 합의, 즉 '혼인의 예약'입니다. 민법 제800조는 성년에 이른 사람은 자유롭게 약혼할 수 있다고 정하고, 18세가 된 사람은 부모나 미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약혼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01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파혼'은 법률용어로는 '약혼의 해제'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알아둘 점은, 약혼은 강제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민법 제803조). 상대가 마음을 바꿔 결혼을 거부해도 "약속했으니 결혼하라"고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혼인은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맡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강제할 수 없다'는 것과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파혼하면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남고, 이미 주고받은 예물·예단의 정산 문제도 뒤따릅니다. 예컨대 상견례와 예식장 예약까지 마친 뒤 한쪽이 특별한 사정 없이 결혼을 거부한 경우, 결혼 자체를 강제할 수는 없어도 상대가 입은 손해와 예물 문제는 별도의 법적 다툼으로 다뤄집니다.

약혼은 강제이행을 청구할 수 없지만(민법 제803조), 정당한 이유 없는 파혼에는 손해배상과 예물 정산 책임이 따른다.

약혼을 해제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 — 민법 제804조 여덟 가지

민법 제804조는 상대방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가 있을 때 약혼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사유에 해당하면 파혼한 쪽에는 귀책이 없는 '정당한 해제'가 되고, 이후 예물 반환과 손해배상의 향방도 이 귀책 판단에서 갈립니다.

  • 약혼 후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 약혼 후 성년후견개시나 한정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은 경우

  • 성병, 불치의 정신병, 그 밖의 불치의 병질(病疾)이 있는 경우

  • 약혼 후 다른 사람과 약혼이나 혼인을 한 경우

  • 약혼 후 다른 사람과 간음(姦淫)한 경우

  • 약혼 후 1년 이상 생사(生死)가 불명한 경우

  • 정당한 이유 없이 혼인을 거절하거나 그 시기를 늦추는 경우

  • 그 밖에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실무에서 다툼이 잦은 것은 마지막 '그 밖에 중대한 사유'(제8호)입니다. 상습적 폭언·폭행, 도박이나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 학력·직업·혼인 이력처럼 혼인 의사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사항을 속인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약혼 해제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며, 상대에게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때에는 그 해제의 원인이 있음을 안 때에 해제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805조).

예를 들어 상대가 약혼 후 다른 사람과 혼인한 사실이 드러났다면 이는 제804조 제4호에 정면으로 해당해 정당한 해제 사유가 되고, 이때 파혼을 선언한 쪽은 유책자가 아닙니다. 반대로 뚜렷한 사유 없이 감정이 식었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을 거부했다면 제7호의 '정당한 이유 없는 거절'로 평가되어 파혼한 쪽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예물·예단을 돌려받는 근거 — '혼인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

예물·예단은 왜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약혼예물의 수수(授受)를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와 유사한 성질"의 것으로 봅니다(대법원 1976. 12. 28. 선고 76므41,76므42 판결; 대법원 1996. 5. 14. 선고 96다5506 판결).

쉽게 말하면, 예물은 "결혼이 성립할 것"을 전제로 건넨 선물입니다. 그래서 결혼이 이뤄지지 않으면(해제조건의 성취) 증여의 효력이 사라지고, 원상회복으로서 받은 예물을 되돌려주어야 합니다. 파혼으로 혼인이 불성립하면 원칙적으로 서로 주고받은 예물·예단을 반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반환은 '내가 준 것은 상대가 돌려주고, 상대가 준 것은 내가 돌려주는' 원상회복 구조입니다. 현물이 남아 있으면 현물로, 이미 소비되었거나 현물 반환이 어려운 경우에는 그 가액을 기준으로 정산하는 것이 문제됩니다. 예단비처럼 현금으로 오간 부분도 같은 취지에서 반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사용처와 성격에 따라 다툼이 생길 수 있어 실제로는 송금·지출 내역을 근거로 범위를 따지게 됩니다.

약혼예물은 '혼인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여서, 파혼으로 결혼이 무산되면 원칙적으로 원상회복으로 반환된다(대법원 96다5506).

파혼에 책임 있는 쪽은 자기가 준 예물도 돌려받지 못한다

반환의 대원칙에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파혼에 과실이 있는 유책자는 자기가 제공한 예물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약혼 해제에 관하여 과실 있는 유책자로서는 그가 제공한 약혼예물을 적극적으로 반환청구할 권리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76. 12. 28. 선고 76므41,76므42 판결).

즉 내가 바람을 피우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결혼을 거부해 파혼을 초래했다면, 상대에게 준 예물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반면 상대의 귀책으로 파혼했다면, 내가 준 예물의 반환은 청구할 수 있고 상대가 내게 준 예물은 원칙대로 상대에게 돌려주면 됩니다. 결국 '내가 준 예물을 돌려받을 수 있는가'는 '내가 유책자인가 아닌가'에 직접 연결됩니다.

이 구조 때문에 파혼 분쟁에서는 누가 파혼의 원인을 제공했는가(귀책)가 예물 반환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예컨대 양쪽 모두 어느 정도 원인을 제공한 쌍방 과실이라면, 법원은 각자의 과실 정도를 비교해 반환 범위와 손해배상액을 함께 조정하게 됩니다.

결혼식을 올렸거나 상당 기간 함께 산 뒤 파탄됐다면 — 반환의 한계

파혼 단계가 아니라, 결혼식까지 올려 사실상 혼인이 성립하고 어느 정도 부부생활이 이어진 뒤 헤어진 경우라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혼인이 성립하고 상당한 기간 지속된 뒤에 파탄된 경우에는, 그 후 혼인이 해소되더라도 이미 목적을 달성한 예물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봅니다(대법원 1996. 5. 14. 선고 96다5506 판결). 예물은 혼인 생활을 두텁게 할 목적을 이미 달성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예물을 받은 쪽이 처음부터 성실하게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으면서 결혼을 이용했고, 그로 인해 혼인의 파국을 초래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과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혼인 불성립의 경우에 준하여 예물반환의무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96다5506).

정리하면, 혼인 전 단계의 파혼이라면 반환이 원칙이지만, 혼인이 실질적으로 성립·지속된 뒤라면 반환은 어렵고, 상대가 애초에 혼인 의사 없이 예물만 취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반환이 인정됩니다. 예컨대 혼인신고 뒤 며칠 만에 상대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으며 처음부터 결혼 의사가 없었음이 드러난 사안이라면,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혼인이 성립해 상당 기간 지속된 뒤 파탄되면 예물 반환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나, 상대가 처음부터 혼인 의사 없이 파국을 초래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로 반환의무가 인정된다.

파혼에 따른 손해배상과 위자료 — 민법 제806조

예물 반환과는 별개로, 정당한 이유 없이 파혼당한 쪽은 과실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06조 제1항). 이 손해배상에는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포함됩니다(같은 조 제2항).

재산상 손해로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실제 지출한 비용이 대표적입니다. 예식장·웨딩홀 계약 위약금,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이른바 '스드메') 취소 수수료, 신혼여행 취소 수수료, 신혼집·혼수 준비로 지출했다가 회수하지 못한 비용 등이 문제됩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상대의 귀책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로 한정되므로, 지출 사실과 그 인과관계를 증빙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위자료는 파혼의 경위, 약혼 기간, 파혼으로 입은 정신적 충격, 사회적 평가의 손상 등을 종합해 법원이 정합니다. 법에 정해진 정액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양도하거나 승계할 수 없고, 다만 당사자 사이에 그 배상에 관한 계약이 성립했거나 소를 제기한 후에는 예외가 인정됩니다(민법 제806조 제3항).

정당한 이유 없이 파혼당하면 예물 반환과 별개로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를 함께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06조).

파혼 분쟁,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 증거와 청구 절차

파혼과 예물 분쟁은 감정이 앞서기 쉬워, 사실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증거입니다. 다툼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정리해 두면 좋은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예물·예단 내역 — 품목과 구입 영수증·카드내역, 주고받은 정황(사진·메시지)으로 무엇을 얼마에 주고받았는지 특정합니다.

  • 결혼 준비 지출 증빙 — 예식장·스드메·신혼여행·혼수 계약서와 위약금·취소 수수료 영수증을 모아 재산상 손해를 구체화합니다.

  • 귀책 입증 자료 — 파혼의 원인이 상대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문자·메신저 대화, 통화 녹음, 이메일 등입니다.

  • 파혼 경위 정리 — 약혼 시점, 파혼 통보 시점과 방법, 그 사유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쟁점이 분명해집니다.

약혼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예물 반환 청구는 가정법원이 관할하는 다류 가사소송사건으로, 통상 먼저 조정 절차를 거칩니다. 조정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으로 이어집니다. 청구 금액과 귀책의 입증 정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초기부터 쟁점과 증거를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파혼하면 예물은 무조건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파혼으로 혼인이 성립하지 않으면 서로 주고받은 예물·예단은 원상회복으로 반환 대상이 됩니다. 다만 파혼에 책임이 있는 유책자는 자기가 준 예물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76므41,42). 따라서 '무조건'이 아니라, 누구의 귀책으로 파혼했는지가 관건입니다.

Q. 예단비로 보낸 현금도 반환 대상인가요?

A. 예단비 역시 결혼 성립을 전제로 오간 것이라면 같은 취지에서 반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특정 용도로 소비되었거나 성격이 애매한 경우에는 다툼이 생기므로, 송금 내역과 사용 정황을 근거로 반환 범위를 따지게 됩니다. 사안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저에게도 어느 정도 잘못이 있는데 예물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양쪽 모두 파혼에 책임이 있는 쌍방 과실이라면, 법원은 각자의 과실 정도를 비교해 반환 범위와 손해배상액을 조정합니다. 다만 파혼의 주된 원인이 본인에게 있는 유책자라면 자기가 준 예물의 반환청구는 어렵습니다. 먼저 자신의 귀책 정도를 객관적으로 가늠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Q. 결혼식을 올리고 며칠 만에 헤어졌는데 예물을 돌려받나요?

A. 혼인이 성립해 상당 기간 지속된 뒤 파탄됐다면 예물 반환은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상대가 처음부터 성실히 혼인할 의사가 없이 예물만 취하고 파국을 초래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면, 신의칙·형평의 원칙상 예외적으로 반환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96다5506). '며칠 만'이라는 기간 자체보다, 그 경위와 상대의 진짜 의사가 핵심입니다.

Q. 파혼 위자료는 어느 정도 인정되나요?

A. 위자료 액수는 법에 정해진 정액이 없고, 파혼의 경위와 귀책의 정도, 약혼 기간, 정신적 충격, 사회적 평가의 손상 등을 종합해 법원이 정합니다(민법 제806조). 예식·스드메·신혼여행 위약금 같은 재산상 손해와는 별도로 청구하며, 사안에 따라 인정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Q. 예물 반환과 손해배상은 어디에 청구하나요?

A. 약혼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과 예물 반환 청구는 가정법원이 관할하는 다류 가사소송사건으로, 통상 조정을 먼저 거칩니다. 조정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소송으로 진행됩니다. 청구 내용과 증거에 따라 절차 설계가 달라지므로, 초기 검토가 중요합니다.

맺음말

파혼은 감정적으로 힘든 일이지만, 예물·예단의 정산과 손해배상은 철저히 법적 기준에 따라 갈립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파혼으로 혼인이 성립하지 않으면 예물은 원칙적으로 반환 대상이지만, 파혼에 책임 있는 유책자는 자기 예물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둘째, 혼인이 실질적으로 성립·지속된 뒤 파탄됐다면 반환은 원칙적으로 어렵고, 상대가 애초에 혼인 의사 없이 파국을 초래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예외가 인정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파혼당했다면 예물 반환과 별개로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를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06조). 결국 파혼 분쟁의 결과는 '귀책 사유를 얼마나 명확히 입증하느냐'에 크게 좌우되므로, 예물 내역과 결혼 준비 지출, 파혼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를 초기에 확보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사안의 귀책 구조와 청구 가능성을 정리해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파혼과 예물 반환, 위자료 문제로 고민이 있으시다면, 사실관계를 차분히 검토해 실익 있는 방향을 함께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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