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법원에서 벌금 약식명령을 받아 든 순간, 많은 분들이 두 갈래 감정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한편으로는 '재판 없이 벌금으로 끝나 다행'이라는 안도가,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억울하다'거나 '벌금이 과하다'는 불만이 동시에 밀려옵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해 다시 다투고 싶지만, 괜히 청구했다가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거나 형이 더 무거워지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했을 때 형이 무거워질 수 있는지(형종 상향의 금지), 벌금 액수가 오를 여지는 없는지, 그리고 강제추행 사건에서 벌금형이 남기는 신상정보 등록·취업제한이라는 진짜 부담까지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약식명령에 불복하는 길 — 정식재판청구란 무엇인가
약식명령은 검사가 벌금·과료 정도가 적당하다고 판단한 사건에서 공개된 법정 심리 없이 서면만으로 처벌을 구하고(약식기소),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벌금을 부과하는 간이 절차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에서도 사안이 비교적 가볍거나 초범이라고 판단되면 정식 재판 대신 벌금 약식명령이 내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결과에 동의할 수 없을 때인데, 이때 다시 정식으로 다투는 방법이 바로 정식재판청구입니다.
형사소송법 제453조는 검사 또는 피고인이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청구는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며, 기간은 등본을 송달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계산합니다(초일불산입).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 다음 영업일까지 늘어나고, 피고인은 이 청구권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정식재판이 청구되면 사건은 통상의 공판절차로 넘어가, 법정에서 증거조사와 변론을 거쳐 판결로 다시 판단받게 됩니다. 즉 벌금 약식명령을 '없던 일'로 되돌려 처음부터 다시 다투는 기회를 얻는 셈입니다. 다만 이 기회에는 뒤에서 설명할 위험과 부담도 따르므로, 청구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정식재판청구는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해야 하며, 이 기간을 놓치면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핵심 질문 — 피고인이 청구하면 벌금이 징역으로 바뀔까(형종 상향의 금지)
정식재판청구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걱정은 "괜히 다퉜다가 벌금이 징역형으로 뒤바뀌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피고인 본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에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형종 상향의 금지)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형벌은 사형·징역·금고·벌금·과료 등으로 종류가 나뉘고, 벌금은 자유를 뺏는 징역·금고보다 가벼운 종류에 속합니다. 따라서 벌금 약식명령에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면, 법원은 재판 결과가 아무리 나빠도 벌금보다 무거운 종류인 징역이나 금고를 선고할 수 없습니다. 남는 선택지는 무죄, 벌금형 유지, 또는 같은 벌금형 범위 안에서의 조정뿐입니다.
참고로 과거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라 하여 피고인에게 전체적으로 더 불리하게 바꾸지 못하도록 규율했으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 사건에서는 '형종 상향의 금지'로 규율이 바뀌었습니다. 이름과 내용이 조금 달라졌으므로, "예전처럼 무조건 불리해지지 않는다"고 단순하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피고인이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보다 무거운 '종류'의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완전히 안전한가 — 벌금 액수가 오를 여지
여기서 흔한 오해가 하나 생깁니다. "형종 상향의 금지가 적용되니 형이 절대 무거워질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이 막는 것은 형의 '종류'를 올리는 것이지,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오르는 것'까지 막아 주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200만원 벌금 약식명령에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는데 심리 결과 300만원 벌금이 선고되는 것은, 같은 종류의 형이므로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법원이 약식명령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때에는 판결서에 그 양형의 이유를 적도록 되어 있어, 아무런 근거 없이 함부로 올리지는 않습니다. 실무상 벌금이 크게 뛰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지만, 다투는 과정에서 새로운 불리한 정황이 드러나거나 반성 없는 태도로 비치면 액수가 오를 위험은 열려 있습니다. 따라서 "종류는 못 올려도 액수는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정확히 알고 청구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검사가 청구한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형종 상향의 금지는 어디까지나 '피고인이 청구한 사건'에 적용되는 보호 장치입니다. 정식재판은 피고인만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검사도 청구할 수 있는데, 검사가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검사가 청구한 사건이라면 벌금보다 무거운 종류의 형이 선고될 여지도 이론적으로 존재합니다.
또한 피고인이 청구한 사건이라도 검사가 별도로 정식기소한 다른 사건과 병합되어 함께 심리되는 등 사정이 겹치면, 형종 상향의 금지가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단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우선 내가 받은 상황이 '피고인 청구' 사건인지, 검사도 청구했는지, 다른 사건과 얽혀 있지는 않은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확인만으로도 청구의 위험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강제추행에서 진짜 쟁점 — 벌금이라도 신상정보 등록대상
강제추행 사건에서 정식재판청구를 고민할 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벌금 액수가 아니라, 벌금형 확정이 남기는 부수적 처분입니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은 성폭력처벌법상 등록대상 성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는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규정합니다.
주의할 점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성폭력처벌법 제13조)처럼 일부 범죄는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등록대상에서 제외되지만,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은 벌금형이라도 등록대상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벌금 약식명령을 그대로 확정시키면 벌금만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진·주소 등 신상정보를 제출하고 일정 기간 등록·관리를 받는 대상자가 됩니다.
예를 들어 회식 자리에서의 신체 접촉으로 300만원 벌금 약식명령을 받은 사람이 "벌금만 납부하면 마무리된다"고 여겨 청구를 포기했는데, 확정과 동시에 신상정보 등록대상이 되어 매년 정보 제출 의무를 지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강제추행에서 벌금형 확정의 무게는 결코 벌금 액수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강제추행은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입니다 — 확정의 무게가 벌금 액수에 그치지 않습니다.
취업제한 명령도 벌금형에 따라올 수 있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부담이 취업제한입니다. 성범죄로 형이 확정되면 법원은 판결과 동시에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을 함께 선고할 수 있는데, 그 근거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입니다. 과거에는 형이 확정되면 일률적으로 취업이 제한됐지만,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2018년 7월부터는 법원이 사건마다 기간을 정하는 재량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법원이 최대 10년의 범위에서 취업제한 기간을 정하며, 재범 위험성이 낮다고 보면 기간을 짧게 하거나 취업제한 명령 자체를 면제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벌금형이라고 해서 취업제한이 당연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고, 사안에 따라 벌금형에도 취업제한이 붙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교육·보육·의료처럼 관련 기관 취업이 생업과 직결되는 직업군이라면 이 부수처분의 영향이 벌금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제한 대상: 학교·학원·어린이집 등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일부 성인 대상 기관의 운영·취업·사실상 노무제공이 제한됩니다.
기간: 법원이 최대 10년 범위에서 재량으로 정하며, 형이 가벼우면 짧게 정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면제·단축 요소: 초범, 우발적 경위,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사정, 진지한 반성과 피해 회복 등은 변론으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식재판을 청구할 것인가 — 전략적 판단
이제 판단의 축이 분명해집니다. 강제추행 벌금 약식명령에서 정식재판청구 여부는 단순히 '벌금을 깎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신상정보 등록·취업제한이라는 부수처분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무죄를 다퉈 이를 원천적으로 없앨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벌금 몇십만원의 차이보다 이 부수처분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관계 자체를 다툴 여지가 분명한 경우 — 추행의 고의가 없었거나, 접촉이 우연이었거나, 진술 외에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경우 — 라면 정식재판청구의 실익이 큽니다.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면 벌금은 물론 신상정보 등록도, 취업제한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 벌금 액수만 줄이려는 경우라면, 형의 종류는 오르지 않더라도 액수 증액 위험과 시간·비용을 감수해야 하고, 유죄가 유지되는 한 신상등록·취업제한은 그대로 남으므로 실익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다툴 여지가 있는가: 고의·추행 여부나 증거관계에서 무죄 가능성이 보이면 청구 실익이 큽니다.
목표가 무엇인가: 무죄인지, 벌금 감액인지, 취업제한 면제·단축인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집니다.
부수처분 부담: 신상정보 등록·취업제한이 직업과 일상에 미칠 영향을 먼저 저울질해야 합니다.
증거·합의 상황: 새 증거나 피해자와의 합의로 결과를 바꿀 여지가 있는지 점검합니다.
강제추행에서 정식재판청구의 핵심 질문은 '벌금이 오르나'가 아니라 '신상등록·취업제한을 감수할 것인가'입니다.
청구 전후 실무에서 유의할 점
먼저 7일이라는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간은 약식명령 등본을 송달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계산하므로, 우편함을 늦게 확인해 며칠을 흘려보내면 청구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청구권 회복을 구하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으니 처음부터 기간 안에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청구는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으로 접수하며, 일단 청구한 뒤에도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이라면 전략을 재검토해 청구를 취하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간이 임박했다면 우선 청구해 두고 사건기록을 확보한 다음, 무죄를 다툴지 취하할지를 차분히 판단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강제추행은 벌금 액수보다 신상등록·취업제한이라는 부수처분의 무게가 크기 때문에, 청구 여부를 정하기 전에 사건기록과 증거관계를 검토하고 필요하면 피해자와의 합의나 형사공탁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에 방향을 잘못 잡으면 되돌리기 어려우므로, 짧은 기간 안에서라도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제추행 벌금 약식명령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징역형으로 바뀔 수 있나요?
A. 피고인 본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라면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의 형종 상향의 금지가 적용되어, 벌금보다 무거운 종류인 징역·금고로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검사가 정식재판을 청구했거나 상소한 사건은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받은 사건이 '피고인 청구' 사건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형종은 안 바뀐다는데, 벌금 액수는 오를 수 있나요?
A. 네, 형의 '종류'를 올리지 못할 뿐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오르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예컨대 200만원 약식명령이 재판에서 300만원 벌금으로 늘 수 있습니다. 다만 약식명령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때는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적도록 되어 있어 근거 없이 함부로 올리지는 않습니다.
Q. 정식재판에서 무죄를 받으면 신상정보 등록도 안 되나요?
A. 그렇습니다. 신상정보 등록은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어야 발생하므로, 무죄가 선고·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도, 취업제한도 생기지 않습니다. 바로 이 점이 강제추행에서 정식재판청구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이유입니다.
Q. 벌금형인데도 취업제한 명령이 붙을 수 있나요?
A.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따라 법원은 성범죄 판결과 동시에 최대 10년 범위에서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할 수 있고, 벌금형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018년 7월 이후로는 일률 적용이 아니라 법원 재량이므로,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사정 등을 들어 면제나 단축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7일이 지나 버리면 방법이 아예 없나요?
A. 원칙적으로 7일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하고 약식명령이 확정됩니다. 다만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청구권 회복을 구하는 제도가 있으나 인정 요건이 엄격합니다. 따라서 등본을 받는 즉시 기간을 계산해 기간 안에 서면으로 청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맺음말
정리하면, 강제추행 벌금 약식명령에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더라도 형종 상향의 금지가 적용되어 벌금이 징역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다만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오를 여지가 있고, 검사가 청구한 사건은 이 보호가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강제추행에서는 벌금 그 자체가 신상정보 등록과 취업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어, 청구 여부는 '벌금을 깎을지'가 아니라 '무죄를 다툴지, 부수처분을 감수할지'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옳습니다.
결국 다툴 여지가 분명하다면 짧은 7일 안에서라도 사건기록과 증거를 검토해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반대로 실익이 크지 않다면 무리한 청구로 시간과 비용만 들이지 않도록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강제추행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고민하고 있다면, 기간이 지나기 전에 전문가와 함께 사건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잡아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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