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재산 대부분을 다른 형제에게 넘겨 유류분을 청구하려는 분들이 가장 먼저 막히는 지점은 '그래서 내가 실제로 얼마를 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절반이라는 말만 알고 계산기를 두드려 보지만, 여기에는 내가 이미 받은 증여와 상속으로 확보한 몫을 다시 빼는 단계가 숨어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실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을 크게 부풀리거나, 반대로 받을 수 있는데도 없다고 지레 포기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유류분 부족액이 어떤 공식으로 나오는지, 순상속분과 특별수익을 어떻게 빼는지 단계별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유류분 부족액은 '받을 몫'에서 '이미 받은 몫'을 뺀 값입니다
유류분 반환청구에서 실제로 돌려받는 돈은 '유류분액' 그 자체가 아니라 '유류분 부족액'입니다. 대법원은 유류분 부족액을 유류분액에서 유류분권리자가 받은 특별수익액과 순상속분액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정한다고 정리해 왔습니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7다235791 판결). 즉 내게 인정되는 유류분액이 얼마인지 구한 뒤, 생전에 증여로 받은 것과 상속으로 이미 확보한 몫을 빼고 남는 '모자란 부분'만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두 번 빼는 이유는 유류분 제도가 '최소한의 몫을 이미 채웠다면 더 줄 필요가 없다'는 형평의 원리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유류분액이 1억 원인데 이미 증여로 8,000만 원을 받고 상속으로 3,000만 원을 확보했다면, 오히려 유류분을 넘겨 받은 셈이라 청구할 부족액이 남지 않습니다. 반대로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면 유류분액 전액이 그대로 부족액이 됩니다.
유류분 부족액 = 유류분액 − 특별수익액 − 순상속분액. 이 세 값을 각각 정확히 구하는 것이 계산의 전부입니다.
1단계 —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부터 확정한다 (민법 제1113조)
유류분액을 구하려면 먼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을 정해야 합니다. 민법 제1113조는 이를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더하고 채무 전액을 뺀 값으로 규정합니다. 공식으로 옮기면 기초재산 = 상속개시 시 적극재산 + 산입되는 증여재산 − 상속채무가 됩니다.
여기서 더해지는 증여의 범위가 실무의 첫 번째 함정입니다. 민법 제1114조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 안에 이루어진 증여만 산입하되, 당사자 양쪽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한 증여는 그보다 앞선 것도 산입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공동상속인(자녀·배우자 등)이 받은 특별수익은 이 1년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시기와 상관없이 원칙적으로 모두 기초재산에 더해집니다. 수십 년 전 증여받은 부동산이라도 특별수익이면 계산에 들어온다는 점을 놓치면 기초재산이 통째로 축소됩니다.
상속개시 당시 남은 적극재산 — 부동산·예금·주식 등 사망 시점에 실제 남아 있던 재산
공동상속인에게 준 특별수익 — 자녀·배우자에게 준 생전 증여는 시기 제한 없이 산입
제3자에 대한 증여 —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 이내, 손해를 알고 한 경우 그 이전 것도 포함
공제할 상속채무 — 피상속인이 남긴 빚 전액을 기초재산에서 뺌
2단계 — 기초재산에 유류분율을 곱해 '유류분액'을 낸다 (민법 제1112조)
기초재산이 정해지면 각자의 유류분율을 곱해 유류분액을 구합니다. 민법 제1112조는 직계비속과 배우자의 유류분을 각각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의 유류분을 법정상속분의 3분의 1로 정합니다. 유류분율은 '법정상속분 그 자체'가 아니라 '법정상속분에 2분의 1 또는 3분의 1을 곱한 값'이라는 점을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과거에는 형제자매도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인정받았지만, 헌법재판소가 2024년 4월 25일 형제자매의 유류분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하면서(2020헌가4 등) 이 부분은 효력을 잃었습니다. 2026년 3월 시행된 개정 민법도 형제자매를 유류분 권리자에서 제외해 이를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배우자와 직계비속·직계존속만 유류분액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배우자와 자녀 2명이 상속인이라면 법정상속분은 배우자가 7분의 3, 자녀가 각 7분의 2입니다. 자녀 한 명의 유류분율은 7분의 2에 2분의 1을 곱한 7분의 1이 되고, 기초재산이 7억 원이라면 그 자녀의 유류분액은 1억 원이 됩니다.
3단계 — 내가 이미 받은 특별수익액을 뺀다
유류분액이 나왔다면 이제 내가 피상속인에게서 이미 받은 특별수익을 뺍니다. 특별수익은 '장차 상속분을 미리 당겨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생전 증여나 유증'을 말하며, 결혼자금·주택 구입 자금·사업 밑천처럼 상속분의 선급에 해당하는 재산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반면 단순한 생활비 보조나 부양의무 이행 범위의 지원은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어떤 증여가 특별수익인지는 피상속인의 재산과 수입, 생활 수준, 가정 상황, 다른 공동상속인과의 형평 등을 종합해 '상속분의 일부를 미리 준 것으로 볼 수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내가 받은 특별수익을 정확히 빼지 않으면 부족액이 실제보다 커져, 소송에서 그만큼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4단계 — 순상속분액은 '법정상속분'이 아니라 '구체적 상속분'으로 뺀다
마지막으로 빼는 순상속분액은 유류분 계산에서 가장 자주 틀리는 항목입니다. 순상속분액은 '내가 상속으로 실제 받은 몫에서 내가 부담하는 상속채무를 뺀 값'인데, 이때 기준이 되는 상속분이 무엇인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공제할 순상속분액을 법정상속분이 아니라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 상속분에 기초해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7다235791 판결).
구체적 상속분은 이미 특별수익을 많이 받은 상속인의 몫을 그만큼 줄여서 다시 나눈 실제 분배 몫입니다. 만약 여기서 법정상속분을 그대로 쓰면, 특별수익을 많이 받은 사람은 순상속분이 과대평가되어 부족액이 줄고, 적게 받은 사람은 반대로 손해를 보게 됩니다. 대법원이 구체적 상속분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이런 왜곡을 막고 상속인 사이의 형평을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순상속분액 = 구체적 상속분에 따라 받은 상속재산 − 내가 부담하는 상속채무. 법정상속분을 그대로 넣으면 계산이 틀어집니다.
숫자로 따라가는 유류분 부족액 계산 예시
실제 계산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가정한 사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아버지가 사망하고 상속인은 자녀 A와 B 두 명이며, 상속개시 당시 남은 적극재산은 1억 원이고 상속채무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아버지는 생전에 B에게만 9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증여했고, A는 아무것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기초재산: 남은 적극재산 1억 원 + B의 특별수익 9억 원 − 채무 0원 = 10억 원
A의 유류분율: 직계비속이므로 법정상속분 2분의 1에 다시 2분의 1을 곱한 4분의 1
A의 유류분액: 10억 원 × 4분의 1 = 2억 5,000만 원
A의 특별수익액: 0원 — 생전에 받은 것이 없어 뺄 값이 없음
A의 순상속분액: 남은 1억 원 (B는 이미 초과 수령해 구체적 상속분상 남은 재산은 A가 확보)
A의 유류분 부족액: 2억 5,000만 원 − 0원 − 1억 원 = 1억 5,000만 원
결국 A는 B를 상대로 1억 5,000만 원의 유류분 부족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만약 순상속분액을 법정상속분대로 A와 B가 남은 1억 원을 5,000만 원씩 나눈 것으로 잘못 계산하면, A의 순상속분액이 5,000만 원으로 줄어 부족액이 2억 원으로 부풀려집니다. 대법원이 구체적 상속분을 기준으로 삼으라고 한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납니다. 다만 위 숫자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일 뿐, 실제 사건에서는 부동산 평가 시점과 구체적 상속분 산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2026년 개정 민법이 부족액 계산을 바꾼 부분
2026년 3월 시행된 개정 민법은 유류분 계산에도 영향을 줍니다. 대표적으로 상속인의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의 증여는 특별수익에서 제외되도록 정리되어, 그만큼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이 줄고 다른 상속인이 청구할 수 있는 부족액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피상속인을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상속인이 받은 증여라면, 그 기여에 상응하는 부분은 기초재산에서 빠질 여지가 생긴 것입니다.
또한 개정법은 유류분 반환을 원물, 즉 증여받은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가액(금전)으로 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명확히 했습니다. 부족액을 돈으로 계산해 청구하는 흐름이 분명해진 만큼, 부동산 등 현물의 평가액을 정확히 산정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다만 개정 규정의 적용 범위는 상속이 개시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자신의 사안이 개정법과 종전 법 중 어느 쪽의 적용을 받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산할 때 자주 틀리는 지점 — 실무 유의점
유류분 부족액은 단순한 뺄셈처럼 보이지만, 어떤 값을 어느 단계에 넣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는 직접 계산할 때 가장 흔히 놓치는 부분입니다.
유류분율과 법정상속분 혼동 —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에 2분의 1(또는 3분의 1)을 곱한 값입니다
오래된 특별수익 누락 —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은 시기 제한 없이 기초재산에 산입됩니다
순상속분에 법정상속분 사용 — 반드시 구체적 상속분을 기준으로 빼야 합니다
부동산 평가 시점 오해 — 증여받은 부동산은 상속개시 당시의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채무의 이중 처리 — 상속채무는 기초재산에서 한 번 빼고, 내가 부담하는 채무는 순상속분에서 다시 반영합니다
특히 구체적 상속분 산정과 부동산 평가는 감정과 법리 판단이 얽혀 있어, 숫자를 확정하기 전에 자료를 갖춰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류분액과 유류분 부족액은 다른 것인가요?
A. 다릅니다. 유류분액은 기초재산에 유류분율을 곱한 '이론상 최소한의 몫'이고, 유류분 부족액은 거기서 이미 받은 특별수익과 순상속분을 뺀 '실제로 모자라 청구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소송에서 돌려받는 대상은 부족액입니다.
Q. 순상속분을 왜 법정상속분으로 계산하면 안 되나요?
A. 대법원은 순상속분액을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 상속분'에 기초해 산정하라고 판단했습니다(2017다235791). 법정상속분을 그대로 쓰면 특별수익을 많이 받은 상속인의 순상속분이 과대평가되어 부족액이 왜곡되기 때문입니다.
Q. 수십 년 전에 다른 형제가 받은 증여도 계산에 넣나요?
A. 공동상속인이 받은 특별수익이라면 시기 제한 없이 원칙적으로 기초재산에 산입됩니다. 민법 제1114조의 1년 제한은 주로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 대한 증여에 적용되고, 자녀·배우자 등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에는 그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Q. 형제자매도 유류분 부족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청구할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소가 2024년 4월 25일 형제자매의 유류분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했고(2020헌가4 등), 2026년 3월 시행된 개정 민법도 형제자매를 유류분 권리자에서 제외했습니다. 지금은 배우자와 직계비속·직계존속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계산했더니 부족액이 0원이면 소송해도 소용없나요?
A. 이미 받은 특별수익과 순상속분이 유류분액 이상이면 청구할 부족액이 없어 반환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특별수익의 범위나 부동산 평가액, 구체적 상속분 산정에 다툼이 있으면 부족액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0원이라는 결론 자체를 먼저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증여받은 부동산은 언제를 기준으로 금액을 매기나요?
A. 증여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증여 당시의 가격이 아니라 피상속인이 사망한 시점의 시세로 환산하므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경우 기초재산과 부족액이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맺음말
유류분 부족액은 '유류분액에서 특별수익과 순상속분을 뺀 값'이라는 한 줄 공식으로 요약되지만, 각 항목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수억 원씩 달라집니다. 특히 순상속분을 구체적 상속분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점, 공동상속인의 오래된 증여도 기초재산에 들어간다는 점은 직접 계산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2026년 개정 민법으로 기여에 상응하는 증여의 취급과 가액반환 원칙이 정리되면서, 자신의 상속이 어느 법의 적용을 받는지에 따라 계산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청구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기초재산·특별수익·구체적 상속분을 자료로 뒷받침해 하나씩 확정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유류분 계산은 숫자 하나가 결론을 바꾸는 영역인 만큼, 증여 내역과 상속재산 자료를 정리해 미리 점검해 두면 분쟁의 방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원·경기 지역을 비롯해 상속 분쟁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계산의 각 단계를 근거와 함께 짚어 두는 것이 안정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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