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혼 및 가사 전문 변호사 김의지입니다.
.png?type=w966)
오늘은 가족관계등록부에 실제와 다르게 기재된 출생연월일을 바로잡는 절차에 관한 대법원 결정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특히 그 정정이 친생자관계라는 예민한 신분관계와 얽혀 있을 때, 간단한 정정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반드시 별도의 소송을 거쳐야 하는지가 문제된 사안입니다.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는 한 사람의 신분을 공적으로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그런데 여러 사정으로 실제와 다른 내용이 기재되는 경우가 있고, 이를 바로잡으려다 뜻밖의 법적 난관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이번 결정은 그런 상황에 놓인 분들께 명확한 길을 제시해 줍니다.

1. 서론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가족관계등록부의 기록에 착오나 누락이 있는 경우 이를 바로잡는 두 가지 길을 두고 있습니다. 하나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비교적 간이하게 정정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확정판결 등을 받아 정정하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어떤 경우에 간이한 정정 절차를 쓸 수 있고, 어떤 경우에 반드시 소송을 거쳐야 하는지입니다. 특히 출생연월일 정정이 친생자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 구분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대법원은 2026. 6. 26. 선고한 2025스514 결정에서, 출생연월일 정정은 원칙적으로 간이한 정정 절차의 대상이 되며, 그 정정이 친생자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2. 사건의 개요
사건본인은 2009. 7. 11. 신청인들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건본인의 어머니인 신청인 1은 다른 사람과 법률혼 관계에 있었고, 그 후 2009. 12. 8. 그 사람과의 이혼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신청인들은 2010. 2. 23. 혼인신고를 하였고, 신청인 1은 뒤늦게 사건본인을 두 사람의 혼인 중 자녀로 출생신고하면서, 신고서에 출생연월일을 실제와 다른 2010. 10. 11.로 기재하였습니다.
신청인들은 이 출생연월일을 실제 출생일인 2009. 7. 11.로 바로잡기 위해 정정 신청을 하였으나 제1심에서 기각되었습니다. 이후 신청인들은 사건본인을 대리하여 전 남편을 상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그 소송의 제1심 법원은 유전자검사 결과 사건본인이 신청인 1의 친생자임을 인정하면서도, 신청인 1이 전 남편과의 혼인기간 중 사건본인을 출산하였고 전 남편의 자녀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여전히 전 남편의 친생자추정이 미친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하였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원심은 출생연월일을 실제에 맞게 정정하면 사건본인이 신청인 1과 전 남편 사이의 혼인 중 출생자로 추정되는데, 이는 친자관계에 관한 친족법상 또는 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친생부인이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확정판결을 받아야만 정정할 수 있을 뿐 간이한 정정 절차로는 정정할 수 없다고 보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신청인들의 이 사건 출생연월일 정정 신청을 받아들 이지 않았다. 즉, 원심은 사건본인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출생연월일과 달리 2009. 7. 11. 출생하였다고 보면서도, 사건본인의 출생연월일을 사실에 맞게 정정할 경 우 사건본인은 신청인 1과 그 전 남편인 신청외인 사이의 혼인 중 출생자로 추정되는 데, 현재 신청인 1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사건본인이 신청인 1의 자녀로 등재되어 있 는바, 결국 사건본인의 출생연월일의 정정은 사건본인과 신청외인, 신청인 1 사이의 친 자관계에 관한 친족법상 또는 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사건 본인으로서는 사건본인과 신청외인 사이에 친생부인 또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확 정판결을 받아 그 결과에 의하여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을 신청할 수 있을 뿐이고, 가 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족관계등록법’이라고 한다) 제104조에 따른 정정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대법원 2026. 6. 26. 선고 2025스514 결정 중 일부
3.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가족관계등록부의 출생연월일 정정이 친생자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가족관계등록법 제104조에 따른 간이한 정정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반드시 별도의 확정판결을 거쳐야 하는지 여부였습니다.
4. 대법원의 구체적인 판단
대법원은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가정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정정 절차에 관한 기준을 정리하였습니다. 정정하려는 가족관계등록부의 기록사항이 신분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신분관계의 존부에 관하여 직접적인 쟁송방법이 가사소송법 등에 마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사건의 확정판결 등에 의해서만 정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가사소송법 등에 직접적인 쟁송방법이 없는 경우에는 간이한 정정 절차에 따라 정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사소송법 등은 사람이 태어난 일시나 사망한 일시를 확정하는 직접적인 쟁송방법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출생연월일과 사망일시는 간이한 정정 절차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입니다.
대법원은 이 법리를 이 사건에 적용하였습니다.
이 사건 신청은 출생연월일 정정을 구하는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간이한 정정 절차의 대상이 되고, 사건본인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신청인 1이 친생부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달리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사건본인이 2009. 7. 11. 출생하였다고 인정한 이상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출생연월일 정정을 허가하여야 함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5. 결정의 의미와 주목해야 할 점
이 결정은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실무에 중요한 기준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핵심은 출생연월일이나 사망일시처럼 그 자체를 확정하는 직접적인 소송 방법이 따로 없는 사항은 간이한 정정 절차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정정이 결과적으로 친생자관계 같은 다른 신분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간이한 정정 절차의 이용이 막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는 정정하려는 대상 자체가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정정의 대상이 출생연월일이라면, 그에 딸린 파급 효과가 크더라도 출생연월일 정정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이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다음의 사항들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첫째, 가족관계등록부의 잘못된 기재를 바로잡을 때는 정정하려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대상이 출생연월일이나 사망일시라면 간이한 정정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친생자관계처럼 직접적인 소송 방법이 마련된 신분관계 자체를 다투는 것이라면 확정판결을 거쳐야 합니다.
둘째, 실제 출생일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사건본인이 실제로 2009. 7. 11. 출생하였다는 점이 인정된 것이 정정 허가의 전제가 되었습니다. 출생 당시의 병원 기록이나 관련 자료 등이 유의미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정정과 신분관계 확정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출생연월일이 바로잡힌다고 해서 친생자관계가 자동으로 확정되거나 변경되는 것은 아니며, 친생자관계 자체는 별도의 절차를 통해 다투어야 합니다.
6. 마무리
가족관계등록부 문제는 언뜻 단순한 서류상의 오류를 바로잡는 일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친생자관계, 상속, 혼인 등 복잡하고 예민한 신분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절차를 통해 바로잡아야 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출생연월일 정정처럼 간이한 절차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을, 불필요하게 복잡한 소송을 거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만큼 사안의 성격을 정확히 가려 적절한 절차를 선택하는 것이 시간과 노력을 아끼는 길입니다.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이나 친생자관계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혼자 판단하시기 전에 먼저 전문가와 상황을 정리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어떤 절차가 가장 적합한지, 함께 차분히 짚어드리겠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