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모신 자녀가 받은 재산, 유류분으로 반환해야 할까요?
부모님을 모신 자녀가 받은 재산, 유류분으로 반환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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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모신 자녀가 받은 재산, 유류분으로 반환해야 할까요? 

김의지 변호사

안녕하세요, 상속 전문 변호사 김의지입니다.

오늘은 부모님을 오랜 기간 모시고 간병한 자녀라면 반드시 알아두셔야 할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과 그에 따른 민법 개정, 그리고 그 효력이 이미 진행 중이던 사건에까지 미치는지에 관한 매우 중요한 판단입니다.

부모님을 곁에서 모시며 병원비와 간병비를 부담해 온 자녀의 입장에서, 그 헌신의 대가로 받은 재산을 다른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결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입니다. 정성을 다해 부모님을 부양한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 같은 이 부조리한 상황을, 우리 법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번 판결을 통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기여분을 유류분 산정에 어떻게 다룰까?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이 생전 증여나 유증을 통해 특정 상속인에게만 재산을 몰아주더라도, 다른 상속인들이 법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몫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민법에는 한 가지 중대한 공백이 있었습니다. 피상속인을 오랜 기간 부양하거나 그 재산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이 그 대가로 증여를 받은 경우, 이 기여분을 유류분 산정에서 어떻게 다룰지에 관한 규정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부모님을 헌신적으로 모신 자녀가 그 보상으로 받은 재산을, 부양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다른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으로 반환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민법이 개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2026. 6. 11. 선고한 2024다222922 판결에서, 이 개정된 신법 조항이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이미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까지 소급하여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2.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망인은 2020. 11. 16. 사망하였습니다. 망인에게는 여러 명의 공동상속인이 있었는데, 그중 피고는 망인과 장기간 동거하면서 망인의 병원비와 간병비를 지급하며 부양해 온 자녀였습니다.

원고들은 다른 공동상속인들로서, 피고가 망인으로부터 생전에 아파트 2채를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으로부터 아파트 2채를 생전 증여받은 사실이 없으며, 설령 증여받았다 하더라도 이는 망인을 오랜 기간 동거하며 부양하고 병원비와 간병비를 부담한 데 대한 특별한 부양 내지 기여의 대가이므로 특별수익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원심인 대구고등법원은 2024. 1. 17. 선고한 판결에서, 피고가 망인으로부터 아파트 2채를 생전 증여받았고 이는 피고의 특별수익으로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된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습니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3.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째, 기여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2를 유류분에 준용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던 구법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일정 시한까지 구법 조항의 계속 적용을 명한 부분이 기여분 관련 부분에까지 미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둘째,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개정된 신법 조항이, 부칙에서 정한 경과조치의 적용 범위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이미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까지 소급하여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4. 대법원의 구체적인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먼저 대법원은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 범위를 짚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성을 확인하고도 2025. 12. 31.을 시한으로 구법 조항의 계속 적용을 명한 것은, 유류분 제도 시행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유지할 필요성 때문이지, 기여상속인의 정당한 이익이 침해되는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계속 적용의 효력은 대습상속과 특별수익자의 상속분에 관한 준용 부분에만 미치고, 기여분을 유류분에 준용하지 않은 부분은 적용중지 상태에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음으로 개정 민법의 소급효를 다루었습니다. 2026. 3. 17. 개정 민법은 제1008조 단서를 신설하여, 상당한 기간 동거, 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그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받은 증여나 유증은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과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서 제외하도록 하였습니다. 다만 개정 부칙은 이 신법 조항을 헌법불합치결정 선고일인 2024. 4. 25.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 적용한다고 정하였는데, 이 사건 망인은 그 이전인 2020. 11. 16. 사망하여 형식적으로는 적용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 법리를 적용하였습니다. 위헌제청신청을 하지 않았더라도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구법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는 그 소급효가 미치므로, 부칙의 경과조치 범위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8두1888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역시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이므로 신법 조항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구법 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피고가 증여받은 아파트 2채를 특별수익으로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산입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보아 파기환송한 것입니다.

5. 판결의 의미와 주목해야 할 점

이 판결은 부모님을 부양하고 간병한 기여상속인의 권리 보호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종래에는 기여분을 유류분에 준용하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을 오랜 기간 모신 자녀가 그 대가로 받은 재산도 고스란히 특별수익으로 산입되어 다른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으로 반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헌신한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부조리한 결과였습니다. 이 판결은 개정 신법 조항의 취지를 살려, 보상적 성격의 증여나 유증은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과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서 제외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특히 형식적으로는 개정 부칙의 경과조치 적용 대상이 아니더라도,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이미 법원에서 다투어지고 있던 사건이라면 소급효에 따라 신법 조항이 적용된다고 보아, 비슷한 처지의 기여상속인들이 폭넓게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현재 유류분 분쟁을 겪고 계시거나 앞으로 상속 문제를 마주할 분들이라면 다음의 사항들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첫째, 부모님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간병한 사실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함께 살았다는 정도가 아니라, 상당한 기간 동거하며 간호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특별히 부양하였다는 점, 또는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나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병원비와 간병비 지급 내역, 계좌이체 기록, 동거 사실을 보여주는 주민등록 자료, 간병 일지 등 객관적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받은 증여가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특별수익에서 제외됩니다. 단순한 증여인지 아니면 부양과 기여에 대한 보상적 증여인지가 핵심 쟁점이 되므로, 증여 당시의 정황과 피상속인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또한 받은 재산 전부가 무조건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여한 정도에 상응하는 범위에서만 제외되므로, 기여의 내용과 정도를 구체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이미 진행 중인 유류분 소송이 있다면 이 판결의 법리가 적용될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헌법불합치결정 선고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이라면, 구법이 아니라 신법 조항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마무리

상속 분쟁은 단순한 재산 다툼을 넘어 가족 간의 깊은 감정의 골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모님을 헌신적으로 모신 자녀가 그 정성에 대한 보상마저 빼앗기는 것 같은 상황은 더없이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런 분들에게 분명한 위로와 법적 근거가 되어 줍니다. 부모님을 향한 헌신이 법으로도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길이 한층 넓어진 것입니다.

다만 기여분의 인정과 보상적 증여의 입증은 매우 섬세하고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막연히 "내가 부모님을 모셨으니 당연히 인정될 것"이라고 생각하시기보다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를 토대로 전략적으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상속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혼자 짐을 지지 마시고 먼저 전문가와 차분히 상황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함께 찾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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