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법원에서 '소유권이전등기' 소장이 날아오면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재건축조합에 동의하지 않고 버텼을 뿐인데, 조합이 내 집과 땅을 넘기라며 매도청구 소송을 걸어온 것입니다. 이때 소유자가 가장 크게 오해하는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결국 넘겨줘야 하니 저항은 무의미하다"는 체념이고, 둘째, "조합이 부르는 감정가가 곧 내가 받을 돈"이라는 오해입니다. 그러나 매도청구 소송은 절차적 요건과 시가 산정, 그리고 대금 지급 지연에 대한 지연이자까지 다툴 여지가 넓은 분쟁입니다. 이 글에서는 매도청구를 당한 소유자의 입장에서 무엇을 점검하고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재건축 매도청구 소송은 왜 나에게 오는가
재건축사업은 재개발과 달리 임의가입제를 따릅니다. 재개발은 구역 안 소유자가 자동으로 조합원이 되지만, 재건축은 조합설립에 동의한 사람만 조합원이 됩니다. 그렇다면 동의하지 않은 소유자의 부동산은 어떻게 사업에 편입될까요. 바로 이 지점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4조의 매도청구입니다. 조합(사업시행자)이 미동의 소유자에게 "당신의 소유권을 시가에 팔라"고 청구하는 형성권입니다.
매도청구권은 그 의사표시가 소유자에게 도달하는 순간, 시가에 의한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과 같은 효과가 생깁니다. 즉 소유자가 팔고 싶지 않아도 법률상 매매가 성립합니다. 소송의 본질이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계약이 성립했다는 것과 얼마에 팔지, 언제 넘길지,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어떻게 되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소유자가 다툴 실익은 바로 이 후자에 있습니다.
따라서 "매도청구를 당했으니 끝났다"는 생각은 성급합니다. 뒤에서 보듯 절차 요건이 하나라도 어긋나면 청구 자체가 배척될 수 있고, 요건이 갖춰졌더라도 시가를 높이고 지연이자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실질적 이익을 지킬 수 있습니다.
매도청구권은 형성권이어서 의사표시 도달로 시가에 의한 매매가 성립하지만, 매매대금(시가)의 크기와 대금 지급 지체 책임은 소송에서 얼마든지 다툴 수 있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가장 먼저 절차적 요건부터 점검하라
매도청구권은 소유자의 재산권을 강제로 이전시키는 강력한 권리이므로, 법이 정한 행사 절차를 정확히 지켜야 효력이 있습니다. 도시정비법 제64조는 그 순서를 이렇게 정합니다. 사업시행자는 사업시행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미동의 소유자에게 조합설립 등에 동의할지를 서면으로 촉구해야 합니다. 촉구를 받은 소유자는 촉구받은 날부터 2개월 이내에 회답해야 하고, 이 기간에 회답하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사업시행자는 이 회답 기간(2개월)이 지난 때부터 다시 2개월 이내에 비로소 매도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촉구 → 회답기간 경과 → 매도청구'라는 기간의 사슬이 정해져 있어서, 각 단계의 시점과 서면 도달 여부가 모두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예컨대 촉구가 인가 고시일부터 30일이 지나 이루어졌거나, 회답기간이 만료되기도 전에 서둘러 소를 제기했다면 그 매도청구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매도청구권처럼 소유자에게 불리한 형성권의 행사 요건은 함부로 넓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2다290327 판결). 소유자로서는 소장을 받으면 곧바로 매매대금 액수부터 따지기 쉽지만, 그에 앞서 촉구 서면의 발송·도달 시점, 회답기간 계산, 소 제기 시점이 법정 기간 안에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요건 흠결은 청구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강한 방어선이기 때문입니다.
촉구 시점 —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부터 30일 이내에 서면 촉구가 있었는지
회답기간 — 촉구 도달일부터 2개월이 지났는지, 그 기산일이 정확한지
제소 시점 — 회답기간 만료 후 2개월 이내에 매도청구가 이루어졌는지
대상 적격 — 청구 상대방이 실제 미동의 소유자 또는 토지·건물만 소유한 자인지
시가는 '낡은 집값'이 아니라 개발이익이 포함된 값이다
소유자에게 가장 중요한 쟁점은 결국 '얼마를 받느냐'입니다. 매도청구에서 소유자가 받는 돈은 시가인데, 여기서 시가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조합 측은 종종 노후한 현재 건물의 낮은 가치를 근거로 낮은 금액을 제시하지만, 판례가 말하는 시가는 그런 헐값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매도청구권 행사로 성립하는 매매의 시가란 "매도청구권이 행사된 당시의 객관적 거래가격으로서, 재건축사업이 시행된다는 것을 전제로 평가한 가격, 즉 재건축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이익이 포함된 가격"이라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21549, 21556, 21563 판결). 즉 사업이 없었다면 그대로였을 낡은 상태의 가격이 아니라, 재건축이 진행되어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전제에서 형성되는 값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법리는 특히 애매한 토지에서 위력을 발휘합니다. 같은 판결은 현황이 도로인 토지라 하더라도 재건축이 추진되면 공동주택 부지의 일부가 되는 이상, 그 시가는 인근 대지의 시가와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평가하되 형태·접근성 등 개별 요인만 반영해 감액하는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소유자로서는 "내 땅은 도로라 값이 없다"는 조합 측 주장에 맞서, 개발이익을 반영한 대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다툴 근거가 됩니다.
매도청구 시가 = 재건축이 시행된다는 전제에서의 객관적 거래가격 + 개발이익. 현재의 노후 상태를 기준으로 한 조합의 저가 제시는 판례의 시가 개념과 맞지 않습니다.
기준시점이 수천만 원을 가른다
시가는 언제를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부동산 가격은 시점에 따라 오르내리고, 사업이 진척될수록 개발이익도 구체화되기 때문입니다. 매도청구의 시가 산정 기준시점은 매도청구권이 행사되어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보는 시점입니다. 통상 매도청구 의사표시가 담긴 소장 부본이 소유자에게 송달된 때가 기준이 됩니다.
따라서 소유자는 감정평가서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시세가 상승하는 국면이라면 기준시점이 조금만 뒤로 밀려도 평가액이 올라갈 수 있고, 개발이익이 더 뚜렷하게 반영될 여지도 커집니다. 반대로 조합이 유리한 과거 시점을 기준으로 낮게 평가했다면, 그 기준시점 설정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가와 착공을 거치며 인근 시세가 뚜렷이 오른 사안이라면, 소유자는 매도청구 도달 시점의 상승한 시세와 그때까지 현실화된 개발이익이 감정에 제대로 반영되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기준시점 하나로 최종 대금이 수천만 원 단위로 벌어질 수 있으므로, 감정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 전에 반드시 검토가 필요합니다.
감정 결과가 낮게 나왔을 때 다투는 법
매도청구 소송에서 대금은 대부분 법원 감정을 통해 정해집니다. 그런데 감정 결과가 시세에 못 미치거나 개발이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소유자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감정은 증거의 하나일 뿐이고, 법원도 감정 방법이나 전제가 잘못되었다면 이를 배척하거나 재감정을 명할 수 있습니다.
다툴 수 있는 전형적 지점은 이렇습니다. 감정이 재건축을 전제로 한 개발이익을 반영했는지, 비교표준지나 거래사례를 적절히 골랐는지, 기준시점이 정확한지, 도로·맹지 등 개별 요인을 과도하게 감액하지 않았는지 등입니다. 소유자는 인근 실거래가나 별도의 사감정 자료를 제출해 법원 감정의 신뢰성을 흔들고, 필요하면 감정인 신문이나 재감정 신청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작정 "낮다"는 주장만으로는 재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어떤 항목이 어떤 이유로 잘못되었는지를 구체적 근거와 함께 지적해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감정 결과가 나온 직후가 대응의 골든타임이므로, 감정서 수령 후 다툴 쟁점을 신속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발이익 반영 여부 — 재건축 시행 전제로 평가했는지, 노후 현황만 본 것은 아닌지
비교사례 적정성 — 표준지·거래사례 선정이 대상 부동산과 유사한지
기준시점 정확성 — 매도청구 도달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는지
개별요인 감액 과도 여부 — 형태·접근성 등을 이유로 지나치게 깎지 않았는지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지연이자로 방어하라
매도청구 소송에서 소유자가 활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가 지연이자(지연손해금)입니다. 매도청구로 성립한 매매에서 소유자의 소유권이전 의무와 조합의 대금 지급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 조합은 대금을 지급하면서 소유권을 넘겨받아야 하고, 대금을 주지 않은 채 등기만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소유자는 "대금을 받기 전에는 못 넘긴다"는 동시이행 항변으로 등기 이전을 미룰 수 있습니다.
나아가 소유자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이행을 제공했는데도 조합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조합은 그다음 날부터 대금 지급을 지체한 것이 되어 지연손해금을 물어야 합니다. 지연손해금은 원칙적으로 민법상 연 5%가 적용되고, 소송에서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2%(2019. 6. 1. 시행)의 높은 이율이 적용됩니다. 대금이 큰 재건축 사안에서 지연이자는 결코 작지 않은 금액이 됩니다.
실무적으로는 조합이 판결 확정 후에도 대금을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소유자가 반소나 별도 청구로 매매대금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함께 구하면 지연 기간만큼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촉법상 높은 이율을 적용받으려면 소유자가 자신의 이전 의무에 대해 이행 제공을 마쳐 두는 것이 전제이므로, 등기 서류를 준비해 두고 그 사실을 조합에 알리는 등 절차를 갖추는 것이 유리합니다.
소유권이전과 대금 지급은 동시이행 관계입니다. 소유자가 이행을 제공했는데도 조합이 대금을 미루면 민법상 연 5%,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는 소촉법상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붙습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유의점
매도청구 소송은 대금을 다투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의 명도와 이사까지 이어집니다. 소유자는 대금을 온전히 받기 전에 서둘러 집을 비워 주면 협상력을 잃을 수 있으므로, 동시이행 관계를 활용해 대금 수령과 명도의 시점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또한 근저당 등 부담이 설정되어 있다면 대금에서 이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미리 정리해 두어야 분쟁이 줄어듭니다.
한편 조합이 대금을 공탁하고 소유권 이전을 밀어붙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탁 금액이 정당한 시가에 못 미친다고 판단되면, 소유자는 이의를 유보하고 공탁금을 수령하면서 부족분과 지연손해금을 계속 다툴 수 있습니다. 아무 조건 없이 공탁금을 찾으면 나중에 부족분을 다투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수령 방식에도 신중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소유자의 방어는 세 축입니다. 절차 요건을 점검해 청구 자체를 다투고, 시가를 개발이익까지 반영해 최대한 높이며,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지연이자로 손실을 메우는 것입니다. 이 세 축을 소송 초기부터 함께 설계해야 실질적 이익을 지킬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매도청구 소송을 당하면 무조건 집을 넘겨줘야 하나요?
A. 매도청구권은 형성권이라 의사표시 도달만으로 시가에 의한 매매가 성립하지만, 그것이 곧 무조건적인 패소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촉구·회답·제소 시점 등 절차 요건이 어긋나면 청구가 배척될 수 있고, 요건이 갖춰졌더라도 대금과 지급 시기는 다툴 수 있습니다. 소유권 이전과 대금 지급은 동시이행 관계이므로 대금을 받기 전에 먼저 넘겨줄 의무는 없습니다.
Q. 조합이 제시한 감정가가 너무 낮은데 그대로 받아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판례상 시가는 재건축이 시행된다는 전제에서 개발이익이 포함된 객관적 거래가격입니다(대법원 2008다21549 등). 노후 현황만을 기준으로 한 저가 평가라면 개발이익 반영 여부, 비교사례, 기준시점 등을 근거로 다툴 수 있고, 사감정 자료 제출이나 재감정 신청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Q. 시가는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지나요?
A. 매도청구권이 행사되어 매매가 성립한 것으로 보는 시점, 통상 매도청구 의사표시가 담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때를 기준으로 합니다. 시세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기준시점 설정에 따라 평가액이 크게 달라지므로, 감정서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이자를 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소유자가 이전등기 서류를 준비해 이행을 제공했는데도 조합이 대금을 지체하면 그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합니다. 원칙적으로 민법상 연 5%,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법상 연 12%가 적용됩니다. 대금 규모가 큰 재건축에서는 지연이자만으로도 상당한 금액이 됩니다.
Q. 조합이 대금을 공탁하고 등기를 넘기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나요?
A. 공탁 금액이 정당한 시가에 못 미친다고 보면, 이의를 유보한 채 공탁금을 수령하면서 부족분과 지연손해금을 계속 다툴 수 있습니다. 아무 조건 없이 수령하면 나중에 부족분을 다투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수령 방식과 문구에 유의해야 합니다.
Q. 소송이 시작되었는데 지금이라도 조합에 동의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조합과 협의로 분양신청이나 조합원 지위를 회복하는 방식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이미 절차가 상당히 진행되었다면 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매도청구로 받을 시가와 조합원으로서 얻을 이익을 비교해 판단해야 하므로, 대응 방향은 개별 사정에 맞춰 신중히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재건축 매도청구 소송은 소유자가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절차가 아닙니다. 절차 요건을 점검해 청구 자체의 흠을 찾고, 시가를 개발이익까지 반영해 최대한 끌어올리며,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동시이행 항변과 지연이자로 손실을 메우는 세 갈래의 방어가 가능합니다. 특히 시가의 의미와 기준시점, 지연손해금의 이율은 판례와 법률로 뒷받침되는 명확한 근거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소장을 받은 초기에 방어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것입니다. 감정 결과가 나온 뒤에야 대응을 시작하면 다툴 시점을 놓치기 쉽고, 이행 제공이나 공탁 대응을 소홀히 하면 지연이자나 부족분을 확보할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재산 규모가 큰 분쟁인 만큼, 감정과 시가 산정의 논리를 이해한 상태에서 차분히 대응하시기를 권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의 재건축 매도청구로 고민이 있으시다면 초기 단계에서 방어 전략을 점검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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