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가압류로 손해 봤다면 — 채권자 상대 손해배상 인정 요건
부당한 가압류로 손해 봤다면 — 채권자 상대 손해배상 인정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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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가처분손해배상

부당한 가압류로 손해 봤다면 — 채권자 상대 손해배상 인정 요건 

강대현 변호사

가압류를 당해 통장이 묶이고 부동산을 팔 수도, 대출을 받을 수도 없게 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정작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지고, 애초에 받을 돈이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동안 묶여 있던 재산과 잃어버린 기회는 누가 책임질까요. 많은 분들이 “법원이 결정한 가압류인데 채권자에게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나”라고 반신반의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채권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당한 가압류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한 요건, 배상 범위, 그리고 채권자가 책임을 면하거나 줄이는 경우까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부당한 가압류란 무엇인가 — 채권자의 책임 아래 이뤄지는 보전처분

가압류는 돈을 받을 권리(피보전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이기기 전에,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미리 재산을 묶어 두는 보전처분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가압류가 법원의 재판으로 집행되기는 하지만, 채권자가 실제로 그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는 본안소송에서 비로소 가려진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신청 단계에서 권리의 존재를 ‘소명’ 정도로만 확인하고, 그 위험은 채권자가 스스로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채권자가 나중에 본안소송에서 지면, 결국 받을 권리도 없으면서 남의 재산을 묶어 둔 셈이 됩니다. 이처럼 실체적 권리 없이 이뤄진 가압류를 흔히 부당한 가압류라고 부르며, 이때 채무자가 입은 손해는 채권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예컨대 공사대금 1억 원을 받을 게 있다며 상대방 예금과 부동산을 가압류했는데, 본안에서 ‘받을 돈이 없다’는 판결이 확정되면 그 가압류는 부당한 집행이 됩니다.

가압류는 법원이 해 준 처분이라도 채권자의 책임 아래 이뤄지는 것이어서, 권리가 없었음이 밝혀지면 그로 인한 손해는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부담합니다.

손해배상의 근거 — 본안 패소 시 채권자의 고의·과실이 추정된다

부당한 가압류에 대한 손해배상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근거로 합니다.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하려면 원래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데, 부당 가압류에서는 그 부담이 크게 완화됩니다. 대법원은 보전처분 집행 후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 확정되면,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채권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추정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다8453 판결).

이 추정 법리는 채무자에게 매우 유리합니다. 채무자는 채권자가 어떤 잘못된 마음을 먹었는지 일일이 증명할 필요 없이, 가압류가 있었고 본안에서 채권자가 졌으며 그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 보이면 됩니다. 그러면 고의·과실은 추정되고, 이를 뒤집을 책임은 오히려 채권자에게 넘어갑니다. 다만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가압류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여전히 채무자가 주장·입증해야 하므로, 어떤 재산이 얼마 동안 어떻게 묶여 무슨 손해가 났는지는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과다 가압류 — 청구금액을 부풀린 경우 초과분에 책임

본안에서 완전히 진 경우만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자가 실제 받을 금액보다 지나치게 부풀린 금액으로 가압류를 걸고, 본안소송에서 그 초과 부분에 대해 권리가 없다고 확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과다 가압류(과잉 가압류)에 대해, 진정한 채권액을 넘어 피보전권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범위 안에서는 채권자의 고의·과실이 추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8다3757 판결).

예를 들어 실제 채권은 3,000만 원인데 1억 원으로 가압류를 걸어 두었다면, 본안에서 초과로 확인된 7,000만 원 부분에 관해서는 부당 가압류가 되어 그 부분에서 발생한 손해를 배상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실무에서 채권자가 넉넉하게 잡아 청구금액을 키우는 일이 잦은데, 그 ‘넉넉함’이 근거 없는 부풀리기였다면 초과분에 대한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추정이 번복되는 경우 —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본안에서 졌다고 해서 채권자가 언제나 배상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의·과실 추정은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어서, 채권자가 이를 뒤집는 반증을 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채권자가 가압류 신청 당시 주장하는 채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되면, 고의·과실의 추정이 번복되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봅니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8다3757 판결).

즉 채권자가 당시 확보한 계약서, 차용증, 문자, 거래 정황 등에 비추어 ‘충분히 받을 돈이 있다고 볼 만했다’면, 비록 본안에서 결과적으로 졌더라도 부당 가압류의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채무자 입장에서는 채권자가 애초에 근거가 빈약했다는 점,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해야 이 반증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다툼은 ‘가압류를 걸던 그 시점에 채권자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검토했는가’로 귀결됩니다.

배상받을 수 있는 손해의 범위 — 지연이자·이자 차액과 위자료

손해배상이 인정되더라도 ‘묶여서 답답했던 모든 것’이 다 배상되는 것은 아니고, 법이 정한 손해 범위가 있습니다. 금전채권이 부당하게 묶여 제때 쓰지 못한 경우, 대법원은 그 통상손해를 원칙적으로 묶인 금액에 대한 민법상 법정이율 연 5%의 지연이자 상당액으로 봅니다. 특히 채무자가 가압류 금액을 공탁하고 집행취소를 받은 경우에는, 공탁금에 붙는 이자(대략 연 1%)와 법정이율 연 5%의 차액 상당액이 손해가 됩니다.

그밖에 통상손해를 넘어서는 손해는 특별손해로서, 채권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배상 대상이 됩니다. 아래는 실무에서 문제되는 손해 유형입니다.

  • 이자 상당 손해 — 예금·매출채권 등이 묶여 이를 활용하지 못한 데 따른 법정이율 상당 또는 공탁금 이자와의 차액.

  • 부동산 처분·이용 제한 손해 — 매매나 담보 제공이 막혀 발생한 손해로, 인과관계와 구체적 액수의 입증 정도가 관건.

  • 영업·신용 훼손 손해 — 계좌 동결로 거래가 중단되는 등의 손해로, 특별손해에 해당하는 경우 예견가능성을 따져 봄.

  • 위자료(정신적 손해) — 재산상 배상만으로 회복되지 않는 특별한 정신적 고통과 그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인용 문턱이 높음.

채권자의 책임이 제한되는 경우 — 공평의 이념에 따른 감액

비교적 최근 대법원은 부당 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에서도 책임 제한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가압류와 본안의 판단이 갈린 경위, 판단 요소의 사실적·법률적 성격과 난이도, 당사자의 인식과 검토 정도 등을 두루 살펴, 채권자에게 손해 전부를 부담시키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한다고 평가되면 배상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20다242935 판결).

이 판결은 부당 가압류라 하여 채권자가 무조건 100% 배상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일정 비율로 감액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책임을 제한할지, 얼마의 비율로 제한할지는 원칙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한 존중됩니다. 따라서 채무자는 손해액을 입증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채권자의 관여 정도와 잘못의 크기가 커서 감액이 부당하다는 점까지 적극적으로 다투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부당 가압류라도 채권자 책임이 언제나 전액인 것은 아니며, 공평의 이념에 따라 비율로 감액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대법원의 태도입니다.

실무 대응 — 무엇을 준비하고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우선 본안에서 채권자의 패소가 확정되었는지가 출발점이 됩니다. 본안 판결문, 가압류 결정문과 집행 내역, 그리고 그로 인해 재산이 묶여 손해가 났음을 보여 주는 자료(예금 동결 내역, 무산된 매매계약서, 대출 거절 통지 등)를 시점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손해와 가압류 사이의 인과관계는 채무자가 입증해야 하므로, ‘가압류가 없었다면 이 손해는 없었다’는 연결고리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한편 가압류 자체를 빨리 풀고 싶다면, 청구금액을 공탁하고 집행취소를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앞서 본 것처럼 공탁금 이자와 법정이율의 차액이 손해로 인정될 수 있어, 손해액 산정이 비교적 명확해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채권자가 가압류를 위해 법원에 맡긴 담보(공탁금)가 있다면, 담보권 실행이나 담보취소 절차를 통해 배상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합니다.

청구 시점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부당 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은 불법행위에 따른 것이므로,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통상 본안 패소 확정으로 부당성이 드러난 시점을 전후해 손해와 가해자를 인식하게 되므로, 확정 이후 시효 관리에 유의해 청구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법원이 결정해 준 가압류인데도 채권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가압류는 법원 재판으로 집행되지만 권리 유무는 본안에서 가려지고 그 위험은 채권자가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본안에서 채권자가 패소 확정되면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채권자의 고의·과실이 추정되어(대법원 92다8453)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Q. 본안소송에서 일부만 이기고 일부는 졌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채권자가 실제 채권보다 부풀려 가압류한 경우, 본안에서 권리가 없다고 확인된 초과 부분에 대해서는 고의·과실이 추정됩니다(대법원 98다3757). 따라서 그 초과분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한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초과 부분과 손해의 인과관계는 채무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Q. 채권자가 “그때는 받을 돈이 있다고 믿었다”고 하면 배상을 못 받나요?

A. 채권자가 가압류 당시 채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되면 고의·과실 추정이 번복되어 책임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98다3757). 반대로 근거가 빈약했거나 사실 확인을 게을리했다는 점을 채무자가 드러내면 이 반증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Q. 어떤 손해까지 배상받을 수 있나요?

A. 묶인 금전에 대한 법정이율 연 5% 상당의 지연이자가 통상손해의 기본입니다. 공탁으로 집행취소를 받았다면 공탁금 이자와 법정이율의 차액이 손해가 됩니다. 부동산 처분 제한 손해나 영업·신용 훼손, 위자료는 특별손해로서 예견가능성 등 추가 요건이 필요해 인정 문턱이 높습니다.

Q. 부당 가압류면 채권자가 손해 전부를 물어 주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판단이 갈린 경위와 채권자의 관여 정도 등을 살펴 손해 전부를 부담시키는 것이 공평에 반하면 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20다242935). 제한 여부와 비율은 사실심의 재량이어서, 감액이 부당하다는 점을 적극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

Q. 손해배상은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A. 불법행위에 따른 청구이므로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보통 본안 패소 확정 무렵 부당성을 인식하게 되므로, 확정 이후 시효를 관리하며 자료를 정리해 청구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부당한 가압류로 인한 손해배상의 뼈대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채권자가 본안에서 지면 고의·과실이 추정되어 채무자가 유리한 위치에서 출발합니다. 둘째, 배상 범위는 법정이율 상당의 지연이자나 공탁금 이자와의 차액이 기본이고, 그 밖의 손해는 특별손해로서 예견가능성 등을 따로 따집니다. 셋째, 최근 대법원은 공평의 이념에 따라 채권자의 책임을 비율로 제한할 수 있다고 보아, 손해액 입증만큼이나 책임 제한을 둘러싼 공방이 중요해졌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가압류 시점의 정황, 손해와의 인과관계, 손해액 산정, 책임 제한 비율이 촘촘히 얽혀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준비 서류와 주장의 순서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인정 여부와 액수가 좌우되므로, 본안 패소가 확정되었거나 예상된다면 이르게 방향을 잡아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수원·경기남부에서 부당한 가압류로 재산이 묶여 손해를 입으셨다면, 사안의 정황과 손해 자료를 정리해 변호사와 함께 청구 전략을 세워 보시기를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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