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조합을 이끄는 조합장이 신뢰를 잃으면, 조합원들은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해임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다만 조합장 해임은 발의부터 총회 소집, 의결, 그리고 그 이후의 가처분까지 요건이 촘촘해서, 한 단계만 어긋나도 결의 전체가 무효로 다투어지곤 합니다. 몇 명이 발의해야 하는지, 총회는 누가 소집하는지, 의결 정족수는 어떻게 채우는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은 어떤 요건으로 인용되는지를 도시정비법 제43조 제4항을 중심으로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조합장 해임은 왜 위임관계의 종료로 다뤄지나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 조합장과 조합원 사이는 사무 처리를 맡기고 맡는 위임 유사의 관계로 이해됩니다. 위임 관계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유지되기 때문에, 신뢰가 깨졌다면 조합원들이 다수 의사로 임원을 물러나게 할 길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제도의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조합임원 해임은 임기 만료나 사임과 별개로, 조합원 스스로가 발동할 수 있는 통제 수단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해임 절차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3조 제4항에 근거를 둡니다. 조합임원은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된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해임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총회 소집권을 원칙적으로 조합장에게 두는 제44조 제2항의 예외로, 조합장 본인을 해임하려는데 소집권이 조합장에게만 있다면 절차 자체가 봉쇄되는 모순을 피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과거에는 정관으로 해임 요건을 법과 다르게 정할 여지가 있었지만, 현행 해석은 이 정족수 규정을 강행규정으로 봅니다. 즉 정관에서 의결정족수를 법보다 무겁거나 가볍게 바꿔 두더라도 그 부분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조합 정관에 "3분의 2 찬성으로 해임"이라 적혀 있어도, 법이 정한 과반수 출석·과반수 찬성 기준이 우선한다고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
조합장 해임은 임기와 무관하게 조합원이 발동하는 통제권이며, 그 정족수는 법이 정한 강행규정으로 이해된다.
발의 요건 — 조합원 10분의 1 이상과 정족수 유지
해임 절차의 첫 관문은 발의입니다. 전체 조합원의 10분의 1 이상이 해임을 요구해야 총회 소집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모수는 발의 시점의 전체 조합원 수이므로, 조합원 명부가 다투어지는 사업장에서는 분모를 몇 명으로 볼지부터 쟁점이 되곤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은 발의자 정족수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발의서에 서명한 조합원이 이후 마음을 바꿔 발의를 철회하면, 그만큼 발의 인원이 줄어듭니다. 소집 통지가 나가기 전까지 철회가 이어져 10분의 1 선이 무너지면, 그 발의를 바탕으로 한 해임 총회는 소집 요건 자체를 갖추지 못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발의를 주도하는 측은 서명 확보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소집 통지 시점까지 정족수가 유지되는지를 관리해야 합니다.
반대로 해임 대상이 된 조합장 측에서는 이 부분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발의서의 진정성, 서명한 사람이 실제 조합원인지, 철회 의사를 밝힌 사람이 있는지 등을 따져 발의 요건 미달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어느 편에 서 있든, 발의 단계의 서류와 시점은 뒤에 이어질 분쟁에서 그대로 증거가 되므로 처음부터 꼼꼼히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모 확정 — 발의 시점의 전체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10분의 1을 계산합니다.
정족수 유지 — 소집 통지 전까지 발의 인원이 10분의 1 이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철회 관리 — 발의 철회가 있으면 즉시 인원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서류 보존 — 발의서·서명·날짜는 이후 소송·가처분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총회 소집 절차 — 요구자 대표의 권한대행
발의 요건이 갖춰지면 총회를 소집하게 됩니다. 이때 소집과 진행을 누가 맡느냐가 문제 되는데, 도시정비법 제43조 제4항은 요구자 대표로 선출된 자가 해임 총회를 소집하고 진행할 때 조합장의 권한을 대행하도록 정합니다. 조합장 본인의 해임을 다루는 자리이므로 소집권을 요구자 측 대표에게 넘겨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입니다.
소집 절차의 형식도 중요합니다. 조합 정관과 표준정관은 통상 총회 개최 14일 전부터 회의 목적·안건·일시·장소를 게시하고, 각 조합원에게 개최 7일 전까지 등기우편으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통지 기간이나 안건 특정을 어기면, 해임 안건이 실제로 가결되더라도 절차적 하자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가령 소집 통지에 "임원 해임의 건"만 적고 대상 임원을 특정하지 않았거나, 일부 조합원에게 통지가 누락됐다면, 나중에 결의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에서 약점이 됩니다. 소집을 주도하는 측은 통지 발송 내역과 게시 사진, 반송 우편 처리 기록까지 남겨 두어야 뒤에 절차적 정당성을 입증하기가 수월합니다.
의결 정족수와 직접 참석 문제
해임 총회의 의결 기준은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입니다. 재적 과반이 모여야 회의가 열리고, 그중 과반이 찬성해야 해임이 가결됩니다. 앞서 본 대로 이 기준은 강행규정으로 이해되므로, 정관에 더 무거운 요건이 있더라도 그것만을 이유로 가결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출석을 어떻게 계산하는지도 쟁점입니다. 정비사업 총회는 조합원의 직접 출석을 일정 비율 이상 요구하는 규율이 있어, 서면결의서만으로 정족수를 채우려다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면결의서의 진정 성립, 위임장의 유효성, 대리 출석의 범위 등이 문제 되면 출석 수 자체가 흔들리고, 그 결과 과반 출석 요건 충족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임을 추진하는 측은 서면결의서와 위임장을 형식에 맞게 받아 두고, 총회 당일 직접 출석 인원을 명확히 집계해야 합니다. 반대로 방어하는 측은 서면결의서의 하자나 직접 참석 요건 미달을 지적해 정족수 미달을 다툴 수 있습니다. 결국 숫자 하나하나가 결의의 유·무효를 가르므로, 출석부와 결의서 원본을 어떻게 관리했는지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과반수 출석·과반수 찬성이라는 숫자는 서면결의서와 직접 참석의 유효성 다툼을 통해 얼마든지 흔들릴 수 있다.
해임결의가 무효가 되는 경우
해임 절차의 어느 단계에 하자가 있으면 그 결의는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 문제 되는 하자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앞서 본 발의 요건 미달, 둘째는 소집 절차의 하자(통지 기간·안건 특정·소집권자 문제), 셋째는 의결 정족수 미달입니다.
다만 모든 하자가 결의를 곧바로 무효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절차 위반이 있더라도 그것이 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대한 하자인지가 관건입니다. 예컨대 극소수 조합원에 대한 통지 누락이 전체 표결 결과를 좌우하지 못했다면 결의가 유지될 수 있는 반면, 소집권 없는 사람이 소집했거나 발의 정족수가 애초에 부족했다면 결의 자체가 성립하지 못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그래서 해임결의를 다투려는 조합장 측은 "무슨 하자가 있었나"에 더해 "그 하자가 결과를 바꿀 만큼 중대한가"까지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반대로 해임을 관철하려는 측은 사소한 흠결이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입증해 결의의 효력을 지키게 됩니다.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 본안 전에 다투는 길
해임을 둘러싼 다툼은 대개 본안 소송(총회결의 무효·부존재 확인 등)으로 이어지지만, 그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 사이 사업을 누가 이끄느냐를 정해 두기 위해 자주 활용되는 것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입니다. 해임된 조합장 측이 결의 효력을 다투며 자신의 직무를 유지하려 신청하기도 하고, 반대로 해임을 추진한 측이 물러나지 않는 조합장의 직무를 멈추려 신청하기도 합니다.
법원이 가처분에서 보는 두 축은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입니다. 피보전권리는 신청인이 지키려는 권리, 즉 해임결의에 무효로 볼 만한 중대한 하자가 있는지(소집 요건 미달, 소집권자 부적법, 서면결의서 하자 등)로 판단됩니다. 보전의 필요성은 본안 판단을 기다릴 경우 신청인이나 조합 사업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기는지를 따지는 부분입니다.
실제로는 이 두 축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결의 절차의 어느 대목이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서류로 짚고, 지금 직무 공백이나 잘못된 집행이 사업에 어떤 손해를 주는지를 수치와 정황으로 보여줄수록 인용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가처분은 본안의 승패를 미리 정하는 절차는 아니지만, 사업의 주도권을 사실상 좌우하는 만큼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피보전권리 — 해임결의의 무효 사유(요건·절차·정족수의 중대한 하자)를 소명합니다.
보전의 필요성 — 본안까지 기다릴 때 생길 손해와 사업 지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소명 자료 — 발의서·통지 내역·출석부·결의서 등 서류가 곧 무기가 됩니다.
해임 이후 — 직무대행자와 사업 공백
조합장이 해임되거나 직무가 정지되면 조합 운영의 공백이 문제 됩니다. 이때 법원은 가처분 절차에서 조합을 대표해 업무를 처리할 직무대행자를 선임할 수 있습니다. 직무대행자는 원칙적으로 조합의 통상 업무 범위에서 사업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며, 새로운 임원이 적법하게 선임될 때까지 운영 공백을 메웁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직무대행자의 권한이 통상 업무에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사업의 방향을 크게 바꾸는 결정이나 조합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행위는 법원의 허가 등을 거쳐야 할 수 있어, 대행 체제에서는 사업 속도가 느려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해임 다툼이 길어질수록 조합원 전체가 사업 지연이라는 비용을 나눠 지게 됩니다.
결국 조합장 해임은 절차 하나하나가 뒤의 소송·가처분으로 연결되는 연쇄적 다툼입니다. 발의부터 소집, 의결, 그리고 가처분과 본안까지 각 단계에서 어떤 서류를 남기고 어떤 요건을 지켰는지가 최종 결과를 좌우하므로, 초기부터 절차 설계를 정교하게 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합원 10분의 1이 발의하면 곧바로 조합장이 해임되나요?
A. 발의는 해임 총회를 소집하기 위한 요건일 뿐, 해임 자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발의 후 소집된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 찬성이라는 의결 정족수를 채워야 비로소 해임이 가결됩니다. 발의와 의결은 별개의 관문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Q. 정관에 해임 요건이 법과 다르게 적혀 있으면 어느 쪽을 따르나요?
A. 현행 해석은 도시정비법의 해임 정족수 규정을 강행규정으로 봅니다. 따라서 정관에서 의결정족수를 법과 다르게 정해 두었더라도 그 부분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고, 법이 정한 과반수 출석·과반수 찬성 기준이 우선한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 사안에서 정관 조항의 해석이 갈릴 수 있어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해임 총회의 소집 통지가 일부 조합원에게 안 갔다면 결의가 무효인가요?
A. 통지 누락은 절차적 하자에 해당하지만, 그 자체로 항상 결의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하자가 표결 결과를 바꿀 만큼 중대한지가 관건입니다. 누락 규모가 작아 결과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면 결의가 유지될 수 있고, 반대로 다수에게 통지가 빠졌다면 무효 사유가 될 여지가 커집니다.
Q.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은 해임된 조합장만 신청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해임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조합장 측이 자신의 직무 유지를 위해 신청할 수도 있고, 반대로 물러나지 않는 조합장을 상대로 해임을 추진한 조합원 측이 직무를 정지시키기 위해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야 한다는 점은 같습니다.
Q. 발의에 서명했다가 나중에 철회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발의자 정족수는 소집 통지가 나가기 전까지 유지되어야 합니다. 철회로 인해 발의 인원이 10분의 1 아래로 떨어지면 그 발의를 근거로 한 해임 총회는 소집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의를 주도하는 측은 통지 시점까지 인원 변동을 계속 관리해야 합니다.
Q. 해임 다툼이 길어지면 사업은 어떻게 되나요?
A. 조합장이 해임되거나 직무가 정지되면 법원이 직무대행자를 선임해 공백을 메울 수 있지만, 대행자의 권한은 통상 업무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의 중요한 결정이 미뤄지면서 전체 조합원이 사업 지연이라는 비용을 나눠 지게 되므로, 분쟁을 신속·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결국 모두에게 이득입니다.
맺음말
조합장 해임은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발의, 요구자 대표에 의한 총회 소집, 과반수 출석·과반수 찬성이라는 의결이라는 세 관문을 차례로 통과해야 하는 절차입니다. 각 단계의 요건과 서류가 조금만 어긋나도 뒤이은 총회결의 무효 소송이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에서 그대로 약점이 되므로, 처음부터 절차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근거를 남겨 두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해임을 추진하는 조합원이든, 해임에 직면한 조합장이든, 발의 정족수·소집 통지·의결 정족수·가처분 요건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점검하면 대응의 방향이 훨씬 또렷해집니다. 정비사업의 특성상 시간이 곧 비용인 만큼, 다툼의 초기 단계에서 방향을 잡아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수원·경기 남부 지역의 재개발·재건축 조합 운영을 둘러싼 분쟁으로 고민이시라면, 발의 단계부터 가처분·본안 대응까지 전체 흐름을 함께 살펴 전략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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