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물 제작, 피해자가 동의했어도 처벌될까 — 동의의 효력
아동 성착취물 제작, 피해자가 동의했어도 처벌될까 — 동의의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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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착취물 제작, 피해자가 동의했어도 처벌될까 — 동의의 효력 

강대현 변호사

연인 사이에서, 혹은 상대가 원해서 찍었으니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촬영 대상이 아동·청소년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본인이 동의했다", "먼저 보내달라고 했다"는 항변이 왜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지, 대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에서 '동의'가 갖는 법적 의미와, 극히 예외적으로만 인정되는 위법성 조각 사유까지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동의가 방어가 되지 않는 이유 — 아청법이 보호하는 것

성인 사이의 성적 행위에서 '동의'는 범죄 성립을 가르는 핵심 요소입니다. 상대가 진지하게 동의했다면 대부분의 성범죄는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동·청소년이 대상이 되는 순간, 이 공식은 그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아직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려운 미성년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대법원도 아동·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성인의 그것과 같은 수준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봅니다. 아직 성적 가치관과 판단 능력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미성년자가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그 동의가 성인의 자기결정처럼 온전한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15세 청소년이 SNS에서 알게 된 상대의 요청에 응해 스스로를 촬영해 보냈더라도, 그 '자발성'이 곧 처벌을 면하게 해주는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동의는 성인 성범죄에서 방어의 핵심이지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서는 원칙적으로 처벌을 좌우하지 못합니다.

대법원의 원칙 — 동의·사적 보관 목적이어도 '제작'이다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대표적 판례가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 2014전도197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아동·청소년의 동의 아래 촬영했거나, 나아가 개인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이라면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제작 행위의 위법성은 대상자가 동의했는지, 유포할 생각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적 영상물을 만들었다'는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유포하지 않고 자기 휴대전화에만 보관할 생각이었다는 항변도 원칙적으로 제작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이는 성착취물이 한번 만들어지면 언제든 유통·재생산될 위험을 안고 있고, 그 존재 자체가 아동·청소년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남긴다는 판단에 근거합니다.

가령 성인 남성이 사귀던 16세 청소년에게 "우리 추억으로 남기자"며 함께 촬영에 응하게 한 경우, 청소년이 흔쾌히 응했고 둘만 간직하기로 했더라도 제작죄 성립 자체는 부정되기 어렵습니다. '합의된 사적 촬영'이라는 외형은 성인 사이에서만 통하는 논리입니다.

직접 찍지 않아도 제작 — 기획·지시만으로 성립한다

제작죄는 카메라를 든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340 판결은 피고인이 직접 아동·청소년의 면전에서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성착취물을 만드는 것을 기획하고 타인으로 하여금 촬영하게 하거나 만드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작'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메신저로 청소년에게 "이런 자세로, 이 부위를 찍어서 보내라"고 요구해 스스로 촬영하게 하는 이른바 '자가 촬영 유도' 사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스스로 찍었으니 피해자의 행위일 뿐이라는 주장은 통하지 않고, 그 촬영을 기획하고 지시한 사람이 제작의 주체로 평가됩니다. 요구에 응해 촬영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지시자가 책임을 벗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기수 시기도 넓게 인정됩니다. 같은 판결은 아동·청소년에게 스스로를 촬영하게 한 경우, 그 촬영을 마쳐 재생이 가능한 형태로 저장된 때에 제작이 기수에 이른다고 보았습니다. 즉 영상이 전송되거나 유포되지 않았더라도, 저장이 완료된 시점에 이미 제작죄는 완성됩니다.

촬영을 기획·지시한 사람이 제작의 주체이며, 영상이 저장되면 유포 전에도 제작죄는 기수가 됩니다.

처벌 수위 — 제작죄는 형이 매우 무겁다

아청법 제11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는 하한이 5년으로 설정된 무거운 법정형으로, 벌금형이 없고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단순 소지·시청(제11조 제5항)이나 배포 유형보다 제작이 훨씬 중하게 취급된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유죄가 확정되면 형벌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취업제한, 경우에 따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까지 부수처분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동의를 받았으니 가벼운 사안'이라는 인식과 실제 처벌 사이의 간극이 매우 크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합니다.

극히 좁은 예외 —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

앞서 본 2014도11501 판결이 문을 완전히 닫아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등, 그 제작행위가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행복추구권·사생활의 자유를 이루는 사적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을 정당하게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예외는 매우 좁게 인정됩니다. 청소년 본인이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스스로를 촬영한 사안 정도가 전형이고, 상대방이 촬영을 유도하거나 관여한 순간 이 예외의 적용은 사실상 사라집니다. 법원은 이 예외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다음과 같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고려합니다.

  •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지적·사회적 능력 — 판단력의 성숙 정도를 본다.

  • 제작의 목적과 동기 및 경위 — 순수한 사적 목적인지, 성적 이용이 개입했는지.

  • 강제력·위계·대가의 결부 여부 — 협박, 속임수, 금품 제공이 있었는지.

  • 동의·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했는지 — 형식적 승낙에 그치지 않는지.

  •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와 성적 행위의 내용·태양 — 착취적 성격이 있는지.

이 기준을 뒤집어 보면,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촬영을 요청·유도·지시했다면 그 순간 '본인의 자기결정권 정당한 행사'라는 예외의 틀을 벗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실무에서 이 예외로 무죄가 인정되는 사례는 드뭅니다.

수사·재판에서 흔한 오해와 유의점

가장 흔한 오해는 "유포하지 않았으니 큰 문제가 아니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제작은 유포와 별개의 독립된 범죄이고, 앞서 보았듯 저장이 완료된 시점에 이미 기수에 이릅니다. 유포 여부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을 뿐, 제작죄 성립 자체를 좌우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상대의 나이를 몰랐다는 항변입니다. 다만 최근 판례는 아동·청소년 등장 성적 영상물을 제작한 이상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어(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7992 판결), 연령 인식에 관한 다툼은 정황과 대화 내용 등을 통해 엄격히 심사됩니다. 막연히 "성인인 줄 알았다"는 진술만으로는 고의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무리한 진술이나 증거 인멸 시도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안의 경위, 대상자의 관여 정도, 예외적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지 등을 초기에 법률적으로 검토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 청소년이 먼저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네,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먼저 요청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일부 참작될 여지가 있을 뿐, 제작죄 성립 자체를 배제하지는 못합니다.

Q. 유포하지 않고 제 휴대전화에만 저장했는데도 제작죄인가요?

A. 그렇습니다. 개인적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했더라도 제작에 해당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재생 가능한 형태로 저장이 완료된 때 제작죄는 기수에 이르므로, 유포 여부와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제가 직접 찍지 않고 상대가 스스로 찍어 보냈습니다. 그래도 제작인가요?

A. 촬영을 기획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면 직접 촬영하지 않았어도 제작의 주체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자세·부위·방법 등을 요구해 자가 촬영을 유도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단순히 받은 것에 그치는지, 제작을 지시했는지는 대화 내용 등으로 가려집니다.

Q. 동의가 인정되어 처벌을 면하는 경우는 전혀 없나요?

A. 아동·청소년 본인이 오로지 사적 소지를 위해 자신을 촬영한 예외적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촬영을 유도·지시·관여한 순간 이 예외는 사실상 적용되지 않아, 타인이 개입한 사안에서 무죄가 인정되는 예는 드뭅니다.

Q.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아청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제작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벌금형이 없는 무거운 법정형입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공개,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도 뒤따를 수 있습니다.

Q. 상대가 성인인 줄 알았다면 벗어날 수 있나요?

A. 연령을 몰랐다는 주장은 대화 내용, 프로필, 정황 등을 통해 엄격하게 심사됩니다. 막연한 진술만으로는 고의가 부정되기 어렵고, 오히려 나이를 알 수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성인 사이라면 방어의 핵심이 되는 '동의'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에서는 원칙적으로 처벌을 좌우하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동의가 있거나 사적 보관 목적이더라도 제작에 해당한다고 보고, 직접 촬영하지 않아도 기획·지시만으로 제작의 주체가 된다고 판단합니다.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는 본인이 스스로를 촬영한 극히 예외적 상황에 한정됩니다.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으로 매우 무겁고 신상등록·취업제한 등 부수처분까지 뒤따르는 만큼, '가벼운 사안'이라는 오해가 큰 불이익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관련 수사나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사안의 경위와 예외 사유 해당 여부를 초기에 면밀히 검토해 대응 방향을 세우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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