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사망사고 유족 — 형사 합의금과 산재 유족급여는 무엇이 다른가
중대재해 사망사고 유족 — 형사 합의금과 산재 유족급여는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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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사망사고 유족 — 형사 합의금과 산재 유족급여는 무엇이 다른가 

강대현 변호사

산업현장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은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낯선 절차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회사는 형사 합의를 서둘러 요청해 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처리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둘은 성격이 전혀 다른 절차인데도 현장에서는 자주 뒤섞여, 합의서에 서명 한 번 잘못했다가 받을 수 있는 배상이 줄어드는 일이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중대재해 사망사고에서 형사 합의와 산재 보상이 어떻게 다른지, 두 절차가 민사 손해배상과 어떻게 얽히는지, 유족이 어떤 순서로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형사 절차와 산재 보상 절차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 두 갈래를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유족 앞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절차가 동시에 열립니다. 하나는 국가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할지 정하는 형사 절차이고, 다른 하나는 근로복지공단이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지급하는 산재보험 절차입니다. 여기에 회사의 과실을 물어 부족한 손해를 채우는 민사 손해배상 청구까지 더하면 모두 세 갈래가 됩니다. 이 셋은 진행 주체도, 요건도, 유족이 받는 돈의 성격도 각각 다릅니다.

형사 절차에서 유족은 피해자의 지위에서 수사와 재판 경과를 지켜보고 의견을 낼 수 있을 뿐, 처벌 여부를 직접 정하지는 못합니다. 반면 산재보험은 사회보험이므로 회사의 잘못을 유족이 입증할 필요가 없고,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만 하면 공단이 급여를 지급합니다. 예를 들어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사망했다면, 회사 측 책임 공방이 길어지더라도 유족은 그와 별개로 공단에 유족급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합의가 안 됐다고 해서 산재 보상이 막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형사 합의·산재보험 급여·민사 손해배상은 별개의 세 절차이며, 산재 유족급여는 형사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망사고 형사처벌의 근거 —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와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사망사고에서 회사 측이 받는 형사처벌의 근거는 크게 두 법입니다. 먼저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 제1항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해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 상한이 아니라 징역형의 하한을 정한 구조여서, 유죄가 인정되면 형이 가볍게 끝나기 어려운 규정입니다. 또한 같은 법 제7조에 따라 법인에도 사망사고의 경우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은 안전조치·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책임자를 겨냥한다면, 산업안전보건법은 현장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행위자를 함께 처벌하는 구조여서 실제 사건에서는 두 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가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족 입장에서 알아둘 핵심은 아래와 같습니다.

  •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 제1항 — 사망사고 시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 하한형 구조라 처벌 수위가 높습니다.

  • 중대재해처벌법 제7조 — 법인에는 50억원 이하 벌금. 다만 법인이 위반 방지를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면 면책될 수 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인한 사망에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형 확정 후 5년 내 같은 죄를 저지르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 적용 범위 — 중대재해처벌법은 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되어, 소규모 사업장의 사고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형사 합의란 무엇인가 — 유족의 처벌불원 의사가 갖는 무게

사고 직후 회사 측이 서둘러 접촉해 오는 이유는 형사 절차에서 유족과의 합의가 가장 중요한 양형 참작 사유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측과 합의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확인되면 법원이 형을 정할 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여 공소 자체가 좌우되는 범죄가 아니므로, 합의가 이루어져도 수사와 재판은 계속 진행되고 합의는 형량 판단에 반영될 뿐입니다.

유족 입장에서 형사 합의는 의무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합의 시점, 금액, 합의서 문구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이후 민사 손해배상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까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회사가 제시하는 합의서에 그대로 서명하기 전에 내용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사건과 관련한 민·형사상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다면, 이후 위자료 등 민사 청구가 막힐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합의금의 성격을 명확히 해 두면 형사 합의 이후에도 남은 손해를 다툴 여지를 지킬 수 있습니다.

형사 합의는 유족의 권리이지 의무가 아니며, 합의서 문구 하나가 이후 민사 손해배상의 범위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산재 유족급여와 장례비 — 근로복지공단에서 받는 보상의 내용

산재보험 보상은 회사와의 합의나 소송과 무관하게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하는 사회보험 급여입니다. 업무상 사유로 근로자가 사망하면 유족에게 유족급여가, 장례를 치른 사람에게 장례비가 지급됩니다. 회사가 보험료를 체납했거나 산재보험 가입 절차를 밟지 않았더라도 적용 대상 사업장이라면 보상받을 수 있으므로, 형사 사건의 결론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청구를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유족보상연금 — 사망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던 수급자격 유족이 있으면 연금 형태로 지급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 유족보상일시금 — 연금 수급자격자가 없는 경우 평균임금의 1,300일분이 일시금으로 지급됩니다.

  • 장례비평균임금의 120일분에 상당하는 금액이 장례를 지낸 유족에게 지급됩니다.

  • 청구 기한 —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받을 권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에 따라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유의할 점은 산재보험 급여에는 정신적 손해, 즉 위자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유족급여는 사망으로 잃게 된 부양 이익 등 재산적 손해를 사회보험 방식으로 전보하는 것이므로, 유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은 별도로 회사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 구조를 알아야 다음 단계인 공제 문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돈의 관계 — 무엇이 공제되고 무엇이 남는가

유족이 받을 수 있는 돈은 산재보험 급여, 형사 합의금, 민사 손해배상금 세 가지인데, 이들은 서로 더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 겹치며 공제됩니다. 먼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2항에 따라 수급권자가 같은 사유로 공단에서 보험급여를 받으면, 산재보험에 가입한 사업주는 그 금액의 한도 안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면합니다. 쉽게 말해 유족급여로 전보된 재산적 손해 부분은 민사소송에서 그만큼 빠지고, 남는 손해에 대해서만 회사에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본 것처럼 위자료는 산재보험 급여의 대상이 아니므로, 유족급여를 전부 받았더라도 위자료는 공제 없이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사망사고의 민사소송이 위자료와 급여로 채워지지 않은 일실수입 부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령 유족보상일시금으로 재산적 손해 상당 부분이 전보되었더라도, 유족 고유의 위자료와 망인의 위자료는 여전히 회사를 상대로 다툴 수 있는 것입니다.

산재 유족급여를 받으면 그 금액 한도에서 회사의 배상책임이 줄지만, 위자료는 산재급여에 없는 손해이므로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합의금의 성격 — 합의서에 "위자료 명목"을 명시해야 하는 이유

형사 합의금이 민사 손해배상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대법원 판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다18712 판결은 수사나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측이 합의금을 받고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경우, 그 돈을 특히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받는 것임을 명시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본다고 판시했습니다.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인정되면 이후 민사소송에서 배상액에서 그만큼 공제됩니다.

반대로 합의서에 합의금이 위자료 내지 위로금 명목임을 분명히 적어 두면, 그 돈은 재산상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지 않고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참작되는 데 그칩니다. 같은 1억원을 받더라도 합의서 문구에 따라 이후 민사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명목을 적지 않고 1억원을 받았다면 일실수입 등 재산적 손해에서 1억원이 통째로 빠질 수 있지만, 위로금 명목을 명시했다면 재산적 손해 청구액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위자료 산정에서만 고려됩니다.

회사 측이 준비해 오는 합의서에는 반대로 "민·형사상 일체의 손해배상에 갈음한다"거나 향후 청구를 포기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구에 서명하면 남은 손해를 다투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서명 전에 문구의 의미를 반드시 확인하고 필요하면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유족이 밟아야 할 순서 — 실무 체크리스트

사고 직후에는 경황이 없어 회사가 이끄는 대로 절차가 흘러가기 쉽습니다. 그러나 순서를 정해 하나씩 처리하면 놓치는 권리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고 기록 확보 — 사고 경위서, 목격자 진술, 현장 사진 등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고, 수사 진행 상황은 피해자 지위에서 확인합니다.

  • 산재 유족급여·장례비 청구 — 형사 결과를 기다릴 필요 없이 근로복지공단에 먼저 청구합니다. 시효는 5년이지만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 형사 합의는 문구 검토 후 — 합의금의 명목(위자료·위로금)과 민사 청구 유보 여부를 문서로 명확히 한 뒤 서명합니다.

  • 민사 손해배상 검토 — 산재급여로 전보되지 않은 위자료와 남은 재산적 손해를 산정해 회사(사안에 따라 원청 포함)를 상대로 청구를 검토합니다.

  • 전문가 조력 — 합의서 검토와 손해액 산정은 금액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지점이므로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형사 합의를 해 주지 않으면 산재 보상을 못 받게 되나요?

A. 아닙니다. 산재보험 급여는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하는 사회보험 급여로, 회사와의 형사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면 지급됩니다. 합의를 거절했다고 해서 유족급여나 장례비가 줄거나 거부되지 않습니다. 형사 합의는 어디까지나 가해자 측 양형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Q. 산재 유족급여를 받으면 회사에 민사소송은 못 하나요?

A.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2항에 따라 이미 받은 보험급여 금액의 한도에서는 회사의 배상책임이 면제되므로, 그 부분을 뺀 나머지 손해를 청구하게 됩니다. 위자료는 산재급여에 포함되지 않는 손해여서 공제 없이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형사 합의금은 얼마가 적정한가요?

A. 법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사고 경위와 회사 측 과실의 정도, 예상되는 처벌 수위, 민사로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액 규모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문제되는 사안은 경영책임자의 처벌 부담이 커서 합의의 무게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시된 금액이 적정한지 손해액 산정과 함께 검토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Q. 하청업체 소속인데 원청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사안에 따라 가능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에게도 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중대재해처벌법도 시설·장비 등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도급인의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지웁니다. 원청의 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형사책임은 물론 민사 손해배상 책임도 함께 물을 수 있습니다.

Q. 유족급여는 누가 받게 되나요?

A. 사망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던 배우자 등 수급자격이 있는 유족이 법이 정한 순위에 따라 받습니다. 수급자격 유족이 있으면 유족보상연금이 원칙이고, 연금을 받을 유족이 없으면 평균임금 1,300일분의 유족보상일시금이 지급됩니다. 유족 사이 순위나 자격이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지급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사고가 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지금이라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받을 권리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에 따라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아직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청구할 수 있고, 청구를 하면 시효가 중단됩니다. 민사 손해배상 청구권은 별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두 기한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맺음말

중대재해 사망사고에서 형사 합의와 산재 보상은 이름은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절차입니다. 산재 유족급여와 장례비는 합의와 무관하게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하는 권리이고, 형사 합의는 가해자 측 양형에 관한 문제이며, 합의서에 적히는 문구 하나가 이후 민사 손해배상의 범위를 바꿀 수 있습니다. 대법원 91다18712 판결의 법리처럼 합의금의 명목을 명시했는지에 따라 공제 여부가 갈리므로, 서명 전에 문구를 확인하는 것이 유족의 권리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슬픔 속에서 여러 절차를 동시에 감당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원과 경기남부를 비롯한 산업현장 밀집 지역에서는 관련 분쟁이 적지 않은 만큼, 합의서 검토나 손해액 산정 단계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순서를 정리해 두시면 이후 절차를 한결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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