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나 신축 건물에 입주한 뒤 균열, 누수, 마감 불량 같은 하자를 발견하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하자담보책임기간입니다. 흔히 "하자보수는 5년, 구조는 10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 기간을 언제부터 세는지, 즉 기산점이 인도일인지 사용승인일인지를 두고 혼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산점을 잘못 잡으면 기간이 이미 지났다고 오해해 청구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기간이 남았다고 믿다가 권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민법·집합건물법·공동주택관리법이 정한 하자담보책임기간의 구조와 함께,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의 기산점이 어떻게 다른지, 기간이 임박했을 때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하자담보책임기간, 어느 법이 적용되나 — 민법·집합건물법·공동주택관리법의 관계
하자담보책임을 규율하는 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건축주가 시공사에 공사를 도급 준 일반 건물이라면 민법 제667조 내지 제671조의 수급인 담보책임이 적용되고, 아파트·오피스텔처럼 구분소유가 이루어진 집합건물을 분양받았다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 제9조·제9조의2가 적용됩니다. 여기에 공동주택이라면 공동주택관리법 제36조가 사업주체의 하자보수 의무를 별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하자를 두고도 누가 누구에게 청구하느냐에 따라 근거 법이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분양자(구분소유자)가 분양자·시공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상 권리는 집합건물법이 기본이 되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업주체에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절차는 공동주택관리법이 규율합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시공사에 균열 보수를 요구하는 것은 공동주택관리법의 영역이지만, 구분소유자들이 보수비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은 집합건물법상 담보책임을 근거로 하게 됩니다. 어느 법을 근거로 하느냐에 따라 기간의 구조와 기산점 규정이 조금씩 다르므로, 자신의 청구가 어느 법 위에 서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일반 건물 도급은 민법, 집합건물 분양은 집합건물법, 공동주택 하자보수 절차는 공동주택관리법 — 청구의 근거 법부터 특정해야 기간 계산이 정확해집니다.
기간은 왜 5년·10년으로 나뉘나 — 하자 부위별 차등 구조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일률적으로 5년 또는 10년인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671조는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의 수급인은 목적물 또는 지반공사의 하자에 대하여 인도 후 5년간 담보책임을 지되, 목적물이 석조·석회조·연와조·금속 기타 이와 유사한 재료로 조성된 것인 때에는 그 기간을 10년으로 한다고 정합니다. 견고한 재료로 지어진 건물일수록 하자가 늦게 드러나는 점을 반영한 것입니다.
집합건물은 더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2는 건물의 주요구조부 및 지반공사의 하자에 대해서는 10년, 그 밖의 하자는 하자의 중대성, 내구연한, 교체가능성 등을 고려해 5년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을 적용합니다. 공동주택관리법도 같은 골격으로, 내력구조부별 하자는 10년, 시설공사별 하자는 시행령 별표 4에 따라 공종별로 기간을 달리 정합니다. 결국 "우리 집 하자가 몇 년짜리인지"는 하자가 어느 부위·어느 공종에서 생겼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10년 — 건물의 주요구조부(내력구조부) 및 지반공사의 하자. 기둥·내력벽 균열처럼 건물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5년 — 그 밖의 하자 중 대통령령이 가장 길게 정한 공종. 구조 안전에 준하는 중요 공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3년 — 중간 내구연한의 설비·공사. 예컨대 옥외급수·위생 관련 공사가 3년으로 분류됩니다.
2년 — 미장·도장·도배·타일 등 마감공사. 교체·보수가 상대적으로 쉬운 공종이라 기간이 짧습니다.
기산점 ① 전유부분 — 사용승인일이 아니라 "인도한 날"부터
이 글의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은 "부분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먼저 세대 내부, 즉 전유부분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은 구분소유자에게 인도한 날부터 기산합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2가 전유부분은 구분소유자에게 인도한 날부터 기간을 기산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공동주택관리법 제36조도 전유부분은 입주자에게 인도한 날부터 담보책임기간을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용승인이 났더라도 실제로 열쇠를 받아 입주할 수 있게 된 날이 따로 있다면, 그 인도일이 출발점입니다.
실무에서 인도일을 확정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 주택인도증서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령은 사업주체가 전유부분을 입주자에게 인도한 때 주택인도증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자기 세대의 기산일이 언제인지는 이 서류나 입주(키 불출)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검사가 2021년 6월에 났지만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가 2023년 3월에야 분양·인도된 세대라면, 그 세대 전유부분의 기간은 2023년 3월부터 계산되므로 같은 단지의 먼저 입주한 세대보다 기간이 늦게까지 남아 있게 됩니다. 반대로 인도일을 사용승인일로 잘못 알고 "이미 지났다"고 포기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전유부분의 기산점은 사용승인일이 아니라 구분소유자(입주자)에게 인도한 날 — 세대마다 기산일이 다를 수 있습니다.
기산점 ② 공용부분 — 사용검사일·사용승인일부터
반면 복도, 외벽, 지하주차장, 배관 공용구간처럼 공용부분의 하자는 기산점이 다릅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2는 공용부분의 담보책임기간을 주택법에 따른 사용검사일 또는 건축법 제22조에 따른 사용승인일부터 기산하도록 정하고, 공동주택관리법 제36조도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부터 기산합니다. 공용부분은 특정 세대에 인도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전체가 함께 쓰는 부분이므로, 건물 전체가 사용 가능한 상태로 공적 확인을 받은 날을 일률적 기준으로 삼는 것입니다.
이 구분이 실제 사건에서 중요한 이유는, 같은 하자 소송 안에서도 부위별로 기간 도과 여부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가령 입주가 사용검사보다 1년 늦게 이루어진 단지에서 입주 4년 6개월 차에 소송을 준비한다면, 전유부분 5년차 공종은 아직 기간 내이지만 공용부분 같은 공종은 이미 5년 6개월이 지나 다툼의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자 목록을 만들 때부터 전유·공용을 나누고, 각 부위에 적용되는 기간(2·3·5·10년)과 기산일을 별도로 표로 정리해 두어야 어느 항목을 서둘러야 하는지 보입니다.
이 기간은 제척기간 — 지나면 권리가 당연히 소멸한다
하자담보책임기간의 법적 성격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0다28840 전원합의체 판결은 구 집합건물법 제9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법 제667조 내지 제671조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은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권리행사기간인 제척기간이므로, 그 기간이 지나면 하자담보추급권은 당연히 소멸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소멸시효와 달리 제척기간은 중단이라는 개념이 없어, 기간 안에 권리를 행사했다는 사실 자체를 만들어 두지 않으면 구제가 어렵습니다.
다만 제척기간이라고 해서 반드시 기간 내에 소송까지 제기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재판 외의 권리행사로도 기간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때 무엇이 "권리행사"로 인정되는지가 자주 다투어지는데, 위 2010다28840 전원합의체 판결은 채권양도의 통지는 채권이 양도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에 그치므로 그것만으로는 제척기간 준수에 필요한 재판 외 권리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기간 내에 하자 부위와 보수·배상 요구를 특정한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권리를 행사했다는 점이 문서로 남는 조치를 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막연히 관리사무소에 구두로 불편을 호소한 정도로는 권리행사로 인정받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하자담보책임기간은 제척기간 — 기간 도과로 권리가 당연 소멸하므로, 기간 내에 하자와 청구 내용을 특정한 서면 권리행사를 남겨야 합니다.
기간이 임박했다면 — 실무 대응 순서
기산일을 확인해 보니 기간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순서를 정해 움직여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하자의 존재와 발생 시점을 객관적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균열 폭 게이지를 대고 찍은 사진, 누수 부위 동영상, 관리사무소 접수 기록, 하자 점검업체의 조사 보고서처럼 하자가 언제 어떤 상태로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뒤에 감정과 기간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하자가 기간 내에 발생했다는 점이 흐릿하면, 상대방은 기간 도과부터 다투고 나옵니다.
다음으로 부위별 기간표를 만들어 급한 항목부터 서면 권리행사를 합니다. 통상은 하자 목록을 첨부한 내용증명으로 보수 및 손해배상 청구 의사를 밝히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감정을 전제로 한 소송이나 조정 절차로 넘어갑니다. 예컨대 마감공사 하자(2년)와 방수 하자, 내력구조부 균열(10년)이 섞여 있다면, 이미 임박한 단기 공종부터 서면 청구로 기간을 지켜 두고, 장기 공종은 감정 준비와 함께 순차로 진행하는 식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차원의 하자보수 요구와 구분소유자들의 손해배상 청구는 주체와 근거가 다르므로, 단지 전체 분쟁이라면 두 절차를 어떻게 결합할지도 초기에 설계해야 합니다.
기산일 확정 — 전유부분은 주택인도증서·입주 기록,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사용승인일 서류로 확인합니다.
하자 증거 확보 — 사진·동영상·접수 기록·점검 보고서로 하자의 부위, 상태, 발견 시점을 남깁니다.
부위별 기간표 작성 — 하자 항목마다 공종(2·3·5·10년)과 만료일을 정리해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서면 권리행사 — 기간 내에 하자와 청구 내용을 특정한 내용증명 등으로 권리행사 사실을 남깁니다.
감정·소송 준비 — 협의가 안 되면 하자 감정을 전제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조정으로 진행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자담보책임기간은 무조건 10년 아닌가요?
A. 아닙니다. 10년은 건물의 주요구조부(내력구조부)와 지반공사의 하자에 적용되는 가장 긴 기간이고, 그 밖의 하자는 집합건물법 제9조의2와 시행령,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별표 4에 따라 공종별로 2년, 3년, 5년으로 나뉩니다. 예컨대 도배·타일 같은 마감공사는 2년에 불과합니다. 하자 부위가 어느 공종에 속하는지에 따라 남은 기간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항목별로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Q. 전유부분 하자인데 사용승인일부터 계산하면 기간이 지났습니다. 포기해야 하나요?
A. 포기하기는 이릅니다. 전유부분은 사용승인일이 아니라 구분소유자(입주자)에게 인도한 날부터 기산하는 것이 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의 규정입니다. 입주가 사용승인보다 늦었거나 미분양 후 뒤늦게 인도받은 세대라면 기산일이 그만큼 뒤로 밀립니다. 주택인도증서나 입주 기록으로 실제 인도일을 확인한 뒤 다시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Q. 인도일은 어떤 서류로 증명하나요?
A. 공동주택은 사업주체가 전유부분을 입주자에게 인도할 때 주택인도증서를 작성하도록 되어 있어 이 서류가 기본 증거가 됩니다. 그 밖에 키 불출 대장, 입주 확인서, 관리사무소의 입주 접수 기록, 이사 당시의 각종 계약·영수증도 인도 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쓸 수 있습니다. 분양받은 지 오래됐다면 관리주체나 사업주체에 관련 기록의 확인을 요청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Q. 기간 안에 소송까지 내야 하나요, 내용증명만 보내도 되나요?
A. 대법원 2010다28840 전원합의체 판결은 하자담보책임기간을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권리행사기간인 제척기간으로 보므로, 기간 내 권리행사는 소송이 아닌 재판 외 방법으로도 가능합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채권양도 통지처럼 권리행사라고 보기 어려운 통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하자 부위와 보수·배상 요구를 구체적으로 특정한 내용증명을 기간 내에 발송해 두는 것이 실무상 안전한 방법입니다.
Q. 일반 상가 건물을 도급 계약으로 지었는데 기간이 어떻게 되나요?
A. 분양이 아닌 도급 관계라면 민법 제671조가 적용되어, 토지·건물 기타 공작물의 수급인은 목적물 또는 지반공사의 하자에 대해 인도 후 5년간 담보책임을 지고, 석조·석회조·연와조·금속 기타 유사한 재료로 지어진 건물은 10년으로 늘어납니다. 같은 조는 하자로 목적물이 멸실·훼손된 때에는 그 날부터 1년 내에 권리를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심각한 하자일수록 오히려 서둘러야 합니다.
Q. 공용부분 하자는 누가 청구할 수 있나요?
A. 하자보수의 이행을 요구하는 절차는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등이 사업주체를 상대로 진행할 수 있고, 보수비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상 권리는 원칙적으로 구분소유자에게 귀속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구분소유자들이 손해배상채권을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에 양도해 한꺼번에 소송을 진행하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다만 채권양도 통지만으로는 제척기간 준수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이므로, 양도 방식으로 진행할 때는 기간 관리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맺음말
하자담보책임기간은 "몇 년이냐"보다 "언제부터냐"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유부분은 인도일,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사용승인일이라는 이원적 기산 구조를 이해하면, 지레 포기할 사건과 서둘러야 할 사건이 구분됩니다. 그리고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어서 지나면 권리가 당연히 소멸하므로, 부위별 기간표를 만들어 임박한 항목부터 서면으로 권리행사를 남겨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자 소송은 감정 결과와 기간 도과 항변이 결론을 좌우하는 기술적인 분쟁이라, 초기에 기산일과 공종 분류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이후 절차 전체의 뼈대가 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의 신축 아파트와 집합건물 하자 분쟁을 다뤄 온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기간 계산과 증거 확보부터 점검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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