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무죄, 변호사비 돌려 받을 수 있을까
형사사건 무죄, 변호사비 돌려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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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 무죄, 변호사비 돌려 받을 수 있을까 

장선 변호사

형사사건에 휘말렸다가 무죄로 끝나신 분들이 꼭 물어보시는 게 있습니다. "그동안 쓴 변호사비, 어떻게든 돌려받을 방법 없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가지 길이 있긴 한데, 어느 쪽도 "쓴 만큼 다 돌려받는다"는 기대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국가에 보상을 청구하면요?

형사소송법에 무죄가 확정되면 국가에 소송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변호인 보수는 실제 지출한 사선변호사 비용이 아니라 국선변호인 보수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사건이 복잡했다고 인정되면 좀 더 받을 수 있지만, 실제 지출액과는 차이가 큰 경우가 대부분이라 '전액 보상'보다는 '실비 보전' 정도로 이해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게다가 고소 내용 중 일부라도 유죄가 섞여 있거나 특정 사유에 해당하면 아예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나를 고소한 사람한테 직접 받을 수는 없나요?

이게 훨씬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인데, 예외적으로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그 요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대법원은 "무죄판결이 확정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고소인에게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즉 고소인이 나름 근거가 있다고 믿고 고소했다면, 결과가 무죄로 나왔어도 그 고소 자체를 위법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고소인이 상대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는 걸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알 수 있었는데도 고소한 경우라는 게 별도로 인정돼야 합니다. 이게 인정되면 형사재판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서 변호사비용을 포함한 손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산지방법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부산지방법원 2018. 8. 22. 선고 2017가단329524 판결). 한 남성이 유부남인 걸 숨기고 만나던 여성에게 불륜 사실이 들통나자, 직접 찾아가 무릎 꿇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이 남성은 오히려 "그 자리에서 감금당했다"며 상대방과 그 가족을 고소해버렸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정황상 감금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고, 검찰은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억울하게 고소당한 쪽은 대응하느라 변호사를 선임했고, 그 비용으로 각자 220만 원씩 썼습니다. 법원은 "고소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고, 고소인이 그 점을 알았거나 몰랐던 데 과실이 있다"고 보아 부당고소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변호사비 220만 원은 청구한 그대로 인정받았고, 여기에 위자료 100만 원이 더해져 1인당 320만 원을 배상받았습니다.

정리하면,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변호사비가 자동으로 채워지는 장치는 없습니다. 국가에 대한 보상은 실비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고소인에게 직접 받으려면 상대방의 고의·과실이 별도로 인정돼야 하며, 인정되더라도 처음 쓴 비용 전액이 그대로 나오는 건 아닙니다. 비슷한 상황이시라면 내 사건이 어느 쪽 요건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보시는 게 먼저입니다. 사건 경위를 자세히 살펴보고 실제로 청구가 가능한 상황인지 상담을 통해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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