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사건 방어권 행사와 양형 전략
성범죄 사건 방어권 행사와 양형 전략
해결사례
성폭력/강제추행 등미성년 대상 성범죄형사일반/기타범죄

성범죄 사건 방어권 행사와 양형 전략 

안영진 변호사

징역 3년 6개월

대****

범행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방어권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은 맞습니다. 그 점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조사 내용이 제가 실제로 한 행동보다 더 무겁게 정리되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법적으로 다투면 반성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성범죄 사건에서 피고인이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이 바로 이것입니다.

범행을 인정하더라도, 기록상 다투어야 할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다투면 재판부가 “반성하지 않는다”고 볼까 봐 쉽게 입을 열지 못합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의뢰인은 자신이 가르치던 미성년 원생을 상대로 유사성행위 및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습니다. 중대한 범죄였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의뢰인 역시 그 점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인정했고,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도 피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검찰은 의뢰인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2항을 적용했습니다. 이 조항은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유사성행위를 무겁게 처벌하는 규정으로, 법정형의 하한이 매우 높습니다.

변호인 입장에서는 기록을 그대로 넘길 수 없었습니다. 피해 아동의 진술, 공소장 기재, 당시 상황을 모두 살펴보았을 때, 이 사건에서 말하는 폭행·협박의 정도가 과연 특별법상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따져볼 여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법리 다툼은 했습니다. 다만 방식이 중요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법리 주장을 하는 것은 피고인의 정당한 방어권입니다.

하지만 성범죄 사건에서는 그 방식이 특히 중요합니다.

잘못 접근하면 “피해자를 탓한다”, “범행을 축소한다”, “반성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미성년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는 법리 다툼 자체보다 그 표현 방식이 양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변호인은 변론의 방향을 분명히 나누었습니다.

먼저 의뢰인이 한 행위의 잘못은 인정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상처를 준 점, 성범죄로서 사안이 중대한 점, 의뢰인이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동시에 적용 법조에 관해서는 필요한 범위 안에서 다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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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적용한 법조항의 구성요건이 기록상 충분히 증명되었는지를 따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이 사건의 핵심은 “나는 죄가 없다”는 주장이 아니었습니다.

“죄는 인정한다. 그러나 법이 요구하는 요건은 정확히 판단되어야 한다.”

이 선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재판부는 법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결문에서도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한다는 판단을 명확히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갑자기 이루어진 기습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이른바 기습추행 또는 기습유사강간의 법리에 따라 성폭력처벌법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변호인의 법리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중요한 지점은 그다음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리 주장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반성하지 않는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방어권 행사를 괘씸하게 평가하거나, 그 자체를 양형상 불이익으로 삼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재판부는 "(...)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보다 낮은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라고 판시하여, 명시적으로 기준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변론의 방식에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범행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을 무리하게 공격하지도 않았습니다. 반성문, 재범 방지 노력, 가족들의 탄원, 합의를 위한 노력 등 양형에 필요한 자료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법리 다툼과 반성 태도가 충돌하지 않도록 변론 전체의 균형을 맞췄습니다.

그 결과 법리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그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형이 더 무거워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방어권은 포기할 문제가 아닙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다투면 불리하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무리하게 부인하거나, 피해자를 탓하거나, 명백한 사실을 외면하면 불리합니다. 그러나 기록상 다툴 부분이 있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항상 좋은 전략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다툴지, 어디까지 다툴지, 어떤 표현으로 다툴지입니다.

범행 자체를 인정하면서도 법리상 쟁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구성요건을 다툴 수 있습니다.

반성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피고인의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해내는 것이 형사전문변호사의 역할입니다.

“괘씸죄”를 피하는 변론은 따로 있습니다

많은 피고인이 두려워합니다.

“괜히 다퉜다가 판사님이 더 나쁘게 보면 어떡하죠?”

“반성하지 않는다고 해서 형이 더 올라가면 어떡하죠?”

그 걱정은 현실적입니다. 실제로 형사재판에서는 태도와 표현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무조건 인정하는 것만이 반성은 아닙니다.

하지 않은 사실까지 인정하는 것이 좋은 양형 전략도 아닙니다.

다만 방어권을 행사하려면 방식이 정교해야 합니다. 사실관계는 인정하되 법리 쟁점을 분리하고, 피해자 진술을 불필요하게 공격하지 않으며, 반성 자료와 재범 방지 노력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재판부가 보기에 “책임을 피하려는 주장”이 아니라 “법적으로 필요한 범위의 주장”으로 보이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사건은 법리 주장이 받아들여진 사건은 아닙니다.

그러나 방어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양형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관리한 사건입니다.

형사재판에서는 이것도 매우 중요한 결과입니다.

성범죄 사건은 인정과 다툼의 경계를 잘 잡아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면 피의자나 피고인은 극도의 압박 속에서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그래서 무조건 부인하거나, 반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수사기관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위험합니다.

기록을 봐야 합니다.

진술을 봐야 합니다.

공소장을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눠야 합니다.

특히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는 적용 법조, 피해자 진술의 구조, 폭행·협박 인정 여부, 기습추행 법리, 양형자료 준비가 모두 연결됩니다. 어느 하나만 잘못 다뤄도 사건 전체의 방향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혼자 판단하는 것입니다.

초기 진술 전, 또는 공소장을 받은 직후라면 반드시 사건 기록을 검토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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