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를 맡겼는데 완공이 늦어져 지체상금을 물릴 수 있게 됐는데도, 정작 청구를 미루다 몇 년이 지나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수급인 입장에서는 오래전 지연을 이유로 뒤늦게 지체상금을 청구당해 당황하기도 합니다. 지체상금 채권에도 소멸시효가 있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게 되는데, 그 기간이 3년인지 아니면 더 긴지, 언제부터 계산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공사도급의 지체상금 채권에 어떤 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그 기산점은 언제이며 시효를 어떻게 중단시키는지를 판례를 근거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지체상금은 어떤 성격의 채권인가 — 손해배상액의 예정
지체상금은 수급인이 약정한 완공기한을 지키지 못했을 때 지연 일수에 따라 도급인에게 물어주기로 미리 정해 둔 금액입니다. 판례는 이러한 지체상금 약정을 채무불이행이 있을 경우 배상책임의 내용을 미리 정해 손해배상 문제의 처리를 간편하게 하려는 손해배상액의 예정(민법 제398조)으로 봅니다. 따라서 실제 손해가 얼마인지 따로 증명하지 않아도 약정된 지체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대신, 특약이 없는 한 예정액을 넘는 배상은 구할 수 없습니다.
이 성격 규정은 소멸시효를 판단할 때도 중요합니다. 지체상금은 빌려준 돈에 붙는 이자가 아니라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이기 때문입니다. 뒤에서 보듯 '이자'인지 '손해배상금'인지, 나아가 '공사에 관한 채권'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소멸시효 기간이 달라집니다.
지체상금은 이자가 아니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입니다. 이 성격이 소멸시효 기간을 가르는 출발점이 됩니다.
지체상금 채권에 3년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될까 — 민법 제163조 제3호
결론부터 말하면, 공사도급에서 발생한 지체상금 채권에는 민법 제163조 제3호의 3년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이 조항은 "도급받은 자, 기사 기타 공사의 설계 또는 감독에 종사하는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을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공사에 관한 채권'의 범위를 어떻게 보느냐입니다. 대법원은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17185 판결에서 민법 제163조 제3호가 정한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이란 도급받은 공사의 공사대금채권뿐만 아니라 그 공사에 부수되는 채권도 포함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지체상금 채권은 바로 그 공사도급계약에서 파생·부수되어 발생하는 채권이므로, 같은 3년의 단기시효 안에 놓이게 됩니다.
같은 판결은 당사자가 그 채권을 '약정에 기한 채권'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채권의 성질이 변경되지 않는 이상 민법 제163조 제3호의 단기소멸시효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즉 계약서에 '약정 지체상금'이라고 적어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3년 시효를 피해 갈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왜 일반 지연손해금과 결론이 갈리나 — 성질에 따른 구별
혼동하기 쉬운 지점이 있습니다. 순수한 금전채무의 이행지체로 생기는 지연손해금은, 그것이 이자가 아니라 손해배상금이고 민법 제163조 제1호가 정한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채권'도 아니어서, 제1호를 근거로 한 3년 단기소멸시효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 논리만 떼어 보면 "지체상금도 3년이 아니다"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사도급의 지체상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3년 시효의 근거가 제163조 제1호(이자 등)가 아니라 제163조 제3호(공사에 관한 채권)이기 때문입니다. 지체상금이 이자가 아니라는 점은 제1호 적용을 배제할 뿐이고, 그것이 공사도급에 부수해 발생한 채권이라는 점에서 제3호의 3년 시효로 들어옵니다. 결국 '어느 호를 근거로 삼느냐'를 구분하지 않으면 정반대의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같은 '지연에 따른 배상금'이라도 그것이 대여금 같은 단순 금전채권에 붙는 것인지, 아니면 공사도급계약에 부수해 발생하는 것인지에 따라 소멸시효 기간이 갈립니다. 자신의 사안이 어느 쪽인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지체상금이 3년인 근거는 '이자'여서가 아니라 '공사에 관한 부수채권'이기 때문입니다(민법 제163조 제3호).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계산하나 — 기산점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합니다(민법 제166조). 지체상금 채권은 지체가 발생해 그 지체상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 때부터 시효가 시작된다고 보게 됩니다. 지연이 종료되어 지체상금 액수가 확정되는 시점, 즉 공사가 뒤늦게 완성되었거나 계약이 해제되어 지연 일수가 마감된 때를 기준으로 청구가 가능해진다고 이해하면 무리가 없습니다.
참고로 함께 문제되는 공사대금채권의 경우, 판례는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을 때'를 통상 도급인에게 건물을 인도하여 사용승인을 받은 때로 보고 그때부터 3년 시효가 진행한다고 합니다. 지체상금과 공사대금이 한 공사에서 함께 다투어질 때는 각 채권의 기산점을 따로 짚어야 하며, 하나가 살아 있다고 다른 하나도 당연히 살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완공기한을 넘겨 지연이 이어지다가 계약이 해제된 사안이라면, 지연 일수가 마감되어 지체상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 시점을 기준으로 3년을 계산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3년이 임박했다면 아래에서 볼 시효 중단 조치를 서둘러야 합니다.
지체상금 액수는 어디서 어디까지 — 발생의 시기와 종기
소멸시효와 별개로, 청구할 지체상금 액수 자체를 정하려면 지체상금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발생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판례는 수급인이 완공기한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한 채 기한을 넘겨 계약이 해제된 경우, 지체상금 발생의 시기(始期)는 완공기한 다음 날, 종기(終期)는 도급인이 해제할 수 있었을 때를 기준으로 다른 업자에게 의뢰해 같은 건물을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이라고 봅니다.
이는 지연이 끝없이 이어진다고 해서 지체상금이 무한정 불어나는 것을 막는 기준입니다. 도급인이 스스로 대체 시공에 나설 수 있었던 시점 이후의 지연까지 수급인에게 물리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청구 전에 완공기한 다음 날부터 대체 시공 가능 시점까지의 지연 일수를 정확히 산정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지체상금이 과다하면 깎을 수 있나 — 감액
수급인이 청구를 받는 입장이라면 감액 항변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지체상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므로, 그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판례는 '부당히 과다한 경우'를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예정의 동기, 채무액 대비 예정액의 비율, 예상손해액의 크기,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해 판단한다고 봅니다.
즉 지연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지체상금 전액을 그대로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연에 도급인 측 사정이나 공사 여건 변화가 얼마나 개입했는지, 실제 손해 규모가 지체상금과 얼마나 벌어지는지를 자료로 제시하면 상당 부분 감액을 이끌어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감액은 어디까지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할 때의 문제이므로, 단순히 액수가 크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깎이지는 않습니다.
3년이 임박했다면 — 시효 중단과 판결 확정 후 연장
시효 완성이 다가온다면 중단 조치로 시계를 되돌릴 수 있습니다. 소멸시효는 청구(재판상 청구 등), 압류·가압류·가처분, 승인으로 중단되며(민법 제168조), 중단되면 그때까지 진행된 기간은 효력을 잃고 중단 사유가 끝난 때부터 시효가 새로 진행합니다. 상대가 채무를 인정하는 문자·각서 등 '승인'을 확보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소 제기·가압류로 재판상 청구에 나서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내용증명으로 청구하는 최고(催告)만으로는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 등 후속 조치를 이어가야 시효 중단 효력이 유지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한편 소송을 통해 판결이 확정된 채권은 그 소멸시효가 10년으로 연장됩니다(민법 제165조). 3년 단기시효 채권이라도 일단 판결로 확정해 두면 이후 집행을 준비할 시간을 넉넉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승인 확보 또는 소 제기·가압류로 시효를 중단시키고, 판결로 확정하면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체상금도 결국 3년 안에 청구해야 하나요?
A. 공사도급에서 발생한 지체상금 채권은 공사에 부수되는 채권으로서 민법 제163조 제3호의 3년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판례(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17185 판결)는 '공사에 관한 채권'에 공사대금뿐 아니라 공사에 부수되는 채권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지연 사실을 안 뒤 3년을 넘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계약서에 '약정 지체상금'이라고 적혀 있으면 10년 시효 아닌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판례는 당사자가 약정에 기한 채권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채권의 성질이 변경되지 않는 한 민법 제163조 제3호의 단기소멸시효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계약서 문구만으로 3년 시효를 10년으로 늘릴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Q. 소멸시효는 정확히 언제부터 세나요?
A.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합니다(민법 제166조). 지체상금은 지연이 마감되어 그 금액을 청구할 수 있게 된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하게 됩니다. 함께 다투는 공사대금채권은 통상 건물을 인도해 사용승인을 받은 때부터 시효가 진행하므로, 두 채권의 기산점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지연이 오래 이어졌으면 지체상금도 계속 불어나나요?
A. 무한정 불어나지 않습니다. 판례는 지체상금의 종기를, 도급인이 해제할 수 있었을 때를 기준으로 다른 업자에게 의뢰해 같은 건물을 완성할 수 있었던 시점으로 봅니다. 그 시점 이후의 지연까지 수급인에게 부담시키지는 않습니다.
Q. 지체상금을 청구받았는데 액수가 너무 큽니다. 줄일 수 있나요?
A. 지체상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므로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지연에 개입한 도급인 측 사정, 실제 손해 규모와의 차이 등을 자료로 제시하면 감액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액수가 크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깎이는 것은 아닙니다.
Q. 3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A. 시효 중단 조치를 서둘러야 합니다. 상대의 채무 승인을 확보하거나, 소 제기·가압류 등 재판상 청구로 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민법 제168조). 내용증명 최고만으로는 6개월 내 후속 조치가 필요하며, 판결이 확정되면 시효가 10년으로 연장됩니다(민법 제165조).
맺음말
공사도급의 지체상금 채권은 공사에 부수되는 채권으로서 민법 제163조 제3호의 3년 단기소멸시효 안에 놓인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약정'이라는 이름만으로 시효가 길어지지 않으며, 기산점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 곧 지연이 마감되어 지체상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청구하는 쪽이라면 3년 도과 전에 승인 확보나 소 제기로 시효를 중단시키고, 청구받는 쪽이라면 종기 산정과 감액(민법 제398조 제2항) 항변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체상금과 공사대금이 얽힌 분쟁은 각 채권의 기산점과 발생 범위를 따로 따져야 해 다툼의 폭이 넓습니다. 시효 임박 여부, 종기 산정, 감액 가능성을 초기에 정리해 두면 청구든 방어든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공사대금과 지체상금 분쟁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계약서와 공정 자료를 바탕으로 대응 방향을 함께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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