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 갑질과 해임처분 기준
교수의 갑질과 해임처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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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갑질과 해임처분 기준 

오상원 변호사

교수가 학생에게 폭언을 하거나 사적인 지시를 하고, 식사 대접이나 접대를 요구한 경우 해임까지 가능한지가 문제 되는 사건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한 말실수나 오해로 보기 어려운 정도의 갑질, 반복적 폭언, 부당한 사적 지시, 접대 요구가 인정된다면 교원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중징계가 가능하다. 사안에 따라 해임처분도 사회통념상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대학 교원은 일반 직장 상사와 다르다. 교수는 학생에게 학점을 부여하고, 논문 지도를 하며, 학위 심사와 추천서, 연구 참여, 장학금,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생 입장에서는 교수의 말 한마디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학업과 미래를 좌우하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 우월적 지위 때문에 법원은 교수의 언행을 더 엄격하게 본다.

교원 품위유지의무는 단순히 예의를 지키라는 수준의 추상적 의무가 아니다. 교육자로서 학생을 지도할 자격과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는 법적·윤리적 의무다. 특히 지도학생이나 조교를 상대로 한 폭언, 모욕, 사적 심부름, 부적절한 접대 요구는 개인 간 갈등으로 축소하기 어렵다. 학생이 쉽게 거절할 수 없는 구조에서 이루어졌다면 징계 사유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대학 교수의 우월적 지위와 학생의 취약성

대학원생이나 지도학생은 교수와 대등한 관계에 있지 않다. 학점, 논문, 실험실 배정, 학위 취득, 추천서, 연구 실적 등이 교수의 평가와 판단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성인 사이의 대화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거절하기 어려운 권력관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교수가 학생에게 반복적으로 폭언을 하거나 인격을 깎아내리는 표현을 했다면 이는 단순한 지도 방식으로 보기 어렵다. 학문적 엄격함과 인격적 모욕은 구별된다. 과제나 연구 결과를 지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학생의 인격·외모·가정환경·능력을 비하하는 방식은 교육적 지도라고 보기 어렵다.

조교나 지도학생에게 업무 범위를 벗어난 지시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구나 수업 보조와 무관한 사적인 심부름, 개인 일정 보조, 식사 자리 준비, 접대 요구는 학생의 지위와 역할을 벗어난다. 특히 그 지시를 거부하면 학업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느끼게 했다면 징계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폭언과 갑질은 단순한 소통 방식 문제가 아니다

교수 징계 사건에서 자주 나오는 항변이 있다. 강하게 지도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은 표현의 수위, 반복성, 공개성, 상대방의 지위, 업무 관련성을 함께 본다. 일회성 감정 표현인지, 지속적으로 학생을 위축시키는 방식이었는지에 따라 판단은 달라진다.

학생 앞에서 모욕적인 표현을 반복하거나, 연구실 구성원들 앞에서 특정 학생을 공개적으로 망신 주거나, 학업과 무관한 내용으로 인격을 공격했다면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다. 교수의 권위는 학생을 압박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그 권위 때문에 언행은 더 조심해야 한다.

갑질도 마찬가지다. 학생이 교수에게 식사를 대접하거나 선물을 제공하는 상황이 있었다면 그 경위를 살펴야 한다. 자발적 호의였는지, 교수의 요구나 암시가 있었는지, 연구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었는지가 중요하다. 학생이 불이익을 우려해 따를 수밖에 없었다면 단순한 친목으로 보기 어렵다.

접대 요구와 업무 외 지시는 중대 비위로 평가 가능

교수가 학생에게 식사 대접을 요구하거나, 사적인 모임에 참석하도록 압박하거나, 조교에게 업무 외 개인적 지시를 반복했다면 이는 교원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문제 될 수 있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사적 위계가 아니라 교육과 연구를 위한 곳이다. 학생의 시간과 비용을 교수 개인의 편의에 사용하게 하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특히 지도교수와 학생 사이에서는 거절 가능성이 매우 낮다. 교수는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 입장에서는 논문 지도, 졸업, 연구실 생활, 추천서 문제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법원은 이러한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한다.

따라서 접대 요구나 업무 외 지시는 그 자체만 따로 떼어 가볍게 보기 어렵다. 폭언, 인격 모독, 평가권 남용, 사적 지시가 함께 존재하면 전체적으로 교수의 지위 남용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경우 징계 수위는 정직에 그치지 않고 해임까지 검토될 수 있다.

해임처분은 사회통념상 적정성이 기준

교원이 해임처분을 받은 뒤 다투는 경우 핵심은 징계사유의 존재와 징계양정의 적정성이다.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되더라도 해임까지는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법원은 해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를 본다.

해임은 교원 신분을 상실시키는 중징계다. 따라서 가벼운 실수나 단발적 부주의만으로 쉽게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위가 학생을 상대로 한 것이고, 교수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행위이며, 교원사회 전체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라면 해임도 정당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행위가 반복되었거나, 문제 제기 이후에도 반성보다 책임 회피 태도를 보였거나, 학생들이 학업상 불이익을 우려해 장기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사정이 있다면 징계양정에서 불리하다. 교수의 말과 행동은 개인의 사생활을 넘어 교육기관의 신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교원 징계 사건에서 증거가 되는 자료

대학 교수 갑질 징계 사건에서는 피해 학생들의 진술이 중요하다. 다만 진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성과 일관성이 필요하다. 언제, 어디서, 어떤 말을 들었는지,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그로 인해 어떤 불이익을 우려했는지 정리되어야 한다.

카카오톡, 이메일, 문자, 녹취, 연구실 공지, 회식·식사 비용 결제 내역, 조교 업무지시 자료, 피해 학생들의 상담 기록, 학교 인권센터 조사자료, 징계위원회 회의록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특히 여러 학생의 진술이 서로 독립적으로 일치한다면 신빙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징계를 다투는 교수 입장에서는 사실관계의 구체적 오류, 진술 간 모순, 업무상 필요성, 지시의 범위, 징계절차 위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다만 학생을 상대로 한 비위 사건에서 단순히 지도 과정이었다고만 주장하는 것은 방어력이 약하다. 지도였다는 말이 통하려면 그 내용과 방식이 교육적 필요 범위 안에 있었음을 설명해야 한다.

절차 위반도 징계소송의 핵심 쟁점

해임처분을 다투는 사건에서는 절차도 중요하다. 대학은 징계 사유를 특정하고,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며, 징계위원회 절차를 규정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 징계사유가 중대하더라도 절차가 위법하면 처분이 취소될 수 있다.

다만 절차상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 해임처분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절차 위반의 정도, 당사자의 방어권 침해 여부, 징계사유의 중대성을 함께 본다. 따라서 교수 측은 절차적 하자를 구체적으로 주장해야 하고, 학교 측은 조사와 징계 과정의 적법성을 문서로 남겨야 한다.

학교 입장에서는 피해 학생 보호도 중요하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 학생이 교수와 계속 접촉하게 되거나, 진술자가 노출되어 2차 피해가 발생하면 별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학의 징계 절차는 교수의 방어권과 학생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교원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교육공동체 신뢰의 문제

지도학생에 대한 폭언, 부당한 업무 외 지시, 식사 대접 요구는 단순한 오해나 연구실 문화로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대학 교원은 학생의 학업과 진로에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다. 그 지위에서 비롯된 권한을 학생에게 부당한 부담으로 돌렸다면 징계는 불가피하다.

해임처분이 정당한지는 비위의 내용과 정도, 반복성, 피해 학생의 수, 교수의 지위, 반성 여부, 학교 공동체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법원은 교원에게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품위와 책임을 요구한다. 학생을 평가하고 지도하는 사람이라면 그 권한만큼 더 엄격한 기준을 감수해야 한다.

교수의 지위는 학생을 누르는 권한이 아니라 학문과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다. 지도라는 이름으로 폭언과 사적 요구가 반복되었다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지위 남용에 가깝다. 교원 품위유지의무 위반 사건에서 법원이 해임처분의 사회통념상 적정성을 엄격하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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