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벌 감액 안 될까 — 민법 398조 유추적용과 공서양속 무효 기준
위약벌 감액 안 될까 — 민법 398조 유추적용과 공서양속 무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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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벌 감액 안 될까 — 민법 398조 유추적용과 공서양속 무효 기준 

강대현 변호사

계약서에 위반 시 거액을 지급한다는 위약벌 조항을 넣었는데, 막상 분쟁이 생기니 금액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하지만, 위약벌에는 이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과도한 위약벌은 손쓸 방법이 없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위약벌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구분하는 기준, 위약벌 감액이 불가능한 이유, 그리고 공서양속 위반으로 무효를 다툴 수 있는 판단기준까지 확인된 판례를 바탕으로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위약벌과 손해배상액 예정의 구분 — 무엇이 다른가

계약을 체결할 때 "위반 시 얼마를 지급한다"는 조항을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에 따라 법적 효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 실제 손해와 무관하게 그 금액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위약벌은 채무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제재금 성격으로, 손해배상과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자에게 훨씬 유리합니다.

문제는 계약서에 "위약금" "위약벌" 같은 명칭만으로 성격이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계약서 등 처분문서의 내용과 계약 체결 경위, 당사자가 위약금을 약정한 주된 목적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의사해석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즉 명칭보다 실질을 본다는 것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뒤에서 볼 감액 가능 여부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위약벌은 왜 법원이 감액할 수 없나 — 민법 제398조 제2항 유추적용 불가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이 조항 덕분에 과도한 손해배상 예정액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위약벌에는 이런 감액 규정이 없습니다.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하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 내용이 다르므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위약벌의 액수를 감액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 이래 확립된 법리입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결론을 다시 확인하면서 이유도 분명히 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 외에 그와 구별되는 다른 위약금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면서도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대해서만 법관의 재량에 의한 감액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자의 결단으로 볼 수 있어 위약벌에 같은 규정이 없다고 법률의 흠결이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설령 흠결로 보더라도 위약벌의 독자적 기능과 사적 자치 원칙, 그리고 뒤에서 볼 공서양속 무효 법리로 이미 통제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추적용까지 나아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계약서 문구가 위약벌로 해석되면, 채무자는 "금액이 너무 과하다"는 이유만으로 법원에 감액을 구할 수 없습니다.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하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 내용이 다르므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감액할 수 없다.

그래도 무효가 될 수 있다 — 민법 제103조 공서양속 위반 법리

감액이 안 된다고 해서 아무리 과도한 위약벌도 그대로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의무의 강제로 얻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그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된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습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 감액이라는 재량적 조정이 아니라, 민법 제103조가 정한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로서 처음부터 효력이 없다고 보는 방식입니다. 두 접근의 차이는 큽니다 — 감액은 법원이 적정선을 찾아 조정해주는 것이지만, 공서양속 무효는 과도한 부분을 아예 없던 것으로 만듭니다.

다만 이 무효 법리도 함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위약벌 약정이 공서양속에 반하는지 판단할 때 당사자 일방이 독점적·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체결한 것인지 등 당사자의 지위, 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위약벌 약정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위반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위약벌 액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무효라고 볼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계약 자유의 원칙을 존중하는 취지로, 법원이 계약 내용에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서양속 위반 판단기준 — 법원은 무엇을 보나

실무에서 위약벌 무효를 다투려면 위 판단요소를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입해 주장·입증해야 합니다. 법원이 실제로 살피는 요소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당사자 지위의 불균형 — 한쪽이 독점적·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위약벌을 일방적으로 강요한 정황이 있는지.

  • 계약 체결 경위 — 위약벌 조항이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됐는지, 아니면 정형화된 약관처럼 일방적으로 끼워 넣어졌는지.

  • 위약벌을 두게 된 동기 — 실제 이행 확보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됐는지.

  • 계약 위반의 경위와 정도 — 위반이 경미한데도 위약벌 액수가 지나치게 큰지, 위반의 고의성·반복성은 어떤지.

  • 실제 손해와의 현저한 불균형 — 채권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나 이행 확보로 얻는 이익에 비해 위약벌이 지나치게 과도한지.

단순히 위약벌 액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무효라고 판단해서는 안 되고, 당사자의 지위·체결 경위·실제 손해와의 불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실제 사례로 보는 적용 — 상가개발 시행계약 위약벌 5억 원

대법원 2015다239324 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감이 잡힙니다. 건설업자와 토지 소유자가 토지 위에 상가를 개발하는 사업시행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되면 위약벌로 5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이후 계약이 해제되자 위약벌 지급 의무를 둘러싼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위약벌이라는 이유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감액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앞서 본 여러 사정을 종합해 공서양속 위반 여부를 별도로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실무적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위약벌이니 감액해달라"는 주장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하기 어렵고, 대신 계약 체결 경위·당사자 지위·실제 손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입증해 "이 위약벌은 공서양속에 반해 일부 또는 전부 무효"라는 주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 손해가 수천만 원 수준인데 위약벌이 수억 원대로 정해져 있고, 계약 체결 당시 한쪽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조항을 일방적으로 관철시켰다는 사정이 확인된다면 일부 무효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면 애초에 "부당히 과다하다"는 사유만으로 감액을 구할 수 있어 다투는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 어떻게 써야 분쟁을 줄이나

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위약금 조항의 성격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출발점입니다. "위약벌로서"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라는 문구를 명시하고, 그 목적(이행 확보인지 손해전보인지)을 조항에 함께 적어두면 나중에 성격을 둘러싼 다툼 자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명칭만으로 성격이 확정되지 않는다는 점은 앞서 본 대로이므로, 실제 협상 경위와 금액 산정 근거를 별도 문서나 이메일 등으로 남겨두는 것도 유용합니다.

금액을 정할 때도 실제 예상 손해나 이행 확보에 필요한 수준과 지나치게 동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우월한 지위에 있는 당사자가 계약서를 준비하는 경우, 상대방과 위약금 액수·성격에 관해 협의한 기록을 남겨두면 나중에 공서양속 위반 주장에 대응하기 유리합니다. 계약서에 위약금의 성격과 산정 근거가 분명할수록, 분쟁이 생겼을 때 법원의 판단도 예측하기 쉬워집니다.

위약벌 소송에서 다투는 전략

이미 위약벌 조항이 있는 계약을 체결했고 상대방이 이행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먼저 그 조항이 정말 위약벌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부터 다시 따져봐야 합니다. 명칭이 위약벌이라도 실질이 손해전보 목적이라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재구성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른 감액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처분문서의 문언, 계약 체결 경위, 당사자가 실제 의도한 목적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위약벌 성격이 분명하다면, 감액이 아니라 공서양속 위반에 따른 일부·전부 무효를 주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 합니다. 이때는 실제 손해 규모, 계약 체결 당시의 지위 불균형, 위반의 경위와 정도를 구체적 증거로 뒷받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송 초기부터 어느 쪽 법리 구성으로 갈지 방향을 정확히 잡아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으므로, 계약서 검토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위약금 조항의 성격을 먼저 진단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원·광교 지역에서 상가 개발이나 도급계약과 관련한 위약금 분쟁을 다루다 보면, 이 조항 하나의 해석 차이가 결과를 크게 가르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위약벌과 손해배상액의 예정, 계약서에 뭐라고 적혀 있어야 구분되나요?

A. 명칭만으로는 정해지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르면 계약서 문언과 체결 경위, 당사자가 위약금을 약정한 주된 목적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위약벌"이라 적었더라도 실질이 손해전보 목적이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Q. 위약벌 액수가 너무 크면 법원이 알아서 깎아주지 않나요?

A. 아닙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 규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에만 적용되고, 위약벌에는 유추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 및 2022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대신 지나치게 과도하면 민법 제103조 공서양속 위반으로 일부·전부 무효를 다퉈야 합니다.

Q. 공서양속 위반 무효는 감액과 뭐가 다른가요?

A. 감액은 법원이 적정 금액으로 조정해주는 것이지만, 공서양속 위반 무효는 과도한 부분의 효력 자체를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채무자가 지급할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법적 근거와 심리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Q. 위약벌 액수가 많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무효 주장이 받아들여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단순히 액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무효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당사자 지위의 불균형, 계약 체결 경위, 실제 손해와의 현저한 불균형 등을 함께 입증해야 합니다.

Q. 계약서에 위약벌인지 손해배상액 예정인지 아무 표시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이 경우에도 처분문서의 전체 문언과 계약 체결 경위, 당사자의 의도를 종합해 법원이 판단합니다. 명칭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불리하게 해석되는 것은 아니지만, 분쟁을 줄이려면 계약 체결 시 성격과 목적을 명확히 기재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이미 위약벌로 소송을 당했다면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나요?

A. 먼저 조항의 실질이 위약벌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를 다시 검토하고,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재구성할 여지가 있다면 민법 제398조 제2항 감액을 주장합니다. 위약벌 성격이 분명하다면 계약 체결 경위와 실제 손해 규모를 근거로 공서양속 위반에 따른 일부·전부 무효를 주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맺음말

위약벌은 "감액이 안 되는 조항"이라는 점에서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계약 체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다만 감액이 안 된다는 것이 곧 무한정 유효하다는 뜻은 아니며,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이 확립한 공서양속 위반 법리를 통해 과도한 위약벌을 다툴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계약서 문언의 실질을 어떻게 해석하고, 당사자 지위·체결 경위·실제 손해 규모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입니다. 위약금 조항을 둘러싼 다툼은 초기 법리 구성 방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리는 만큼, 계약서를 미리 검토하거나 이미 분쟁이 시작됐다면 조속히 자료를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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