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법원에서 온 소장 한 통에 '상간자 손해배상청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소장에는 답변서를 특정 기한 안에 내라는 안내문까지 함께 오니,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소장을 받은 날부터 며칠 안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변서에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위자료 책임 자체나 액수를 다툴 수 있는 방어 논리는 무엇인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기한을 넘기면 어떤 불이익이 생기는지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상간 소송 소장 받았을 때 — 가장 먼저 확인할 3가지
봉투를 뜯기 전부터 겁부터 나겠지만, 가장 먼저 할 일은 감정을 추스르고 소장에 적힌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확인할 항목은 크게 네 가지로, 송달일자와 원고(대개 배우자)의 인적사항, 청구취지에 적힌 위자료 청구 금액, 그리고 청구원인에 서술된 부정행위의 구체적 경위입니다. 특히 송달일자는 답변서 제출기한을 계산하는 기준점이 되므로 우편물을 받은 날짜 자체를 정확히 메모해두어야 합니다. 청구원인에 적힌 사실관계 중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 어느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지를 초반에 정리해두면 이후 답변서 작성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소장에는 보통 원고 측이 확보한 증거자료 목록도 함께 첨부되어 있습니다. 카카오톡 대화, 사진, 통화기록, 숙박업소 출입기록 등 어떤 증거가 제출되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어느 부분을 인정하고 어느 부분을 다툴지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가 특정 시기의 대화 캡처 몇 장뿐이라면 부정행위의 기간이나 정도를 다투는 전략을 검토해볼 수 있고, 반대로 장기간에 걸친 구체적 정황증거가 많다면 책임 자체보다는 혼인파탄 항변이나 위자료 액수를 다투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송달일자 — 답변서 제출기한 계산의 기준점
청구취지 — 원고가 요구하는 위자료 금액과 지연손해금 범위
청구원인 — 부정행위의 시기·기간·경위에 대한 원고 측 주장
첨부 증거자료 — 대화기록·사진·출입기록 등 입증 수단
답변서 제출기한은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계산되므로, 우편물 수령일 자체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실입니다.
답변서 제출기한 30일 — 민사소송법 제256조·제257조
민사소송법 제256조는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경우에는 이 의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소장 부본을 보낼 때 이 취지를 함께 안내하므로, 실제로 소장 봉투 안에 답변서 제출 안내문이 동봉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0일은 생각보다 짧게 느껴질 수 있는 기간이므로, 소장을 받은 즉시 일정부터 표시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문제는 기한을 넘겼을 때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57조는 피고가 기한 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청구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른바 무변론판결로, 원고가 청구한 위자료 금액을 법원이 그대로 인정해 승소판결을 선고할 위험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는 법원의 재량 사항이고,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면 무변론판결을 피할 수 있다는 예외도 함께 규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쁘다는 이유로 30일을 그냥 흘려보내고 아무 서면도 내지 않으면, 법원이 별도의 변론기일 없이 청구금액 전액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57조는 답변서 미제출 시 청구원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답변서에 담을 내용 — 인정·부인·부지부터 명확히
답변서의 뼈대는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과 청구원인에 대한 답변,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에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취지를 명시하고, 청구원인에 대한 답변에서는 원고가 주장한 사실관계 하나하나에 대해 인정하는지, 부인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취지(부지)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이 부분을 애매하게 적거나 통째로 넘어가면 다투지 않은 사실로 취급되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정행위의 시기·장소·횟수처럼 위자료 액수 산정에 직결되는 사실관계는 인정과 부인을 세밀하게 나누어 적는 것이 이후 재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데 중요합니다.
답변서 단계에서 반드시 모든 증거를 다 낼 필요는 없지만, 향후 어떤 항변을 준비할 것인지 방향만큼은 답변서에 담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되었다는 항변을 준비 중이라면 그 취지를 간략히 언급하고 추후 준비서면으로 구체화하겠다고 밝혀두는 식입니다. 이렇게 초반에 다투는 취지를 명확히 해두면, 뒤에서 설명할 무변론판결 위험을 피하는 것은 물론 재판부에도 방어 의지를 분명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 — 원고 청구를 기각해달라는 취지
청구원인 사실별 인정·부인·부지 —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구분
예정된 항변사유 — 파탄 항변, 소멸시효 항변 등 방향 제시
증거자료 신청 계획 — 이후 준비서면·증거로 보완할 부분 예고
핵심 방어전략 ① —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되었다는 항변
상간 소송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어 논리는 부정행위 당시 원고와 배우자의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있었다는 항변입니다.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은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 행위를 함으로써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보면서도, 부정행위 당시 이미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부부생활의 실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면 제3자의 행위는 혼인의 안정과 평화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어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법리가 인정되면 위자료 액수를 낮추는 정도가 아니라 책임 자체를 부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상 가장 강력한 방어수단으로 꼽힙니다.
이 항변에서 중요한 것은 증명책임의 소재입니다.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되어 있었다는 사정은 불법행위 성립을 막는 예외 사유이므로, 이를 주장하는 피고, 즉 상간자 측이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별거 기간과 경위, 이혼조정이나 소송 진행 여부, 별거 중 생활비 미지급이나 각방 생활 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답변서 단계부터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부정행위 당시 이미 3년 넘게 별거하며 이혼조정이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자료로 뒷받침된다면, 이 항변이 실질적으로 검토될 여지가 커집니다. 반대로 단순히 "사이가 안 좋았다"는 정황만으로는 파탄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우므로 구체적 증거 확보가 관건입니다.
대법원은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후에는 제3자의 성적 행위가 있었더라도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핵심 방어전략 ② — 소멸시효 항변, 민법 제766조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규정을 근거로 하며, 그 소멸시효는 민법 제766조에 따라 정해집니다.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중 먼저 도래하는 시점에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합니다. 여기서 '안 날'이란 단순히 의심하는 정도를 넘어 부정행위라는 위법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상대방이 누구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인식한 시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원고가 언제부터 부정행위 사실과 상간자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인식했는지가 소멸시효 항변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답변서 단계에서는 원고가 소장에 서술한 인식 시점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소장 자체에 "원고는 3년 전 부정행위 사실과 상간자의 신원을 모두 알게 되었다"는 취지의 서술이 있는데도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뒤에야 소가 제기되었다면, 소멸시효 완성을 항변사유로 답변서에 기재하고 이후 준비서면에서 구체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원고가 안 날을 다투며 더 나중에 알았다고 주장할 수 있으므로, 이 항변만으로 승부를 보기보다는 앞서 설명한 파탄 항변이나 위자료 액수 다툼과 함께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중 먼저 도래하는 시점에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합니다.
위자료 액수를 다투는 법 — 인과관계와 기여도
책임 자체를 다투기 어려운 사안이라도 위자료 액수는 별도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법원은 부정행위의 기간과 횟수, 혼인 기간과 자녀 유무, 원고 측이 혼인관계 유지에 소홀했는지 여부, 상간자가 원고 부부의 혼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정합니다. 소장에 적힌 청구금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정들을 답변서와 준비서면에서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해야 실제 인정 금액을 낮출 수 있습니다.
특히 원고 부부 사이에도 혼인관계 파탄에 일정한 책임이 있는 사정, 예컨대 장기간의 무관심이나 별거, 원고 스스로의 부정행위 등이 있었다면 이는 상간자의 책임 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정은 원고 측 사생활에 관한 것이라 자료 확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답변서 단계에서는 구체적 주장의 방향만 잡아두고 이후 사실조회나 문서제출명령 등 절차를 통해 보완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부정행위의 기간·빈도 — 일회성인지 장기간 반복되었는지
혼인 기간과 자녀 유무 — 혼인의 실질과 파급 정도
원고 측의 혼인파탄 기여도 — 무관심·별거·원고의 부정행위 등
상간자의 인식 정도 — 배우자가 기혼자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답변서 제출 이후 절차 — 변론기일과 조정 가능성
답변서를 제출했다고 사건이 곧바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답변서 내용을 검토한 뒤 변론준비절차나 변론기일을 지정해 양측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해 나가며, 사안에 따라 조정에 먼저 회부되기도 합니다. 조정 절차에서는 판결까지 가지 않고 위자료 금액이나 지급 방식에 대해 합의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어, 소송을 오래 끌고 싶지 않은 경우 유용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변론기일이 진행되면 양측이 제출한 서면과 증거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필요하다면 당사자 본인신문이나 증인신문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판결까지는 사안의 복잡도에 따라 통상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답변서 제출 이후에도 추가 준비서면과 증거를 통해 앞서 정리한 항변들을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유의점
답변서를 준비하면서 실무적으로 자주 간과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먼저 관할 문제로, 소가 제기된 법원이 원고나 피고의 주소지 등 정당한 관할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고, 관할이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답변서와 별도로 관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증거 확보 문제인데, 원고 측이 제출한 대화기록이나 사진 등이 어떤 경위로 수집되었는지도 살펴볼 부분입니다. 몰래 녹음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자료라 하더라도 민사소송에서는 증거능력이 곧바로 배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집 경위를 다투기보다는 내용 자체의 신빙성과 해석을 다투는 편이 현실적일 때가 많습니다.
관할 확인 — 소가 제기된 법원의 관할이 적법한지 검토
증거 수집 경위 — 대화기록·사진의 취득 경위와 신빙성 검토
변호사 선임 시점 — 답변서 작성 전 검토가 이후 전략에 유리
기록 보관 — 소장·증거 사본과 송달일자 증빙을 별도로 보관
자주 묻는 질문
Q. 답변서를 30일 안에 못 내면 무조건 지는 건가요?
A. 반드시 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257조는 답변서 미제출 시 무변론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이는 법원의 재량 사항이며,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면 무변론판결을 피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한을 넘기면 법원이 청구 내용을 그대로 인정한 판결을 선고할 위험이 커지므로 가급적 기한 내 제출이 안전합니다.
Q. 상대방과 합의를 진행 중인데 답변서부터 내야 하나요?
A. 합의 협상 중이라도 기한 내에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를 먼저 제출해 절차상 불이익을 막아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가 성사되면 소취하나 조정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고,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이미 답변서로 방어 입장을 밝혀둔 상태이므로 이후 대응이 수월해집니다.
Q. 이미 배우자와 이혼했는데도 상간자 소송을 당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상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이혼 여부와 무관하게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근거로 하며, 민법 제766조의 소멸시효(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내라면 이혼이 끝난 뒤에도 별도로 청구될 수 있습니다.
Q. 부정행위 당시 이미 별거 중이었는데도 책임을 져야 하나요?
A. 별거 사실만으로 곧바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있었다는 점까지 증명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이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항변을 주장하는 상간자 측에 있으므로, 별거 기간과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Q. 답변서는 변호사 없이 혼자 작성해도 되나요?
A. 형식적으로는 직접 작성해 제출할 수 있지만, 청구원인 사실을 어떻게 인정·부인하느냐에 따라 이후 재판 전략이 크게 달라지므로 초기 단계부터 검토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파탄 항변이나 소멸시효 항변처럼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주장은 방향을 잘못 잡으면 이후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답변서 제출 후에는 바로 재판이 열리나요?
A. 답변서가 제출되면 법원은 변론준비절차나 변론기일을 지정해 절차를 진행하며, 사안에 따라 조정에 먼저 회부되기도 합니다. 곧바로 판결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서면 공방과 기일을 거쳐 결론이 나기까지 통상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상간 소송 소장을 받으면 30일이라는 답변서 제출기한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무엇을 어떻게 써서 내느냐입니다. 답변서는 단순히 기한을 지키기 위한 형식적 서류가 아니라, 혼인파탄 항변과 소멸시효 항변, 위자료 액수 다툼까지 담아낼 수 있는 최초의 방어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소장을 받고 당황해 기한을 그냥 흘려보내면 법원이 청구 내용을 그대로 인정한 판결을 선고할 위험이 커지므로, 아직 구체적인 방어 논리를 정하지 못했더라도 우선 다투는 취지의 답변서만이라도 기한 내에 제출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후 준비서면을 통해 구체적인 주장과 증거를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가면 됩니다.
경기 남부 지역에서 소장을 받아 수원가정법원 관할로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처럼 초기 대응 방향을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답변서 작성 단계부터 변호사와 함께 검토해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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