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적인 댓글이나 욕설을 당하고도 고소를 망설이다 어느새 반년이 훌쩍 지나버렸다면, "이제는 고소해도 소용없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이 앞서기 마련이다. 모욕죄는 형법 제311조가 정한 대표적인 친고죄여서,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에 따라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고소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런데 이 6개월이 정확히 언제부터 계산되는지, 온라인 익명 게시물처럼 가해자를 특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공소시효와는 어떻게 다른지는 막상 따져보면 헷갈리는 부분이 많다. 이 글에서는 모욕죄 고소기간의 기산점과 예외, 그리고 실제로 기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리한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모욕죄, 왜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처벌되나 — 형법 제311조·제312조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모욕이란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표현이나 추상적 판단을 공연히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명예훼손죄와 달리 사실 적시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성립 범위가 넓게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처벌 요건과 절차에서는 제약이 따른다.
그 대표적 제약이 형법 제312조 제1항이 정한 친고죄 규정이다. 친고죄는 피해자 본인의 고소가 있어야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 유형으로, 국가가 임의로 수사·기소를 밀어붙일 수 없다. 모욕이라는 표현행위가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동시에 표현의 자유와도 맞닿아 있는 만큼, 처벌 여부를 피해자의 의사에 맡겨 균형을 맞추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도 2013. 6. 27. 2012헌바37 결정에서, 모욕죄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되는 점과 법정형 상한이 비교적 낮은 점 등을 들어 형법 제311조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모욕죄(형법 제311조)는 피해자 본인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다(형법 제312조 제1항).
고소기간 6개월, 언제부터 세는 걸까 — '범인을 알게 된 날'의 의미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은 "친고죄에 대하여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여기서 '범인을 알게 된 날'은 단순히 모욕적인 말을 들었거나 글을 목격한 날이 아니다. 통상인의 입장에서 고소가 가능할 정도로 범죄사실과 범인을 특정해 확정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한다. 즉 누군가 나를 모욕했다는 정황만 어렴풋이 느낀 시점이 아니라, 그 표현의 내용과 발화자가 누구인지까지 명확히 알게 된 시점부터 기간이 흐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사내 단체 대화방에 익명 계정으로 모욕적인 글이 올라왔는데 처음에는 누가 썼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가, 이후 대화방 운영자를 통해 작성자의 신원이 확인됐다면 기산점은 최초 글이 올라온 날이 아니라 신원이 확인된 날이다. 반대로 처음부터 발화자가 누구인지 뻔히 알고 있었던 대면 상황의 모욕이라면, 그 사건 당일이 곧 기산일이 된다. 이처럼 사안마다 '확정적 인식'이 언제 성립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하므로, 날짜 계산을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정리해 검토받는 편이 안전하다.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단서는 예외도 두고 있다. 고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었던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다시 6개월을 계산한다. 다만 이 예외는 말 그대로 고소 자체가 객관적으로 불가능했던 사정을 의미하므로, 단순히 바빠서 미뤘다거나 심리적으로 망설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 친고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하되, 불가항력 사유가 있었다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다시 기산한다.
온라인·SNS 모욕은 가해자 특정 시점부터 다시 계산될 수 있다
온라인에서 당한 모욕에 별도의 "사이버모욕죄"라는 처벌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다. 2008년 사이버모욕죄 신설이 추진된 적이 있었지만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로 무산됐고, 지금도 온라인 댓글·게시글·SNS 메시지를 통한 모욕은 형법 제311조가 그대로 적용된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게시판이나 단체 대화방이라면 공연성 요건도 대체로 인정되므로, "온라인이라 처벌이 약하다"는 생각은 오해에 가깝다.
문제는 익명 계정이라 작성자를 바로 특정할 수 없는 경우다. 이럴 때는 게시물을 처음 목격한 날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통신자료를 요청해 회신을 받는 등 실제로 작성자의 신원이 특정된 시점이 '범인을 알게 된 날'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익명 카페 계정으로 반복적인 욕설을 당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몇 달 뒤 통신사 회신을 통해 실명이 확인됐다면 그 회신일부터 다시 6개월을 셀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다만 이 역시 사안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라, 특정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고소 자체를 미루는 것은 위험하다.
실무적으로는 작성자를 완전히 특정하지 못한 상태라도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우선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기관의 수사 개시를 요청해두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이렇게 하면 이후 수사를 통해 작성자가 확인되더라도 고소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게시물·댓글은 URL과 작성일시가 함께 보이도록 화면을 캡처해 둔다.
동일인의 반복 게시물이라면 각각의 게시 일시를 따로 정리해 둔다 — 행위마다 별도로 판단될 수 있다.
작성자가 특정되지 않았어도 성명불상자로 우선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를 개시시켜 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차단을 신청하는 것과 형사 고소 절차는 별개로 함께 진행한다.
6개월이 지나면 정말 끝일까 — 공소시효(5년)와는 다른 개념
고소기간이 지나 버리면 이후 고소를 접수하더라도 수사기관은 이를 적법한 고소로 받아들이지 않고, 대부분 공소권없음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한다. 가해자의 잘못이 명백해도 절차적 요건인 고소기간을 넘긴 이상 형사처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무에서 가장 안타까운 상담 유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기서 자주 혼동되는 개념이 공소시효다. 고소기간은 피해자가 고소할 수 있는 기간(6개월)인 반면, 공소시효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국가의 기간을 말한다. 모욕죄처럼 장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공소시효가 5년이다. 즉 공소시효만 보면 아직 5년이나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고소기간인 6개월이 이미 지났다면 고소 자체가 불가능해 공소시효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다. 두 기간을 혼동해 "아직 시효가 남았으니 괜찮겠지"라고 판단했다가 정작 6개월을 넘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상대의 행위가 모욕에만 그치지 않고 협박, 명예훼손,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다른 죄명에도 해당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 죄목은 친고죄가 아니거나 고소기간 제한이 다르게 적용되므로, 모욕죄 고소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전체 대응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실제 행위의 태양을 다시 살펴 다른 죄명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실익이 크다.
고소기간(6개월)과 공소시효(모욕죄는 5년,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는 전혀 다른 개념이며, 고소기간이 먼저 지나면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도 고소할 수 없다.
합의 후 고소를 취소했다면 — 재고소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고소는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에 따라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는 취소할 수 있다. 실무에서는 합의금을 받는 조건으로 고소를 취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같은 조 제2항은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한 번 취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이후 상대가 약속을 어기거나 마음이 바뀌어도 동일한 행위를 다시 고소할 수 없다.
다만 이는 이미 취소한 그 과거 행위에 한정된다. 고소를 취소한 이후에 상대가 새롭게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면, 이는 별개의 범죄행위이므로 그 시점부터 다시 6개월 이내에 별도로 고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모욕 사건을 합의로 취소했는데, 이후 다른 자리에서 또다시 모욕적인 발언이 있었다면 그 새로운 발언을 대상으로 다시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합의 과정에서는 "이번 건에 한해 취소한다"는 점과 재발 시 대응 여지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합의금은 반드시 전액 수령을 확인한 뒤에 고소취소서를 제출한다 — 순서가 바뀌면 되돌리기 어렵다.
고소취소는 서면·구술 모두 가능하지만, 분쟁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남겨 둔다.
취소한 사건과 동일한 과거 행위는 재고소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미리 인지한다.
취소 이후 벌어진 새로운 모욕 행위는 별개 사건으로 다시 고소할 수 있다.
기간이 촉박할 때 실무 대응 순서 — 무엇부터 해야 하나
모욕을 당한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꽤 흘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면, 날짜 계산에 매달리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조치부터 신속히 밟는 편이 현실적이다. 우선 게시물·메시지·녹음 등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고, 상대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계정 정보, 목격자 진술 등)를 함께 정리한다. 신원이 아직 불분명하다면 앞서 언급한 대로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우선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기관이 특정 작업에 나서도록 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산점 판단 자체가 애매한 경우, 즉 "언제 확정적으로 알았다고 볼 것인가"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시간을 끌지 말고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기산점 계산을 잘못해 실제로는 아직 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포기하거나, 반대로 이미 지난 것을 모르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고소장을 준비하는 상황을 모두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모욕 행위가 반복적·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각각의 행위를 개별적으로 정리해 아직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최근 행위만이라도 우선 대응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욕죄로 고소하려면 반드시 6개월 안에 해야 하나요?
A. 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친고죄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에 따라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고소할 수 없습니다. 다만 상대방을 아직 특정하지 못한 경우라면 특정된 시점부터 다시 계산되는 경우가 많아, 아직 늦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간 계산이 애매하다면 우선 고소장부터 접수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가해자 계정이 익명이라 누군지 모르는데 언제부터 6개월을 세나요?
A. 단순히 게시물을 목격한 날이 아니라, 범죄사실과 범인을 확정적으로 인식한 날부터 계산합니다. 온라인 익명 게시물이라면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회신 등으로 작성자가 특정된 시점이 기산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사안마다 결론이 다를 수 있어, 특정 전이라도 성명불상자로 우선 고소장을 접수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Q.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는 같은 건가요?
A. 아닙니다. 고소기간은 형사소송법 제230조에 따라 피해자가 고소할 수 있는 6개월의 기간이고,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모욕죄에 적용되는 5년의 기소 가능 기간입니다. 고소기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도 고소 자체가 부적법해 공소권없음으로 처리됩니다. 두 기간을 혼동해 6개월을 넘기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Q. 합의금을 받고 고소를 취소했는데 상대가 다시 욕을 했어요. 재고소할 수 있나요?
A. 이미 취소한 사건과 동일한 과거 행위는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항에 따라 재고소할 수 없습니다. 다만 취소 이후 새롭게 이루어진 모욕 행위는 별개의 범죄이므로, 그 시점부터 다시 6개월 이내에 별도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합의금 수령과 취소서 제출 순서를 신중히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Q. 6개월이 이미 지난 것 같은데 그래도 방법이 있을까요?
A. 원칙적으로 친고죄인 모욕죄는 기간이 지나면 고소가 어렵지만, 불가항력 사유로 고소하지 못했던 경우라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다시 기산될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의 행위가 모욕뿐 아니라 협박이나 명예훼손, 스토킹범죄 등 다른 죄명에도 해당한다면 그 죄목으로는 별도 대응이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정확한 기산점과 대응 가능 여부는 구체적 사실관계를 놓고 검토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고소장을 접수하면 바로 처벌되나요?
A. 아닙니다. 고소는 수사 개시의 계기일 뿐이며, 이후 수사를 거쳐 모욕죄의 성립요건이 인정되어야 기소·처벌로 이어집니다. 실무상 초범이고 단순 욕설 수준이면 벌금 30만원에서 100만원 선의 약식명령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합의가 이뤄지면 기소유예나 불기소로 종결되기도 합니다.
맺음말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에 따라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하고, 여기서 '알게 된 날'은 단순한 목격이 아니라 범죄사실과 범인을 확정적으로 인식한 시점을 뜻한다. 온라인 익명 모욕이라면 작성자가 실제로 특정된 시점부터 다시 계산될 여지가 있고, 이는 공소시효(모욕죄 기준 5년)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기간이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합의로 고소를 취소하면 같은 행위는 다시 고소할 수 없으므로, 취소 시점과 조건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기간 계산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크게 갈리는 영역이라, 스스로 판단해 포기하거나 서두르기보다 구체적인 정황을 정리해 검토받아보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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