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지인 관계였던 상대방의 주거지에 들어가 신체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및 주거침입 혐의 수사를 받았습니다. 성범죄 혐의는 유죄가 인정되면 형사처벌에 그치지 않고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직장 내 불이익, 사회적 낙인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주거침입 혐의까지 함께 문제 된 사안이어서, 단순히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는 주장만으로 가볍게 보기 어려웠습니다.
기록상 의뢰인에게 불리한 정황도 적지 않았습니다. 사건 당시 의뢰인이 새벽 시간대에 상대방의 주거지를 방문했고, 공동현관을 지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사실은 확인되었습니다.
상대방은 혼자 거주하고 있었으며, 현관문 잠금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사정도 문제였습니다. 수사기관은 의뢰인이 이런 사정을 알고 주거지에 들어갔다고 보았고, 이후 신체접촉을 했다는 취지로 강제추행 혐의까지 판단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방어가 쉬운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의뢰인은 상대방과 과거 상당 기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상대방의 주거지에 여러 차례 출입했습니다. 피해자의 요청으로 잡일을 도와준 사실, 과거 상호 신체접촉이 있었던 사실도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이를 근거로 피의사실 전부를 다투고자 했습니다. 변호인 의견서에서도 의뢰인은 사건 당시 성적 의도를 가지고 침입하거나 추행한 것이 아니라, 관계를 정리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신체접촉이 발생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저는 처음부터 강하게 범죄사실 전부를 부인하였습니다. 집 안에 들어간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강제추행 사실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 사건을 단순 부인 사건으로만 끌고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았습니다. 새벽 시간의 방문, 사전 약속 없는 출입, 상대방의 퇴거 요구, CCTV상 이동 경로는 수사기관이 불리하게 볼 가능성이 큰 자료였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모든 사실을 끝까지 부인하기만 하면 피해회복의 기회를 놓칠 수 있고, 수사기관에는 반성 없는 태도로 비칠 위험도 있었습니다.
이에 위와 같이 강하게 부인하는 동시에(*즉 이는 법리적 부인) 피해회복으로 사건 종결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생각하였습니다(*구속을 면하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먼저 의뢰인과 상대방이 알게 된 경위, 여러 차례의 만남과 주거지 출입, 상대방의 요청으로 잡일을 도와준 사정, 사건 전후 연락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의뢰인의 방문 경위와 고의 여부를 다투었습니다. 주거침입 부분에서는 과거 출입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던 점과 출입 당시 의뢰인의 인식을 중심으로, 강제추행 부분에서는 성적 목적의 추행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의견을 구성했습니다.

혐의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형사조정 절차도 적극 활용했습니다. 형사조정에서 합의를 시도한다고 해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피해회복 여부와 처벌불원 의사가 처분 방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의뢰인은 형사조정 절차에서 상대방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했으며, 상대방은 의뢰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수사기관에 제출했습니다.
사건 대응의 무게중심도 단계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초기에는 피의사실 전부를 다투며 사실관계와 고의 여부를 정리했고, 형사조정으로 피해회복을 먼저 이끌어냈습니다.
이후 최종 처분 단계에서는 객관적 자료와 충돌하는 부분을 무리하게 부인하기보다, 수사기관이 중요하게 보는 부분에 대하여 번의하여 책임 인정, 반성, 재범방지 교육 이수 의사, 초범이라는 사정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기소유예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대응이었습니다.
검찰은 강제추행 혐의에는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주거침입 혐의에는 기소유예 처분을 했습니다. 기소유예는 혐의없음과는 다르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불기소처분입니다.


검찰은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보면서도, 형사조정으로 합의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의뢰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성폭력 재범방지 교육 참여에 동의한 점 등을 참작했습니다.
성범죄 및 주거침입 사건에서는 무조건적인 부인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억울하거나 다툴 부분이 있더라도 객관적 증거와 수사기관의 판단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전면 부인은 오히려 처분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인정하는 방식도 의뢰인에게 불필요한 불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어느 부분을 다툴지, 어느 시점에서 피해회복을 시도할지, 최종적으로 어떤 양형자료와 반성자료를 제출할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의사실을 다투는 의견서 제출, 형사조정에서의 합의 및 처벌불원 확보, 이후 기소유예를 목표로 한 책임 인정과 재범방지 의사 정리까지 단계별 대응이 필요했습니다.
단순히 “합의했으니 끝난다”거나 “부인하면 무혐의가 된다”고 보기 어려운 사건이었습니다. 각 단계에서 수사기관이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에 맞춰 대응 방향을 조정한 점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경찰 연락을 받은 직후의 첫 진술은 사건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강제추행, 주거침입 등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조사를 받은 뒤 대응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기록과 객관적 증거를 정리해야 합니다. 그다음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 합의 가능성, 선처자료 제출 시점을 구분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전략을 잘 세워 좋은 결과 과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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