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직접 만들거나 퍼뜨린 적은 없는데, 예전에 내려받아 둔 영상 하나가 휴대폰이나 클라우드에 그대로 남아 있어 불안한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소지·시청을 처벌하는 규정이 생기기 전에 저장한 영상인데, 나중에 만들어진 법으로 지금 와서 처벌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많습니다. 형벌은 소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으니 괜찮을 것 같지만, 최근 대법원 판단은 결론이 조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딥페이크 소지죄가 언제 신설됐는지, 시행 전에 저장한 영상이 어떤 경우에 처벌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수사·재판에서 무엇을 다툴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딥페이크 '소지'까지 처벌 대상이 된 2024년 법 개정
2024년 이전까지 딥페이크 성착취물은 원칙적으로 제작·편집·반포한 사람만 처벌 대상이었습니다. 게다가 개정 전 조문은 딥페이크를 '반포할 목적'으로 만든 경우에만 제작죄로 처벌했기 때문에, 유포 의도 없이 혼자 보관할 목적으로 만들거나 남이 만든 영상을 단순히 내려받아 가지고만 있는 행위는 처벌하기 어려운 공백이 있었습니다.
이 공백을 메운 것이 2024년 10월 16일부터 시행된 개정 성폭력처벌법입니다. 신설된 제14조의2 제4항은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했습니다. 같은 개정으로 제작·편집·합성·가공에 대한 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갔고, 앞서 문제 됐던 '반포할 목적' 요건도 삭제됐습니다.
정리하면, 이제는 딥페이크를 만들지 않고 '가지고만 있어도' 그 자체가 별도의 범죄가 됩니다. 이 변화가 바로 "예전에 저장해 둔 영상이 지금 문제가 되느냐"는 질문의 출발점입니다.
2024년 10월 16일부터는 딥페이크 영상물을 알면서 소지·저장·시청하는 행위 자체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형벌불소급 원칙 — 시행 전 '저장 행위'는 원칙적으로 못 벌한다
많은 분이 기대하는 근거는 형벌불소급 원칙입니다. 헌법 제13조 제1항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어떤 행위를 한 뒤에 새로 만들어진 처벌 규정을 과거로 끌어와 그 행위를 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원칙을 그대로 대입하면, 2024년 10월 16일 이전에 '저장 버튼을 누른 그 행위' 자체를 소지죄로 소급 처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시행 전에 저장한 영상은 안전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함정이 있습니다. 소지죄가 처벌하는 대상은 '저장한 한순간'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상태' 그 자체라는 점입니다. 저장은 지나간 사건이지만, 그 파일을 지우지 않고 계속 지배하고 있는 상태는 시행일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소급처벌 금지는 '시행 전에 이미 끝난 행위'를 보호할 뿐, 시행 이후까지 이어지는 상태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6년 5월 판결 — 소지죄는 '계속범'이라는 판단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것이 대법원 2026년 5월 판결(대법원 제3부, 파기환송)입니다. 피고인은 2019년부터 2020년 사이에 대학 동기 등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물 195개를 만들어 저장한 뒤 계속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원심(광주고법)은 소지·시청 처벌 규정 시행 전에 저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후 별도의 소지 행위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소지의 개념을 밝혔습니다. "소지란 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을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그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이고, "소지죄는 소지를 개시한 때부터 종료한 때까지 하나의 죄로 평가되는 계속범"이라는 것입니다. 즉 저장한 순간 한 번으로 끝나는 범죄가 아니라, 파일을 지배하는 동안 계속 이어지는 범죄로 본 것입니다.
그 결과 대법원은 "계속범의 실행행위가 처벌 법규 시행 전에 개시돼 그 시행 이후까지 계속된 경우에는 처벌 법규 시행 이후의 행위 부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는 시행 이후의 소지 부분을 처벌한다는 것일 뿐, 시행 전에 이미 끝난 소지 부분까지 소급해 벌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법원: "소지죄는 소지를 개시한 때부터 종료한 때까지 하나의 죄로 평가되는 계속범"이므로, 시행 전에 시작해 시행 이후까지 계속된 소지 부분은 처벌할 수 있다.
'지우지 않고 계속 보관'하면 처벌 — 삭제 시점이 갈림길
이 판결을 내 상황에 대입하면 결론은 단순합니다. 시행 전에 저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시행일(2024년 10월 16일) 이후에도 그 파일을 지우지 않고 계속 지배하고 있었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2023년에 딥페이크 영상을 내려받아 저장한 뒤 2025년까지 휴대폰에 그대로 두었다면, 시행 전 저장 행위 자체는 소급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시행일 이후 계속 보관한 부분은 소지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행일 이전에 이미 파일을 완전히 삭제해 지배관계가 끝났다면, 시행 이후에는 소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소지죄로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언제 저장했느냐'만큼이나 '언제, 어떻게 지웠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삭제 시점을 객관적으로 특정하는 일이 방어의 출발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이미 수사가 시작된 뒤의 삭제는 뒤에서 보듯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합니다.
시행 전에 저장했더라도 시행 이후까지 지우지 않고 보관했다면 그 기간의 소지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알면서' 요건 — 딥페이크인 줄 몰랐거나 지배하지 않았다면
제14조의2 제4항은 아무 영상이나 가지고 있다고 처벌하는 조항이 아닙니다. 조문은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소지·저장·시청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즉 그 영상이 실제 촬영물이 아니라 얼굴 등을 합성·편집한 허위영상물(딥페이크)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실제 인물의 실제 영상으로 알고 받았을 뿐 딥페이크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파일의 제목, 화질의 부자연스러움, 전달받은 경위 등 정황에 비추어 '허위영상물임을 알았다'고 추단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늘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소지'가 성립하려면 파일을 지배·관리하려는 의사와 상태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사정은 소지·고의 성립을 다툴 여지를 남깁니다.
메신저로 일방적으로 전송돼 열어보지도 않은 파일 — 지배 의사와 인식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앱이 자동 생성한 캐시·썸네일 — 스스로 저장·관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딥페이크가 아니라 실제 영상으로 오인한 정황 — '알면서' 요건의 고의를 다툴 수 있습니다.
이미 삭제했으나 복구된 파일 — 언제 지배가 끝났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불법촬영물 소지죄와의 비교 — 같은 계속범 논리, 다른 시행일
같은 논리는 딥페이크만의 것이 아닙니다. 몰래 촬영한 불법촬영물(카메라등이용촬영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을 처벌하는 제14조 제4항은 이미 2020년 5월 19일부터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딥페이크 소지죄(제14조의2 제4항)의 시행일이 2024년 10월 16일일 뿐, 처벌 구조와 법정형(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은 사실상 같은 틀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의미는, 불법촬영물이든 딥페이크든 소지죄는 모두 계속범이라는 같은 잣대를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어느 쪽이든 시행 전에 취득했더라도 각 시행일 이후까지 삭제하지 않고 보관했다면 그 부분은 처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전 파일이라 이미 지난 일"이라고 안심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판단의 기준은 저장 시점이 아니라, 각 처벌 규정 시행일이 지난 뒤에도 그 파일을 계속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이기 때문입니다.
수사·재판에서 다툴 수 있는 방어 포인트
계속범 법리가 확인됐다고 해서 모든 사건이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관계에 따라 다툴 지점이 여럿 있고, 인정되는 부분이라도 양형에서 감경 여지가 큽니다.
삭제 시점 특정 — 파일을 언제 지웠는지를 포렌식·사용 기록으로 입증하면 처벌 대상 기간이 줄어듭니다.
시행 전·후 구분 — 소급 처벌이 되는 시행 전 부분과 처벌 가능한 시행 후 부분을 나누어, 처벌 범위와 양형을 다툴 수 있습니다.
지배관계 부존재 — 자동 저장·일방 수신 등 스스로 관리하지 않은 파일이라는 점을 다툴 수 있습니다.
고의(알면서) 부인 — 허위영상물이라는 인식이 없었다는 점을 정황과 함께 소명합니다.
압수·포렌식 절차의 적법성 — 영장 범위를 벗어난 탐색 등 위법수집증거 여부를 검토합니다.
양형 자료 — 개수, 유포 여부, 자진 삭제, 반성, 초범 여부 등이 형을 크게 좌우합니다.
특히 초기에 휴대폰이 압수되거나 포렌식이 예정된 상황이라면, 어떤 파일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존재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 정리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수사가 시작된 뒤 임의로 파일을 삭제하는 것은 오히려 증거인멸 논란과 양형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대응 방향을 먼저 정리한 뒤 움직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24년 10월 16일 전에 저장했다가 시행 전에 이미 삭제했으면 처벌되나요?
A. 시행일 이후에는 소지 상태 자체가 없으므로 소지죄로 처벌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지죄는 계속범이어서 '시행 이후에도 이어진 소지'를 처벌하는데, 그 이전에 지배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면 처벌할 소지 기간이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와 별개로 과거의 저장·시청·유포 등 다른 행위가 당시 법으로 문제 되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딥페이크인 줄 모르고 받아 저장한 영상도 처벌되나요?
A. 소지죄는 "허위영상물임을 알면서" 가지고 있어야 성립하므로, 딥페이크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파일 제목이나 전달 경위 등 정황에 비추어 인식이 추단되면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인식 여부를 뒷받침할 구체적 사정이 중요합니다.
Q. 저장은 안 하고 보기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개정법은 '시청'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알면서 반복적으로 시청한 경우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우연히 한 번 노출된 것과 의도적·반복적으로 찾아본 것은 고의와 죄책 평가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접속 경위와 반복성 등이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Q. 지금이라도 파일을 지우면 되나요? 지우면 증거인멸이 되나요?
A. 아직 수사가 시작되지 않았다면 삭제로 소지 상태를 끝낼 수 있지만, 시행일 이후 삭제 전까지 이미 성립한 소지 부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이미 수사가 개시됐거나 압수가 임박한 상황에서의 삭제는 증거인멸 논란과 양형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임의로 지우기 전에 대응 방향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유포는 전혀 안 하고 혼자 갖고만 있었는데 실형까지 가나요?
A. 소지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유포까지 한 경우보다는 가벼운 편이며 초범·자진 삭제·반성 등 사정이 있으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보관한 영상의 개수가 많거나 죄질이 무거우면 실형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개수와 취득 경위, 삭제 노력 등 양형 요소를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딥페이크라면 처벌이 더 무거운가요?
A. 네. 등장 인물이 아동·청소년이면 성폭력처벌법이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되어 소지·시청만으로도 훨씬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신상정보 등록·공개 등 부수처분 위험도 커지므로 성인 대상 사건과는 접근을 달리해야 합니다.
맺음말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형벌불소급 원칙은 '시행 전에 이미 끝난 행위'만 보호하므로, 딥페이크 소지죄가 시행되기 전에 저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둘째, 소지죄는 계속범이어서 시행일(2024년 10월 16일) 이후에도 파일을 지우지 않고 계속 보관했다면 그 기간의 소지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언제 저장했나'보다 '언제 삭제했나', 그리고 '알면서 지배했나'가 결론을 가릅니다.
그러나 개별 사건의 결론은 고의(알면서) 인정 여부, 지배관계의 존부, 삭제 시점, 압수·포렌식 절차의 적법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파일이라도 어떻게 취득해 어떻게 관리했는지에 따라 무죄·불기소부터 벌금·집행유예까지 폭이 넓으므로,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다툴 지점을 먼저 가려내는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디지털 성범죄 사건으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임의로 파일을 삭제하거나 혼자 진술 방향을 정하기 전에 사실관계와 대응 전략을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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