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3세 자녀가 사고를 쳤는데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안도해야 할지 불안해해야 할지 막막하실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뿐, 소년보호재판을 거쳐 소년원 송치까지 가능한 보호처분의 대상이 되고, 부모에게는 별도의 민사 배상책임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게다가 2026년 들어 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려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나이 기준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현행 촉법소년의 나이 기준과 실제로 받게 되는 처분, 연령 하향 논의의 현재 위치, 그리고 부모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차분히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촉법소년의 나이 기준 — 형법 제9조와 소년법이 나눈 세 갈래
우리 형사법의 출발점은 형법 제9조입니다. 이 조문은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어, 만 14세 미만은 이른바 형사미성년자로서 아무리 무거운 행위를 하더라도 형벌을 받지 않습니다. 책임능력이 없다고 보아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처벌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 흔히 오해되는 지점입니다.
여기서 소년법이 등장합니다. 소년법은 형사처벌 대신 소년을 보호·교화하기 위한 별도의 절차를 두고 있고, 그 대상을 나이와 행위에 따라 세 갈래로 나눕니다. 이 구분에 따라 아이가 형사법정에 서는지, 아니면 가정법원 소년부의 소년보호재판을 받는지가 갈립니다.
범죄소년: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죄를 범한 소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소년부로 보내져 보호처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촉법소년: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소년. 형사처벌은 받지 않고 소년보호처분만 받습니다.
우범소년: 만 10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가출·음주소란 등 환경에 비추어 장차 법을 어길 우려가 있는 소년. 아직 죄를 짓지 않았어도 보호처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형사처벌의 문턱은 만 14세이며, 그 아래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이 촉법소년입니다. 만 10세 미만은 보호처분조차 받지 않습니다.
촉법소년은 정말 아무 처벌도 안 받나 — 형사처벌 대신 소년보호처분
촉법소년은 전과가 남는 형벌은 받지 않지만, 그렇다고 사건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년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촉법소년을 발견한 경찰서장은 사건을 검찰이 아니라 곧바로 관할 법원 소년부로 보내야 합니다. 이후 가정법원(또는 지방법원) 소년부에서 소년보호재판이 열리고, 판사가 아이의 비행 내용과 성장 환경을 살펴 보호처분을 내립니다.
실무를 예로 들면, 만 13세 학생이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치거나 또래를 폭행한 경우, 형사재판에 넘겨져 벌금이나 징역을 선고받는 일은 없습니다. 대신 소년부 판사 앞에서 조사와 심리를 거쳐 보호관찰이나 수강명령 같은 처분을 받게 됩니다. 사안이 가벼우면 보호자에게 돌려보내는 감호 위탁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죄질이 무겁고 재비행 위험이 크면 소년원 송치까지 내려질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에게 "처벌이 없다"는 말은 정확히는 "형벌이 없다"는 뜻입니다. 소년보호처분이라는 별개의 조치는 얼마든지 내려질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 1호부터 10호까지 — 감호 위탁부터 소년원 송치까지
소년보호처분은 소년법 제32조가 1호부터 10호까지 열 가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번호가 커질수록 강도가 세지는 구조로, 판사는 한 사건에서 여러 처분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각 처분의 성격과 기간을 알아두면, 통지서에 적힌 "몇 호 처분"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1호: 보호자 또는 이를 대신할 사람에게 감호 위탁(기간 6개월, 6개월 범위에서 1회 연장 가능)
2호: 수강명령(100시간 이내, 만 12세 이상에게만)
3호: 사회봉사명령(200시간 이내, 만 14세 이상에게만)
4호: 단기 보호관찰(기간 1년)
5호: 장기 보호관찰(기간 2년, 1년 연장 가능)
6호: 아동복지시설이나 소년보호시설에 감호 위탁
7호: 병원·요양소·의료재활소년원에 위탁
8호: 1개월 이내의 소년원 송치
9호: 단기 소년원 송치(6개월 이내)
10호: 장기 소년원 송치(2년 이내)
촉법소년은 만 12세가 안 되면 수강명령을, 만 14세가 안 되면 사회봉사명령을 받을 수 없다는 연령 제한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다만 소년원 송치(8호~10호)에는 이런 하한이 없어, 열두세 살이라도 사안이 중하면 소년원에 갈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이니 훈방으로 끝나겠지"라는 기대가 늘 맞아떨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촉법소년이라고 반드시 가볍게 끝나지 않습니다. 죄질이 무거우면 10호 장기 소년원 송치(최장 2년)까지 가능합니다.
"보호처분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 기록의 진실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년보호처분은 전과(범죄경력)로 남지 않습니다. 소년법 제32조 제6항은 "소년의 보호처분은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아니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즉 취업 시 흔히 요구되는 범죄경력회보서에 보호처분 이력이 찍혀 나오지 않고, 형사처벌을 전제로 한 각종 결격사유의 대상도 되지 않습니다.
다만 완전히 흔적이 없다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보호처분은 전과는 아니지만 수사기관 내부의 수사경력자료 형태로는 일정 기간 보존될 수 있고, 이후 같은 소년이 다시 사건에 연루되면 처분 수위를 정할 때 참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과가 안 남으니 괜찮다"고 방심하기보다, 첫 사건에서부터 재비행을 막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실질적으로 중요합니다.
보호처분은 전과가 아닙니다. 그러나 수사경력자료로는 남을 수 있고, 재비행 시 불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지금 어디까지 왔나 — 만 14세에서 13세로
최근 강력 소년범죄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촉법소년의 상한 연령을 낮추자는 논의가 본격화됐습니다. 2026년 정부는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 공동으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조건부 하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여기서 "조건부"란 모든 13세를 처벌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살인·강도·강간 및 추행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13세에 한해 형사처벌의 문을 여는 방식을 뜻합니다.
다만 반드시 짚어야 할 점은, 이것이 아직 시행되지 않은 논의 단계라는 사실입니다. 정부는 형법과 소년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 협의를 준비하고 있으나, 2026년 7월 현재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형사처벌 확대의 실효성과 청소년 인권 보호 사이에서 여야 간 이견도 남아 있어, 실제 법 개정과 시행은 빨라도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이제 13세도 다 처벌된다"는 식의 성급한 단정은 사실과 다릅니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여전히 만 13세 이하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며, 앞으로 법이 바뀌더라도 그 적용은 중대범죄로 한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녀 사건을 마주한 부모라면, 언론에 보도되는 "하향 방침"과 실제로 시행 중인 현행법을 구분해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6년 7월 현재 촉법소년 연령은 여전히 만 14세 미만입니다. 13세 하향은 정부 방침·입법 추진 단계일 뿐, 아직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처벌은 피해도 배상은 별개 — 부모의 민사 책임
촉법소년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피해자에 대한 배상까지 면제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가 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 책임이 부모에게 향합니다. 민법 제755조는 "책임무능력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어, 촉법소년의 부모가 감독의무자로서 피해 배상의 상대방이 됩니다.
이 감독자책임은 상당히 엄격합니다. 부모가 "평소 잘 타일렀다"는 정도로는 벗어나기 어렵고, 조문 단서에 따라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모 스스로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비로소 면책될 수 있습니다. 실무상 이 입증이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아, 형사절차와 무관하게 부모가 치료비·위자료 등 손해배상 소송의 피고가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형사처벌 여부와 민사 배상책임은 별개의 트랙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아이는 처벌을 피하더라도, 부모는 민법 제755조에 따라 피해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형사와 민사는 별개입니다.
소년보호재판, 부모가 준비할 것 — 대응 순서
소년보호사건 통지서를 받았다면, 막연한 걱정보다 처분 수위를 낮추기 위한 준비에 집중하는 편이 낫습니다. 소년보호재판은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소년의 교화와 재비행 방지가 목적이므로, 아이가 반성하고 있고 재비행 위험이 낮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래 순서로 접근하면 도움이 됩니다.
보조인 선임 검토: 소년보호사건에서도 변호사를 보조인으로 선임해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 회복과 합의: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진정한 사과와 피해 배상, 합의가 처분 수위에 크게 작용합니다.
환경 개선 소명: 학교·상담기관 연계, 생활계획 등 재비행을 막을 구체적 환경을 마련해 자료로 제출합니다.
보호자 특별교육 협조: 판사는 소년법 제32조의2에 따라 보호자에게 특별교육을 명할 수 있으니 성실히 이행합니다.
불복 절차 활용: 처분이 과중하다고 판단되면 정해진 기간 내에 항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특히 첫 단계에서 아이가 겁에 질려 진술을 회피하거나 반대로 사실을 축소하려다 오히려 신뢰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초기부터 어떤 태도로 임할지, 어떤 자료를 준비할지 방향을 잡아두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촉법소년도 소년원에 갈 수 있나요?
A. 갈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 8호부터 10호가 소년원 송치이고, 여기에는 사회봉사명령과 달리 연령 하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만 10세 이상 13세 이하의 촉법소년도 죄질이 무거우면 최장 2년의 장기 소년원 송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이제 만 13세면 형사처벌을 받나요?
A. 아직 아닙니다. 2026년 7월 현재 형사처벌의 기준은 여전히 만 14세이며, 13세 하향은 정부가 방침을 정하고 개정안을 준비 중인 단계일 뿐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시행되더라도 중대범죄로 한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Q. 보호처분을 받으면 나중에 취업이나 진학에 불이익이 있나요?
A. 보호처분은 전과가 아니므로 범죄경력회보서에 남지 않고, 소년법 제32조 제6항에 따라 장래 신상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수사경력자료로는 일정 기간 보존될 수 있어, 재비행 시 처분 참작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분이 가벼워지나요?
A. 소년보호재판은 소년의 교화와 재비행 방지를 중시하므로, 진정한 반성과 피해 회복, 합의는 처분 수위를 낮추는 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다만 합의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최경 처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재비행 위험 등도 함께 고려됩니다.
Q. 우리 아이가 촉법소년인데, 부모인 제가 배상까지 해야 하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5조는 책임무능력자의 감독의무자에게 배상책임을 지우고 있어, 부모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형사처벌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Q. 소년보호재판에도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소년보호사건에서는 변호사를 보조인으로 선임해 조사·심리 과정에서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초기 진술 방향, 환경 개선 자료 준비, 처분에 대한 항고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이른 단계의 검토가 유리합니다.
맺음말
정리하면,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소년보호처분의 대상이 되며, 사안이 중하면 소년원 송치까지도 가능합니다. 보호처분은 전과로 남지 않으나 수사경력자료로는 남을 수 있고, 무엇보다 부모에게는 민법 제755조에 따른 별도의 배상책임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연령 하향은 만 13세로의 조건부 조정이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시행 전인 현행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소년 사건은 처벌이 아니라 아이의 앞날을 지키는 문제입니다. 통지서를 받은 직후의 대응 방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사 초기부터 준비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에서 자녀의 소년보호사건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사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아이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을 함께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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