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얼떨결에 받은 상품권, 인사철에 답례로 들어온 선물, 뒤늦게 알고 보니 직무관련자가 보낸 축의금 —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런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보다, 그 이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서 갈립니다. 청탁금지법은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은 공직자가 지체 없이 반환하거나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체 없이'의 기준을 잘못 알고 있다가 감사나 수사가 시작된 뒤에야 부랴부랴 돌려주면 감경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청탁금지법 제8조·제9조를 중심으로 금품 반환·자진신고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요건과 실무 대응법을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청탁금지법 위반 금품 수수 — 100만원이 형사처벌과 과태료를 가르는 기준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공직자등이 직무 관련 여부나 대가성을 따지지 않고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회계연도 합산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받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한다고 정합니다. 이 기준을 넘지 않더라도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 없이 100만원 이하의 금품등을 받았다면 형사처벌 대신 수수 금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해당하는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즉 금액이 100만원을 넘느냐, 직무 관련성이 있느냐에 따라 형사처벌과 과태료 중 어느 쪽이 적용되는지가 갈리는 구조입니다. 배우자가 대신 받은 금품등도 공직자 본인이 그 사실을 알게 된 이상 같은 규율을 받는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허가 담당 공무원이 직무 관련자로부터 1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면 금액 자체가 100만원을 초과하므로 대가성이나 청탁 유무를 따질 것도 없이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직무와 무관한 지인에게서 200만원을 받았더라도, 연간 합산액이 300만원을 넘지 않는 이상 형사처벌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별도의 규율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같은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도 금액 구간과 직무관련성의 조합에 따라 처벌의 층위가 크게 달라지므로, 받은 금품의 성격을 먼저 정확히 짚어보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연 300만원을 초과해 금품등을 받으면 대가성·직무관련성을 묻지 않고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음식물 5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5만원 — 시행령이 정한 허용 상한액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과 시행령은 원활한 직무수행이나 사교·의례 목적으로 오가는 금품등 중 일정 금액 이내는 예외적으로 허용합니다. 시행령 별표에 따르면 음식물은 5만원, 선물은 5만원(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은 15만원, 설·추석 명절 전후 30일간은 30만원), 경조사비는 5만원(화환·조화로 대신하는 경우 10만원)까지 허용됩니다. 이 상한액은 2024년 개정으로 식사비가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된 이후의 기준이므로, 예전 '3-5-10 규칙'을 그대로 떠올리면 안 됩니다. 상한액 이내라 하더라도 부정한 청탁과 함께 제공된 금품등이라면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음식물·경조사비·선물 중 두 가지 이상을 함께 받은 경우에는 각각의 가액을 합산하되, 그 상한은 함께 받은 항목들 중 가장 높은 금액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결혼식 축의금 5만원과 함께 화환을 별도로 받았다면 경조사비 상한이 아니라 더 높은 화환 상한(10만원 상당)까지 합산해 판단합니다. 반대로 이 상한액을 넘는 금품등을 받았다면 예외 규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원칙으로 돌아가 형사처벌 또는 과태료 대상 여부를 따지게 됩니다.
음식물: 1인당 5만원 이내(식사·다과·주류 등 통상적인 음식물)
선물: 5만원 이내(농수산물·가공품은 15만원, 설·추석 전후 30일은 30만원)
경조사비: 5만원 이내(화환·조화로 대신하는 경우 10만원)
합산 규칙: 같은 기회에 두 종류 이상을 받으면 가액을 합산하되 상한은 더 높은 기준으로 판단
받은 금품, 반환·신고·거부의사표시 중 하나만 해도 처벌을 면할 수 있다
청탁금지법 제9조는 공직자등이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은 사실을 알았을 때 취해야 할 세 가지 조치를 정하고 있습니다. 소속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거나, 제공자에게 그 금품등을 반환 또는 인도하거나, 받지 않겠다는 거부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지체 없이 이행했다면 제23조에 따른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형사처벌이 문제되는 사안에서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합니다. 세 가지 조치 중 반드시 전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하나를 선택해 신속히 이행하면 된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다만 이 조항이 '일단 받아도 나중에 돌려주면 그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지체 없는' 조치이고, 이를 갖추지 못하면 예외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원칙적인 형사처벌·과태료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특히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100만원 초과 금품등의 경우 반환·신고 시점이 늦어질수록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자진 반환'이 아니라 '발각 후 사후 조치'로 평가할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대응 시점을 다투는 것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
제9조에 따른 신고·반환·인도·거부의사표시 중 하나만 지체 없이 이행해도 과태료·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지체 없이'는 언제까지일까 — 인지 시점이 반환 기한의 출발점
법령은 '지체 없이'의 구체적 기한을 일수로 못박지 않고 있어, 실제로는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됩니다. 반환·신고 의무의 기산점은 금품등을 받은 시점이 아니라 그것이 '수수 금지 금품등'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시점입니다. 예를 들어 지인이 순수한 호의로 준 선물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그 지인이 직무 관련자였음을 알게 되었다면, 그 인식 시점부터 지체 없이 반환·신고했는지를 따지게 됩니다. 반대로 받는 순간부터 직무 관련자의 금품임을 명백히 알았다면 그 즉시부터 대응했어야 한다고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적으로 며칠 이내면 안전하다는 식의 정형화된 기준은 없지만, 인식 후 정당한 사유 없이 방치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체 없이' 요건 충족을 인정받기 어려워집니다. 명절 선물처럼 한꺼번에 다수의 금품이 몰리는 시기에는 상한액 초과 여부를 검토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확인 즉시 조치했다는 사정을 소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치가 늦어진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그 이유를 뒷받침할 자료(문자메시지, 반환 시도 기록 등)를 남겨두었는지가 이후 소명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형사처벌 대상 사안과 과태료 대상 사안, 자진신고 효과가 다르게 작용한다
100만원 이하 금품등처럼 원래 과태료 대상인 사안에서는 제9조에 따른 신고·반환·거부의사표시가 있으면 제23조가 명시적으로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경우에는 조치 요건만 갖추면 과태료 자체가 아예 부과되지 않는 것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처리됩니다. 반면 100만원을 초과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사안에서는 지체 없는 반환·신고가 있었다는 사정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방향으로 고려되기는 하지만, 수사·재판 과정에서 그 시점과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형사처벌 사안에서는 단순히 '나중에 돌려줬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언제 어떤 경위로 수수 금지 금품등임을 인식했는지, 그로부터 반환까지 걸린 기간이 왜 합리적인지를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자료로 뒷받침하는 변론 전략이 필요합니다. 과태료를 이미 부과받은 뒤에 형사처벌까지 받게 되는 경우 그 과태료 부과가 취소되는 구조도 함께 알아두면, 사건이 진행되는 절차 전체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상품권을 이미 써버렸다면 — 반환이 불가능할 때의 대응
받은 것이 현금이나 상품권이 아니라 이미 소비한 음식물·주류이거나, 제공자가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물리적으로 '반환'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실무에서는 소속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는 방법, 즉 금품등을 인도하거나 그 가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소속기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공자가 반환을 거부하며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내용증명 등으로 반환 의사를 표시하고 공탁하는 절차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반환이 어렵다'는 사정 자체가 조치를 포기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반환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신고 또는 거부의사표시라는 다른 경로를 지체 없이 선택하면 되고, 어떤 경로를 선택했는지와 그 시점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조사·소명 단계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소속기관의 감사·청렴 담당 부서에 상담한 이력이나 신고서 접수증 같은 객관적 자료를 갖추는 것이 실제 사건에서 반환·신고의 진정성을 인정받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이미 소비한 음식물·주류: 신고 또는 가액 상당액 제출로 대체
제공자가 반환을 거부: 내용증명 등 거부·반환 의사 표시 후 공탁 검토
소속기관 신고: 서면 신고서 접수증 등 객관적 자료 확보
조치 시점: 인식 시점부터 조치 완료까지의 경과를 기록으로 정리
감사·수사가 시작된 뒤의 반환은 '자진'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청탁금지법이 예정한 자진신고·반환의 취지는 공직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신속히 시정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감사나 수사가 이미 개시되어 금품 수수 사실이 외부에 드러난 뒤에야 부랴부랴 돈을 돌려주거나 신고서를 제출하는 경우, 이를 '지체 없는' 자진 조치로 평가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는 제9조가 예정한 처벌 제외 사유가 아니라, 양형이나 징계 수위를 판단할 때 정상참작 사유로만 고려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금품을 받은 사실을 인지했다면 조사가 시작되기 전, 스스로 문제를 짚어낸 시점에 신고·반환 조치를 완료하는 것이 처벌 제외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방법입니다. 이미 조사가 시작된 상황이라면 처벌 제외를 기대하기보다는,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면서 반환·신고 경위를 정확히 소명해 감경 사유로 최대한 반영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미 다 써버린 상품권도 반환해야 하나요? 남은 게 없는데 어떻게 하죠?
A. 실물이 남아 있지 않다면 그 가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소속기관에 제출하거나 소속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리적 반환이 불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 조치 자체를 포기하면 지체 없는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니, 인지한 즉시 신고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신고와 반환 중 하나만 해도 되나요, 둘 다 해야 하나요?
A. 청탁금지법 제9조는 신고, 반환·인도, 거부의사표시를 각각 별개의 조치로 정하고 있어 이 중 하나만 지체 없이 이행해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공자에게 실제로 돌려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반환과 함께 소속기관에도 알려 기록을 남겨두는 편이 이후 소명에 유리합니다.
Q. 감사나 수사가 시작된 뒤에 자진신고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조사 개시 이후의 반환·신고는 원칙적으로 제9조가 예정한 '지체 없는' 자진 조치로 인정받기 어렵고, 처벌 제외보다는 양형·징계에서 정상참작 사유로만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문제를 인지한 시점에 최대한 빨리 조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100만원 이하 금품을 받고 스스로 신고하면 과태료가 정말 안 나오나요?
A. 제23조는 제9조에 따른 신고·반환·거부의사표시가 있었던 경우를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요건을 충족하면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신고·반환의 시점과 경위가 실제로 '지체 없이' 이루어졌는지는 소속기관의 확인을 거치게 됩니다.
Q. 명절에 여러 사람에게서 선물을 받아 상한액을 넘겼는데, 일부만 반환해도 되나요?
A. 상한액을 초과하는 부분만 선별해 반환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무에서는 초과 여부와 합산 기준을 정확히 계산하기 까다로워 전체를 반환하거나 신고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매하다면 소속기관 청렴 담당 부서에 문의해 초과분을 명확히 특정한 뒤 처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처벌받으면 별도로 공무원 징계도 받게 되나요?
A.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부과와 별개로 소속기관은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두 절차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만 지체 없이 반환·신고한 사정은 징계 양정 단계에서도 감경 사유로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받은 금품등을 무조건 감추거나 방치하도록 두지 않고, 스스로 바로잡을 기회를 제9조라는 형태로 열어두고 있습니다. 핵심은 '나중에 돌려주면 된다'가 아니라 '지체 없이' 신고·반환·거부의사표시 중 하나를 이행했는지이며, 그 판단은 금품을 받은 시점이 아니라 수수 금지 금품등임을 인식한 시점부터 시작됩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인식 시점과 조치 시점 사이의 간격, 그 이유를 뒷받침하는 자료의 유무에 따라 처벌 제외 여부가 크게 갈립니다. 이미 감사나 수사가 시작된 뒤라면 대응 방향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부터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