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혐의로 억울하게 고소를 당하면 많은 분들이 곧바로 상대방을 무고죄로 맞고소해 결백을 밝히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지금 바로 무고 고소를 해도 되는지, 아니면 내 사건이 불송치나 무죄로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를 두고 판단이 서지 않아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고죄가 언제 성립하는지, 원 사건 확정 전에도 맞고소가 가능한지, 그리고 왜 실무는 대개 결과를 먼저 받아두라고 하는지에는 분명한 법리적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범죄 무고 맞고소의 시점을 중심으로 무고죄 성립요건과 실무 대응 순서까지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무고죄는 언제 성립하나 — 신고가 수사기관에 도달한 순간
억울하게 성범죄 혐의로 고소를 당한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응이 상대방을 무고죄로 맞고소하는 것입니다. 무고죄는 형법 제156조에 규정되어 있는데,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벌금 상한은 과거 500만 원이었으나 법 개정으로 1,500만 원까지 올라, 결코 가벼운 죄가 아닙니다.
여기서 시점 문제를 이해하려면 무고죄가 '언제' 완성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판례는 허위 신고가 수사기관에 도달한 때 무고죄는 이미 기수에 이른다고 봅니다. 수사가 실제로 착수되었는지, 상대방이 실제로 처벌을 받았는지와는 무관합니다. 대법원도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신고 당시 형사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면 국가의 형사사법권 행사를 그르칠 위험과 개인이 부당하게 처벌받을 위험이 이미 발생했으므로 그 시점에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도15398 판결).
무고죄는 상대방이 처벌받은 뒤에 성립하는 죄가 아니라, 허위 신고가 수사기관에 도달한 순간 이미 완성되는 죄입니다.
원 사건 확정 전에도 무고 맞고소가 가능할까 — 법과 실무의 간극
결론부터 말하면, 법률상 무고 고소를 하기 위해 내 성범죄 사건이 먼저 불송치·불기소·무죄로 확정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고죄는 위에서 본 것처럼 상대방의 허위 신고가 접수된 순간 이미 성립한 범죄이므로, 이론적으로는 내 사건이 수사 중이더라도 상대방을 무고로 고소하는 것 자체는 절차적으로 막혀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소할 수 있다'는 것과 '지금 고소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실무에서 대부분의 형사변호인이 원 사건 결과를 먼저 받아두고 무고를 검토하라고 조언하는 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습니다. 무고죄는 성립 문턱이 매우 높아, 성급하게 먼저 던진 맞고소가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는 중에 곧바로 상대방을 무고로 맞고소하면, 수사기관은 두 사건을 사실상 함께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때 내 무죄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무고 사건은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보류되기 쉽고, 오히려 '피해자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혀 내 원 사건 처분에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왜 불송치·무죄를 기다리라고 하나 — '적극적 허위 증명'이라는 벽
무고죄의 핵심 성립요건은 신고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허위성을 무고를 주장하는 쪽이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단지 상대방 신고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는 곧바로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대법원 1998. 2. 24. 선고 96도599 판결 등).
이 법리를 시점 문제에 대입해 보면 왜 실무가 원 사건 확정을 기다리는지 분명해집니다. 내 사건이 불송치나 무죄로 끝나면, 그 수사·재판 기록 안에는 상대방 진술의 모순, 객관적 물증과의 불일치, 최초 신고 경위의 부자연스러움 같은 허위성을 뒷받침할 재료가 정리되어 담기게 됩니다. 이 기록을 확보한 뒤 무고를 고소해야 '적극적 허위'를 설득력 있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 사건이 진행 중일 때는 이런 기록이 아직 없습니다. 내가 결백하다는 주장만으로는 상대방 신고가 '허위'임을 적극 증명하기 어렵고, 수사기관 입장에서도 원 사건의 결론이 나기 전에는 무고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합니다. 실제로 경찰 수사규칙은 고소·고발 사건을 혐의없음(불송치)으로 결정할 때 고소인·고발인의 무고 혐의 유무를 함께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어, 원 사건의 불송치 판단 자체가 무고 검토의 자연스러운 출발점이 됩니다.
'무죄가 나왔으니 상대는 무고'라는 오해
가장 흔한 오해가 '내가 무혐의·무죄를 받았으니 상대방은 당연히 무고죄로 처벌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무죄나 불기소가 곧 무고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증거가 부족해 처벌하지 못했다는 것과, 그 사건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허위였다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 무고죄 성립을 판단할 때, 신고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진짜 피해자라면 이렇게 행동했을 것'이라는 추상적인 잣대만으로 신고 내용을 함부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혀 왔습니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등). 이른바 '피해자다움'을 기준으로 상대방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는 방식으로는 무고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무고 맞고소를 진지하게 준비한다면, 단순히 '나는 안 했다'가 아니라 상대방이 없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어내 신고했다는 점을 보여줄 객관적 정황 — 사건 시각의 알리바이, CCTV, 통화·메시지 기록, 신고 전후 상대방의 언동 등 — 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럼에도 확정 전에 무고를 고려할 수 있는 경우
모든 사건에서 무조건 원 사건 종결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 신고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허위임이 드러나는 결정적 증거가 이미 손에 있는 예외적 상황이라면, 확정 전이라도 무고 고소를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완벽한 알리바이 — 신고된 일시·장소에 내가 있지 않았음이 출입기록·영상·제3자 진술로 명확히 확인되는 경우.
상대방 스스로 허위를 인정한 기록 — 신고 후 '사실은 그런 일이 없었다', '합의였다'는 취지의 문자·녹취가 존재하는 경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신고 — 신고 내용이 객관적 사실관계와 정면으로 배치되어 존재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경우.
다만 이런 경우에도 성급함은 금물입니다. 결정적으로 보이는 증거가 실제로는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지, 맞고소가 원 사건 수사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를 변호인과 함께 원 사건 전략과 한 묶음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무고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므로, 시간에 쫓겨 무리하게 먼저 고소할 이유는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무고를 한 입장'이라면 — 자백·자수 필요적 감면
시점 문제는 무고를 당한 사람뿐 아니라, 홧김이나 오해로 사실과 다른 신고를 해버린 사람에게도 중요합니다. 형법은 무고한 사람이 그 신고한 사건의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형법 제157조가 제153조를 준용). 이는 법원이 재량으로 깎아주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감경·면제해야 하는 필요적 감면사유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 '재판이 확정되기 전'의 범위도 넓게 인정됩니다. 대법원은 무고 사건 수사 결과 무고 혐의가 밝혀져 무고한 사람은 기소되고, 무고당한 사람에 대해서는 불기소결정이 내려져 정식 재판 절차가 아예 개시되지 않은 경우까지도 '재판 확정 전'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관련 판결). 즉 상대 사건이 재판까지 가지 않고 불기소로 끝난 단계에서 자백해도 필요적 감면을 받을 길이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잘못된 신고를 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면, 사건이 더 진행되어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진실을 밝히는 것이 형을 크게 줄이는 길입니다. 이 역시 '언제'가 결정적인 사안입니다.
실무 대응 순서 — 무고 맞고소, 이렇게 준비한다
정리하면 성범죄 무고 맞고소는 '가능하냐'보다 '언제, 어떤 준비를 갖춰 하느냐'가 승패를 가릅니다. 일반적인 대응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 원 사건 방어에 집중: 먼저 성범죄 혐의 자체를 벗는 데 역량을 모으고, 그 과정에서 상대 진술의 모순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2단계 — 불송치·불기소·무죄 확보: 결과 통지서와 수사·재판 기록을 확보해 허위성을 뒷받침할 근거를 정리합니다.
3단계 — 적극적 허위 증거 구성: 알리바이, 영상, 대화 기록 등으로 '없는 사실을 알면서 신고했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를 모읍니다.
4단계 — 무고 고소 여부 최종 판단: 무죄와 무고는 별개임을 전제로, 승산과 실익을 따져 고소를 결정합니다.
이 순서를 뒤집어 원 사건이 끝나기도 전에 감정적으로 맞고소부터 던지면, 무고는 무고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원 사건 방어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시점 판단은 개별 사건의 증거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초기에 형사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범죄 사건이 수사 중인데 지금 바로 상대방을 무고로 고소해도 되나요?
A. 절차상 고소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고죄는 허위 신고가 수사기관에 도달한 순간 이미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내 무죄가 확인되기 전에는 허위성을 적극적으로 증명하기 어렵고, 맞고소가 압박용으로 비쳐 원 사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실무상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무혐의나 무죄를 받으면 상대방은 자동으로 무고죄로 처벌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증거 부족으로 처벌하지 못한 것과 신고가 처음부터 허위였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보며, 무죄가 곧 무고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Q. 무고 맞고소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핵심은 상대방이 없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어내 신고했다는 점을 보여줄 객관적 자료입니다. 사건 시각의 알리바이, CCTV, 통화·메시지 기록, 신고 전후 상대방의 언동 등을 확보하고, 원 사건의 불송치·무죄 기록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이 있나요?
A. 무고죄의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따라서 시간에 쫓겨 원 사건 종결 전에 무리하게 고소할 필요는 없고, 결과와 기록을 확보한 뒤 차분히 준비해도 늦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반대로 제가 홧김에 사실과 다른 신고를 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신고한 사건의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법원은 형을 반드시 감경하거나 면제해야 합니다. 상대방 사건이 재판까지 가지 않고 불기소로 끝난 단계에서 자백해도 이 필요적 감면을 받을 여지가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진실을 밝히는 것이 유리합니다.
Q. 진행 중인 사건에서 맞고소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내 무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맞고소는 무고 사건이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채 보류되기 쉽고, 상대방과 수사기관에는 '피해자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습니다. 이는 원 사건 처분과 양형 판단에 부정적 인상을 줄 위험이 있습니다.
맺음말
성범죄 무고 맞고소는 '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떤 증거를 갖춰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무고죄는 허위 신고가 접수된 순간 이미 성립하므로 원 사건 확정이 법적 전제는 아니지만, 허위성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높은 문턱 때문에 실무는 대개 불송치·무죄를 받고 그 기록을 확보한 뒤 무고를 검토하도록 권합니다. 무죄가 곧 무고는 아니라는 점, 그리고 성급한 맞고소가 원 사건 방어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반대로 잘못된 신고를 한 입장이라면, 재판·징계가 확정되기 전에 자백·자수해 필요적 감면을 받는 길이 열려 있으니 시점 판단이 더욱 중요합니다. 어느 쪽이든 결국 관건은 개별 사건의 증거 상태에 맞춘 전략적 타이밍입니다.
억울한 성범죄 고소로 무고 대응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원 사건 방어와 무고 준비를 한 묶음으로 설계해 줄 형사 조력을 초기에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사건을 준비 중이시라면 기록 확보 단계부터 상담을 통해 방향을 잡아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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