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표를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회사를 계속 다니려면 다른 부서로 가셔야 합니다."
"권고사직으로 정리하시죠."
노동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의외로 모르고 계십니다.
상사의 이러한 말이 단순한 인사상 조언이 아니라 직장내괴롭힘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오늘은 직장내괴롭힘 시리즈 첫 번째 글로, 사표 강요와 퇴사 압박이 언제 직장내괴롭힘이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직장내괴롭힘은 욕설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직장내괴롭힘이라고 하면 흔히 폭언이나 욕설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 법은 훨씬 넓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내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욕설
공개적인 망신주기
따돌림
업무 배제
퇴사 압박
부당한 인사발령 강요
등도 상황에 따라 직장내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2. "사표 아니면 다른 부서" 이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상담을 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사례가 많습니다.
"사표를 쓰든지 지방 발령을 받든지 선택하세요."
"권고사직에 동의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를 계속 다니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말 자체만으로 곧바로 직장내괴롭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사실상 퇴직을 강요하거나 불이익한 인사발령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근로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직장내괴롭힘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데, 단순히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꼈다'는 정도보다는 더 강한 압박의 정도가 있어야 합니다.
3. 법원도 직장내괴롭힘으로 인정했습니다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회사 관리자가 근로자에게 "사표를 쓰든지 예비기사로 가든지 당장 선택하라" 고 요구한 사안에서 직장내괴롭힘을 인정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5. 13. 선고 2025가단211406 판결)
이 사건에서 업무과장은 교통사고를 낸 버스기사에게
"해고 아니면 예비기사다"
"사표를 쓰든지 예비기사로 가든지 당장 선택하라"
고 말하며 사실상 퇴직 또는 불이익한 인사발령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압박했습니다.
결국 근로자는 예비기사 전환에 동의하는 확인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① 상급자가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우월적 지위에 있었고
② 근로자에게 충분한 검토와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며
③ 예비기사 전환이라는 불이익한 인사발령을 사실상 강요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단순한 인사상 권고가 아니라 업무상 적정 범위를 벗어난 직장내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회사와 가해자는 공동으로 근로자에게 위자료 4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4. 이런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은 직장내괴롭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①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퇴사를 권유하는 경우
②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처럼 말하는 경우
③ 인사권을 이용해 압박하는 경우
④ 업무 배제나 전보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⑤ 공개된 장소에서 퇴사를 요구하는 경우
특히 "권고사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서 모두 적법한 것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직장내괴롭힘 또는 부당해고 문제가 함께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미쁜 정변, 정정아 변호사·공인노무사의 한마디
직장내괴롭힘은 반드시 욕설이나 폭행이 있어야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급자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근로자에게 퇴사를 강요하거나 불이익한 선택을 사실상 강제했다면 직장내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사표 제출을 고민하고 계신 상황이라면, 서둘러 사직서를 작성하기보다 현재 상황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먼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장내괴롭힘 관련 고민이 있으신 분들은상담예약을 해주세요.
※ 본 글에서 소개한 사례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5. 13. 선고 2025가단211406 판결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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