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집행유예 중 재범의 법적 쟁점
음주운전 집행유예 중 재범의 법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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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집행유예 중 재범의 법적 쟁점 

최용석 변호사

음주운전 사건에서 가장 많이 하는 오해 중 하나가 있습니다. “예전에도 집행유예였으니 이번에도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끝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은 일반적인 음주운전 재범과는 결이 다릅니다.

법원은 이를 단순한 재범이 아니라, 이미 한 번 선처를 받았는데도 다시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훨씬 무겁게 평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형법상 집행유예 결격 문제, 기존 집행유예의 실효 문제, 실형 선고 가능성, 그리고 별도로 따라오는 면허취소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 문제까지 함께 봐야 하므로, 겉보기보다 훨씬 복잡한 사건입니다.

집행유예 중 재범이면 다시 집행유예가 안 될 수 있다

형법은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매우 엄격하게 봅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는 일정한 경우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유예기간 중에 범행했는가”만이 아니라, 실제 선고 시점에 아직 기존 집행유예의 효력이 살아 있는 상태인지입니다.

학설과 실무는 이미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되었거나, 선고 시점에 아직 유예기간이 지나지 않아 형 선고의 효력이 남아 있는 경우를 결격사유로 봅니다. 반대로 집행유예 기간 중 범한 범죄라고 하더라도, 실효나 취소 없이 유예기간이 먼저 지나버린 뒤 선고가 이루어지면 다시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한 구조가 됩니다. 결국 같은 재범 사건이라도 “언제 범행했는가” 못지않게 “언제 선고되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실형이 확정되면 기존 집행유예도 취소될 수 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운전 재범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이번 사건의 처벌만이 아닙니다. 형법 제63조는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사람이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기존 집행유예의 선고도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이번 사건에서 실형이 확정되면, 현재 사건의 징역형뿐 아니라 과거 집행유예로 미뤄두었던 형까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이 실효는 별도의 재판을 거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운전 재범은 “한 건 더 걸렸다”는 수준이 아니라, 기존 선처까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는 사건으로 봐야 합니다.

실제 판결 경향을 보면, 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운전 재범은 실형 선고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법원은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음주운전을 했다는 점 자체를 매우 무겁게 보고, 반복성, 재범 위험성, 높은 혈중알코올농도, 동종 전과 다수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강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혈중알코올농도 0.150% 상태에서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한 사건에서는 징역 8월 실형이 선고되었고, 0.221% 사건에서는 징역 1년 2월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습니다. 또 어떤 판결은 이번 실형이 확정되면 기존 집행유예까지 실효되어 추가 복역을 하게 되는 점을 양형에서 별도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4. 1. 11. 선고 2023고단704 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 2. 4. 선고 2020고단2404 판결, 창원지방법원 2023. 10. 19. 선고 2023고단1602 판결).

그래도 집행유예가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이라고 해서 언제나 무조건 실형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운전 거리가 짧으며, 사고가 없고,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하면서 차량 처분이나 금주치료 수강 같은 재범방지 노력을 보였고, 부양가족 사정까지 함께 고려된 경우에는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사건은 말 그대로 예외적 사정이 다수 겹친 경우에 가까우며, 특히 선고 시점에 아직 기존 유예기간이 남아 있다면 형법상 집행유예 결격 문제가 정면으로 걸릴 수 있습니다. 결국 “반성하고 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재범 방지와 사회적 위험 감소를 뒷받침할 자료가 실제로 준비되어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 12. 4. 선고 2024고단2224 판결,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0. 10. 27. 선고 2020고단314 판결, 대구지방법원 2005. 11. 8. 선고 2005노3026 판결).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법정형부터 달라진다, 재범이면 도로교통법 가중처벌

음주운전 재범은 단순 초범보다 적용 법조 자체가 무겁습니다. 10년 내 재범의 경우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이 적용되고,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법정형이 갈립니다.

0.2% 이상이면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0.03% 이상 0.2% 미만이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음주측정거부 역시 상당히 무겁게 처벌됩니다. 결국 집행유예 중 재범 사건은 양형상 불리한 것뿐 아니라, 법정형 구조 자체도 가볍지 않다는 점을 전제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리고 음주운전 사건에서는 형사사건만 신경 쓰다가 면허취소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운전면허 취소처분은 형사재판과 별도로 진행되는 행정처분입니다. 더 중요한 점은 도로교통법이 이 부분에 대해 필요적 행정심판 전치주의를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면허취소에 불복하려면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반드시 먼저 행정심판을 거쳐야 합니다.

이 절차를 건너뛰고 곧바로 소송을 내면 각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법원도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은 면허취소 취소소송은 부적법하다고 일관되게 보고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15. 6. 10. 선고 2014구단4553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5. 8. 선고 2020구단3468 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9. 10. 선고 2020구단904 판결).

행정심판은 처분서 받은 날부터 90일이 핵심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보통은 면허취소처분서가 송달된 날을 기준으로 처분을 안 날로 보게 되므로, 실제 계산은 처분서 수령 다음 날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행정심판은 각하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적법한 행정심판 재결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없어 이후 행정소송도 사실상 막힐 수 있습니다. 결국 형사사건 대응과 별개로, 행정심판 청구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취소처분은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합니다. 그래서 위반 정도와 공익 목적, 운전자가 입을 불이익을 비교형량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생계형 운전이나 가족 부양 사정만 있으면 쉽게 감경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혈중알코올농도가 0.1%를 초과한 경우에는 시행규칙상 생계형 운전 감경이 배제되는 경우가 있고,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은 필요적 취소사유에 해당하여 행정심판에서도 구제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결국 행정심판은 무조건 되는 절차가 아니라, 어떤 사안에서 어떤 주장이 실제로 의미가 있는지 냉정하게 봐야 하는 절차입니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누8362 판결, 전주지방법원 2022. 5. 25. 선고 2022구단163 판결, 전주지방법원 2022. 7. 6. 선고 2022구단293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5. 20. 선고 2020누66215 판결).

핵심은 형사 실형 가능성과 면허취소 대응을 따로 보지 말아야

음주운전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은 단순한 재범사건이 아닙니다. 형사적으로는 집행유예 결격 문제, 실형 가능성, 기존 집행유예 실효 문제가 함께 얽혀 있고, 행정적으로는 면허취소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을 먼저 거쳐야 하는 별도의 절차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결국 이 사건의 핵심은 “이번에 처벌이 얼마나 나올까”만이 아니라, “실형이 확정되면 과거 집행유예까지 어떻게 되는지”, “면허는 언제 어떤 절차로 다퉈야 하는지”를 한 구조 안에서 보는 데 있습니다.

현재 음주운전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으로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거나, 면허취소처분까지 함께 진행되고 있다면, 형사사건만 따로 보거나 행정심판을 뒤로 미루지 마시고 전체 구조를 함께 점검해 보셔야 합니다. 특히 선고 시점, 기존 유예기간 만료 여부, 실형 가능성, 재범 방지 자료, 행정심판 청구기간은 사건 방향을 크게 바꿀 수 있는 핵심 요소입니다.

관련 자료를 정리해 두시면, 형사와 행정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대응 방향을 보다 정확히 검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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