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의뢰인은 건축자재를 제작·납품하는 회사입니다. 한 건설회사가 시공하는 신축공사 현장에 들어갈 자재를 제작·납품·설치하기로 계약하고, 계약에 따라 선급금을 받은 뒤 목적물 전량을 제작해 현장에 납품하고 설치까지 마쳤습니다. 납품과 설치가 끝났음을 확인하는 기성청구서를 제출하고 세금계산서도 발행했으며, 계약이 정한 계약보증보험과 하자보증보험에까지 가입해 자신이 부담할 의무를 빠짐없이 이행했습니다. 그런데 상대 건설회사는 약정한 지급기한이 지나도록 남은 대금, 즉 기성금 약 8,4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이 거듭 지급을 요청하자, 상대 회사는 "발주처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지급을 미뤘습니다. 저희는 의뢰인을 대리해, 미지급 대금에 대한 지급명령을 신청했습니다.
2. 이 사건의 접근
납품이나 공사를 끝내고도 대금을 받지 못하면, 곧바로 정식 소송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권리관계가 분명하고 다툼의 여지가 크지 않은 금전채권이라면, 정식 소송보다 빠르고 비용이 덜 드는 지급명령(독촉절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의뢰인은 계약상 의무를 모두 이행해 대금을 받을 권리가 분명했고, 상대 회사가 내세운 "발주처에서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도 법적으로는 지급을 미룰 이유가 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권리가 이처럼 명확한 사안인 만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정식 소송 대신 지급명령으로 신속하게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것이 의뢰인에게 가장 효율적인 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3. 지급명령 신청에서 한 일
① 의뢰인이 계약상 의무를 빠짐없이 이행했음을 자료로 정리했습니다. 계약서와 견적서로 대금과 지급 조건을 확정하고, 목적물을 전량 제작해 현장에 납품·설치한 사실을 기성청구서와 납품·설치 증빙으로 뒷받침했습니다. 여기에 세금계산서 발행 내역, 계약보증보험과 하자보증보험 가입 내역까지 더해, 의뢰인이 받을 대금이 분명히 확정되어 있고 그 권리에 다툼의 여지가 없음을 보였습니다.
② "발주처에서 못 받았다"는 사정이 지급을 미룰 이유가 되지 못함을 신청이유에 분명히 밝혔습니다. 상대 회사가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받았는지 여부는 어디까지나 상대 회사와 발주처 사이의 문제일 뿐, 상대 회사가 의뢰인에게 부담하는 대금 지급 의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 사건 계약 어디에도 '발주처에서 대금을 받으면 그때 지급한다'는 조건이 없었으므로, 상대 회사가 그 사정을 들어 지급을 미룰 수 없다는 점을 신청이유에 미리 정리해, 상대가 같은 변명으로 다툴 여지를 좁혔습니다.
4. 결과
법원은 의뢰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상대 회사에 미지급 대금 약 8,400만 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 그리고 절차 비용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을 내렸습니다. 지급명령은 상대가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의뢰인은 정식 소송을 거치지 않고도 비교적 빠르게 집행력 있는 권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길에 올라섰습니다.
5. 이 사건의 시사점
납품이나 공사를 끝내고도 대금을 받지 못하는 일은 거래 현장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발주처나 윗 단계에서 돈을 받아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지급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계약에 그러한 조건이 따로 없는 한 상대가 위에서 돈을 받았는지는 내게 대금을 지급할 의무와는 별개입니다. 받을 권리가 분명하다면, 상대의 사정을 이유로 한 지연에 휘둘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때 계약서, 납품·이행을 증명하는 자료, 세금계산서, 대금 청구 내역 등을 잘 갖춰 두면 권리관계가 명확해져, 정식 소송보다 빠른 지급명령 같은 절차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거래대금을 받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다면, 관련 자료를 정리해 어떤 절차가 가장 효율적인지 점검해 보는 것이 회수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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