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코스닥 상장을 앞둔 공모주를 매도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받아 낸 조직적 투자사기 사건에 가담한 피고인입니다. 의뢰인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가담 사실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해 왔으나,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움직인 조직적 범죄였고 피해자와 피해 규모도 적지 않았던 사건으로, 의뢰인 역시 그 일부에 가담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의뢰인은 조직의 가장 말단에서 제한된 역할만 맡았는데도, 가담 정도가 훨씬 크거나 전과가 있는 공범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저희는 의뢰인을 대리해 항소심에서 변론했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은 의뢰인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 자체는 다툼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무죄를 다투는 사건이 아니라, 인정되는 책임의 범위를 정확히 가리고 그에 걸맞은 형이 정해지도록 하는 것이 과제였습니다.
특히 이 사건의 핵심은 공범들 사이의 형의 불균형에 있었습니다.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가담한 사건인데도, 1심은 각 공범의 가담 시기와 조직 내 지위, 실제로 맡은 역할, 직접 유발한 피해와 취득한 수익, 전과 유무 같은 차이를 형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형을 정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말단에서 단순 역할만 한 의뢰인이, 가담 정도가 훨씬 크거나 전과가 있는 공범들과 같거나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을 받는 불균형이 생겼습니다. 이 불균형을 공범별로 구체적으로 드러내 양형을 바로잡는 것, 그리고 의뢰인에게는 성립하기 어려운 혐의를 가려내는 것이 이 사건의 관건이었습니다.
3. 무죄, 감형을 이끈 변론
① 무인가 금융투자업 부분은 성립하지 않음을 다퉜습니다. 의뢰인에게는 사기 등과 함께 인가 없이 금융투자업을 영위했다는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혐의에서 '금융투자업을 영위한 자'란 그 영업으로 인한 권리·의무가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주체를 말하고, 지휘·감독 아래 개별 업무만 수행한 직원이나 보조자는 원칙적으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실질적 주체가 아니더라도 영업에 지배적으로 관여해 본질적으로 기여한 경우라야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을 뿐, 독자적 권한 없이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단순한 업무만 한 경우에는 공동정범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의뢰인은 상선이 건넨 명단으로 전화를 거는 말단 상담원이었을 뿐, 영업 방식이나 조직 운영, 수익 분배에 아무런 결정 권한이 없었습니다. 이 점을 들어 의뢰인이 영업의 실질적 귀속주체도 아니고 영업을 지배한 공동정범도 아니라는 점을 짚었고,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여 해당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유죄로 인정됐던 부분이 다시 양형 단계에 놓이게 됐습니다.
② 1심이 놓친 공범들 사이의 형의 불균형을 면밀히 드러냈습니다. 이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1심이 공범 각자의 지위·역할·수익·전과 같은 차이를 세밀히 따지지 않은 채 형을 정해, 죄질의 차이가 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조직의 범행은 피해자에게 처음 접근하는 역할, 실제로 송금을 유도하는 핵심 역할, 신뢰를 강화해 피해를 키우는 역할로 나뉘어 있었는데, 의뢰인은 그중 가장 앞단의 단순 접촉 역할만 맡았고 직접 유발한 피해와 취득한 이익도 공범들보다 현저히 적었습니다. 이를 막연히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담 시기, 조직 내 지위, 직접 유발한 피해 금액, 취득한 수익, 전과 유무, 피해 회복 현황을 공범 한 사람 한 사람과 구체적으로 대조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보다 가담 정도가 크거나 전과가 무거운 공범들이 같거나 더 가벼운 형을 받은 역전 현상을 드러내, 1심의 형이 양형의 형평 원칙에 어긋남을 분명히 했습니다.
③ 진정한 반성과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보였습니다. 의뢰인은 일관되게 잘못을 인정했고, 자신이 실제로 손에 쥔 이익을 훨씬 넘는 금액을 마련해 피해 회복에 썼습니다. 합의가 가능한 피해자 대부분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받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공탁해 사실상 전체 피해자에 대한 회복 노력을 마쳤습니다. 추징금도 모두 납부했습니다. 여기에 초범인 점, 출소 후 곧바로 일할 곳이 정해져 있는 등 다시 범죄에 빠질 위험이 낮다는 점을 자료로 정리해 제시했습니다.
4. 결과
항소심은 두 가지 점에서 1심을 바로잡았습니다.
먼저, 의뢰인에게 적용됐던 무인가 금융투자업 부분(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은 이 부분을 유죄로 봤지만, 항소심은 검사가 낸 증거만으로는 의뢰인이 그 영업의 실질적 귀속주체라거나 영업을 지배한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로 뒤집었습니다. 단순한 정상참작이 아니라, 의뢰인의 지위에 비추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 판단을 받아 낸 것입니다.
이어서,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1심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공범들 사이의 형의 불균형과 의뢰인의 가담 정도, 피해 회복 노력을 받아들여 1심의 징역 3년 6개월을 징역 2년으로 감경했습니다. 인정되는 책임은 책임대로 지되, 일부 혐의를 덜어 내고 죄질에 견주어 과중했던 형까지 바로잡은 결과입니다.
5. 이 사건의 시사점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눠 저지른 조직적 사기 사건에서는, 말단에서 일부만 가담한 사람도 1심에서 무거운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범이 여럿인 사건에서는 각자의 지위와 역할, 실제 피해와 수익의 차이가 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형이 정해져, 죄질이 가벼운 사람이 무거운 사람과 비슷한 형을 받는 불균형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담자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그대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사건처럼, 단순 전화 역할을 한 말단 가담자에게는 영업의 주체임을 전제로 하는 일부 혐의(예: 무인가 금융투자업)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고, 그 부분을 가려내면 유죄로 인정되는 범위 자체가 줄어듭니다. 나아가 가담 시기와 역할, 직접 유발한 피해와 취득한 이익, 전과 유무를 공범들과 하나하나 대조해 형의 불균형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면, 항소심에서 형이 바로잡힐 여지가 생깁니다.
특히 잘못을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자신의 이익을 넘어서까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공탁하는 등 진정성 있는 피해 회복이 이뤄졌는지가 양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면, 자신의 실제 가담 정도와 피해 회복의 내용을 충실히 정리해 항소심에서 다투는 것이 결과를 가르는 길이 됩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한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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