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15] 5대 택배사의 하도급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 이유
[하도급#15] 5대 택배사의 하도급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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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15] 5대 택배사의 하도급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 이유 

김성진 변호사



5대 택배사의 하도급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 이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국내 주요 택배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에 대해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적발하고 총 30억 7,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계약상 분쟁이 아니라, 대형 택배사가 대리점(영업점)에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강요해 온 구조적인 문제의 결과로 분석됩니다.

택배산업은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필수 물류 서비스이지만,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본사와 영업점 사이의 불균형한 계약 구조가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러한 불공정 관행이 실제 계약서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었는지 주요 내용을 살펴봅니다.

1. 공정위가 적발한 7가지 부당 특약

공정위는 5개 택배사의 계약서를 전수 조사하여 영업점에 불리한 부당 특약을 다수 확인하였습니다.

주요 위반 유형은 다음과 같이 7가지로 분류됩니다.

원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 전가

본사가 부담해야 할 책임과 비용을 영업점에 떠넘긴 사례입니다. 택배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영업점이 전적으로 부담하게 하거나, 본사가 행정처분을 받거나

고소·고발로 인해 발생한 변호사 비용, 과태료, 벌금까지 영업점이 부담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이는 거래상 지위가 약한 영업점에 위험을 전가한 행위입니다.

과도한 손해배상 책임 부과

영업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조항도 발견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본사가 져야 할 책임까지 영업점이 부담하도록 하였고, 계약 종료 후 인수인계 의무 미이행을 이유로

최근 3개월 평균 수수료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차량 사고와

관련해서도 고의·과실 여부를 따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영업점에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영업점의 정당한 이익 침해

영업점의 재산권과 경영상 권리를 침해하는 조항입니다. 일부 택배사는 영업점이 제공하는

부동산 담보 설정 비용 전액을 영업점에 부담시키거나, 현금 담보에서 발생한 이자가 있을 때

이를 반환하지 않았으며, 영업점의 운영 원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계약 종료 후 정산 내역 확인 자료를 즉시 파기하도록 한 조항은 영업점의 정당한 정산 검증 권리를

사실상 제한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통제 불가능한 사안에 대한 책임 전가

전국적인 노조 파업이나 쟁의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까지 영업점이 부담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개별 영업점이 통제하거나 예방하기 어려운 사안임에도, 원인이나 귀책사유를 불문하고

책임을 부과하여 불공정성을 높였습니다.

일방적인 계약 해지 조항

일반적인 계약 해지는 상대방에게 시정 기회나 소명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계약서에서는

'회사 이미지 실추'와 같은 모호한 기준을 근거로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사소한 의무

위반만으로도 영업점의 생계가 걸린 계약이 종료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하도급대금 청구권 제한

영업점의 정당한 수수료 청구권을 제한하는 조항도 존재했습니다. 영업점의 실수로 전월 수수료 청구가 누락될

경우 해당 금액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여, 실제로 수행한 업무에 대한 대가를 받을 권리를 제한했습니다.

계약 해석 권한의 일방적 부여

계약 내용에 대한 해석상 분쟁이 발생할 경우 본사의 해석을 따르도록 규정했습니다.

계약은 당사자 간 대등한 관계를 전제로 해야 함에도 계약 해석 권한을 일방에게 부여함으로써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했습니다.

2. 서면(계약서) 미발급 및 지연 발급

부당 특약뿐만 아니라 계약서 발급 의무 위반도 대거 확인되었습니다. 택배사들은 용역 수행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약서를 서면으로 발급해야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은 위반 사례가 총 2,055건에 달했습니다.

일부 사례에서는 용역 개시 후 최장 761일이 지난 뒤에야 계약서가 발급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계약

내용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가 진행되면 영업점은 법적 권리를 보호받기 어려워집니다.

3. 5개 택배사 과징금 부과 현황

공정위는 부당 특약 설정 및 계약서 미발급 행위에 대해 총 30억 7,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재발방지명령을 내렸습니다.

업체별 과징금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7억 5,9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한진 6억 9,600만 원,

롯데글로벌로지스 6억 3,300만 원, CJ대한통운 6억 1,200만 원, 로젠 3억 7,800만 원 순으로 부과되었습니다.

과징금 처분과 함께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한진, CJ대한통운, 로젠은 문제가 된 부당 특약을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수정하거나 삭제하라는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반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공정위 심의 전에 문제가 된 계약서 조항을 자진 개정함에 따라 별도의 수정 명령 대상에서는 제외되었습니다.

4. 시사점: 택배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공정 거래 확립

국내 택배 물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택배산업은 국민 생활의 필수 기반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산업의 규모가 양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거래 관계의 공정성과 종사자 보호 등 질적

성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특정 기업에 대한 처벌을 넘어, 업계 전반에 관행처럼 이어져 온 불공정 계약 구조를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점은 본사와의 거래에서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약한 위치에 있습니다. 계약상 위험과 비용을 일방적으로

대리점에 전가하는 관행은 결국 현장 종사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향후 계약서 작성 단계부터

책임과 비용을 합리적으로 분담하고 대등한 거래 관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관행이 정착되어야만

택배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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